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맛이 없었던 탓에 민여진이 대답 대신 질문을 던졌다.“시우 씨 다친 곳은 좀 어때요.”하빈이 한숨을 내쉬었다.“다행히 뼈는 괜찮아요. 하지만 당분간 오른손으로 물건을 쥐는 건 무리일 것 같아요.”민여진이 입술을 짓이겼다.“시우 씨 병실이 여기서 멀어요? 만나러 가고 싶은데. 할 얘기도 있고요.”이유가 뭐든, 이번 일은 심나연이 벌인 짓이었다. 그러니 진시우에게도 알 권리가 있었다.“만나실 수는 있지만 여진 씨 몸이...”“괜찮아요.”민여진이 옅은 미소를 지었다.“전 그저 잠깐 쓰러졌던 것뿐이고 다친 곳도 없으니까 저 때문에 걱정하지 않으셔도 돼요. 게다가 의사 선생님께서도 많이 움직여야 건강에 좋다고 하셨어요.”민여진의 부탁을 거절할 수 없었던 하빈이 외투를 가져와 민여진에게 걸쳐주고는 진시우의 병실로 안내했다.진시우 병실 문 앞에 도착하자 익숙한 목소리가 들려왔다.“시우야... 대체 왜 그러는 거야, 바보같이. 시호 씨와의 후계자 싸움은 이제 그만하면 안 돼? 난 더는 네가 다치는 게 싫어. 이 정도이길 얼마나 다행인지 알아? 손을 아예 못 쓰게 됐으면 어쩔 뻔했어.”잠시 말이 없던 진시우가 한참 만에야 입을 열었다.“형수님, 제 일은 제가 알아서 해요.”“그럼 나는! 난 어떡하라고. 매일매일 너 때문에 노심초사하는 나는!”진시우가 말했다.“형수님께는 형이 있잖아요.”“...하.”심나연이 자조 섞인 웃음을 흘렸다.“지금은 아무도 없는데도 넌 끝내 나와 선을 긋네... 이젠 내가 더럽다, 이거야?”“그런 말 하지 마요.”입을 꾹 다물던 심나연이 말했다.“오늘은 쉬어. 내일 다시 올게.”문을 연 심나연은 그 자리에 가만히 서 있던 민여진을 마주했다. 슬픔으로 가득하던 얼굴이 순식간에 창백해졌다.심나연이 문을 닫았다.“여진 씨.”냉담한 표정의 민여진은 대답은커녕 눈조차 마주치지 않았다.심나연의 말에 대답한 건 하빈이었다.“사모님, 운전하셨어요? 제가 모셔다드릴까요?”“괜찮아요.”심나연이 나긋한 목소리로 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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