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l Chapters of 첫사랑을 잘못 보고 사랑한 죄: Chapter 401 - Chapter 410

434 Chapters

제401화 즐거운 데이트

민여진의 얼굴은 저도 모르게 붉어졌다. 솔직하게 인정하면 진시우의 말을 신경 쓰는 것처럼 보일까 봐 걱정됐다.하지만 임재윤은 입 꼬리를 살짝 올리며 정성스럽게 문자를 했다.“네가 내 말에 신경 써 줘서 기뻐.”민여진은 고개를 푹 숙인 채 반박할 말을 찾지 못하고 조용히 말했다.“그럼 왜 아무 반응도 없었어? 설마 엄 의사랑 시우 씨는 날 속인 거야?”“그 사람들이 널 속일 수는 있지만 설마 너한테 말을 건 남자까지 속였을까?”임재윤은 민여진의 눈을 깊이 바라봤다. 초점이 흔들리는 듯했지만 여전히 맑고 투명했다.그는 깊게 숨을 들이켰다.“여진아, 넌 항상 예뻤어. 내가 아무 말도 하지 않은 이유는...”그 순간 핸드폰 벨소리가 멈췄다. 민여진은 무슨 일인지 알아차리지 못한 채, 임재윤은 그녀에게 천천히 다가왔다. 그의 숨결이 그녀의 얼굴에 닿을 듯 가까웠고 민여진은 본능적으로 긴장하며 속눈썹이 떨렸다.부드럽고 따뜻한 입술이 그녀의 속눈썹에 살며시 닿았다. 찰나의 순간이라 체온은 금세 사라졌지만, 그 짧은 접촉에 진심과 아낌이 느껴졌다. 그의 숨소리도 조금 거칠어졌다.임재윤은 천천히 그녀에게서 물러나 말했다.“내가 해선 안 되는 행동을 할까 봐 두려워서 그래.”민여진은 머릿속이 하얘지며 티켓만 꼭 쥐고 있었다. 임재윤은 조용히 말을 이었다.“네 눈이 매력적이라 일부러 생각 안 하려고 했어. 그러니까 자책하지 마. 넌 언제나 괜찮은 사람이야.”언제나 괜찮은 사람?민여진은 숨조차 쉬기 어려울 정도로 가슴 한편이 따뜻해졌다.자신의 인생은 멈춰져 있다고 생각했는데, 자신을 아껴 주고 사랑 해주는 사람이 있다는 사실이 믿기지 않았다. 그리고 그 사람은 그녀를 괜찮은 사람이라 했다.“결정했어.” 민여진은 입꼬리가 살짝 올라간 채 조용하고 단호하게 말했다.“재윤아, 나랑 놀이 공원 같이 가 줄래?”임재윤의 눈빛엔 따스함이 담기고 망설임 없이 대답했다.“그래.”놀이 공원은 다음날 아침으로 가기로 했다. 민여진은 눈을 뜨자마자 아침에 오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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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02화 관람차는 타고 싶지 않아

임재윤의 손을 잡는다고?민여진은 무심코 손끝을 움직였다가 자신이 임재윤과 아주 가까이 앉아 있다는 걸 느꼈고실제로 그의 손끝이 닿자 급히 말했다.“저희는 그런 사이 아니에요. 연인 사이 아니에요.”“하하, 아니긴 뭐가 아니에요. 남자 친구의 눈빛이 그렇게 다정한데 그냥 친구예요? 아저씨도 다 겪어봤어요. 창피해할 필요 없어요.”운전기사는 웃으며 말했다.민여진은 흠칫하며 옆에서 느껴지는 시선을 인식했다.고개를 숙이고 있는 사이 임재윤의 손이 그녀의 손바닥을 스치며 무언가를 밀어 넣었다.만져 보니 블루투스 이어폰이었다.민여진은 어리둥절한 채 귀에 이어폰을 꽂았고, 그 순간 들려온 건 임재윤의 목소리였다.“곧 도착해. 내 옆에서 떨어지지 마.”