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l Chapters of 첫사랑을 잘못 보고 사랑한 죄: Chapter 591 - Chapter 600

620 Chapters

제591화 그 인간이 때린 거야

민여진이 박진성에게 기대며 대답했다.“별 얘기 안 했어. 진 대표님께서 동생 일로 나에게 고맙다고 인사하러 오신 거야.”진시우의 얘기에 미간을 찌푸린 박진성이 불쾌한 기색을 드러내며 입을 열었다.“아까는 사람이 많아서 얘기를 못 꺼냈는데... 너 진시우랑 무슨 사이인데 이렇게까지 걔를 도와주는 거야? 심지어 그런 같잖은 핑계까지 대면서 말이야.”민여진이 다른 남자를 감싸주기 위해 나선 것이 꽤 불만이었던 듯, 박진성의 말투에는 질투가 가득했다.어리둥절한 표정을 짓는 진시호와 달리 민여진은 애교 섞인 말투로 대답했다.“같잖은 핑계라니. 못 믿겠으면 진 대표님께 여쭤봐. 시우 씨가 정말 날 도와줬었어.”“맞아요.”진시호가 고개를 끄덕였다.“아까 취객이 여자 화장실에 뛰어 들어가 민여진 씨에게 실례를 범했어요. 시우가 소란을 듣고 화장실로 들어가 취객을 제지했고요. 저도 그 소식을 듣고 얼른 사람을 찾아 취객을 처리했어요.”민여진이 실소를 터뜨렸다.하마터면 성폭행으로 이어질 뻔했던 그 일을 진시호는 실례를 범했다는 간단한 한마디로 대신했다. 심지어 그는 자신에게 민여진을 구한 공로를 돌리기까지 했다.“그랬어?”입을 연 박진성의 얼굴이 굳어있었다. 메이크업으로 가려진 민여진의 얼굴을 자세히 바라보며 박진성이 툭, 입을 열었다.“그 남자가 무슨 실례를 범했는데요?”“그게...”박진성의 분노를 느낀 진시호가 이호현이 저질렀던 짓을 최대한 별것 아닌 것처럼 꾸며냈다.“술에 많이 취해서 여진 씨를 아내로 착각하셨던 것 같아요. 하지만 걱정하지 마세요. 다행히도 시우가 나타난 덕에 아무 일도 없었어요.”“아무 일도 없었다고요?”박진성이 평소와는 전혀 다른 목소리로 반문했다.진시호가 그 목소리에 움찔하는 사이 박진성이 차갑게 날카로운 눈빛을 반짝이며 민여진의 턱을 치켜올렸다.“그러니까 네 볼이 부은 게 그 일 때문이라는 거지? 나한텐 부딪혔다더니, 사실은 그 인간이 널 때려서 이렇게 된 거야?”음침하게 어두워진 박진성의 표정에 진시호가 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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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92화 대가를 치르셔야죠

박진성은 늘 그렇듯 고고한 자태로 말을 내뱉었다. 끝이 보이지 않는 검은 눈동자에는 광기와 분노가 일렁였다. 진시호는 한 마디의 반박도 할 수 없었다.박진성은 충분히 그럴만한 능력과 실력을 갖춘 사람이었다.“하지만 굳이 적을 만들 필요는 없지 않을까요?”진시호가 마른 웃음을 지었다.“이 대표님께서 술이 깨시면 분명 대표님께 사과드리러 갈 거예요. 어떻게든 보상하려고 할 테고요. 이 대표님도 이 일로 대표님께 빚을 진 것과 다를 바가 없으니 저를 봐서라도...”박진성의 날카로운 눈빛이 진시호를 향했다. 그 눈빛을 마주한 진시호는 차마 말을 잇지 못했다.“뭔가 오해가 있으신 것 같네요. 언제나 그랬듯, 제가 원하는 건 제가 알아서 손에 넣을 겁니다. 