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emua Bab 차가운 대표님과의 치명적인 밤들: Bab 1741 - Bab 1750

1816 Bab

제1741화

윤하경은 사람을 붙여 웨이스를 감시하게 했다. 매일 늑대견과 먹이를 놓고 싸우게 하고, 문세호 쪽에도 분명히 말해 뒀다. 강현우가 깨어나기 전까지는 목숨을 붙잡아 두되, 다치거나 거의 죽을 지경이면 의사를 불러 치료하라고 했다.윤하경은 스스로 잔인하다고 생각하지 않았다.웨이스는 은혜도 모르는 인간일 뿐 아니라 사람을 죽이려 한 살인미수범이었다.웨이스가 끌려 내려가고 나서야 문세호의 별장 거실은 다시 조용해졌다.윤하경은 약을 한 알 삼킨 문세호를 돌아보며 눈썹을 살짝 치켜올렸다.“사람은 제가 데려가겠어요. 이제부터는 문세호 씨랑 상관없는 일입니다.”문세호는 씁쓸하게 웃었다.“내가 그렇게 옳고 그름도 못 가리고, 설마 웨이스를 살려 줄 사람으로 보여?”윤하경이 대답하지 않자 문세호는 길게 한숨을 내쉬었다.“정도 지나치면 탈 난다고... 예전에는 내 앞에 얌전히 서서, 공부도 봐 달라고 하던 아이였는데. 내가... 제대로 가르치지 못했어.”윤하경이 문세호를 한 번 바라봤다.“본성이 그런 거예요. 문세호 씨 탓만은 아니에요.”웨이스의 옷차림과 행색만 봐도 문세호가 웨이스를 얼마나 좋게 키웠는지 알 수 있었다.먹는 것, 입는 것, 쓰는 것 전부 최고급이었다.그런데 그 좋은 것들이 오히려 웨이스의 욕심을 키웠다.문세호는 슬픔이 묻은 얼굴로 시선을 떨궜다. 윤하경의 말이 위로가 되지는 않은 듯했다.윤하경은 자리에서 일어났다.“저는 먼저 갈게요.”문세호는 지금 당장 마음을 추스를 시간이 필요해 보였다. 윤하경은 더 머물지 않고 밖으로 나왔다.윤하경은 돌아가는 길에, 예전에 머물던 별장으로 들러 웨이스 상태를 한 번 확인했다. 윤하경이 도착했을 때는 늑대견 울프가 이미 도착해 있었고, 막 웨이스가 갇힌 우리 안으로 함께 들여보내는 중이었다.울프의 으르렁거리는 소리와 웨이스의 비명이 뒤엉켜 지하실을 울렸다.윤하경은 그 광경을 보고도 얼굴색 하나 변하지 않았다.문득 윤하경은 예전에 강현우가 이런 인간들을 어떻게 다뤘는지 떠올렸다.지금 윤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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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742화

민진혁이 코끝을 손가락으로 가볍게 문지르며 잠깐 생각하더니 말했다.“의사 선생님 말로는... 대표님한테 정말 중요한 사람이 어느 정도 확실한 자극을 줘야 한대요. 제 생각에는 대표님한테 제일 중요한 사람이 사모님이니까... 이건 사모님이 하셔야 할지도 모르겠습니다.”윤하경은 눈을 내리깔았다.잠깐 침묵한 뒤, 민진혁을 보며 낮게 말했다.“현우 씨를 잘 부탁해요.”윤하경은 그대로 발길을 돌려 강현우 주치의가 있는 진료실로 향했다.“선생님.”윤하경이 의사 앞에 앉자, 얼굴이 단단하게 굳었다.“윤하경 씨, 어떤 일로 오셨어요?”윤하경은 숨을 한 번 삼킨 뒤 곧장 물었다.“현우 씨는... 깨어날 가능성이 있나요?”말은 담담한 척했지만, 윤하경의 두 손이 무의식중에 꼭 쥐어졌다.