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l Chapters of 차가운 대표님과의 치명적인 밤들: Chapter 1731 - Chapter 1740

1816 Chapters

제1731화

윤하경은 심장이 목구멍까지 치밀어 오르는 것 같았다.윤하민은 엄마 말이 떨어지자마자 얌전히 대답했다.“네.”윤하민을 안전하게 숨기도록 부탁해 둔 뒤, 윤하경은 강현우에게 전화해 상황을 물어보고 싶었다.하지만 차마 그럴 수가 없었다.혹시라도 윤하경의 전화 한 통이 강현우의 위치를 노출할 수도 있었다.또는 강현우가 윤하경 전화 때문에 한순간이라도 정신이 흐트러지면, 그게 더 위험했다.윤하경이 휴대폰만 뚫어져라 바라보며 긴장하고 있자, 옆에 앉아 있던 문세호가 낮게 입을 열었다.“강현우 그 녀석은 오래 살 상이야. 너무 자책하지 말거라.”윤하경은 멈칫하며 문세호를 돌아봤다.문세호는 윤하경에게 안심시키려는 듯 옅게 미소 지었다.하지만 윤하경은 조금도 마음이 놓이지 않았다.얼마나 시간이 흘렀을까.윤하경의 휴대폰이 마침내 울렸다.화면에 뜬 이름은 강현우였다.윤하경은 떨리는 손으로 전화를 받았다.“여보세요. 현우 씨!”그런데 들려온 목소리는 강현우가 아니었다.“사... 아니, 하경 씨, 저입니다...”민진혁이었다.목소리가 무겁게 가라앉아 있었다.“대표님이 지금 병원에서 응급 처치 중입니다. 이쪽으로 오셔줄 수 있습니까?”윤하경은 숨이 멎는 듯했다.잠시 말이 나오지 않았다가, 겨우 입을 열었다.“주소 보내주세요.”강현우가 죽지는 않았다는 사실에 윤하경은 한 번 숨을 돌렸다.하지만 응급 처치 중이라는 말에, 심장은 다시 바닥으로 꺼지는 듯 내려앉았다.윤하경은 문세호와 함께 병원으로 달려갔다.병원 로비는 이미 아수라장이었다.강현우도, 이정한도 아직 응급 처치 중이었다.윤하경은 병실 문 앞에 도착하자마자 민진혁을 붙잡고 다그쳤다.“진혁 씨, 어떻게 됐어요? 의사가 뭐래요?”민진혁은 윤하경을 보며 눈빛을 흔들었다. 얼굴에는 초조한 기색이 역력했다.“아... 아무것도 아닙니다.”윤하경은 그 표정만 보고도 민진혁이 거짓말을 한다는 걸 알아챘다.윤하경은 더는 못 참겠다는 듯 민진혁의 옷깃을 움켜쥐었다.“똑바로 말해요. 강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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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732화

윤하경이 보지 못하는 곳에서, 민진혁은 입술을 꾹 깨물었다.민진혁은 슬쩍 윤하경을 훔쳐보더니, 양손 검지를 무의식중에 꼼지락거렸다. 무슨 생각을 하는지 알 수 없었다.얼마 지나지 않아, 수술실에서 누군가가 나왔다.윤하경은 반사적으로 달려갔지만, 나온 사람은 강현우가 아니었다. 이정한이었다.곁에서 말없이 서 있던 문세호가 지팡이에 기대어 한 걸음씩 다가왔다. 이미 의식을 되찾은 이정한을 바라보는 문세호의 눈가가 붉게 젖어 있었다.“정한아... 무사해서 다행이다. 정말 다행이야.”이정한은 젊을 때부터 문세호 곁을 지켜 온 사람이었다. 혈연은 아니었지만, 친구라는 말로는 부족했고 가족이라고 해도 무방했다.“회장님, 저는 괜찮습니다. 앞으로도 20년은 더 모실 수 있습니다.”