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그건 너와는 상관없는 일이야.”“난 네 남편이야. 어떻게 나와 상관이 없어?”박진성이 씁쓸하다는 듯 말했다.“내가 보기에 그 남자는 그저 무서워서 도망간 겁쟁이인 것 같은데?”“박진성, 당신은 그 사람을 뭐라 할 자격이 없어.”민여진이 처음으로 박진성에게 화를 내며 좋아하는 사람을 지키기 위해 최선을 다했다.“너보다 천만 배는 더 좋은 사람이야!”“...됐어.”떨지 않기 힘을 꽉 주고 있던 민여진은 저도 모르게 피식, 웃음을 흘렸다.“내가 당신 같은 인간과 이런 걸 따져서 뭐 해. 진성 씨는 어차피 자기만의 세상에서 사는 사람이잖아. 다른 사람 마음 같은 걸 신경 써 본 적이 있긴 해? 진성 씨는 절대 자기가 잘못했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아니니까.”민여진의 얼굴을 빤히 쳐다보는 박진성은 마음이 이따금 저려와 몸을 웅크리고 고개를 민여진의 어깨에 묻었다. 잔뜩 잠긴 목소리가 들려왔다.“만약... 내가 잘못했다고 하면?”자존심 때문인지 아니면 애초부터 민여진에게 들려줄 생각은 없었는지 박진성이 낮은 목소리로 입을 열었다.하지만 워낙 가까운 거리에 박진성이 내뱉은 그 한마디는 전부 민여진의 귀에 박혔다.멍해진 민여진의 심장이 뜨거워졌다. 곧이어 그녀가 미간을 찌푸렸다.“뭐라고?”민여진은 자신이 잘못 들었을 것이라 생각했다. 박진성이 잘못을 인정할 리가 없었기 때문이었다. 그녀는 환각임을 증명하기 위해 또다시 박진성에게 물었다.“뭐라고 한 거야?”번쩍 정신이 든 박진성이 슬픔이 가득하던 눈빛을 지우고 천천히 마음을 가라앉혔다.“아무것도 아냐.”박진성이 태연하게 말했다.“난 그냥 네가 우스워서 그래. 넌 왜 늘 다른 사람이 잘못이라고 생각하는 거야? 민여진, 나한테 잘못이 있다면 그건 어머니를 잘 보호하겠다던 약속을 지키지 못한 것, 그것뿐이야.”“그것뿐이라고?”민여진이 파르르 떨며 눈을 감았다. 모든 기대와 희망을 전부 잃은 듯한 모습이었다.‘내가 정말 미친 거지. 그러니까 박진성이 조금 나약한 모습을 보였다고 본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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