임재윤은 이 방법으로 서로 쉽게 연락할 수 있게 했다.그가 하고 싶은 말을 그녀만 들을 수 있게도 만들었다. 묘한 기류가 두 사람 사이를 감돌았다.운전기사는 백미러로 그 장면을 똑똑히 보며 말했다.“하하, 아직도 남자 친구 아니라고 할 거예요? 아니면, 이렇게 다정할 수 있겠어요? 연인이아니라 부부죠? 외모도 잘 어울리고 정말 천생연분이네요.”민여진은 더 이상 해명해 봤자 소용없다는 걸 깨닫고 말없이 고개만 숙였다. 운전기사는 신이 나서 아내와의 러브스토리를 늘어놨고, 그렇게 수다를 떨다 보니 어느새 도착했다.임재윤이 계산하고 있는 사이 민여진은 먼저 차에서 내렸다. 눈은 보이지 않았지만 들려오는 소리만으로도 사람들이 북적이는 게 느껴졌다. 민여진은 두통이 심해지면서 때가 아니라고 생각했다. 그녀는 조심스레 한 발짝 앞으로 나아갔다.“조심해.”귀에 꽂힌 이어폰에서 목소리가 들려왔고, 곧이어 임재윤이 그녀의 손을 꽉 잡았다. 그리고단호하게 문자를 보냈다.“방금 무언가에 부딪칠 뻔했어. 혼자 움직이지 말고, 내 옆에 꼭 붙어 있어.”부딪칠 뻔했다고? 민여진은 아무것도 느끼지 못했지만, 임재윤이 그렇게 말하는 걸 보면 사실이라고 생각하고 조심스럽게 말했다.“미안해.”임재윤은 아무 말 없이 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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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03화 인채림과의 우연한 만남

그런 대답은 박진성도 한 적이 있었다. 심지어 직접 했다.그녀의 손을 꼭 잡고 유리창에 붙어 서서 민여진에게 지금 눈앞의 풍경이 어디인지 얼마나 아름다운지를 설명 해줬다.민여진은 불안감이 순식간에 온몸을 휘감았고 이상한 상상을 하면 안 된다며 임재윤과 박진성은 절대 같은 사람이 아니라고 억지로 침착해 지려고 했다.“괜찮아. 나 고소공포증이 있어.”그녀의 대답을 들은 임재윤은 잠시 말이 없었다. 그러다 이내 말했다.“알았어. 그럼 높은 곳은 가지 말고 회전목마는 어때?”“음...”임재윤은 민여진의 손을 잡고 줄을 서러 갔다.멀지 않은 곳에서 인채림이 친구와 함께 간식을 사고 있었고 친구가 놀란 듯 물었다.“너 그냥 그렇게 해고당한 거야? 임재윤이 그런 권력이 있다고? 대체 무슨 배경이야?”“나도 몰라. 원장님조차 그 사람한테는 공손하게 굴더라니까.”인채림은 짜증을 내며 아이스크림을 한입 베어 물고는 이를 악물며 말했다.“결국 다 그 못생긴 여자 때문이야! 그 여자가 없었다면 임재윤이 왜 날 쳐다보지도 않겠어? 내가 왜 일자리를 잃었겠냐고? 정말 이해가 안 가. 그렇게 못생긴 여자를 도대체 왜 좋아하는 거야? 눈이 나간 거 아냐? 안 역겨워?”“누가 알아.” 친구는 입을 삐죽이며 못마땅하며 저렇게 못생긴 여자가 잘생기고 돈 많은 남자한테 관심을 받는다는 괜한 추측까지 했다.“아마 그쪽 분야에 소질이 대단한가 보지 뭐.”“아, 진짜 그만 해. 역겨워! 임재윤이 그런 취향일 리가 없잖아.”친구는 어깨를 으쓱했다.“불 끄면 다 거기서 거기지, 뭐.”그 말에 인채림은 피식 웃음을 터뜨리며 친구를 쳤다.그때 친구는 옆에서 줄 서 있는 남녀를 힐끗 보더니 남자의 뒷모습을 가리켰다.“야, 저 남자 옷 잘 입었다. 키도 커. 모델 해도 되겠는데? 얼굴은 어떨지 모르겠네.”