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l Chapters of 첫사랑을 잘못 보고 사랑한 죄: Chapter 411 - Chapter 420

731 Chapters

제411화 내가 널 사랑한다는 것만 알면 돼

민여진은 살짝 미소 지으며 그의 손을 다시 잡았다.주위의 많은 사람들이 축복을 건넸고 놀이공원 직원들도 이를 보고 꽃다발을 들고 와서 축하해 줬다.“두 분께 드리는 거예요! 정말 행복해 보이세요. 꼭 오래오래 함께하세요!”민여진은 꽃다발을 받아 들고 감사의 인사를 전했다.인파 속 누군가 휘파람을 불며 외쳤다.“백년해로하세요!”이토록 많은 사람들의 따뜻한 축복을 받은 건 처음이라 민여진의 마음은 훈훈하기 그지없었다.“여진아.”핸드폰에서 나오는 기계음조차 웃음기를 머금은 듯 민여진의 귀에 달콤하게 들려왔다.“나 정말 행복해. 오늘은 내 인생에서 가장 행복한 날이야.”민여진은 자신을 잡고 있는 남자의 손이 긴장으로 땀이 흥건한 것을 느끼고 웃음을 터뜨렸다.“나도야, 나도 정말 행복해.”민여진의 얼굴이 바람에 노출되는 것을 걱정한 임재윤은 그녀에게 마스크를 씌워주고 병원으로 돌아가 붕대를 다시 감았다.진시우는 병실로 돌아오는 두 사람의 맞잡은 손을 보고 눈을 치켜떴다.“무슨 상황이야? 드디어 사귀는 거야?”부끄러워하며 손을 빼려 하는 민여진의 손을 임재윤은 더 꼭 잡으며 놓아주지 않았다.이를 본 진시우가 웃으며 말했다.“임재윤, 둘이 이렇게 좋은 결과 맺은 거 내 공이 절반인 거 알지? 그러니까 그 프로젝트, 너희 회사에서 우리 쪽 비율 좀 더 깎아줘야겠어.”회사?민여진은 잠시 멈칫하며 고개를 들어 물었다.“시우 씨, 두 분 같은 회사 아니었나요?”“당연히 아니지.”진시우가 대답했다.“재윤이랑 난 그냥 협력 관계일 뿐이죠. 재윤이느 엄청 큰 자기 회사를 가지고 있어요. 하루에 벌어들이는 돈으로 괜찮은 부지도 살 수 있을 정도죠. 둘이 결혼하면 여진 씨는 그냥 앉아서 돈만 세면 돼요.”민여진은 가슴이 답답해졌다.‘시우 씨가 저렇게 말할 정도라면 재윤이네 회사는 정말 대단한 거겠지. 재윤이가 그렇게 대단하다니... 내가 무슨 자격으로...’“근데 왜 나는 재윤이가 회사 사람들과 연락하는 걸 본 적이 없죠?”민여진이 조심스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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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12화 들킴

“그래.” 민여진은 고개를 떨구며 말했다.“네가 나를 사랑하는 건 알아. 하지만 나는 너에 대해 아무것도 몰라. 재윤아, 솔직히 나... 불안해.”이 말을 들은 임재윤은 잠시 침묵에 빠졌다. 마치 깊은 생각에 잠긴 듯했다. 그리고 마침내, 임재윤이 말했다.“좋아, 알고 싶은 거 뭐든 물어봐. 다 대답할게.”“내 회사 본사는 독일에 있어. 부모님도 거기 계시고. 나랑 부모님은 사이가 별로 좋지 않아서 자주 연락하지는 않아. 우리 집에 자식은 나 혼자야. 장기적으로 거주하는 곳도 없어, 지금 막 독일에서 돌아온 참이라. 그리고...”임재윤은 잠시 멈추었다가 다시 핸드폰을 두드렸다.“내 얼굴은 너도 알고 있잖아.”“내가 알아?”