이정한은 통증을 참으면서도 억지로 웃어 보였다. 그러고는 윤하경을 향해 고개를 돌렸다.“아가씨도 무사해서... 다행입니다. 정말 다행입니다.”윤하경은 억지로 고래를 끄덕였다.“푹 쉬세요.”억지로 정신을 붙잡고 말한 뒤, 윤하경은 다시 수술실 안쪽을 바라봤다.강현우가 무사한 얼굴로, 눈을 뜬 채로 나왔으면 했다.문세호는 이정한 쪽으로 옮겨 갔고, 복도에는 윤하경과 민진혁만 남았다.처음에는 윤하경도 수술실 문만 바라보며 버텼다.하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윤하경이 반짝이던 눈빛이 조금씩 꺼져 갔다.여덟 시간, 아홉 시간이 지나자...늘 선명하던 윤하경의 얼굴빛이 눈에 띄게 죽어갔다.윤하경이 갑자기 민진혁을 돌아봤다.“진혁 씨.”윤하경의 목소리는 잔뜩 메말라 있었다.“강현우 씨... 괜찮을 거죠? 반드시 괜찮을 거죠?”민진혁은 강현우의 이름이 불리자 순간 움찔했다.민진혁은 괜찮을 거라고 말하려다가 말을 바꿨다.“하경 씨… 일단 의사 말 듣고 판단하시는 게 좋겠습니다.”그리고 민진혁은 습관처럼 말을 꺼냈다.“대표님이 혹시라도...”“나가요.”윤하경은 원하는 대답을 듣지 못하자, 눈에 짜증이 스쳤다.“네...”민진혁은 대답하고는 몇 걸음 떨어져 나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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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733화

윤하경이 다시 눈을 떴을 때는 이미 밤이 깊어 있었다.윤하경이 눈을 뜨자마자 확인한 건 병실이었다. 주변을 한 번 훑어봤지만 강현우는 보이지 않았다.윤하경은 몸을 억지로 일으키려 했다. 그런데 상체를 조금만 들어 올리기도 전에 병실 문이 열리며 누군가 들어왔다.“깼네.”소지연이 윤하경을 바라보며 말했다.“의사 선생님이 그러더라. 너 많이 놀랐잖아. 몸도 약해져 있으니까, 무조건 쉬어야 한대.”윤하경은 소지연을 똑바로 봤다.“현우 씨는? 현우 씨는 어떻게 됐어?”“강현우 씨는...”소지연이 헛기침을 한 번 하더니, 시선이 옆 탁자에 놓인 찻잔으로 옮겨갔다. 소지연은 자리에서 일어나 윤하경에게 차를 따라 주며 물었다.“물 마실래? 내가 한 잔 따라 줄게.”“지연아, 그럴 시간 없어.”윤하경은 소지연이 말을 자꾸 피하니까 답답해서 목소리가 저도 모르게 높아졌다.“빨리 말해 줘. 현우 씨가 지금 어떻게 됐는데?”소지연은 난처한 듯 윤하경을 바라봤다.“지금 중환자실에 있어. 네가 보고 싶어도 당장 볼 수가 없어.”윤하경은 붉은 입술을 살짝 깨물더니, 그대로 병실 밖으로 나갔다.“하경아, 잠깐만! 기다려!”소지연이 급히 따라 나와 윤하경 팔을 붙잡았다.“지금 거기 사람 있어. 일단 가지 마.”윤하경이 돌아서서 물었다.“누구?”소지연은 윤하경을 똑바로 바라봤다.“너도 알잖아.”둘은 오래 봐 온 사이였다. 소지연의 눈빛만 봐도 소지연이 말하는 사람이 누군지 윤하경은 바로 알아차릴 수 있었다. 윤하경은 미간을 찌푸렸다.“한선아 씨가 오셨어?”“당연하지.”소지연이 낮게 말했다.“사고 나자마자 장미자 아주머니가 바로 연락했대. 아무리 그래도 자기 아들인데, 죽어 가는데도 안 와서 보지는 못하겠지.”