인채림은 별 흥미 없다는 듯 입을 삐죽이며 말했다.“잘생겨 봤자 임재윤만 하겠어?”“세상에 잘생긴 남자가 임재윤 하나뿐이냐? 혹시 모르잖아.”인채림은 온통 임재윤 생각뿐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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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04화 우리는 오래 함께 살아온 것 같아

여자는 비록 마스크를 쓰고 있었지만 눈이 정말 예뻤다. 드러난 피부도 매끄럽고 깨끗해서 얼굴 전체를 보지 않아도 미인이라는 건 분명했다. 하지만 그 미인은 절대 민여진이 아니었다.윤나연도 역시 줄을 서 있는 여자 쪽을 흘끗 보더니 의심스러운 말투로 말했다.“설마 저 사람이 그 못생긴 여자 아니겠지?”“당연히 아니지!”인채림은 놀라움과 분노로 얼굴이 붉어졌다. 놀란 건 다른 여자랑 데이트하고 있다는 거고, 분노한 건 자기를 속이려고 그 못생긴 여자를 핑계로 댔다는 사실이었다.그 못생긴 여자는 역시 아무것도 아니었어!그때 임재윤은 먹을 것 사고 돌아와 민여진의 옆에 섰다. 그녀를 사람들 사이에서 보호하듯 감쌌고 그 행동이 어찌나 다정다감한지 윤나연은 혀를 찼다.“평소에 차가운 성격인 임재윤이 여자한테 이렇게 자상하다니, 진짜 연인 사이인 거 맞네.”인채림은 질투심이 밀려왔다. 눈동자가 이리저리 굴러가더니 갑자기 씁쓸하게 웃었다.“나윤아, 네가 저 여자 입장이면 임재윤이 예전에 못생긴 여자랑 사귀었다는 얘기 들으면 기분이 어떻겠어?”윤나연은 단박에 대답했다.“당연히 기분 나쁘지! 나를 그런 애랑 같은 급으로 본 거잖아!”그 말을 하자마자 윤나연은 뭔가 깨달은 듯 인채림을 쳐다봤다.“야, 너 혹시...”인채림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고 그저 임재윤과 민여진을 향해 이를 악문 채 손가락을 깨물었고 눈엔 분한 감정이 가득했다.민여진은 마스크를 아래로 당기고 음식을 입에 넣다가 문득 누군가 자신을 보고 있다는 느낌에 뒤를 돌아봤다.임재윤은 문자로 물었다.“왜 그래? 음식 입맛에 안 맞아?”“아니야, 나한텐 딱이야.”민여진은 임재윤에게 자기가 뭘 좋아하는지 말한 적도 없는데 그가 사 온 건 전부 자기가 좋아하는 것들이었다. 소스까지 완벽했다.“다 맛있어.”그녀는 웃음을 참지 못하고 말했다.“재윤아, 가끔은 네가 내 마음속을 다 들여다보는 것 같아. 사 온 음식 중에 내가 안 좋아하는 게 하나도 없어. 우리, 정말 오래 같이 산 것 같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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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05화 커플 사진