의사는 짧게 한숨을 내쉬더니 천천히 입을 열었다.“가능성이 아예 없는 건 아닙니다. 다만... 계기가 필요해요. 깊은 혼수 상태였던 환자가 가족의 목소리나 특정한 자극을 받고 갑자기 반응을 보이는 사례도 적지 않습니다. 가족분들께서 그런 방법을 한번 고민해 보실 필요가 있습니다.”윤하경의 눈빛이 번쩍 살아났다.“그럼... 제가 뭘 하면 되죠?”의사는 잠시 생각하다가 말했다.“환자분이 예전부터 가장 원하던 일, 혹은 가장 마음이 움직이던 일 말이에요. 지금 검사 결과로는... 외부 상황을 어느 정도는 인지할 가능성이 있습니다.”윤하경은 말없이 고개를 끄덕였다.하지만 진료실을 나서는 순간, 표정이 가라앉았다.‘강현우가... 가장 원하던 일이라.’이상하게도, 윤하경은 그 답이 바로 떠오르지 않았다.윤하경은 자기 자신이 생각보다 강현우를 모른다는 사실이 씁쓸했다.그때 민진혁이 재빨리 다가왔다.“사모님, 의사 선생님께서 뭐라고 하셨습니까?”윤하경이 민진혁의 눈을 바라보다가 문득 생각이 스쳤다.민진혁은 늘 강현우 곁에 있던 사람이었다.윤하경이 민진혁의 팔을 살짝 잡고 물었다.“혹시 현우 씨가 가장 하고 싶어 하던 게 뭔지 알아요?”민진혁이 잠깐 굳더니, 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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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743화

윤하경은 문득 많은 일을 떠올렸다.강현우가 윤하경과 결혼하겠다고 했을 때, 한선아는 정말 격렬하게 반대했다.그때 한선아는 윤하경을 거의 감금하듯 몰아붙이며 못되게 굴었다.그 모든 일이 강현우를 위해서라고 했고 윤하경 역시 강현우를 위해 버텼다.그런데 지금 한선아는 간절한 눈빛으로 윤하경에게 매달리고 있었다.윤하경이 강현우와 결혼해 주기를 원했다. 이번에도 결국은 강현우를 위해서라고 했다.‘세상에 변하지 않는 것은 없다는 말이 이런 뜻일까?’윤하경은 무심코 강현우가 누워 있는 병실 쪽을 한 번 돌아봤다.그리고 살짝 미간을 찌푸린 채 말했다.“생각 좀 해 볼게요.”윤하경이 바로 대답을 하지 않자 한선아는 작게 한숨을 쉬었다.“그래. 너도... 잘 생각해 봐야겠지.”한선아는 잠깐 망설이다가, 다시 윤하경을 바라봤다.“요즘은 자꾸 후회가 돼. 그때 내가 그런 짓만 안 했어도... 너랑 현우는 지금쯤 행복하게 살고 있었을까.”한선아는 말을 잇지 못하고 고개를 떨궜다.“현우도... 이런 고생 안 했을 텐데 말이야.”한선아는 눈가를 훔치며 울기 시작했다.윤하경은 누가 우는 모습을 보는 걸 좋아하지 않았고 위로하는 방법도 잘 몰랐다.무엇보다 윤하경은 피해자였다. 지금 한선아가 불편해도 맞춰 주는 것도 역시 결국 강현우를 위해 움직인다는 사실 때문이었다.그래도 윤하경은 괜찮다는 말을 쉽게 내뱉을 수는 없었다.그때의 윤하경이 겪은 일을, 지금 와서 없던 일로 만들 수는 없었다.윤하경은 숨을 한 번 고르고 말했다.“한선아 씨, 더 하실 말 없으면... 저는 먼저 갈게요.”윤하경은 훌쩍이는 한선아를 지나쳐 그대로 걸음을 옮겼다.한선아는 눈가의 눈물을 닦고 윤하경이 떠난 방향을 바라봤다.눈이 붉게 충혈된 채, 한선아가 입을 열었다.“진혁아, 내가 그때 정말 크게 잘못한 거겠지?”