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영미는 이미 죽었다. 박진성이 이 일로 그녀를 속일 리는 없었다.‘하지만 민영미가 아니라면 박진성은 왜 나랑 눈매가 닮은 여자의 사진을 간직하고 있었을까?’민여진은 미친 듯이 뛰는 심장을 느끼며 다급하게 물었다.“정아 씨, 다른 정보는 없어요? 사진 속 배경이라든지, 누구와 함께 있는지 같은 거 말이에요.”장정아는 사진을 자세히 들여다보았지만 여전히 모호했다.“사진이 참 이상해요. 배경은 방 안 같긴 한데 침대에 혼자 앉아 있는 것 외엔 아무것도 찍히지 않았어요.”“그럼 머리는요? 옷차림은요? 지금 장발이에요, 단발이에요?”연이은 추궁에 장정아가 화들짝 놀라며 그녀를 달랬다.“여진 씨, 일단 진정해요. 내가 천천히 말해줄게요.”“미안해요...”민여진은 가슴을 짓누르는 듯한 격한 감정을 애써 억눌렀다. 눈을 감았다. 만약 민영미가 살아 있다면 그녀는 절대 독엔으로 떠날 수 없었다.장정아가 하나하나 답해주었다.“평범한 셔츠를 입고 있는데 좀 낡아 보여요. 그리고 머리는 단발이에요.”“단발? 확실해요?”장정아는 확신했다.“목덜미까지 오는 길이예요. 아, 그리고 머리카락이 지금은 전부 하얘요.”민여진의 온몸이 떨렸다.사진 속 여자가 정말 민영미라면 그녀는 살아 있는 게 분명했다. 긴 머리에서 짧은 머리가 되기까지, 검은 머리가 백발로 변하기까지, 그녀는 5년의 고통을 견뎠을 터였다.장정아가 사진을 내려놓으며 물었다.“여진 씨, 도대체 어떻게 된 거예요? 이분, 여진 씨 어머니 맞죠?”민여진은 고개를 젓다가 목이 메어 말했다.“모르겠어요... 정아 씨, 나도 모르겠어요. 우리 엄마는 분명 5년 전에 돌아가셨는데...”“뭐라고요?”장정아는 믿기지 않아 하면서도 민여진이 왜 이토록 격하게 반응하는지 단숨에 이해했다. 불현듯 무언가가 떠올랐다.“이 사진, 임재윤 씨 주머니에서 꺼낸 거 아니었어요? 그 사람한테 가서 물어보면 되잖아요! 혹시 여진 씨 어머니가 살아계신다면 얼마나 좋은 일이에요!”문제가 바로 거기에 있었다. 이 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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