다른 사람 도움은 필요 없어요. 이 대표님도 본인이 저지른 짓에 상응한 대가를 치르셔야죠.”박진성이 휴대폰을 꺼내자 그가 뭘 하려는지 눈치챈 민여진이 입을 열었다.“진성 씨, 됐어.”민여진이 미간을 찌푸렸다. 그녀는 이 일로 박진성을 번거롭게 하고 싶지 않았다. 최대한 빨린 진시우의 일을 해결하고 동진을 떠나고 싶은 생각뿐이었다.“난 괜찮아. 나 걱정해서 이러는 거 알아. 하지만 더는 일 크게 만들지 않는 게 좋을 것 같아.”민여진의 머리카락을 쓰다듬은 박진성은 대답 대신 호흡을 가다듬으며 화를 눌렀다.“이 일은 이제 네 문제가 아니야.”박진성은 그만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걸음을 옮겨 자리를 벗어났다.그제야 긴장을 늦춘 진시호의 얼굴엔 여전히 수심이 가득했다. 처음의 환한 미소는 이미 찾아볼 수 없었다.“민여진 씨.”겨우 정신을 가다듬은 진시호가 복잡한 눈빛으로 민여진을 쳐다보았다. 은근히 무시하던 말투를 지우고 오히려 불안한 목소리로 말을 이었다.“처음엔 민여진 씨가 박 대표님께 이렇게까지 중요한 사람일 줄은 몰랐어요. 한 가지 말씀드리자면... 이호현은 절대 쉬운 상대가 아녜요.”마음이 복잡하긴 민여진도 마찬가지였다. 하지만 민여진은 여전히 태연한 태도로 대답했다.“그래서 진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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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93화 정말 해결한 거 맞아

민여진은 그저 잔을 부딪친 후 술은 한 모금도 마시지 않았다.술에 취해 박진성 앞에서 추태를 보이는 일을 방지하기 위해서였다. 그리고 박진성이 혹시라도 민여진에게 무슨 짓이라도 하려고 한다면 술을 마신 채로는 반항조차 할 수 없을지도 몰랐다.하지만 진시우의 일이 해결되었기 때문인지, 아니면 이제 조금은 술을 마시고 싶었던 탓인지 빙그레 미소 지은 민여진이 말했다.“아녜요. 몇 모금 정도는 괜찮아요.”그 말에 진시호가 무의식적으로 눈을 가늘게 떴다.잔을 부딪치고 얘기를 나누는 두 사람을 보던 진시호의 눈빛이 조금씩 어둡게 빛났다. 진시호의 눈동자엔 음흉한 빛이 일렁이고 있었다.잠시 후, 박진성이 차갑게 식은 표정으로 자리로 돌아왔다.주머니에 두 손을 찔러넣은 박진성이 진시우를 훑어보더니 냉담하게 시선을 옮겼다.“여진아, 우린 이만 돌아가자.”“응.”술잔을 내려놓은 민여진이 말했다.“진 대표님, 시우 씨. 시간이 늦어서 저희는 먼저 돌아갈게요. 나중에 연락해요.”미소 지으며 고개를 끄덕인 진시호가 심나연을 불러 두 사람을 배웅했다.차에 타자 좁은 공간은 박진성의 몸에서 흘러나오는 한기로 가득 찼다. 앞이 보이지는 않았지만 민여진은 그것을 똑똑히 느낄 수 있었다.이호현의 일 때문에 화가 난 것이라고 생각한 민여진이 손을 창문틀에 올리며 말했다.“걱정하지 마. 이번 일은 진 대표님이 조용하게 잘 넘겼을 거야. 이 일을 아는 사람도 몇 명 없어. 그러니까 네가 쪽팔릴 일도 없을 거야.”그 말에 박진성의 표정이 더 일그러졌다. 곁눈질로 민여진을 빤히 쳐다보던 박진성이 입을 열었다.“너 지금 내가 쪽팔려서 이러는 것 같아?”‘아니면?’민여진이 의아한 표정을 지었다. 