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여진이 말을 마치자 어른들 사이의 날카로운 분위기가 마음에 들지 않았던 것인지 품에 있던 아이가 자그만 주먹을 꽉 움켜쥐고 울음을 내뱉었다.대성통곡하는 아이 때문에 당황한 민여진이 얼른 아이를 달랬다.“영희, 울지 마. 울지 마, 착하지? 아줌마 여기 있어.”진시호와 함께 내려오던 심나연이 그 모습을 보고는 다급히 달려가 아이를 품에 안았다.“여진 씨, 걱정하지 마세요. 이건 투정 부리는 거예요.”상쾌하던 진시호의 기분은 아이의 울음소리 때문에 엉망이 되어버렸다.“낮에도 울고, 밤에도 울기만 하더니 손님이 오셨는데도 눈치 없이. 얼른 데리고 올라가. 하나 같이 저렇게 눈치가 없어서는...”얼굴이 새하얗게 질린 심나연이 미안하다는 말과 함께 아이를 안고 방으로 올라갔다.그 모습에 더는 참을 수 없었던 민여진이 입을 열었다.“진 대표님, 아이가 우는 건 정상 아닌가요?”“정상이요?”진시호가 콧방귀를 뀌었다.“남자아이였다면 저렇게 울기만 하지는 않았겠죠.”눈을 가늘게 뜬 민여진이 마음속으로 조용히 분노를 터뜨렸다.박진성이 웃는 얼굴로 말했다.“진 대표님께서는 사모님께서 딸을 낳으셔서 꽤 불만인 것 같네요?”진시호가 손을 내저었다.“아들을 못 낳은 탓이죠.”그 말에 박진성이 냉소 지었다.“진 대표님께서는 복에 겨워 본인이 얼마나 행복한지 모르시는 것 같네요. 만약 저에게 딸이 있었다면 전 그 아이를 불면 날아갈까, 귀하게 키웠을 거예요. 하지만 이해는 해요. 아무래도 그런 일로 생긴 아이이니 볼 때마다 괴로우시겠죠.”“하지만 아이는 죄가 없잖아요. 아이에게는 아빠가 필요하고요.”박진성의 말에 돋친 가시를 느낀 진시호는 울컥, 분노가 치솟았다. 감히 진시호 앞에서 그 일을 들먹이는 사람은 거의 없었다. 하지만 박진성이 먼저 그 얘기를 꺼냈다는 건, 진시호는 안중에도 없다는 뜻이었다.하지만 잠시 후에 벌어질 일을 떠올린 진시호가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박 대표님 말씀이 맞아요. 제가 박 대표님보다 나이는 많지만 아직도 내려놓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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