배지훈은 강원이 진해리를 감싸는 그 동작을 보는 순간, 가슴 깊은 곳이 묵직하게 아팠다.만약 그때 그런 일들만 없었더라면, 지금 진해리의 곁에 서서 진해리를 지키고 있는 사람은 원래 배지훈이어야 했다.진해리가 차갑게 말했다.“배지훈, 볼일 없으면 돌아가. 여긴 널 환영하지 않아.”배씨 가문이든 진씨 가문이든, 같은 상류층 모임에서 모르는 사람이 없었다.두 가문이 이혼 문제로 한바탕 시끄럽게 갈라섰던 일도, 그 안에서는 이미 웃음거리로 몇 번이나 돌았고, 오늘 같은 자리에서 배지훈이 진해리와 강원 앞에 서 있는 것만으로도 시선이 쏠릴 수밖에 없었다.배지훈은 진해리의 말을 듣고 이를 악물었다. 그리고 강원을 돌아보며 낮게 말했다.“강원 씨, 해리를 잘 챙겨줘요...”강원은 한 치도 밀리지 않고 받아쳤다.“제 아내는 제가 알아서 잘 챙깁니다.”남자들 사이에는 원래 묘한 승부욕이 있다.지금 남편과 전남편이 같은 자리에 서 있는 순간, 두 사람은 자연스레 적이 된다.강원은 배지훈을 똑바로 바라보며, 웃는 얼굴로 말끝에 힘을 실었다.“그리고 배지훈 씨, 걱정 안 하셔도 됩니다. 저는 평생 해리만 바라보고 잘 챙겨줄 겁니다. 그러니 더는 신경 쓰실 필요 없어요.”그 말은 배지훈의 상처 위에 소금을 뿌리는 것과 다름없었다.배지훈의 표정이 순식간에 굳었다.“한 번만 더 말해 봐.”강원은 비웃듯 웃었다.“제가 뭐 틀린 말 했나요?”강원은 조금도 겁내지 않고 시선을 맞췄다.“배지훈 씨가 밤마다 즐기실 때는 좋았잖아요. 그런데 이제 와서 여기서 무슨 순정남 행세를 해요. 모르는 사람이 보면 누가 바람피운 건지 헷갈리겠네요.”강원은 참아주지 않았다.아내의 전남편이 결혼식장에 와서 소란을 피우는데, 강원이 아무 말도 못 하고 있으면 앞으로 강원은 두고두고 웃음거리가 될 게 뻔했다.하지만 그 말이 배지훈의 인내심을 제대로 건드렸다.배지훈의 손등에 힘줄이 도드라졌고, 당장이라도 주먹을 휘두를 듯했다.그때 진해리가 고개를 들어 단호하게 잘라 말했
Read mo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