하지만 반문하는 박진성에게 솔직하게 대답할 수는 없는 노릇이라 민여진은 떠보듯 되물었다.“그럼 설마 진 대표님이 널 무시하는 것 같아서 그래? 그것도 아니면... 너와 이호현 사이에 무슨 일이라도 있었던 거야?”귀를 찌르는 타이어 마모 소리가 들리며 민여진의 몸이 앞으로 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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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94화 누구 주려고 끓이는 거야

“네가 운이 좋아서 진시우가 발견할 수 있었던 거야. 하지만 만약 진시우가 그 타이밍에 나타나지 않았다면 어떻게 됐을 것 같아? 그런 일은 나한테 제일 먼저 알려줘서 내가 해결하게 했어야지.”“그 인간을 평생 후회하게 할 방법을 너보다는 내가 더 잘 알고 있으니까. 하지만 넌 뭘 했는데?”민여진의 속눈썹이 파르르 떨렸다. 고개를 숙인 민여진은 그저 가만히 남자의 말을 들어야만 했다.“넌 나에게 그 사실을 숨기고 또 날 속였어. 내가 너에게 준 신분을, 그리고 나를 웃음거리로 만들었다고. 내가 눈치를 챘었던 그 순간에도 너는 날 속이는 걸 택했어. 내가 널 도울 리가 없다고 생각한 거야?”“아니면... 네 마음엔 애초부터 나란 인간은 존재하지도 않았던 거야?”민여진은 괜히 울컥해 목이 멨다.“난 그저 너에게 폐를 끼치고 싶지 않았을 뿐이었어.”곧, 민여진이 미간을 찌푸렸다.손에 힘을 싣는 박진성 탓에 민여진은 아픈 숨을 들이켰다.“폐를 끼치고 싶지 않아? 넌 대체 왜 널 민폐라고 생각하는 건데.”눈을 동그랗게 뜬 민여진에게로 또다시 박진성의 목소리가 들려왔다.“민여진. 아무리 우리가 곧 이혼할 사이라고 해도 난 내 아내가 이런 일을 당하는 건 못 참아. 그리고 그런 짓을 한 새끼가 그 어떤 처벌을 받지 않는 것도 용납할 수가 없다고. 이런 일은 이번 한 번이면 충분해. 다음은 없어.”“그리고 다시는 날 네 일을 마지막으로 알게 하는 사람으로 만들지 마.”박진성의 말과 함께 엘리베이터 문이 열렸다. 민여진을 잡고 있던 손을 놓은 박진성이 먼저 엘리베이터에서 내렸다. 혼자 남겨진 민여진은 돌멩이가 가슴을 꽉 누르고 있는 것 같아 숨이 쉬어지질 않았다.‘그러니까 진성 씨가 내게 화가 났던 이유가... 내가 그 일을 숨겼기 때문이라는 거야?’민여진은 자신이 그런 일을 당하든 말든 박진성은 전혀 신경 쓰지 않을 거라고 생각했다. 신경은커녕 관심조차 없을 것이라 생각했는데... 조금 전의 말에 민여진은 박진성을 다시 돌아보았다.하지만 번뜩 정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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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95화 그 인간은 미친 X이라니까요