소지연이 윤하경 손을 더 꼭 붙잡았다.“지금쯤 중환자실 쪽에 계실 거야. 네가 가면 분명 말다툼 날까 봐...”소지연 말이 끝나기도 전에, 소지연은 갑자기 멈춰 섰다. 그리고 윤하경 뒤쪽을 보며 얼어붙은 표정을 지었다. 마치 귀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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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734화

세월은 참 신기했다.장미자만 달라진 줄 알았는데, 한선아도 변해 있었다.‘둘 다 참...’윤하경은 시선을 내리깔고 잠깐 생각에 잠겼다.그때 한선아가 윤하경을 바라보며 옅게 웃었다.“하경아, 잠깐 이야기할 수 있을까?”윤하경이 선뜻 답하지 않자 한선아가 덧붙였다.“걱정하지 마. 너한테 뭘 하려는 거 아니야. 불안하면 경호원 몇 명 데리고 와도 괜찮아.”윤하경은 한선아의 눈을 가만히 들여다봤다.그 눈빛에는 계산도, 음흉함도 없었다. 오히려 이상할 만큼 담담하고 솔직해 보였다.윤하경은 잠시 침묵하다가, 결국 고개를 끄덕였다.“좋아요.”...병원 1층 카페.윤하경은 커피 테이블 너머로 한선아를 바라봤다.“하실 말이 있으면 말씀하세요.”한선아는 커피를 한 모금 마셨다. 예전만큼 날이 서 있지는 않았지만, 몸에 밴 기품은 여전했다.“나도... 그동안 많이 생각했어. 그때 내가 중간에서 방해하지 않았더라면, 너랑 현우가 이렇게까지 고생하지는 않았을지도 모르지.”한선아는 커피잔을 내려놓고 윤하경을 똑바로 봤다.“그래서 현우가 너를 위해 이렇게 됐다고 해도, 나는 너를 탓하지 않아.”윤하경은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다만 커피잔을 쥔 손에 힘이 들어갔다. 눈가가 저릿하게 아팠고, 머릿속에는 강현우가 총을 맞던 순간이 자꾸 떠올랐다.윤하경이 어렵게 입술을 뗐다.“죄송해요.”“나는 네 사과를 들으려고 부른 게 아니야.”한선아가 조용히 말했다.“하경아, 현우를 봐서라도... 아이와 함께 저택으로 들어와 지내 줄 수 있을까?”“뭐라고요?”윤하경이 얼어붙은 얼굴로 한선아를 바라봤다.“저더러... 강씨 저택으로 들어가서 살라고요?”“그래.”한선아는 표정을 굳히고 단호하게 말했다.“지금 강한 그룹을 노리는 사람들이 얼마나 많은지 아니?”“내가 현우 일은 최대한 막고 숨겼지만, 귀 빠른 사람들은 벌써 냄새를 맡고 여기저기서 떠보고 있어.”한선아는 목소리를 낮췄다.“강씨 가문이 피땀 흘려 쌓아 온 기반도, 현우가 그렇게 힘들게 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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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735화