민여진은 멍하게 한참을 서 있다가 고개를 저으며 혼란스러워했다.“어떻게 알아? 나는 볼 수 없는데, 실명하기 전에는 널 알지도 못했어.”임재윤이 말했다.“그날 밤, 네가 손으로 내 얼굴을 만졌잖아?”민여진은 순간 얼어붙었다가 그제야 임재윤이 일부러 하는 소리라는 걸 눈치챘다.민여진은 뺨이 붉게 달아오르며 급히 변명했다.“그건... 실수였어.”“나는 그때 네가 나에게 고백할 용기를 주는 줄 알았어.”임재윤은 고개를 숙여 조심스럽게 민여진의 입술에 키스했다.“여진아, 네가 뭘 걱정하는지 알아. 네가 나에 대해 아는 게 너무 적으니까, 혹시 내가 장난삼아 다가왔다가 사라져버릴까 봐 두려운 거지. 네가 아는 건 내 이름뿐이고, 만약 내가 사라지면 찾을 방법도 없으니까.”임재윤의 까만 눈동자는 너무나 진지했다.“그래서 나는 네게 안전감을 충분히 줄 거야. 네 얼굴이 다 회복되고 내 두 번째 수술이 끝나면 우리 부모님께 데려가 소개할게, 어때?”민여진은 입술을 깨물었다. “괜찮아... 부모님께 빨리 인사드리고 싶어서 한 얘기가 아니야.”“너는 아니지만 내가 원해, 하루라도 빨리 소개하고 싶어.”임재윤은 절절한 눈빛으로 민여진을 바라보며 속삭였다.“너 아무 데도 못 가고 내 신부가 되게 꽁꽁 내 옆에 묶어둘 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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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13화 분명히 박진성이 고백한 거야

“맞아요, 저는 아까 놀이공원에 있었어요. 그런데... 무슨 일이신가요?”민여진이 조심스럽게 물었다.“별일은 아니에요.”여인은 약간 경멸이 섞인 어조로 말했다.“그냥 놀랐을 뿐이에요. 당신 같은 사람이 어떻게 박 대표님의 눈에 들었는지 궁금해서요. 대체 어떤 매력을 가진 여자인지 직접 보러 온 건데 막상 보니까…”여인은 비웃듯이 말했다.“박 대표님도 평소에 산해진미를 너무 드셨나 보다. 갑자기 죽 맛도 보고 싶으신가 봐?”민여진의 표정이 순간 굳어졌다.“박 대표님이요?”여인은 눈썹을 치켜올리며 말했다.“왜요, 박 대표님이 당신한테 외부에 관계를 알리지 말라고 했어요?”박 대표란 소리에 민여진은 갑자기 숨조차 쉬기 힘들었지만 애써 침착하려 애썼다.“제가 잘 이해를 못 해서 그러는데, 그쪽이 말하는 박 대표님이 누구죠?”“누구냐고?”여인은 뜻밖이라는 듯 웃으며 말했다.“당연히 박진성이지.”그 말을 듣는 순간, 민여진의 머릿속이 산산조각 나버렸다. 그녀는 커다래진 눈으로 충격에 휩싸인 채 여인의 옷깃을 잡아당겼다.“지금 뭐라고 했어요! 다시 말해봐요!”“뭐 하는 거야! 이거 빨리 놔! 당신 미쳤어?”여인은 놀라서 소리를 질렀다.“계속 이러면 간호사 부를 거야! 당장 놓으라고!”민여진의 눈동자는 심하게 떨렸고 머릿속은 새하얗게 비어버렸다.‘박진성? 박진성? 나와 함께 있던 건 분명히 임재윤이었는데! 어떻게 박진성일 수가 있어?’“증거 있어요? 무슨 근거로 임재윤이 박진성이라고 히는 거죠? 당신, 거짓말하는 거죠? 그는 분명히 임재윤이에요!”여인은 짜증스럽게 민여진을 밀쳐내고 옷을 정리했다.“나는 임재윤이 누군지 몰라. 다만, 내 친구가 보내준 사진에선 분명히 박진성이 당신에게 고백하고 있었어!”순간, 민여진의 얼굴에서는 핏기가 사라지고 더없이 창백해졌다. 