“말이 많을까 봐서 걱정인 거야, 아니면 네 마음이 아파서 그래?”진시호가 쯧, 혀를 찼다.“하지만 어쩌지. 네가 아무리 마음이 아파도 이 사람은 이미 네 형수야. 내가 어떻게 갖고 놀든 그건 내 마음이지만 넌 만질 수조차 없는 네 형수라고.”“시호 씨...”심나연의 얼굴이 혈색 하나 없이 창백해져 있었다.“그렇게 말하지 마.”“왜 그러면 안 되는데? 내 말 틀린 거 있어?”당당하게 고개를 치켜든 진시호가 도발하듯 진시우를 쳐다보았다.눈을 가늘게 뜬 진시우는 아무 말 없이 몸을 돌려 컵에 물을 따랐다. 그때, 진시호가 불쑥 입을 열었다.“너, 그 민여진이라는 여자와 아는 사이지?”진시우가 대답하기도 전에 게슴츠레 눈을 뜬 진시호가 말을 이었다.“예전 그때도 그저 가만히 있던 네가 알지도 못하는 여자를 위해 이호현에게 밉보일 각오까지 하면서 그 여자를 도와준다고?”그날의 일을 진시호는 누구보다 똑똑히 기억했다. 심나연과 함께 침대에 누워있는 자신을 보면 진시우는 분명 미친 듯이 날뛸 것이던 진시호의 예상과는 달리, 진시우는 오히려 뒤도 돌아보지 않고 동진을 떠났다.그렇게 3년이 흘렀고 그동안 온 연락이라고는 전화 한 통이 전부였었다.진시호는 심지어 진시우가 그동안 보여주었던 것만큼 심나연을 사랑한 것은 아닐지도 모른다고 생각하기도 했다.심나연이 아랫입술을 꾹 깨물었다. 물을 한 모금 마신 진시우가 입을 열었다.“그땐 그 사람이 내 형이라서 아무 짓도 하지 않았던 거예요. 이호현 따위가 뭐 별거라고.”“하지만 그동안 난 단 한 번도 네가 날 형으로 대한다고 느낀 적 없는데?”진시호가 가식적인 미소를 지었다.“뭐가 됐든, 네가 민여진 씨를 남다르게 대한다는 건 사실이야. 너 설마 민여진 씨 좋아하는 거야?”진시우의 목소리보다 진시호의 휴대폰 벨소리가 먼저 울렸다. 발신자를 확인한 진시호는 심나연에게 방으로 올라가라고 한 후 베란다로 걸음을 옮겼다.“여보세요.”전화를 받은 진시호가 말했다.“어떻게 됐어.”고안이 이를 악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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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96화 진시호의 초대

“그 자식은 처음부터 미친 X였어!”진시호가 분노를 터뜨리며 고안에게 지시했다.“고 비서는 일단 이호현과 관련된 프로젝트부터 해결해. 최대한 빨리 넘겨. 그리고 온야 쪽은 내가 연락해 볼게. 도와줄 수 있다면 최대한 도와야지.”“네.”“그리고 박진성은...”진시호는 갑자기 뭔가가 떠오른 듯 거실로 고개를 돌려 진시우가 있는 곳을 바라보았다. 어둡던 진시호의 눈빛에 한 줄기의 빛이 반짝였다.“나한테 맡겨.”...이호현이 경찰에 체포된 일은 다음 날 바로 민여진의 귀에 들어갔다.일부러 알아본 것은 아니었다. 워낙 이슈가 된 일이라 티브이만 틀어도 전부 그 얘기뿐이었다.물론 온야의 일도 이호현과 함께 이슈가 되었다.누구의 짓인지, 민여진은 묻지 않아도 알 수 있었다.조금은 의아한 생각이 든 민여진이 욕실에서 나오는 박진성에게 물었다.“이호현 일, 당신이 한 거야?”그 이름에 박진성이 저도 모르게 미간을 찌푸렸다.“응.”“그럼 온야는?”“그것도.”민여진이 시선을 내리며 물었다.“목적이 뭐야?”박진성이 대답하기도 전에 민여진이 말을 이었다.“이호현을 처벌하기 위해서만은 아니잖아. 다른 목적이 있을 거 아냐. 그게 아니라면 온야까지 건드리지는 않았을 것 같은데.”박진성이 민여진에게로 시선을 돌렸다. 그녀의 말대로 이호현을 처벌하는 것이 유일한 목적은 아니었다. 그보다는 진시우를 돕기 위한 것이었다. 이 일은 진시우에게는 좋은 핑곗거리가 될 것이다. 