얼마나 시간이 흘렀는지, 윤하경은 한참이 지나서야 자리에서 일어났다.그리고 천천히 강현우의 병실로 향했다.강현우는 중환자실에 있었기에 들어가려면 간단한 보호복도 갖춰 입어야 했다.문 앞에는 민진혁이 지키고 서 있었다.윤하경을 보자 민진혁이 바로 일어나 고개를 숙였다.“하경 씨.”윤하경은 짧게 고개를 끄덕였다.“네.”“들어가시겠습니까?”민진혁은 윤하경의 대답을 기다리는 듯하면서도, 이미 직원에게 손짓해 보호복을 가져오게 했다.민진혁이 보호복을 건네자 윤하경은 거절하지 않았다.문 앞에 서 있으면, 강현우의 얼굴조차 제대로 볼 수 없으니까.중환자실 안은 조명이 어둑했다.윤하경은 들어가자마자 침대 위에 누워 있는 강현우를 한눈에 알아봤다.강현우의 몸에는 여러 개의 튜브가 여기저기 연결돼 있었다.기계는 규칙적으로 짧은 경고음을 냈다.윤하경은 문가에서 그대로 멍하니 서 있었다.한참을 그렇게 서 있다가, 겨우 용기를 내 한 걸음씩 다가갔다.“강현우 씨.”윤하경은 아주 낮게 불렀다.혹시라도, 정말 혹시라도, 이 한마디가 강현우를 깨울 수 있기를 속으로 빌었다.하지만 소원은 이루어지지 않았다.강현우는 미동도 없이 누워 있었고, 눈은 꼭 감겨 있었다.“현우 씨, 저 겁주지 마세요. 꼭... 나으셔야 해요.”윤하경은 강현우 얼굴을 가까이 바라보며 말을 이었다.“안 그러면... 하민이가 아빠라고 부르는 소리, 현우 씨는 평생 못 들어요.”고작 하루였다.그런데 어제까지만 해도 살아 움직이던 강현우가 지금은 생기 없는 얼굴로 이곳에 누워 있었다.윤하경의 심장이 누군가에게 꽉 움켜쥐어진 듯 답답해져 숨이 막힐 것 같았다.윤하경은 병실에 오래 머물렀다.그러다 의료진이 환자에게 휴식이 필요하다고 말하자, 윤하경은 그제야 병실을 나왔다.밖으로 나오자마자 민진혁이 다가왔다.“하경 씨, 대표님을 보고 오셨습니까?”윤하경은 고개를 끄덕였다.“네.”민진혁은 윤하경의 얼굴을 보더니 조용히 한숨을 내쉬었다.윤하경의 얼굴에는 핏기가 거의 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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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736화

윤하경은 한선아의 말을 듣는 순간, 눈빛이 미세하게 떨렸다. 윤하경은 슬리퍼를 끌며 소파에 주저앉아 씁쓸하게 웃었다.“원래는... 강현우 씨랑 완전히 선을 그으려고 했어.”“그런데 지금은... 아마 평생을 다 바쳐도... 못 갚을 것 같아.”윤하경은 고개를 숙인 채 입가에 쓴웃음을 걸었다.그러자 하석호가 미간을 찌푸리며 윤하경 쪽으로 다가왔다.“너도 피해자야. 그렇게 자책할 필요 없어. 빚이라면 그건 문세호 씨가 갚아야지.”윤하경은 고개를 저었다.“하지만... 내 부탁이 아니었으면 강현우 씨 성격에 목숨 걸고 문세호를 구하러 뛰어들었을까?”윤하경은 하석호를 똑바로 바라보다가 입을 열었다.“오빠, 난... 나 자신을 속일 수가 없어.”윤하경은 원래 받은 건 꼭 되갚는 사람이었다. 억지로 몰아붙이는 건 싫어했고, 부드럽게 건드리면 쉽게 무너졌다.강현우가 윤하경을 위해 목숨을 내놓은 순간, 윤하경이 감동하지 않았다고 하면 그건 거짓말이었다.하석호가 조용히 물었다.“그럼 지금은 어떻게 생각해? 앞으로 어떻게 할 건데?”윤하경은 붉은 입술을 살짝 깨물었다. 두 입술이 일직선으로 굳었다.“오늘 현우 씨의 어머님께서 나를 따로 불렀어. 하민이 데리고 강씨 저택으로 들어와 지내 달래. 그걸로 일단 당분간 상황을 잡아 달라고...”하석호는 윤하경 맞은편 소파에 앉아 고개를 끄덕였다.“응. 그 얘기는 나도 들었어.”