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사요?”윤하경이 잠시 멈춰 서며 물었다.“외할아버지께서 부른 분, 제가 아는 사람이에요?”왠지 불길한 예감이 들던 찰나, 바로 뒤에서 익숙한 목소리가 들려왔다.“당연히 알지.”뒤돌아본 윤하경은 오건우가 웃으며 서 있는 모습을 보고 깜짝 놀랐다. 오건우는 특유의 장난스러운 미소를 지으며 윤하경을 보자마자 살짝 눈썹을 들어 보였다.“여긴 어떻게 온 거예요?”윤하경이 어이없다는 듯 묻자, 하병철이 흐뭇하게 어깨를 두드리며 말했다.“내가 불렀지. 자, 식당으로 가자.”그 말에 하병철이 먼저 식당 쪽으로 걸어가고 윤하경은 서둘러 따라가면서 오건우에게 노골적으로 견제하는 눈빛을 보냈다. 오건우는 그런 윤하경을 보고 더욱 짓궂게 웃었다.세 사람이 식탁에 앉자, 집안 직원이 곧바로 아침 식사를 차려왔다. 하병철은 평소 검소한 편이라, 식탁에는 간단한 반찬과 죽만 준비되어 있었다.식사 도중, 하병철이 윤하경을 바라보며 물었다.“하경아, 오건우가 널 구하다가 손을 다쳤다고 하더라?”윤하경은 잠시 멈칫하다가, 조용히 고개를 끄덕였다.“네, 맞아요.”하병철이 오건우를 바라보며 미소 지었다.“고맙네. 자네 덕분에 우리 하경이가 무사하잖아.”오건우는 겸손하게 웃으며 말했다.“별말씀을요. 외할아버지. 하경 씨를 도운 건 제가 당연히 해야 할 일이었습니다.”윤하경은 오건우가 외할아버지를 ‘외할아버지’라고 부르는 게 영 어색하게 느껴졌고 왠지 알 수 없는 불편함이 마음 한구석에 남았다.“하경아.”윤하경이 고개를 들어 대답했다.“네, 외할아버지. 건우가 네 목숨을 구했으니 이따 좋은 보양식 좀 챙겨서 직접 건우 집에 가져다드려라.”하병철의 뜻이 너무 명확해서 윤하경은 순간 당황했고 누가 봐도 두 사람을 이어주고 싶어 하는 분위기였다. 그래서 윤하경은 본능적으로 거절했다.“근데... 회사에 가야 하는데요.”“오늘 하루 휴가야.”하병철은 단호하게 말을 잘랐다.“깊은 산속까지 다녀왔는데 하루쯤 쉬면 어때서? 더 이상 말하지 말고 그냥 내가 시키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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