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여진은 갑자기 몸을 떨며 입을 막았다. 메스꺼움이 온몸을 덮쳤다.운전하던 진시우가 황급히 브레이크를 밟았다.“왜 그래요? 괜찮아요?”민여진은 숨을 고르며 고개를 저었다.“괜찮아요. 그냥 차멀미 때문에 그래요. 계속 운전하셔도 돼요.”진시우는 걱정이 가득한 목소리로 말했다.“그럼 속도를 줄일게요. 혹시라도 이상하면 바로 말해요.”“네.”그녀는 팔을 감싸안으며 몸을 움츠렸지만 속에서 올라오는 싸늘함은 좀처럼 가라앉지 않았다.반 시간쯤 지나 차가 멈췄을 때, 민여진은 흘러내린 머리칼을 귀 뒤로 넘기며 물었다.“다 왔어요?”“네, 도착했어요. 안까지 데려다줄게요. 그리고 전 바로 안진에 갈 겁니다.”진시우가 안전벨트를 풀려 하자 민여진이 웃으며 말했다.“괜찮아요. 완전히 앞을 못 보는 건 아니에요. 문 정도는 구분할 수 있어요. 안진 프로젝트 때문에 바쁘잖아요, 얼른 가보세요.”그녀는 스스로 벨트를 풀고 내리며 가볍게 손을 흔들었다.다시 시동을 걸려던 진시우가 무언가 생각난 듯 멈춰 섰다.“아, 맞다.”그는 가방을 뒤적여 명함 한 장을 꺼내 그녀에게 내밀었다.“이게 뭐죠?”손끝에 닿은 건 단단한 종이였다.잠시 머뭇거리던 진시우가 말했다.“박진성의 명함이에요.”민여진의 눈빛이 흔들렸으나 곧 담담해졌다.“그 사람 명함을 저한테 왜 주시는 거죠?”명함을 버리려던 순간, 진시우가 덧붙였다.“박진성이 직접 준 거예요, 연락하라고요. 아직 여진 씨 물건이 자기 손에 있다면서 그러더라고요.”민여진의 손이 멈췄다. 그녀는 이내 명함을 움켜쥐었다. 종이 모서리가 살갗을 찔렀지만 다행히 피가 배어 나오지는 않았다.그녀의 물건이라면 하나밖에 없었다. 임재윤과 연락할 수 있는 번호가 저장된 휴대폰이었다. 단축번호가 설정된 그 휴대폰만이 그녀에게 익숙했다. 다른 기계는 손에 쥐어도 어디를 눌러야 잠금이 풀리는지조차 알 수 없었다.민여진의 가슴속은 분노와 무력감으로 가득했다.박진성은 그녀가 휴대폰을 필요로 한다는 걸 알고, 그걸 미끼 삼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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