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서, 이렇게 4년을 보낸 거야?”민여진은 잠시 멈칫했다. 곧 이어폰에서 목소리가 들려왔다. “여진아, 네가 뭘 잘못했다고 이렇게 힘들어야 해?”“미안해. 내가 좀 더 일찍 널 지켜줄 수 있었더라면 좋았을 텐데.”순간, 민여진은 목이 메고 온몸에 힘이 빠지는 듯했다. 서러움이라는 감정이 밀려와 가슴 속에서 거듭 휘몰아치며 민여진의 눈시울을 붉혔다.그녀는 원래 괜찮았다. 하늘의 불공평함에도 이미 익숙해졌고 이는 그녀의 고집에 대한 벌이라고 여겼다. 하지만 지금 임재윤의 따뜻한 걱정은 민여진이 수년간 겪어온 고통을 더는 숨길 수 없게 만들었다.한참이 지나서야 그녀는 겨우 마음을 가라앉히고 울고 싶은 충동을 필사적으로 참으며 고개를 들어 웃었다. “재윤아, 네가 왜 나한테 사과해? 이건 너랑 아무 상관 없는 일이잖아. 그리고 난 지금 이렇게 안정적으로 사는 것만으로도 아주 만족해.”“어쩌면 난 마음이 강해서 아무렇지도 않다고 생각할 수도 있고 그래서 이미 잊어버렸을지도 몰라.”임재윤은 그녀의 웃는 얼굴을 보며 말로할 수 없는 마음의 통증을 느꼈다.그는 그녀를 품에 안았다. 이 순간, 그는 그저 자신의 온기를 다해 그녀의 심장에 깊게 파인 상처를 덮어줄 수밖에 없었다. 비록 이런 행동이 가져다주는 반응은 미미할지라도 말이다.민여진은 코를 훌쩍이더니 눈가에 맺힌 마지막 눈물을 닦아내며 말했다. “재윤아, 나 감성팔이는 싫어해. 난 내가 남보다 불쌍하다고 생각하지 않아. 만약 네가 날 가엾게 여기는 거라면, 네 전 여자친구처럼 두 눈을 잃고 제대로 살지 못하는 날 동정하는 거라면, 네 원래 자리로 돌아가 줬으면 좋겠어.”“나 민여진은 그 어떤 동정도 필요 없어.”작지만 단호한 그녀의 목소리는 동정받고 싶지 않다는 그녀의 결심을 증명했다.임재윤은 따뜻한 손으로 민여진의 얼굴을 들어 올렸다.숨결이 가까워지는 순간, 민여진은 눈을 감았고 입술이 맞닿자 그녀는 참았던 눈물을 흘리고 말았다.만약 그녀의 마음을 견고한 캐슬에 비유한다면 임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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