임재윤은 한순간도 민여진의 얼굴에서 시선을 떼지 않았다. 그의 눈빛은 따뜻하고 다정했으며 그녀의 이마에 흐트러진 머리카락을 손으로 살짝 넘기고는 문자 보냈다.“응, 정말 잘했어.”민여진은 잠시 멈칫했다. 마치 칭찬을 바라는 사람처럼 느껴져 조금 부끄러웠다.“이제 뭐 하고 싶어?”임재윤이 물었다.“다 너한테 맞출게.”민여진이 말하려는 순간, 옆에서 셔터 소리가 들려왔다. 그녀는 소리에 민감했고 특히 카메라 셔터 소리에는 예민했다. 민여진은 즉시 소리가 나는 방향으로 고개를 돌렸다.임재윤도 반사적으로 그쪽을 바라보았다. 한 남자가 카메라를 들고 촬영하고 있었다.임재윤은 미간을 찌푸렸다. 남자도 자신의 무례를 눈치채고 급히 다가왔다.“죄송합니다. 전 사진작가인데요. 두 분의 분위기가 너무 좋고 또 너무 잘 어울리셔 저도 모르게 찍었네요. 불쾌하셨다면 바로 사진 삭제하고 사과드릴게요.”“사진이요?”민여진은 순간 멍해졌다.남자의 눈이 반짝였다.“네! 전 사진에 꽤 자신 있어요. 보세요. 이 사진 분위기 정말 아름답지 않나요? 이걸 플랫폼에 올리면 최소 좋아요 10만은 받을 거예요! 게다가 회전목마에서 두 분이 탄 모습도 찍었어요!”상대는 자신이 찍은 사진을 자랑하듯 보여줬다. 민여진은 잠시 망설이다가 미소 지으며 말했다.“죄송하지만 전 볼 수가 없어요.”“네?” 그제야 남자는 그녀의 눈은 아름답지만, 초점을 잃고 있다는 것을 알아챘고 안타까운 표정을 지었다. 그러나 곧 흥분해서 말했다.“그렇다면 시각 장애가 있음에도 남자 친구 분이 놀이 공원에 데려다주신 건가요? 두 분의 사랑이 정말 감동적이네요! 그래서 사진 속 분위기가 이렇게 따뜻했던 거군요!”민여진은 이 남자가 좀 이상하다는 걸 확신했다.만약 임재윤이 말을 하지 못한다는 사실까지 안다면 더 놀랐을지도 모른다.“회전목마를 탈 때 몰래 찍으셨죠?”“그럼요!”남자가 말했다.“남자 친구 분이 그쪽을 바라보는 눈빛이 정말 다정했거든요. 그쪽은 세상을 느끼고 있었고 그는 그런 당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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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06화 미련을 버리지 못하고

“아니에요, 괜찮아요! 오히려 제가 감사하죠. 이렇게 예쁜 사진이 어떻게 저 혼자만의 공로겠어요.” 남자는 머리를 긁적이며 순박하게 웃었다. “그럼 전 이만 가볼게요. 백년해로하시고 얼른 예쁜 아기 낳으세요!”민여진이 임재윤과의 관계를 해명할 틈도 없이 말을 마친 남자는 쏜살같이 사라졌다. 옆에 있는 남자의 따가운 시선을 느낀 민여진은 작은 목소리로 해명했다. “너무 빨리 가버렸어. 그리고 우리가 사귀는 사이가 아니라고 말해도 그 사람은 믿을 것 같지도 않고. 복잡하게 돼버렸네.”“알아. 그러니까 다음엔 굳이 해명하지 않아도 돼. 그럼 내가 더 기쁠 것 같아.”임재윤이 미소를 짓자 민여진은 민망해졌고 덩달아 배까지 불편해지는 기분이었다. 그녀가 아랫배에 손을 얹자 임재윤은 바로 알아차렸다. “화장실 가고 싶어?”민여진이 멋쩍게 고개를 끄덕이자 임재윤은 그녀의 손을 잡았다. “내가 데려다줄게.”그는 그녀를 데리고 인파를 헤치고 목적지에 도착했다. “안에 들어가서 다른 사람에게 물어봐. 난 밖에서 기다릴 테니 무슨 일 있으면 나 불러.”“응.”민여진은 뭐라 설명할 수 없는 안도감을 느끼며 임재윤이 알려준 방향으로 걸어 들어갔다. 마침 안에 여자가 한 명 있어서 그녀에게 부탁해 화장실 칸으로 안내받았다.문을 열고 나오자 화장실은 꽤 조용해졌다. 더듬거리며 세면대로 가 손을 씻는데 인채림이 모자를 쓰고 들어왔다.그녀는 민여진을 불만과 원망이 가득한 눈빛으로 바라보았다. 