여인의 말만이 머릿속에 계속 울려 퍼졌다.‘나는 임재윤이 누군지 몰라. 다만, 내 친구가 보내준 사진에선 분명히 박진성이 당신에게 고백하고 있었어!’“말도 안 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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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14화 불안 그리고 의심

민여진은 힘겹게 일어나 확인하러 가려다가 다시 제자리에 굳어버렸다. 만약 임재윤이 진짜 박진성이라면 아무리 물어본들 제대로 된 답을 얻을 수 있을까? 그는 분명 모든 걸 철저히 숨길 준비를 했을 것이다. 민여진은 머리를 감싸 쥐고 눈물을 흘렸다. 처음엔 귀찮아하던 여인은 민여진의 이런 모습을 보고 약간의 연민을 담아 말했다.“남자 하나 때문에 이렇게까지 울 필요가 있어? 당신이 그의 정체를 몰랐다는 걸 보면 적어도 돈이 목적은 아니겠네. 이제 막 시작한 사이니까 감정도 별로 없을 테고, 그냥 얼른 헤어져. 짧게 아픈 게 나아.”여인은 냉정하게 덧붙였다.“박 대표님은 절대 당신이랑 결혼하지 않을 거야. 헛된 꿈 꾸지 마. 너만 특별할 거라고 착각하지도 말고. 아마 치료 기간 동안 자기 정체를 모르는 눈먼 여자를 데리고 시간을 때우려는 거겠지. 빨리 정신 차려. 그래야 덜 다쳐. 박 대표님 같은 남자 당신이 감당할 수 없어.”민여진은 서서히 정신을 차리고 비틀거리며 일어나 떨리는 목소리로 말했다.“사진... 사진을 저한테 보내줄 수 있어요?”“그러지 뭐. 당신 휴대폰 줘봐.”민여진이 주머니에서 휴대폰을 꺼내자 여인은 얼굴을 찡그리며 투덜댔다.“뭐야, 이거 2G폰이잖아. 블루투스도 안되는데 사진을 어떻게 보내?”“문자로 보내주세요.”여인은 귀찮아하면서도 결국 사진을 보내주고 자리를 떠났다.휴대폰을 꽉 쥔 민여진의 온몸은 얼어붙은 것처럼 떨렸다. 마치 끓어오르는 물에 찬물을 끼얹은 듯한 충격이었다. 임재윤이 박진성이라는 이 얼토당토않는 소리를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었다. 하지만 이 여인과는 원한도 없는 사이인데 굳이 거짓말을 할 이유가 있을까? 진짜인지 거짓인지, 확인이 필요했다. 민여진의 마음속에서 행복이라는 감정이 사라지고 있었다. 심장은 마치 칼로 얇게 얇게 저며지는 듯했고 남은 것은 두려움과 불안뿐이었다.“여진아.”갑자기 익숙한 기계음과 함께 임재윤이 천천히 다가오며 물었다.“옷 다 빨았어? 왜 이렇게 늦게까지 안 돌아오고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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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15화 사진을 누구에게 보낼까요