민진혁은 이런 질문에 뭐라고 답해야 할지 몰라 고개만 숙였다.“부인님은... 대표님을 위해서 하신 일이었습니다. 대표님도 부인님의 마음을 아실 겁니다.”한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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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744화

윤하경의 목소리가 들리자, 소지연은 정신을 가다듬고 뒤를 돌아봤다.이 집사는 깜짝 놀란 듯 그릇을 한 번 움켜쥐더니, 일부러 실수한 척 안에 든 것을 바닥에 쏟아 버렸다.“사모님, 돌아오셨네요.”이 집사는 곧바로 태연한 얼굴로 말을 이었다.“제가 아가씨께 밥을 먹이던 중이었습니다. 아가씨가 조금 편식이 있어서요. 소지연 씨께서 마침 들어오시는 바람에 오해가 생긴 것 같습니다.”“어머, 이게 왜 쏟아졌지!”이 집사는 호들갑스럽게 탄식을 내뱉고는 윤하경과 소지연을 향해 고개를 숙였다.“사모님과 소지연 씨는 먼저 들어가 쉬고 계세요. 제가 바로 치우겠습니다.”말을 마치자마자 이 집사는 서둘러 자리를 떠났다.윤하경은 미간을 찌푸리고 바닥에 흩어진 음식들을 한 번 훑어봤다. 딱히 특별한 건 없어 보였다. 윤하민은 원래 먹는 걸 좋아해 입맛이 까다롭지 않았고, 저택에는 영양사가 따로 있었으니 음식 문제로 크게 걱정되지는 않았다.윤하경은 시선을 돌려 윤하민에게 물었다.“왜 저분이 너한테 밥을 먹이고 있었어? 숙희 아줌마는 어디 갔어?”윤하민은 고개를 저었다.“저도 몰라요...”그 말과 함께 윤하민의 눈빛이 어딘가 멍해 보였다.윤하경은 윤하민의 이마를 가볍게 짚어 보며 물었다.“졸려? 잠이 와?”윤하민이 고개를 끄덕이자, 윤하경은 달래듯 웃었다.“그럼 엄마가 널 데리고 올라가서 재워줄게.”마침 이 집사가 걸레를 들고 돌아와 바닥을 닦기 시작했다. 윤하경은 소지연을 힐끗 보며 눈짓했다. 소지연도 바로 알아차리고 조용히 뒤따라 올라갔다.윤하민을 재우고 나서야 윤하경은 소지연을 돌아봤다.“온다고 왜 미리 말 안 했어?”소지연은 올라온 뒤부터 계속 윤하민만 신경 쓰는 눈치였다.윤하경이 물었다.“왜 그래? 아까부터 하민이만 보고 있네.”소지연은 잠깐 망설이다가 손에 든 케이크 상자를 내려다봤다.“하민이가 원래 케이크 보면 제일 먼저 달려들잖아. 그런데 오늘은 케이크 달라고도 안 하고 그냥 잠들어 버리네. 좀 이상하지 않아?”윤하경도 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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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745화

소지연은 잠깐 할 말을 잃었다.윤하경은 소지연을 한 번 올려다보더니 헛기침을 한 뒤 말을 이었다.“솔직히 나도 이게 좀... 말이 안 된다고 생각해.”윤하경은 손을 한 번 내저었다. 분위기가 어색해진 게 자신도 느껴졌다.예전에 윤하경은 소지연 앞에서 두 번 다시 강현우랑 엮일 일 없다고, 그렇게 호언장담했다. 그 장면이 아직도 눈앞에 선했다.그런데 지금은, 윤하경이 다시 강현우랑 결혼할지도 모른다고 말하고 있다.이건 정말 자기 말에 침을 뱉는 꼴이었다.