물론 원래의 계획보다 훨씬 앞당겨 긴 했지만.박진성은 대답이 없었고 테이블에 올려두었던 휴대폰이 울렸다. 발신자를 확인한 박진성이 스피커폰으로 전화를 받았다.“진 대표님.”민여진이 휙 고개를 들며 소리가 들리는 쪽으로 시선을 옮겼다.수화기 너머로 넉살 좋은 진시호의 목소리가 들렸다.“박 대표님 아직도 동진인가요?”“네. 항공권을 아직 못 사서요. 왜 그러시죠?”“다행이네요.”진시호가 말했다.“아버지께서 어제 민여진 씨가 시우를 도와준 일로 감사 인사를 전하고 싶다고 하셔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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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97화 내가 지켜줄게

집중이 깨진 민여진이 막 몸을 일으키려는데 박진성이 먼저 일어나 문을 열었다. 밖에는 종업원 한 명이 서 있었다.그 종업원은 웃는 얼굴로 예의 바르게 말했다.“박 대표님, 저희 호텔 수영장에서 파티가 열리고 있어요. 야외 풍경이 좋다고 매니저님께서 대표님께 예약이 필요하신지 여쭤보라고 하셨어요.”“파티요?”“네. 반년에 한 번 있는 행사라 재미있을 거예요.”박진성이 고개를 돌려 민여진을 쳐다보았다. 계속 방에만 틀어박혀 있는 것도 민여진에게 좋을 건 없었다. 가끔은 외출도 해야 한다는 생각에 박진성이 고개를 끄덕였다.“그럼 저녁 시간으로 예약해 줘요. 시간 맞춰서 갈게요.”“네.”저녁이 되자 박진성이 민여진과 함께 수영장으로 향했다.할 얘기가 없었던 터라 두 사람 모두 침묵을 지키고 있었다. 예약된 자리에 앉아 얘기를 나누는 주변의 소음을 들으면서도 민여진은 전혀 입을 열고 싶지 않았다.밖에서 밥을 먹자는 박진성의 뜻에 따르긴 했지만 그 이상은 그 어떤 것도 하고 싶지 않았다.종업원이 음식을 가져오자 박진성은 그제야 입을 열었다.“진시호가 내일 집으로 초대한 거, 넌 어떻게 생각해?”민여진이 의외라는 듯 고개를 들었다. 그녀의 시야에는 흐릿한 남자의 얼굴이 보였다. 입 모양도 잘 보이지 않았던 탓에 일부러 놀리기 위해 꺼낸 말인지, 진심으로 민여진의 생각이 궁금해 묻는 것인지조차 판단할 수 없었다.민여진이 대답했다.“진시호가 어떤 사람인지 모르지만 파티에서의 행실만 봤을 땐 날 싫어해야 맞는 것 같은데 오히려 집에 초대했다는 건 두 가지 가능성이 있을 것 같아. 하나는 뭔가 꿍꿍이가 있는 거고, 다른 하나는 단순히 널 자기 편으로 만들고 싶은 거겠지.”박진성도 민여진과 같은 생각이었다.“만약 진시호의 목적이 그 첫 번째라면... 무서울 것 같아?”“내가 왜?”“정말 뭔가 꿍꿍이가 있는 거라면 너한테 무슨 짓을 할지 몰라.”박진성의 눈빛이 복잡하게 빛났다.“너한테 무슨 일이 생길지도 모르는데 안 무서워?”파스타를 한 입 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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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98화 그 자리는 내 거야