“이미 강한 그룹 쪽은 강현우 일로 주식 쪽도 벌써 건드리기 시작했더라. 공매도 치겠다고 덤비는 놈들도 있고.”윤하경은 무릎 위에 올려둔 손에 힘을 줬다.강현우가 다친 뒤로 윤하경이 진 빚은 목숨만이 아니었다. 돈과 회사까지 엉켜 들어왔다.윤하경이 조심스럽게 물었다.“내가 강씨 저택으로 들어가면... 이 사태를 막을 수 있어?”“당연하지.”하석호가 단호하게 말했다.“하민이는 강현우의 아이고, 너 뒤에는 하씨 가문이 있어.”“하민이가 아직 어리다고 해도 저 노회한 인간들이 너랑 하씨 가문을 보면 다시 생각을 바꿀 거야. 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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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737화

윤하민이 고개를 갸웃하며 한선아를 올려다봤다.“예쁜 아줌마는 누구예요?”한선아는 원래도 눈에 띄게 예뻤다. 관리가 철저한 사람이라 실제 나이보다 훨씬 젊어 보였다.그동안 한선아에게 아첨하는 말은 수도 없이 쏟아졌지만, 윤하민의 입에서 나온 한마디만큼 기분 좋은 말은 없었다.한선아는 잠깐 멈칫하더니, 이내 얼굴에 환한 미소가 번졌다.“네가 하민이지?”윤하민이 고개를 끄덕였다.“네, 맞아요.”“나는 네 할머니야.”한선아가 몸을 낮춰 윤하민 머리 꼭대기를 다정하게 쓰다듬었다.“할머니라고 한 번 불러 볼래?”윤하민은 바로 대답하지 않고, 먼저 윤하경을 힐끗 바라봤다. 윤하경이 고개를 한 번 끄덕이자 그제야 윤하민이 조심스럽게 입을 열었다.“할머니.”“그래. 우리 하민이는 어쩌면 이렇게 예쁘고 말도 잘할까?”한선아는 꼭 무슨 큰 경사를 맞이하는 사람처럼 눈웃음이 환하게 번졌다.누가 보면 강현우가 이미 깨어난 줄 알 정도였다.윤하경은 이러는 한선아가 어딘가 낯설었다.하지만 한선아가 윤하민을 품에 안고 차로 향하자, 윤하경도 별수 없이 뒤따라 차에 올랐다.차가 움직이자 한선아는 내내 윤하민에게 말을 걸었다. 윤하민도 지금 나이답게 말이 많은 편이라, 할머니 질문에 이것저것 쏟아냈다.차 안의 분위기는 믿기 힘들 만큼 화목했다.윤하경은 옆으로 시선을 돌려 한선아를 한 번 봤다.부드러운 옆얼굴을 보고 있자니, 예전에 윤하경에게 했던 짓들이 정말 다른 사람이 한 것처럼 느껴질 정도였다.차는 이윽고 강씨 가문 저택의 대문 앞에 멈춰 섰다.한선아는 윤하경을 강씨 가문 본가로 데려왔다. 강씨 가문에서의 입지와 체면이 갈리는 곳이었다.그런데 차가 멈추자마자 윤하경은 문 앞에 몰려 있는 기자들을 보고 숨이 턱 막혔다.한선아가 윤하민과 대화를 멈추고 윤하경을 돌아봤다.“내가 부른 사람들이야. 긴장하지 마.”“이번에 네가 돌아오는 건... 일부러 더 크게 보여 줘야 해.”윤하경은 무릎 위에 올려둔 손에 힘을 줬다. 한참을 망설이다가 조용히 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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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738화