그녀는 민여진은 왜 임재윤의 예쁨을 받을 수 있고 자기는 안 되는지 이해할 수 없었다.아까 회전목마에서 두 사람의 알콩달콩한 모습은 그녀의 속을 뒤집어 놓았다.인채림은 민여진 옆자리로 가 손을 씻으며 끓어오르는 화를 억누르고 비아냥거리며 말했다. “오늘 아주 행복하셨겠어요? 임재윤 씨가 그쪽을 아주 사랑하고 잘해준다고 생각하죠?”민여진이 손 씻는 동작을 잠시 멈추자 인채림이 비웃으며 말했다. “있잖아요. 너무 순진하게 굴지 마세요! 그 사람 보름 전만 해도 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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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07화 평생 마스크 신세

민여진은 인채림에게서 솟구치는 질투심을 감지하고 본능적으로 한 걸음 뒤로 물러섰지만 이미 때는 늦었다. 여자는 이미 이빨을 드러내며 달려들어 그녀의 마스크를 확 잡아챘다.마스크를 벗기자 붕대를 감은 얼굴이 보였다.그러자 인채림은 무언가를 알아챘다는 듯 흥분해서 말했다. “그럴 줄 알았어요! 위쪽 얼굴은 나았지만 아래쪽 얼굴은 도저히 사람들에게 보일 수 없는 거죠? 그래서 마스크로 그 흉측한 얼굴을 가리고 다니는 거잖아요!”민여진은 그녀의 말에 대꾸하지 않고 미간을 찌푸리며 말했다. “마스크 돌려주세요.”하지만 인채림은 민여진의 비밀을 폭로했다는 생각에 기쁨과 동시에 차가운 조롱을 퍼부었다. “민여진 씨, 자기가 아주 예쁘다고 생각해요? 밖에 나가면 마기꾼이 얼마나 많은 줄 알아요? 게다가 그쪽 얼굴 상태가 얼마나 심각했는데 회복될 리가 없잖아요! 당신은요, 평생 마스크나 쓰고 다녀야 할 신세라고요!”민여진은 동요하지 않았다. “설령 제가 평생 마스크를 쓰고 다닌다고 해도 괜찮아요. 그건 제 문제니까요. 간호사님은 시간 있으면 교양이나 좀 더 쌓는 게 어때요? 그래야 앞으로 일자리 구하기 쉬울 텐데요.”이 말은 인채림의 아픈 곳을 정확히 찔렀다.병원에서 해고된 후 그녀는 도무지 일자리를 구할 수 없었다. 원래 그녀의 스펙이라면 병원에서 두 손을 들고 환영해야 마땅했지만 가는 곳마다 이력서를 보자마자 태도를 바꿔 그녀를 거절했다.이 모든 배후가 임재윤이 아니면 누가 이렇게까지 손을 쓸 수 있겠는가.그리고 이 모든 것의 원흉은 바로 민여진이었다!인채림의 눈에서 질투의 불길이 터져 나오더니 갑자기 막무가내로 달려들었다.하지만 민여진은 바로 이상함을 느끼고 손을 뻗어 그녀의 손을 붙잡았다. “뭐 하는 짓이죠?”인채림은 이를 악물었다. “당신 같은 여자는 평생 방구석에 처박혀 고개도 못 들고 살아야 해요. 어떻게 뻔뻔하게 밖에 나올 수 있고 어떻게 감히 임재윤 씨와 함께 있을 수 있죠! 당신 주제를 똑똑히 알려줄게요!”민여진은 아무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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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08화 널 잃고 싶지 않아