소지연은 윤하경의 난처함을 알아챈 듯 손을 뻗어 윤하경을 잡아당겼다.소파에서 일어나려던 윤하경은 그대로 다시 푹 주저앉았다.윤하경이 어리둥절한 얼굴로 소지연을 돌아봤다.“왜 그래?”소지연은 낮고 차분하게 말했다.“하경아, 이건 네 마음이 시키는 대로 하면 돼.”소지연은 윤하경의 머리카락을 조심스럽게 정리해 주며 덧붙였다.“친구로서 너 또 다치는 건 보고 싶지 않아. 그런데 이번에는... 강현우가 진짜 너 때문에 그렇게 된 게 맞잖아. 나는 그냥 네가 행복했으면 좋겠어.”그 말이 이상할 만큼 윤하경의 마음을 가라앉혔다. 병원에서 나온 뒤로 계속 들끓던 속이, 순간 조용해졌다.윤하경은 잠깐 멈칫하더니 소지연에게 작게 웃어 보였다.“응. 나... 이제 어떻게 해야 할지 알겠어.”소지연이 돌아갈 때 윤하경은 차까지 배웅했다. 소지연이 탄 차가 멀어질수록, 윤하경의 눈빛은 점점 깊어졌다.오늘은 날씨가 썩 좋지 않았다.정확히 말하면, 경성의 늦가을 이후 하늘은 늘 그렇듯 탁했다. 옅은 안개와 뿌연 공기가 하늘을 가려 괜히 사람 마음까지 눌러놓는 느낌이었다.윤하경은 트렌치코트 주머니에 두 손을 찔러 넣고, 하이힐을 또각또각 울리며 윤하민과 지내는 마당으로 돌아왔다.그때 방숙희가 잔뜩 화가 난 얼굴로 위층으로 올라가는 게 보였다.윤하경이 미간을 찌푸리며 물었다.“숙희 아주머니, 무슨 일이에요?”방숙희는 윤하경을 보자마자 울분을 터뜨렸다.“사모님, 어디 다녀오셨어요. 지금에서야 들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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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746화

윤하경은 오는 길에 이미 마음을 정해 둔 상태였다.그런데 막상 한선아가 대놓고 묻자, 윤하경은 또 한 번 망설이고 말았다.윤하경은 고개를 숙인 채 잠깐 생각에 잠겼다가, 이내 한선아를 바라보며 조용히 고개를 끄덕였다.“네. 저... 이미 생각 끝났어요. 그런데...”한선아의 얼굴에 기쁨이 스쳤다. 한선아는 윤하경의 손을 덥석 잡고, 웃음기를 가득 담은 목소리로 말했다.“하경아, 요구가 있으면 뭐든 말해. 우리가 할 수 있는 거라면 다 해 줄게.”“네”윤하경은 짧게 대답한 뒤, 한선아를 똑바로 보며 차분하게 말했다.“하지만 결혼식은... 그냥 형식만 갖추는 거예요. 무슨 뜻인지 아시죠?”한선아의 표정이 순간 굳었다.하지만 곧 입꼬리를 억지로 끌어올려 웃어 보였다.“하경아, 지금 와서 이런 말 하는 게 늦었다는 건 알아.”“그래도 내 마음에서... 너는 이미 현우의 아내야.”한선아는 잠깐 숨을 고른 뒤, 다시 부드러운 표정으로 말했다.“그래도 네가 그렇게 하고 싶다면, 나는 존중할게. 나머지는 내가 다 알아서 준비할 테니까 걱정하지 마.”윤하경은 고개를 끄덕였다.“네. 그럼 저는 먼저 돌아갈게요.”한선아는 웃는 얼굴로 윤하경을 배웅했다.윤하경의 뒷모습이 시야에서 완전히 사라지자, 뒤에 서 있던 이 집사가 조심스럽게 다가와 물었다.“부인님, 윤하경 씨는 결국 동의한 겁니까, 아닌 겁니까?”한선아는 고개를 저었다.“나도 잘 모르겠어.”한선아는 시선을 떨군 채, 한숨 섞인 목소리로 덧붙였다.“그래도 하경이 마음에 현우가 남아 있다는 건... 