“그리고... 현우가 깨어날 때까지, 네가 자주 병원에 가 줬으면 좋겠구나.”한선아가 윤하경을 바라보며 조용히 말했다.윤하경은 고개를 살짝 숙였다.“현우 씨가 저 때문에 다친 거니까 그런 말씀은 안 하셔도 돼요. 제가 당연히 해야죠.”“그래, 알겠어.”한선아가 윤하경에게 옅게 미소 지었다.몇 년 전만 해도 한선아는 윤하경만 보면 날을 세웠다. 그런데 지금 한선아는 믿기 어려울 만큼 부드러웠다.“이 마당이 앞으로 너랑 하민이가 지낼 곳이야.”한선아가 주변을 한 번 둘러봤다.“현우도 원래 여기서 지냈거든. 현우가 알면... 좋아할 거야.”한선아는 그렇게 말하고 윤하경에게 인사한 뒤, 자기 방으로 돌아갔다.무슨 일이 있었든, 적어도 지금 이 순간만큼은 한선아와 윤하경이 같은 편에 서 있는 셈이었다.그때, 옆에 앉아 있던 윤하민이 조심스럽게 입을 열었다.“엄마... 나쁜 아저씨, 지금 많이 아픈 거예요? 여기가 나쁜 아저씨 집이에요?”윤하경은 윤하민의 머리를 쓰다듬었다.“응. 여기가 나쁜 아저씨네 집이야. 지금 나쁜 아저씨는 병원에 있으니까, 이제 집에 돌아와서 눈뜰 때까지는 엄마랑 하민이가 여기서 지내야 해. 괜찮아?”미리 말해 주지 못한 게 마음에 걸려서 윤하경은 괜히 미안해졌다.윤하민은 금세 얼굴이 시무룩해졌다.“그럼... 나쁜 아저씨 보러 가면 안 돼요?”“갈 수 있어.”윤하경이 다정하게 말했다.“다만 아직은 중환자실이라 못 들어가. 거기서 나와야 볼 수 있어.”그러자 윤하민도 더 떼쓰지 않았다.“네... 알겠어요.”윤하민이 생각보다 훨씬 의젓하게 받아들이자, 윤하경은 그제야 숨을 조금 돌렸다.그때, 주머니 속 휴대폰이 울렸다.윤하경은 화면을 확인하고 윤하민에게 말했다.“하민아, 밖에서 조금만 놀고 있어.”방숙희가 윤하민을 데리고 나가자, 윤하경은 전화를 받았다.“문세호 씨, 무슨 일이세요?”전화 너머 문세호의 목소리가 들렸다.“하경아, 범인은 잡혔어.”문세호는 짧게 한숨을 내쉰 뒤 덧붙였다.“너랑 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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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739화

문세호가 손을 들어 보이자, 웨이스 뒤에 서 있던 경호원이 곧장 알아차리고 앞으로 나왔다.경호원은 웨이스의 입에 감겨 있던 테이프를 거칠게 잡아당겼다.쫘악!“으악!”웨이스가 고통에 찬 비명을 질렀다.문세호가 웨이스를 내려다보며 물었다.“말해 봐. 왜 그런 짓을 했지?”“왜 했냐고?”웨이스가 비웃듯 코웃음을 쳤다. 국내에서 오래 산 사람이 아니어서 그런지 발음이 조금 이상했다.“문세호 씨, 제가 20년 넘게 아버지라고 불러 왔잖아요. 그런데 이제 와서 재산을 전부 저 여자한테 준다고요?”웨이스가 윤하경 쪽으로 턱짓하자 문세호가 말했다.“윤하경이 내 딸인데... 뭐가 어쨌다는 거야?”그러자 웨이스의 눈빛이 서늘하게 번뜩였다.“아버지의 곁에서 같이 있었던 건 저였잖아요. 그걸 잊었어요?”윤하경은 눈썹을 살짝 치켜올렸다.바닥에 처박혀 있던 젊은 남자와 문세호의 관계가, 이제야 대강 그려졌다.윤하경이 문세호를 힐끗 보았지만 문세호는 웨이스만 노려보고 있었다.문세호의 눈에도 고통이 비쳤다.“웨이스.”문세호가 낮게 말했다.“내가 너한테 박하게 굴었어? 내 친자식이 아니어도, 나는 너를 제대로 키우려고 했어.”