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하경이 눈을 떴을 땐, 벌써 창밖으로 쏟아지는 햇살이 방 안을 가득 채우고 있었다. 순간 정신이 번쩍 들면서 문밖에서 다급하게 두드리는 소리에 얼른 몸을 일으켰다. 그런데 어젯밤 일 때문인지 온몸이 욱신거려 제대로 일어나기도 힘들었다.강현우가 평소보다 훨씬 거칠었던 밤이었기에, 몸 이곳저곳이 쑤시고 아팠다. 겨우 침대에서 내려와 두툼한 패딩을 아무렇게나 걸치고 머리가 지끈거리는 걸 겨우 달래며 문 앞으로 다가가 문을 열었다.문을 열자마자, 도연지가 급한 얼굴로 서 있었다.“대표님, 아직 안 깨났어요? 곧 출발해야 해요! 조금만 더 늦으면 차 놓쳐요.”그제야 윤하경은 어제 산길을 한참이나 걸은 게 생각났다. 도연지는 그때 너무 힘들었는지, 오늘은 일찍부터 준비를 마치고 출발할 준비를 하고 있던 모양이었다. 하지만 정작 윤하경이 내려오지 않으니 사람들 다 모일 때까지도 찾지 못했던 것이다.윤하경은 괜히 미안한 마음이 들어 작게 한숨을 쉬며 말했다.“미안해, 어제 좀 늦게 잤더니...”뜻밖에 윤하경이 미안하다고 하자, 도연지는 오히려 민망한 듯 코를 만지작거렸다. 여러 대표를 모시면서도 윤하경만큼 성격 좋은 사람은 처음이었기에, 어색하게 웃으며 말했다.“아, 괜찮아요. 그럼 짐 싸는 거 도와드릴까요? 빨리 챙기고 출발하면 될 것 같아서요.”그러면서 금방이라도 방 안으로 들어오려는 듯 움직였다. 그런데 윤하경은 방 안에 어젯밤의 흔적이 남아 있을까 봐 재빨리 도연지를 막았다.도연지는 그런 윤하경의 반응에 깜짝 놀라며 고개를 갸웃했다.“대표님, 왜 그러세요?”윤하경은 민망함을 감추려 살짝 기침하며 서둘러 대답했다.“아니 별일 아니야. 내가 알아서 할게. 금방 나갈게.”그렇게 말하고 문을 닫은 뒤, 방 안을 돌아보니 온통 어질러진 옷가지며 어젯밤의 흔적이 그대로 남아 있었다. 도연지에게 이런 모습을 들키기라도 하면 뭐라고 설명해야 할지 아찔했다.얼른 옷을 정리하고 짐을 챙긴 뒤, 도연지와 함께 1층으로 내려갔다. 이미 다른 사람들은 다 모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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