보이더라. 그때 내가 괜히 끼어들어 막지만 않았어도... 지금쯤은 둘이 행복하게 살고 있었을 텐데.”이 말은 요즘 한선아가 입에 달고 사는 말이었다.말할 때마다 후회가 목구멍까지 차올라, 한선아는 자신도 견디기 힘들어했다.그때 이 집사가 눈을 가늘게 좁히며 한선아의 귀에 바짝 붙어 낮게 속삭였다.“그런데 부인님, 대표님이 깨어나시면, 혹시라도... 그때는...”이 집사는 말을 끝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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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747화

윤하민은 잠이 꽤 깊이 든 모양이었다.윤하경이 한참을 흔들어 깨우고 나서야 윤하민이 겨우 눈을 떴다.윤하경은 가볍게 미간을 찌푸리며, 윤하민의 머리를 쓰다듬었다.“우리 하민이 이제 일어나야지. 낮잠을 거의 저녁까지 잤네.”윤하민은 축 처진 얼굴로 흐릿한 눈을 비비며 말했다.“근데 엄마... 저 너무 졸려요.”“일단 일어나서 밥부터 먹자. 먹고 나서 다시 자면 되잖아. 응?”윤하경은 윤하민을 번쩍 안아 올려 세우며 웃었다.“그리고 오늘 지연 이모가 케이크도 가져왔어.”케이크 얘기가 나오자, 윤하민의 눈에 그제야 빛이 돌았다.“좋아요! 케이크 먹을래요.”먹을 걸 좋아하는 본능이 졸음을 잠깐 밀어낸 건지, 윤하민은 침대에서 내려오자마자 아래층 식당으로 쪼르르 달려갔다.윤하경은 뒤에서 그 뒷모습을 바라보며, 어쩔 수 없다는 듯 작게 웃었다.그때 창밖의 석양빛이 방 안으로 스며들었다.그 순간, 윤하경은 행복이 딱 이런 거구나 싶었다.윤하민이 식탁 앞에 앉아 있을 때쯤, 윤하경이 슬리퍼를 끌며 거실로 나왔다.방숙희가 냉장고에서 케이크를 꺼내 오자, 윤하민은 손뼉을 짝짝 치며 금방이라도 한 입 떠먹으려 했다.그런데 문득 뭔가가 떠오른 듯, 윤하민이 숟가락을 든 채 뒤를 돌아 윤하경을 올려다봤다.“엄마, 엄마가 먼저 먹어요.”윤하민은 케이크를 한 숟가락 떠서 윤하경 앞으로 내밀었다.“너 먹어.”윤하경이 아이 옆에 앉으며 웃자, 윤하민은 그제야 고개를 끄덕이고 자기 몫을 먹기 시작했다.그런데 먹다 말고, 윤하민은 다시 졸기 시작했다.눈이 스르르 감겼다가도, 맛있는 게 아까운지 억지로 다시 뜨고. 또 감겼다가 뜨기를 몇 번이나 반복했다.그러다 결국 고개가 푹 꺾이더니, 그대로 케이크에 얼굴을 박을 뻔했다.윤하경은 윤하민의 이마를 손가락으로 톡 가볍게 튕겼다.윤하민이 눈을 동그랗게 뜨고 윤하경을 올려다봤다.“엄마, 왜 때려요?”윤하경은 웃음을 참으며 물었다.“그렇게 졸려? 어젯밤에 잠을 못 잤어?”윤하민은 하품을 길게 하더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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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748화