민여진이 차갑게 말했다.인채림은 그녀가 동요하지 않는 모습에 화가 치밀어 아예 마스크를 바닥에 던지고 구두로 세게 짓밟았다. “마스크 갖고 싶어? 바닥에 있으니 직접 찾아봐! 그걸 찾으려고 계속 화장실에 숨어 있을지, 아니면 임재윤이 사람들에게 손가락질당하는 걸 무릅쓰고 밖으로 나갈지 궁금하네?”말을 마친 인채림은 서둘러 모자를 쓰고 밖으로 나갔다.민여진은 그녀를 붙잡을 새도 없이 몸을 굽혀 마스크를 찾기 시작했다.바닥의 축축한 습기와 불쾌한 냄새에 민여진은 속이 메스꺼웠지만 이 얼굴로 밖에 나갔을 때 받게 될 차가운 시선을 생각하니 이를 악물고 찾을 수밖에 없었다.그녀가 바닥을 더듬고 있는 그때, 귀에 꽂힌 블루투스 이어폰에서 갑자기 남자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여진아, 아직이야?”민여진의 이마에 식은땀이 맺혔다. 그녀는 숨을 깊게 들이쉬고 다시 이를 악물며 마스크를 찾기 시작했다.바로 이때, 여자 화장실에 몇 사람이 들어왔다가 혼자 웅크리고 앉아 무언가를 찾고 있는 민여진을 보고 누군가 친절하게 물었다. “저기요? 뭐 찾으시는 거예요? 도와드릴까요?”민여진이 고개를 들었다.순간 한 여자가 날카롭게 비명을 질렀다. “귀신이다!”여자들이 잔뜩 겁을 먹자 민여진은 황급히 고개를 숙여 얼굴을 가렸다. 그녀는 죄송하다고 중얼거리며 옷깃으로 얼굴을 가리더니 벽을 더듬으며 밖으로 나갔다.여자 화장실은 나왔지만 건물 밖으로 나가려면 아직 벽 하나를 더 지나야 했다. 민여진은 문 앞에 멈춰 서서 감히 움직이지 못하고 떨리는 목소리로 물었다. “재윤아, 거기 있어?”귓가에서 거의 즉시 대답이 돌아왔다. “있어.”곧이어 임재윤이 의아한 듯 물었다. “왜 그래, 무슨 일 있었어? 왜 안 나와?”민여진은 손으로 자신의 얼굴을 만졌다. 딱딱하고 울퉁불퉁한 흉터 자국, 밖에 나가면 어떤 이상한 시선을 받게 될지 상상할 수 있었다.“나... 나 여기 일이 좀 생겨서 그러는데 가서 마스크 좀 사다 줄 수 있어?”수화기 너머에서 잠시 침묵이 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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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09화 준비됐어?

“재윤아...” 민여진은 마음이 따뜻해져 입꼬리를 당기며 말했다.“나 위로할 필요 없어. 내 얼굴이 어떤지 나도 잘 알아. 지난 4년 동안 난 이미 사람들의 말과 행동에 익숙해졌어. 그래서 내가 이 모습으로 사람들 앞에 나타나면 사람들이 어떤 눈빛으로 날 쳐다볼지 잘 알아.”“그게 신경 쓰여?”민여진은 고개를 저었다. 예전에는 상처받았을지 몰라도 지금은 아니었다. 그렇지 않았다면 안진 마을에서 살지도 않았을 것이다.“신경 쓰이지 않는다면 왜 나가지 않으려는 거야?” 임재윤이 진지하게 말했다. “내가 기억하는 민여진은 세상의 속된 시선 따위는 신경 쓰지 않고 자기만의 편안한 세상에서 사는 사람이었어. 너를 평가하는 사람들은 그저 스쳐 지나가는 사람일 뿐이라 눈 깜짝할 사이에 널 까맣게 잊어버릴 텐데, 왜 그들에게 네 모습을 보여주기 싫어하는 거지?”민여진의 몸이 굳어졌다.임재윤이 물었다. “나 때문이야?”순간, 민여진의 두 눈동자에 파문이 일었고 안색이 미묘하게 변했다.그녀의 머릿속에는 통제할 수 없이 방금 인채림이 했던 말들이 떠올랐다.‘민여진, 뭐가 그렇게 잘났어? 당신은 그저 임재윤 씨를 먼저 알았을 뿐이야! 