문세호의 목소리가 조금 떨렸다.“그런데 네가 나한테 돌려주는 게 이거냐?”“말은 번지르르하네요.”웨이스가 냉소했다.“아버지는 그냥 제가 불쌍해서 주워 온 거잖아요. 길바닥에 굴러다니는 떠돌이 개 하나 주워 온 거랑 뭐가 달라요?”웨이스의 표정이 점점 광기로 뒤틀렸다.“나는 그냥 아버지의 기분을 맞춰 주는 장난감이었죠. 아버지의 그 위선적인 선행 놀이를 만족시켜 주는 도구였을 뿐이고요.”웨이스가 비죽 웃으면서 말을 이어갔다.“아버지, 제가 모를 줄 알아요?”그 말이 끝나자마자, 문세호가 갑자기 가슴을 움켜쥐고 거칠게 기침을 쏟아 냈다.“콜록, 콜록!”“문세호 씨!”윤하경이 급히 문세호 등을 두드렸다. 기침이 점점 심해지자 윤하경이 주변 사람들을 향해 날카롭게 소리쳤다.“다들 뭐 하는 거예요?!”“빨리 의사 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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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740화

윤하경은 경호원의 손에서 총을 낚아채 들었다. 그리고 웨이스를 겨누고 그대로 한 발을 쐈다.너무 분노한 탓인지, 총구가 살짝 흔들렸다. 총알은 치명타를 비켜가 웨이스의 어깨를 맞혔다.“악!”이제는 괴성을 지를 힘도 없었는지, 웨이스는 비명을 지르며 바닥을 뒹굴 뿐이었다.윤하경은 그 모습을 내려다보며 차갑게 말했다.“아까는 입을 그렇게 잘 놀리더니... 지금 한 번 더 떠들어 봐. 다시 해 보라고...”웨이스는 윤하경이, 그것도 여자가 자기에게 총을 쏘고도 조금도 겁먹지 않는다는 사실이 믿기지 않는 듯했다. 윤하경의 눈빛은 서늘하게 날이 서 있었다.웨이스는 이를 악물고 뒤로 기어 물러나며 윤하경에게서 멀어지려 했다.하지만 윤하경이 그걸 허락할 리 없었다.윤하경은 피가 흥건한 어깨를 발로 짓밟았다. 그러자 웨이스의 피가 윤하경 신발 밑창을 적셨다.“네가 웨이스야? 남이 거둬 준 거지 같은 자식...”윤하경은 웨이스가 고통으로 일그러진 얼굴을 보며 몸을 낮춰 눈높이를 맞췄다.“이제야 알겠네. 네 친부모가 왜 널 버렸는지.”그 말은 웨이스에게 있어서 절대로 건드릴 수 없는 급소였다. 방금 총을 맞았을 때보다 더 끔찍한 표정이 웨이스 얼굴을 짓눌렀다.“입 닥쳐! 닥치라고!”윤하경은 냉소를 흘렸다.“네 꼴 좀 봐. 개보다도 더 처참하게 굴러 다니네. 문세호 씨한테 거둬지지 않았으면, 남의 밥그릇 핥으면서 살았겠지.”윤하경은 결코 착하고 고상한 사람이 아니었다. 사랑이 사람을 감화시킨다는 말은 절대 믿지도 않았다.문세호가 거둬 키운 양아들이, 은혜는커녕 문세호를 죽이려 들었다. 그게 현실이었다.“윤하경, 널 죽여 버릴 거야!”몸이 묶인 채로도 웨이스는 이를 갈며 위협했다.“웃기지 마.”윤하경은 웨이스를 내려다보며 말했다.“나는 은혜도 갚고, 원한도 갚아. 사람 구실 못 하겠으면 개로 살아.”윤하경은 뒤쪽에 서 있던 경호원에게 고개를 돌렸다.“웨이스를 울프랑 같은 우리에 넣고 이기는 쪽만 밥을 줘요. 적어도 강현우 씨가 깨어날 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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