“아빠!”윤하민의 말에 윤하경은 발걸음을 멈췄다. 품에 안긴 윤하민은 여전히 곤히 잠들어 있었는데, 잠꼬대처럼 그 한마디가 또렷하게 새어 나왔다.윤하경은 멍하니 윤하민의 얼굴을 내려다봤다. 윤하민의 입에서 아빠라는 말을 들은 건 처음이었으니 놀라지 않을 수가 없었다.며칠 전, 윤하민을 데리고 병원에 와서 강현우를 보여 주겠다고 해 놓고도 윤하경은 계속 미뤘다.아니, 사실은 정신이 없어서 깜빡 잊고 있었다.윤하민은 아마 그 약속을 마음속에 담아 두고 있었을 것이다. 그런데도 윤하민은 철없이 조르지 않았다. 윤하경은 그게 더 미안했다.그때 방숙희가 영문도 모른 채 윤하경의 곁으로 다가왔다.“사모님, 왜 그러세요?”윤하경은 방숙희를 돌아보며 말했다.“갑자기 생각났어요. 강현우 씨도 이 병원에 있잖아요. 하민이를 데리고 온 김에... 잠깐 들렀다 가요.”방숙희는 금세 얼굴이 환해졌다.“좋지요. 대표님이 아가씨를 데려오신 거 알면 정말 기뻐하실 겁니다.”방숙희는 서둘러 엘리베이터 쪽으로 가 버튼을 눌렀다. 윤하경은 품속에서 잠든 윤하민을 한 번 더 내려다본 뒤, 조심스럽게 엘리베이터에 올랐다.잠시 뒤, 띵 하는 소리와 함께 문이 열렸다.윤하경은 윤하민을 안은 채 강현우의 병실 앞으로 걸어갔다. 병실 앞에 서서 윤하경은 윤하민의 볼을 살짝 두드렸다.“하민아, 일어나. 엄마랑 잠깐 들어가자.”윤하민은 좋은 꿈을 방해받은 듯 작은 미간을 찡그렸지만, 눈을 뜨지는 않았다. 그 모습이 귀여워서 윤하경은 마음이 약해지면서도 억지로라도 윤하민을 깨워야 했다.윤하경은 낮게 속삭였다.“하민이, 나쁜 아저씨 보고 싶다며. 엄마가 데려왔어.”그 말이 떨어지자마자 윤하민의 눈이 번쩍 뜨였다. 아직 졸음이 가시지는 않았다. 그래도 눈은 떴다.윤하민은 눈을 동그랗게 뜨고 반짝이며 물었다.“엄마, 진짜 나쁜 아저씨요? 나쁜 아저씨 어디 있어요?”윤하경은 손가락으로 병실 안을 가리켰다.강현우는 중환자실에서 며칠 버틴 뒤, 오늘에서야 일반 병실로 옮겨진 상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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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749화

윤하민은 윤하경을 올려다보며 눈을 동그랗게 떴다.“저... 제가 해도 돼요?”윤하민이 조심스럽게 묻는 모습이 너무 안쓰러워서, 윤하경은 가슴이 찌릿해졌다. 윤하경은 천천히 고개를 끄덕였다. 그런데 윤하경이 대답을 꺼내기도 전에, 윤하민이 거의 울 것 같은 얼굴로 먼저 물었다.“엄마... 엄마가 저한테 아빠라고 부르라고 하는 거... 엄마가 저 버리려는 거예요?”윤하경은 말문이 막혀 버렸다.윤하경은 그저 윤하민이 한 번만 강현우를 자극해 주면 좋겠다고 생각했을 뿐인데, 윤하민은 그 짧은 사이에 이럴 정도까지 생각하고 있었다.윤하경은 한숨을 삼키며 고개를 저었다. 그러더니 윤하민을 품에 꼭 끌어안았다.“하민아, 엄마가 말했지? 어떤 상황에서도 엄마는 널 버리지 않아.”윤하경은 윤하민의 등을 천천히 토닥이며 덧붙였다.“그러니까 걱정하지 마. 알겠지?”윤하경은 윤하민에게 충분히 안정감을 줬다고 생각했는데도, 윤하민은 늘 윤하경을 잃을까 봐 겁내는 것 같았다. 윤하경은 윤하민의 머리 위에 뺨을 살짝 비비며 달래 주었다.윤하민은 입술을 살짝 깨물고 윤하경을 다시 한번 올려다봤다. 윤하경의 말이 진심인지 확인하려는 눈빛이었다.한참을 망설이던 윤하민은 마침내 결심한 듯 윤하경 볼에 쪽 하고 입을 맞췄다.