그리고 정말 당신 얼굴을 신경 안 쓴다면 왜 돈 들여서 얼굴을 고쳐 주겠어? 남자는 다 체면을 중요하게 생각해. 당신을 밖에 데리고 다녀도 남들에게 비웃음 사지 않게 하려는 거라고. 지금은 만나는 사람이 적어서 그렇지만 원래 세계로 돌아가면 알게 될 거야, 당신은 아무것도 아니라는 걸!’미처 생각을 정리하기도 전에 차갑고 커다란 손이 민여진의 손을 감쌌다. 그가 자연스럽게 그녀의 손을 잡자 민여진은 깜짝 놀랐다.임재윤이 그녀에게 물었다. “준비됐어?”민여진은 그제야 임재윤의 뜻을 알아차리고 거부하며 고개를 저었다. “됐어! 재윤아, 그냥 네 옷 벗어서 내 머리에 씌워줘. 사람들이 너 비웃을 거야!”“사람들은 날 부러워할 뿐이야.” 이어폰에서 들려오는 기계음이었지만 진심이 가득 담겨 있었다. “난 지금 내 인생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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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10화 내 마음은 오직 너 한 사람 거

“그래서, 이렇게 4년을 보낸 거야?”민여진은 잠시 멈칫했다. 곧 이어폰에서 목소리가 들려왔다. “여진아, 네가 뭘 잘못했다고 이렇게 힘들어야 해?”“미안해. 내가 좀 더 일찍 널 지켜줄 수 있었더라면 좋았을 텐데.”순간, 민여진은 목이 메고 온몸에 힘이 빠지는 듯했다. 서러움이라는 감정이 밀려와 가슴 속에서 거듭 휘몰아치며 민여진의 눈시울을 붉혔다.그녀는 원래 괜찮았다. 하늘의 불공평함에도 이미 익숙해졌고 이는 그녀의 고집에 대한 벌이라고 여겼다. 하지만 지금 임재윤의 따뜻한 걱정은 민여진이 수년간 겪어온 고통을 더는 숨길 수 없게 만들었다.한참이 지나서야 그녀는 겨우 마음을 가라앉히고 울고 싶은 충동을 필사적으로 참으며 고개를 들어 웃었다. “재윤아, 네가 왜 나한테 사과해? 이건 너랑 아무 상관 없는 일이잖아. 그리고 난 지금 이렇게 안정적으로 사는 것만으로도 아주 만족해.”“어쩌면 난 마음이 강해서 아무렇지도 않다고 생각할 수도 있고 그래서 이미 잊어버렸을지도 몰라.”임재윤은 그녀의 웃는 얼굴을 보며 말로할 수 없는 마음의 통증을 느꼈다.그는 그녀를 품에 안았다. 이 순간, 그는 그저 자신의 온기를 다해 그녀의 심장에 깊게 파인 상처를 덮어줄 수밖에 없었다. 비록 이런 행동이 가져다주는 반응은 미미할지라도 말이다.민여진은 코를 훌쩍이더니 눈가에 맺힌 마지막 눈물을 닦아내며 말했다. “재윤아, 나 감성팔이는 싫어해. 난 내가 남보다 불쌍하다고 생각하지 않아. 만약 네가 날 가엾게 여기는 거라면, 네 전 여자친구처럼 두 눈을 잃고 제대로 살지 못하는 날 동정하는 거라면, 네 원래 자리로 돌아가 줬으면 좋겠어.”“나 민여진은 그 어떤 동정도 필요 없어.”작지만 단호한 그녀의 목소리는 동정받고 싶지 않다는 그녀의 결심을 증명했다.임재윤은 따뜻한 손으로 민여진의 얼굴을 들어 올렸다.숨결이 가까워지는 순간, 민여진은 눈을 감았고 입술이 맞닿자 그녀는 참았던 눈물을 흘리고 말았다.만약 그녀의 마음을 견고한 캐슬에 비유한다면 임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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