민여진이 그렇게까지 말하자 임재윤은 더 고집하지 않고 병원의 간호사 한 명을 붙여 그녀와 동행하게 했다.“여진 씨, 우리 먼저 슈퍼에 가서 생리대부터 살까요?”간호사의 질문에 민여진은 잠시 망설이다가 답했다.“먼저 휴대폰 가게로 가요. 휴대폰을 좀 수리하고 싶어서요.”“휴대폰이 고장 났어요?”“네, 소리가 좀 작아졌어요.”간호사는 별다른 의심 없이 민여진을 데리고 휴대폰 가게로 갔다.가게에 들어서자, 민여진은 간호사에게 말했다.“제가 들어가 휴대폰 수리하는 사이에 슈퍼에 가서 생리대 좀 사다 줄 수 있을까요?”간호사는 망설이며 말했다.“근데 임재윤 씨가 여진 씨 곁을 절대 떠나지 말라고 당부하셨는데요.”민여진은 웃으며 말했다.“그건 누군가 절 따라다닐까 걱정해서 그런 거죠. 휴대폰 가게 안에서야 누가 감히 나를 납치하겠어요? 휴대폰 가게 사장님도 있는데.”“하지만...”“전 단지 빨리 외출을 마치고 돌아가고 싶어서 그래요. 그래야 간호사님도 빨리 퇴근할 수 있잖아요?”간호사는 잠시 생각하다가 고개를 끄덕였다.“좋아요. 하지만 여진 씨, 절대 다른데 혼자 가면 안 돼요. 전 바로 맞은편 슈퍼에 가서 물건 사갖고 바로 올게요.”“네.”간호사가 가자 민여진은 가게 안으로 냉큼 들어갔다. 휴대폰 가게 사장이 반갑게 다가왔다.“손님, 뭘 도와드릴까요?”민여진이 휴대폰을 꺼내자 가게 사장이 또 물었다.“고장이 난 거예요? 아니면 새걸로 바꾸려는 건가요?”“그게 아니라...”민여진은 잠시 머뭇거리다가 말했다.“휴대폰 문자함을 열면 사진 한 장이 있을 거예요. 그 사진을 다른 사람에게 보내줄 수 있나요?”“네?”가게 사장은 귀를 의심했다.“장난하시는 거 아니죠? 저희는 그런 서비는 없어요.”“걱정 마세요. 돈은 드릴게요.”가게 사장은 표정을 바꾸며 말했다.“좋아요.”그는 자리에 앉아 민여진의 휴대폰을 열어 사진을 확인했다. 사진은 놀이공원 입구에서 찍은 커플 사진이었다. 가게 사장은 사진 속 여자의 옷을 보고 다시 민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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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16화 나 솔직히 상처받았어

민여진이 휴대폰 번호를 불러주자 사장은 재빠르게 사진을 전송했다.“됐어요!”“감사합니다.”민여진은 돈을 꺼내 휴대폰 가게 사장에게 건넨 뒤 문 앞에 서서 조현준에게 전화를 걸었다. 상대방은 곧바로 전화를 받았다. 민여진은 깊게 숨을 들이쉬고 나서 말했다.“현준 오빠, 내가 보낸 사진 받았어요?”상대방은 잠시 침묵하더니 쓴웃음을 지으며 말했다.“그 사진, 네가 보낸 거였구나. 여진아, 내 심장이 강철로 만들어졌다고 생각하는 거야? 나를 거절하고 임재윤이랑 사귄다고 이렇게 다정한 사진까지 보내서 나더러 구경하라고?”민여진은 순간 멍해졌지만 급히 해명했다.“아니에요! 그런 뜻이 아니라...”조현준은 부드럽게 웃었다.“신경 쓰지 마, 그냥 농담한 거야. 솔직히 조금 상처받긴 했지만 사진 속 네가 행복해 보여서 그걸로 됐어.”그 말을 들은 민여진은 고개를 떨구었다.“현준 오빠, 내가 이 사진을 보낸 건 사실 다른 이유가 있어요. 혹시... 박진성이라는 사람을 알아요?”“박진성?”조현준은 의외라는 듯 중얼거리며 잠시 생각에 잠겼다.“양성 박씨 가문의 외아들 말하는 거지? 아주 성공한 사업가라고 소문을 조금 들은 적 있어.”민여진은 초조하게 물었다.“그럼 직접 본 적은 있나요?”“없지. 여진이 너 나를 너무 대단하게 보는 거 아니야? 그런 사람은 같은 상류층이 아니면 직접 만날 일 없어. 나는 그냥 평범한 회사원일 뿐이고.”그랬다. 