“엄마... 저는 이 세상에서 엄마를 가장 사랑해요.”윤하민은 사랑이라는 단어를 또렷하게 발음하지 못하고, 아이 특유의 부드러운 목소리로 뭉개듯 말했다. 그런데 윤하경에게는 그 소리가 세상에서 제일 예쁜 고백처럼 들렸다.윤하민은 윤하경의 품에서 고개를 돌려 침대에 누워 있는 강현우를 바라봤다.윤하민은 원래 정이 많은 아이여서 그런지 강현우의 얼굴을 보는 순간 눈가가 다시 붉어졌다. 윤하민은 조심조심 침대 곁으로 다가가 강현우의 귀 가까이에 입을 가져다 댔다.“아빠... 빨리 일어나면 안 돼요?”아까 잠꼬대처럼 불렀던 아빠보다 훨씬 작은 목소리였다. 부끄러워서인지, 겁이 나서인지, 소리가 속삭임처럼 흩어졌지만 윤하민의 걱정은 분명히 진심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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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750화

의사는 살짝 한숨을 내쉬더니 입을 열었다.“아마 이 정도 자극으로는 강현우 씨께 부족했을 수도 있습니다. 그래서... 윤하경 씨도 다른 방법을 함께 고민해 보셔야 할 것 같습니다.”윤하경은 대답하지 못하고 침대에 누워 있는 강현우를 조용히 바라봤다.조금 전까지 들끓던 마음이 순식간에 가라앉았다.윤하경은 이를 악물었다가 이내 고개를 끄덕였다.“알겠어요.”의사가 병실을 나가고 윤하민이 조심스럽게 윤하경의 곁으로 다가왔다.“엄마... 그럼 아빠는 아직도 못 일어나는 거예요?”그제야 윤하경이 정신을 차린 듯 윤하민을 바라봤다.윤하경은 무릎을 굽혀 윤하민과 눈높이를 맞췄다.“아니야. 엄마는... 무슨 일이 있어도 현우 씨를 꼭 깨울 거야.”방금 의사의 말은 오히려 윤하경의 마음을 더 단단하게 만들었다.‘이제 더는 미루면 안 돼.’윤하경은 속으로 결심을 굳혔다. 다만 그 결심이 헛되지 않기만을 바랐다.돌아가기 전, 윤하경은 민진혁을 향해 한 번 더 당부했다.“현우 씨를... 잘 부탁해요.”민진혁이 고개를 끄덕였다.“걱정하지 마세요.”돌아갈 때는 이미 밤이었다.초겨울로 접어드는 시기라, 바깥에는 올해 첫눈이 내리고 있었다.윤하경은 차창 밖으로 흩날리는 눈송이를 바라보며 눈빛을 가라앉혔다.“와, 엄마, 눈이 와요!”윤하민은 신이 나서 창밖을 가리켰다.가로등과 네온빛 아래에서 눈송이가 반짝이며 내려앉았다. 예쁘긴 했다.하지만 윤하경은 이상하게 더 추웠다.차 안의 난방은 충분히 따뜻했는데도 윤하경은 코트를 여며 쥐었다.그때 윤하민이 창밖을 보다가, 문득 진지한 얼굴로 윤하경을 올려다봤다.“엄마... 그러면 아빠가 일어나서 저랑 눈사람도 만들어 줄 수 있어요?”윤하경은 잠깐 멈칫했다가, 윤하민 머리칼을 부드럽게 쓰다듬으며 고개를 끄덕였다.“그럼. 당연히 해 줄 수 있지.”그러자 윤하민의 눈이 금세 반짝였다.하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윤하민의 눈빛은 다시 흐려졌다.윤하민은 스르르 윤하경의 품으로 파고들었다.“엄마... 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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