민여진이 깊은숨을 들이켰다.“그럼 내가 당신을 설득할 방법은 없어.”“설득할 수도 있지.”박진성이 의미심장한 표정을 지었다.“네가 갖고 있는 장점을 충분히 발휘해 봐.”민여진의 표정이 순식간에 얼어붙었다.한편.수영장에서 친구와 얘기를 나누며 주변을 둘러보던 안솔의 시선이 한 남자에게 멈췄다. 울적한 기분에 친구를 불러 술이나 마시며 안 좋은 기억을 지워버릴 생각이었다. 하지만 이곳에서 박진성을 마주하게 될 줄이야.순간 넋을 잃은 안솔은 이 모든 것이 두 사람은 이대로 끝낼 수는 없는 사이임을 알려주려는 하늘의 뜻은 아닐까, 생각했다.“솔아. 너 뭘 봤기에 그렇게 넋이 나가 있어? 불러도 대답도 안 하고.”“그러게. 다들 네가 기분 안 좋다고 해서 나온 건데 주인공이 이렇게 얼이 빠져 있으면 어떡해.”번뜩 정신을 차린 안솔이 말했다.“미안해. 못 들었어.”“못 들었다고? 우리가 하는 얘기도 못 듣고 너 무슨 생각 하고 있었던 거야. 뭐라도 본 거야?”아니라며 부정하려던 안솔의 시선이 박진성 맞은편에 앉아 있는 민여진에게 향했다. 그에 주먹을 꽉 움켜쥔 안솔이 아랫입술을 꽉 깨물었다. 이렇게 포기할 수는 없었다.‘그 자리는 내 거라고!’안솔이 조금 전과는 전혀 다른 말투로 박진성을 바라보며 말했다.“아는 사람을 봐서 그래. 지난번 진시호 대표님이 주최한 파티에도 참석한 사람이야.”그 말에 순간 호기심이 생긴 안솔의 친구들이 안솔의 시선을 따라 고개를 돌렸다.그리고 박진성의 잘생긴 얼굴을 마주한 순간, 하나 같이 눈을 반짝였다.“저 사람 너무 잘생긴 거 아냐? 연예인이야? 난 왜 저런 사람을 한 번도 본 적이 없지? 정말 너무 잘생겼어. 완전 차도남 스타일이잖아. 내가 봤던 남자 중에서 제일 잘생겼어.”“평범한 남자는 아닌 것 같은데? 시계만 몇억이 넘는 거야.”“누구야? 진 대표님이 파티에 초대한 거면 일반인은 아닐 거잖아. 게다가 나이도 어린 것 같은데, 대체 누구냐니까.”그들은 마치 보물이라도 찾은 듯 흥분을 감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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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99화 넌 날 설득할 수 있어

그 사람은 다른 누구도 아닌 박진성이었다.박진성과 결혼할 수만 있다면 남은 평생 돈 걱정은 물론, 어디 가서든 존경을 받는 위치에 오를 수 있었다. 그렇다면 더 이상 안씨 가문에 기댈 필요도, 안솔의 눈치를 보며 뭐든 안솔에게 먼저 양보할 필요도 없었다.“아쉬울 거 없어. 박진성이 있든 없든, 동진에서 우리 회사가 설 자리는 얼마든지 있으니까.”안솔이 말했다.“난 오히려 너희들 중 누군가 박진성 씨와 결혼할 수 있었으면 좋겠어. 그럼 친구 사이에 나중에라도 서로 도움을 줄 수 있으니까. 하지만...”안솔이 한숨을 내쉬었다.“하지만 뭐?”안달이 난 진희원은 안솔의 한숨에 괜히 불안에 휩싸였다.“하지만 박진성 씨는 이미 만나는 여자가 있어.”안솔의 시선이 민여진에게로 향했다.“박진성 씨 맞은편에 앉은 사람이 바로 그 여자야. 예쁘지? 출신도 별로고 심지어 시각장애인이래. 그저 예쁜 얼굴이 전부인데 박진성 씨는 진씨 가문 파티까지 저 여자를 데려갔더라고. 많이 좋아하시는 것 같던데.”진희원이 민여진의 얼굴을 빤히 쳐다보았다.예쁜 얼굴인 건 인정할 수밖에 없었지만 이 세상에는 저 정도의 미모를 갖춘 여자는 얼마든지 있었다. ‘저 여자가 뭔데.’