박진성은 늘 신비로웠고 비즈니스 파티에서도 얼굴을 드러내는 일이 거의 없었다. 인터넷에 도는 사진도 손에 꼽을 정도였다. 어쩌면 사진조차 교체되었을지도 모른다. 민여진은 조심스럽게 말했다.“현준 오빠, 내 부탁이 이상하게 들릴 수도 있지만 혹시 시간 내서 박진성의 생김새를 알아봐 줄 수 있겠어요? 그리고 내가 보낸 사진 속 남자랑 비교해 줘요. 나 지금 현준 오빠 외에 믿을 수 있는 사람이 없어요.”조현준은 민여진의 간절함과 무력함을 느끼고 바로 대답했다.“네가 부탁하는 거라면 나야 당연히 최선을 다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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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17화 마사지해 줄게

“괜찮아요.” 민여진이 대답했다.“생각해 보니 갈아입을 옷은 충분히 있어요. 대신 저랑 같이 애완동물 가게에 가줄래요?”“애완동물 가게?”“네.”박진성이 개털 알레르기가 있다는 사실을 민여진은 너무나 선명히 기억하고 있었다. 만약 임재윤이 박진성이라면, 그 역시 알레르기가 있을 것이다.“그냥 좀 심심해서요. 애완동물 가게를 둘러보고 싶네요.”간호사는 민여진의 뜬금없는 제의에 의아했지만 깊게 신경 쓰지는 않았다. 두 사람은 맞은편 애완동물 가게에 들어갔다. 민여진은 털이 잘 빠지는 강아지를 안고 오랫동안 만지다가 한참 후에야 겨우 내려놓았다.간호사와 함께 병원으로 돌아온 민여진은 병실 문 앞에서 여러 번 심호흡을 한 후에야 문을 밀고 들어갔다. 마침 도시락 박스를 열고 있던 임재윤은 민여진을 보자 부드럽게 말했다.“밥시간에 딱 맞춰 왔네. 어서 손 씻고 와서 같이 먹자.”“응.”민여진은 외투를 벗어 소파 위에 던져두고 화장실로 향했다. 손을 씻는 척 물을 틀어 놓고 어느 정도 시간이 지나자 물을 끄고 손을 살짝 적신 후 나왔다.“여진아, 오늘 식사는 불고기 덮밥이랑 소시지 볶음밥이 있는데, 뭐 먹을래?”“아무거나.”민여진은 대수롭지 않게 대답하고는 몇 걸음 앞으로 가다가 갑자기 중심을 못 잡고 휘청거렸다. 임재윤은 재빠르게 그녀를 품에 안았다. 깊이 숨을 들이쉬며 눈을 감은 민여진의 입술은 바르르 떨리고 있었다.“괜찮아?”임재윤이 걱정된 눈빛으로 묻자 민여진은 그를 꽉 잡은 채 대답했다.“밖에서 너무 오래 걸었더니 갑자기 어지러워서 그래.”남자는 그녀의 이마를 짚어보았다. 열은 없었다.“다음에 외출할 땐 옷 좀 더 껴입어. 감기 걸리면 안 되잖아.”“응.”민여진은 고개를 끄덕이고는 소파를 더듬어 자리에 앉아 임재윤이 쥐여준 이 젓가락으로 도시락을 천천히 먹기 시작했다. 그녀는 임재윤의 반응을 조심스럽게 살폈다. 하지만 식사가 끝날 때까지 임재윤은 아무런 이상도 보이지 않았다.민여진은 입술을 깨물었다. 대체 알레르기가 발작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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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18화 너 지금 나를 유혹하고 있어

