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쯧쯧쯧.”진시호가 혀를 차며 비아냥거렸다.“박진성, 6일 전에 그렇게 찾아왔다면 너의 그 눈물겨운 사랑에 감동해 마음이 조금 움직였을지도 몰라. 그런데 동진을 떠나서 꼬박 엿새가 지나서야 다시 나타나서는 이런 말을 한다고? 너무 가식적인 거 아닌가?”민여진은 가만히 눈을 뜬 채, 그의 말에 마음 깊이 동의했다.박진성은 이미 자신을 버린 사람이었다. 자신을 버리고 양성으로 떠났던 사람이었다. 이렇게 다시 돌아온 이유를 알 수가 없었다.박진성은 표정 변화 하나 없이 차분하게 말을 되풀이했다.“원하는 게 뭐냐고.”진시호는 짙은 연기를 뿜어내며 담배를 비벼 껐다. 얄밉게 웃는 얼굴에 짜증이 묻어났다.“원하는 게 뭐냐고? 그때 나 두들겨 팼던 거 기억 안 나? 얼굴 부은 거, 사흘이 지나도 안 가라앉더라. 자다가도 통증 때문에 깨곤 했지. 이도 몇 개나 나갔다고. 그렇게 고생했는데 가만히 있을 수는 없잖아?”진시호의 눈매가 가늘어졌다.“사람들 다 보는 곳에서 나한테 무릎 꿇으면 한 번 생각해 볼게, 민여진을 내줄지.”그 말을 들은 민여진은 깜짝 놀랐다. 흔들리는 동공으로 고개를 들었다. 하지만 이내 스스로를 다잡고 침착해졌다.그런 모욕을 박진성이 견딜 수 있을 리 없었다. 아마 곧 등을 돌리고 나가버릴 게 분명했다. 이미 빠져나갈 길을 미련해 두었으니 이렇게 홀로 찾아온 것일 터였다.그러나 박진성은 눈썹 하나 까딱이지 않았다.“무릎 꿇을게. 그런데 그걸 네가 견딜 수 있겠어?”진시호는 입꼬리만 끌어당긴 채 차가운 눈길로 말했다.“웃기시네. 적어도 너보다 6년은 더 고생하며 지내왔어. 그런 내가 못 견딜 게 뭐가 있겠어? 무릎 꿇을 건지, 거절할 건지 하나만 말해. 거절한다고 해도 붙잡을 생각은 없어. 다만...”진시호는 불쑥 손을 뻗어 민여진의 머리채를 거칠게 움켜쥐었다.머리가 뽑히는 듯한 통증에 민여진은 미간을 찌푸리고 이를 악물었다. 진시호는 노골적으로 도발했다.“다만 민여진은 오늘 곱게 넘어가지 못하겠지. 하지만 넌 그동안 민여
Read mo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