‘굳이 비교하자면 나도 꿀리진 않아. 게다가 저 여자는 앞도 못 보잖아.’진희원의 마음속에는 질투심이 불타올랐다. 물론 다른 사람들도 마찬가지였다. “별것도 없네. 40대 아저씨 곁에 있기엔 꽤 괜찮은 얼굴이긴 하지만 박진성 씨는 얘기가 다르잖아. 남자가 너무 아깝지.”안솔이 눈을 반짝이며 한숨을 내쉬었다.“나도 그렇게 생각해. 가진 게 아무것도 없는 여자잖아. 심지어 너희보다도 별로인 것 같은데 하필이면 박진성 씨가 애지중지하더라니까. 아마 진짜 모습을 잘 숨긴 것 같아. 박진성 씨에게 좋은 이미지로 호감을 샀겠지.”“이미지야 우리도 나쁠 거 없잖아? 그저 운이 좋게 먼저 박진성 씨를 만난 것뿐이야. 만약 내가 먼저 박진성 씨를 만났다면 누가 더 사랑받았을지는 모르는 일이라고.”안솔이 고개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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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00화 임재윤이 나야

비록 볼 수는 없었지만 민여진은 분명 임재윤의 연락이 왔을 것이라 확신했다. 민여진이 아는 임재윤은 이틀 연속 아무 소식도 없을 리가 없었기 때문이었다.종업원에게 도움을 청할 생각으로 고개를 든 민여진의 눈앞에 날씬한 몸매의 여자가 보였다.“안녕하세요.”몸을 일으킨 민여진이 휴대폰을 건네며 말했다.“혹시 부재중 전화가 왔었는지 확인해 주실 수 있을까요? 제가 시각장애인이라 볼 수가 없어서요.”민여진이 간절하게 부탁하며 얘기했지만 상대방은 아무런 말도 하지 않았다.주눅이 든 민여진이 애써 미소 지으며 말했다.“죄송해요. 제가 실례했네요.”민여진은 박진성이 없는 사이 종업원에게 부탁해야 했기에 서둘러 걸음을 옮겼다. 이제 막 앞에 있던 여자를 지나치려던 그때, 민여진은 갑자기 내민 하이힐에 발이 걸려 휘청거렸다. 그리고 누군가 그런 민여진을 밀쳤고 민여진은 그대로 중심을 잃고 물에 빠졌다.거센 물살이 민여진을 덮치며 그녀의 몸은 점점 차가운 물 속으로 가라앉았다. 어둠의 공포는 마치 밧줄처럼 민여진의 목을 졸랐다. 미친 듯이 발버둥 쳤지만 살려달라는 한마디조차 내뱉지 못한 채 오히려 끝없이 밀려오는 물살에 질식할 것만 같았다.숨이 막히고 차가운 기운이 민여진을 덮쳤다.민여진은 조금씩 호흡을 잃어갔다.자리에 돌아온 박진성은 곧바로 그 장면을 목격했다. 물에서 허우적대는 여자의 모습이 민여진과 너무 닮아있었고 민여진이 앉아 있던 자리는 텅 비어 있었다.순간 끓어오르는 분노에 눈이 빨갛게 달아오른 박진성은 한 치의 고민도 없이 곧바로 물에 뛰어들었다.“여진아! 민여진!”박진성은 있는 힘을 다해 민여진에게로 헤엄쳐 그녀를 수영장 한가운데서 끌어올렸다. 주변의 시선은 신경 쓸 겨를도 없이, 값비싼 정장 따위가 구겨지든 말든, 박진성의 눈에는 민여진뿐이었다.안솔의 얼굴이 새하얗게 질려버렸다.분명 종업원이 이미 수영장으로 들어갈 준비를 하고 있었다. 하지만 박진성은 여전히 민여진을 위해 물속으로 뛰어들었다. ‘몸에 지니고 있던 비싼 물건들은 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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