임재윤은 소매를 걷어 올리고 팔을 민여진 앞으로 내밀었다. 알레르기가 발작하면 피부에 서서히 발진이 올라온다. 눈으로 볼 수는 없어도 손으로는 느낄 수 있다. 민여진이 손끝으로 임재윤의 팔을 만지는 순간, 그의 피부가 매우 매끈하고 깨끗하다는 것을 알았다. 그녀는 순간 멈칫했다.“왜 그래?”임재윤의 질문에 민여진은 고개를 젓고는 다른 쪽 팔까지 마사지하면서 자세히 더듬어 보았다. 그러나 팔 어디에도 발진은 없었다.‘혹시 목에 있을까?’머릿속이 복잡해난 민여진은 조심스럽게 좀 더 주무르고 나서 말했다.“됐어. 이제 앉아. 목도 좀 마사지해 줄게.”남자는 아무런 저항 없이 순순히 민여진에게 몸을 맡겼다. 민여진은 그의 목덜미를 따라 천천히 손을 움직였다. 온 신경을 다해 집중했지만 역시 아무것도 없었다.민여진이 미처 정신을 차리기도 전에 임재윤에게 손목이 잡혔고 이어 그의 품 안으로 끌어당겨졌다. 임재윤은 품에 민여진을 으스러지게 안고는 탐욕스럽게 그녀의 입술을 빨아들였다. 그는 민여진이 숨이 가빠질 때까지 입을 떼지 않았다.“여진아, 너 지금 나를 유혹하고 있어.”임재윤의 말에 민여진은 자신의 입술을 만지며 어리둥절해했다.“내가 어떻게 유혹했다는 거야?”“내 목을 그렇게 쓰다듬었잖아. 그게 유혹이 아니면 뭐겠어?”민여진은 그 말을 듣고 얼굴이 순식간에 붉어졌다. 밀쳐내려는 민여진을 더 꽉 껴안은 임재윤이 물었다. “여진아, 너 뭔가 숨기고 있지?”민여진은 멍해졌다.임재윤은 덧붙였다.“나 바보 아니야. 네 감정은 얼굴에 다 드러나 있어. 무슨 일이야?”무슨 일이냐고? 그가 그 악마일지도 모른다고 의심하고 있다고 말할 수는 없었다.민여진은 절망스럽고 슬퍼서 온 힘을 다해 임재윤의 어깨를 움켜쥔 채 한참을 망설이다 고개를 저었다.“나...”“말하고 싶지 않으면 안 해도 돼.“임재윤은 그녀의 이마에 부드럽게 입을 맞추고 나서 계속 타자했다.“평생 산 부부도 비밀은 있어. 하물며 우리는 이제 막 시작했잖아. 강요하지 않을게. 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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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19화 전화연결

“언제 일이죠?”“우리가 애완동물 가게에서 돌아왔을 때요. 제가 이제 막 업무 마무리하고 오다 보니 좀 늦었네요. 금방 끝나요. 여진 씨 몸에 붙은 털도 기계로 제거해 드릴까요?”“네.”정리를 마친 간호사가 인사를 하고 방을 나간 뒤 임재윤이 머리를 닦으며 욕실에서 나왔다. 그는 민여진이 혼자 문가에 서 있는 모습을 보고 휴대폰을 찾아 들고 물었다.“무슨 일 있어?”“아니야. 샤워 끝났어?”“응, 다 했어.”“그럼 나도 씻을게.”“뜨거운 물 조심해, 얼굴 데지 않게.”그녀는 욕실로 들어가 문에 등을 기대고 힘없이 숨을 내쉬었다. 만약 임재윤이 애완동물 가게에 간 걸 미리 알았다면 알레르기 약을 미리 먹었을 가능성도 있다. 그렇다면 금방 한 테스트는 결국 아무 의미 없는 것이었다.민여진은 아직도 임재윤이 누구인지 확신할 수 없었다. 눈을 감자 짙은 피로가 몰려왔다.그때 병실 책상 위에 놓인 휴대폰 벨 소리가 울리기 시작했다. 민여진의 휴대폰이었다. 다가가 끊으려던 임재윤은 그만 휴대폰 화면의 발신자명을 보고는 자기도 모르게 받아버렸다.조현준의 목소리가 곧바로 들려왔다.“여진아, 네가 부탁한 일 진전이 있어. 지금 통화 괜찮아?”