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만 지금은 달랐다. 민여진에게는 임재윤이 있었다.‘내가 죽으면 재윤이는 어떡하지?’‘최소한... 재윤에게 인사라도 해야 하지 않을까?’“네 생사는 박진성에게 달렸어.”진시호가 콧방귀를 뀌었다.“그러게, 누가 멍청하게 그런 남자에게 붙어먹으래?”파르르, 민여진의 속눈썹이 떨려왔다. 심장은 또다시 누가 쥐어짜기라도 하듯 아파 쉽게 진정되지 않았다.민여진이 말했다.“그래, 내가 보는 눈이 없었어. 그러니까 한 번만 더 기회를 줘.”“기회?”진시호가 민여진이 머리카락을 움켜잡고 한 글자, 한 글자 내뱉었다.“너에게 이제 기회 같은 건 없어.”짜증스럽게 넥타이를 내린 진시호가 말을 이었다.“천천히 놀아줄 생각이었는데... 넌 내 마지막 인내심까지 바닥냈어. 오늘 네 태도에 따라 널 며칠 더 내 곁에 둘지, 아니면 오늘 바로 온야에 보내 손님을 받게 할지 결정할 거야.”말을 마친 진시호가 손을 뻗어 민여진의 옷을 찢어 버렸다. 억누른 분노를 전부 민여진에게 쏟아낼 작정이었다. 그러지 않는다면 민여진에게 놀아났다는 분노는 도무지 사그라지지 않을 것 같았다.정신이 든 민여진이 몸을 웅크리고 진시호의 손길을 거부했다. 몸부림 쳤지만 진시호의 힘을 이길 수는 없었다. 진시호가 민여진을 덮치려던 그 순간, 다급한 노크 소리가 들려왔다.“대표님, 대표님!”진시호가 버럭 화를 내며 소리쳤다.“무슨 일이 있든 나 찾지 마! 당장 꺼져!”진시호가 민여진의 목에 입을 맞추던 그때, 고안의 목소리가 들려왔다.“대표님, 얼른 내려오세요. 박진성이 왔어요.”그 말에 놀란 민여진의 눈동자가 사정없이 흔들렸다.‘박진성이 왔다고?’‘양성으로 돌아갔다며? 끝까지 모른 척하려던 거 아니었어? 왜...’진시호 역시 놀란 듯 민여진을 덮치려던 몸을 일으켜 외투를 입으며 고안에게 들어오라고 지시했다.고안이 방으로 들어서자 진시호가 말했다.“박진성이 왔다고? 지금 어디 있어?”“마당에 있어요.”진시호가 미간을 찌푸렸다.“혼자 온 거야?”고안이 고개를 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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