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세호가 고개를 저었다.“별건 아니고... 앞으로 시간 될 때 하민이 좀 자주 데리고 와서 놀게 해 줘.”문세호는 말을 하면서도 괜히 얼굴이 붉어졌다.그제야 윤하경은 깨달았다. 눈앞의 이 엄숙해 보이는 노인은 외손녀가 보고 싶은데, 정작 보고 싶다는 말은 차마 못 하는 사람이었다.예전에는 근처 별장에 살았으니, 문세호가 윤하민을 보고 싶으면 적당한 핑계를 대고 잠깐 들렀다 가면 됐다. 하지만 지금은 윤하경이 윤하민을 데리고 강씨 가문에 머무는 중이라, 문세호는 마음대로 들락날락하기가 쉽지 않았다.윤하경은 조용히 고개를 끄덕였다.“알겠어요. 시간 되면 데리고 올게요.”그 말을 끝으로 윤하경은 다시 몸을 돌려 나갔고, 이번에는 문세호가 더 부르지 않았다.아까 밖으로 나갔던 이정한은 사실 윤하경과 문세호의 대화를 다 듣고 있었다. 윤하경이 떠나자, 이정한은 활짝 웃으며 거실로 들어왔다.“회장님, 축하드립니다.”이정한은 입이 귀에 걸린 채 말했다.“제가 말씀드렸잖아요. 아가씨는 마음이 여리고 착해서, 결국 받아들이실 거라고요.”정작 문세호는 담담했는데, 이정한이 더 들떠 보였다.문세호는 천천히 고개를 끄덕였다. 윤하경이 떠난 쪽을 바라보는 눈가가 조금 붉어졌다.“그래... 하경이는 참 착한 아이야.”잠시 침묵이 흐른 뒤, 문세호가 문득 말했다.“아, 맞다. 너 얼른 재단사 불러 와. 치수 재서 옷 몇 벌 새로 맞추게.”문세호는 괜히 목소리에 힘을 줬다.“하경이 시집가는 날, 내가 말끔하게 차려입고 가야지!”“아이구, 그럼요!”이정한은 웃음이 떠나지 않은 얼굴로 대답하더니, 바삐 발걸음을 옮겼다....한편 윤하경이 차를 몰고 강씨 가문 저택으로 돌아왔을 때, 윤하민은 다행히 잠들어 있지 않았다. 장난감 방에서 혼자 장난감을 가지고 놀고 있었다.마침 한선아도 그 자리에 있기에, 윤하경은 문세호가 자신을 시집보내고 싶다고 했던 이야기를 꺼냈다.“원래는 형식만 갖추려던 거였는데... 그래도 어르신 마음이니까 제가 허락했어요.”윤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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