민여진이 부탁한 일? 임재윤의 숨결이 거칠어졌다.“여진아?”상대방은 대답이 없자 이내 눈치를 챘다.“혹시 임재윤 씨?”조현준은 갑자기 나타난 이 남자에게 좀처럼 호감을 느낄 수가 없어 치밀어 오르는 화를 억누르며 말했다.“아무리 당신이 여진이와 가까운 사이라 해도 남의 휴대폰을 함부로 만질 이유는 없잖습니까? 여진이가 알면 분명히 좋아하지 않을 거예요.”임재윤은 냉랭한 얼굴로 자신의 휴대폰을 꺼내 들더니 답했다.“그러는 당신은 왜 나와 여진이 사이를 알면서도 굳이 남의 여자친구한테 전화를 거는 겁니까? 조현준 씨, 당신이 선을 넘었다고 생각 안 하세요?”조현준은 비웃는 말투로 대꾸했다.“임재윤 씨, 여진이와 난 어릴 적부터 함께 자라왔습니다. 당신과의 관계가 조금 가까워졌다고 해서 나와 여진이가 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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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20화 나와 함께 하기로 한걸 후회하니

“방금 너한테 전화 왔었어.”이 말이 나오자 뜨거운 열기로 붉어졌던 민여진의 얼굴이 순식간에 창백해졌다.“누구?”임재윤은 대답하지 않고 한 걸음 한 걸음 그녀의 앞으로 다가갔다.민여진의 손에 든 수건을 받아들고 부드럽게 그녀의 머리카락을 닦아주는 임재윤의 모습이 너무나 다정해보였다. 하지만 주위의 공기는 말로 설명할 수 없을 정도로 숨이 막혔다.그녀는 다시 물었다.“누가 전화했어?”임재윤은 손길을 멈추고 차가운 표정으로 휴대폰을 꺼내며 물었다.“넌 누구일 거 같아?”민여진은 조현준 외에는 떠오르지 않았다. 하지만 그들이 무슨 얘기를 나눴는지, 왜 임재윤이 기분이 나빠 보이는지 알 수 없었다.“혹시... 현준 오빠였어?”임재윤은 복잡한 눈빛으로 그녀를 바라보며 대답했다.“맞아.”“둘 사이에 내가 모르는 비밀이 있는 거 아니야?”임재윤은 대답을 기다리지 않고 다시 물었다.“여진아, 조현준은 너한테 어떤 존재야? 나는 또 어떤 존재고?”민여진은 머리가 텅 빈 느낌이었다.“나와 사귀기로 하면서부터 네 반응이 이상했어. 조현준과도 자주 연락하고. 너... 나와 함께 하기로 한 걸 후회하는 거야?”“아니야!”민여진은 강하게 부인하며 눈을 감았다. 너무나 무겁고 복잡한 심정이었다. 아무도 그녀의 지금 심정을 이해하질 못했다. 임재윤과의 이 관계가 정말 소중해서 좋은 결실을 맺길 바라지만, 또 임재윤이 그 남자일까 봐 두려운 마음이 앞섰다.“후회하지 않는다면 말해봐. 왜 날짜도 되지 않았는데 갑자기 생리대 사러 간 거야? 나는 내가 기억을 잘못한 줄 알았어. 결국은 조현준과 연락하기 위해서 그랬던 거야?”임재윤의 타이핑하는 힘이 조금 더 강해졌다.민여진은 들켜버린 것이 너무 민망해 얼굴이 붉어졌다.임재윤은 대답을 기다리지 못하고 그녀에게 수건을 건네며 말했다.“여진아, 나는 성인군자가 아니야. 예전에 참을 수 있은 건 우리 관계가 시작되기 전이라서 였어. 하지만 네가 내 여자친구가 된 지금에는 내 마음이 너무 불편해.”“나한테 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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