تسجيل الدخول신왕은 불쾌한지 미간을 찌푸리며 뭐라 말하려고 입을 벌였다.그런데 바도엘이 재빠르게 쿵 하며 무릎을 꿇는 것이었다.“부왕께서도 잘 아시잖아요. 소자가 가장 걱정하는 건 다른 것이 아니라 월유입니다. 다른 건 몰라도 이번 일만큼은 절대 물러설 수 없습니다. 용서할 수 없다면 차라리 저를 죽여주세요.”대전의 분위기는 다시 경직되었다.바도엘이 이렇게까지 말하니 신왕은 한숨만 내쉬고, 온권승의 안색은 점점 어두워졌다.“진국공도 보다시피 짐의 아들은 애처가에 성격이 고집스러워서 양해를 부탁합니다.”신왕이 어쩔 수 없다는 듯 고개를 저으며 온권승에게 말했다.상대방이 이 정도로 말하는데 아무런 태도도 표시하지 않는다면 앞으로 계획한 일에 협조하지 않을 것이다.온권승은 아무리 화가 나도 여기서 체면을 주고 뒤로 물러서야 했다.“온모야, 친왕과 왕비께 사과드려라.”그는 천천히 말하고 잠시 침묵하더니 말을 덧붙였다.“무릎을 꿇고 사과해.”당황한 온모는 어처구니없다는 듯 온권승을 쳐다보았다.“아버지! 저는…”자기는 아버지를 위해 나선 것인데 말을 끝내기 전에 꾸중을 들었다.“당장 무릎 꿇어!”“아버지!”온모는 그러고 싶지 않았다.현장에 다른 사람들도 있고 창청람까지 있었다.특히 창청람 앞에서 창피하게 무릎을 꿇고 싶지 않았던 것이다.‘맞다. 사부님도 계셨지?’그녀는 순간 두 눈이 반짝였다.방금 알게 됐지만 스승으로 모신 이상, 제자가 모욕당하는 걸 그냥 보지 않을 거라 생각했다.“사부님, 제가…”온모는 온갖 불쌍한 표정으로 악담라를 쳐다보며 대신 나서길 바랐다.그런데 신왕의 아래 첫 번째 자리에 앉은 악담라는 허허 웃으면서 입을 열었다.“그만하거라. 방금은 네가 상황을 파악하지 못하고 끼어들었다. 무례하게 행동하고 막말을 했으니 억지부리지 말고 사과하려무나.”그의 말이 끝나자 온모는 갑자기 무릎에 통증이 더 심하게 느껴졌다.쿵!반응하기 전에 몸이 멋대로 무릎을 꿇고 말았다.무릎에 극심한 고통이 전달되어서야 당황했는지 눈을 커다
대전 안의 분위기가 점점 경직되어도 방금까지 자신과 화기애애하게 얘기를 나누던 온권승의 표정이 점점 일그러지는 것을 살펴보았다.결국 아직 상황을 파악하지 못한 아이가 나서서 침묵을 깨트렸다.바로 온모였다.“아버지가 다리가 불편하다고 하셨잖아요. 게다가 신왕께서도 아버지에게 예의를 거두라고 하셨는데, 친왕은 왜 집요하게 구십니까? 신왕처럼 넓은 아량으로 봐주시면 안 돼요?”비록 막내 딸이 모자라긴 하지만 온권승은 그런대로 쓸모 있다고 생각했다.온모의 입을 통해 신왕마저 예의를 사양한 걸 알게 되었으니, 친왕과 왕비라는 어쩔 방법이 없었다.신왕에게 체면을 주지 않지 않는 이상 끝까지 무릎을 꿇고 절을 하라고 강요할 수 없지 않은가?만약 온권승이 정말로 굴복한다면 백월유에게 무릎을 꿇는 꼴이 되어버린다.그는 한때 품었던 그녀에게 고개를 숙여서 창피당하고 싶지 않았다.방금 그녀에게 뺨까지 맞았으니, 온권승은 무뚝뚝한 표정으로 앉아 속으로 바도엘 친왕을 못마땅하게 여겼다.신분이 귀한 친왕에게 집안 배경이 좋고 정조를 지킨 여인이 많을 텐데, 하필이면 자신과 몸을 섞고 아이까지 낳은 여인과 혼인을 하다니, 전에 알아본 소식이 확실히 틀리지 않았다.신왕의 둘째 아들은 연약하고 무능한 폐물이나 다름없었다.그런데 악담라는 무슨 생각인지 자신의 시체 통제술을 이런 녀석에게 전수하려는지 이해되지 않았다.‘설마 바도엘까지 죽여서 꼭두각시로 만들 셈인가?’온권승이 혼자만의 생각에 빠졌을 때 앞에 사람이 갑자기 움직였다.펑!“악!”온모가 방어할 겨를도 없이 갑자기 바닥에 쓰러진 것이었다.이어서 무릎에서 전해지는 고통에 비명을 질러 다들 깜짝 놀랐다.‘잠깐, 방금 무슨 일이 있었지?’온권승의 앞에 서 있던 바도엘은 온모의 말에 화가 나 그녀를 억지로 무릎을 꿇리고 오른팔을 밟아버렸다.“아아악! 내 손!”“죽고 싶으냐? 여기는 신왕전이야! 어디 사생아 따위가 끼어들어?”온모의 비명 소리와 함께 손뼈가 으스러지는 소리가 들려도 바도엘은 아랑곳하지 않
그 바람에 온권승은 물론 모든 사람이 얼떨떨하게 쳐다보았다.제일 먼저 반응한 바도엘은 혹시나 온권승이 복수할까 봐 바로 달려가 부인의 앞을 막았다.잔뜩 경계하는 그의 행동에 온권승은 화가 나서 웃음이 터져 나왔다.그는 손으로 얼얼한 볼을 만지작거리며 유감스럽다는 듯 말했다.“월유, 오랜만에 만난 벗에게 이게 무슨 짓이냐? 그때 본왕이 너를 구한 걸 벌써 잊었어?”흥미진진하게 지켜보던 창청람 일행은 순식간에 눈동자가 커지며 온권승과 백월유를 번갈아 보았다.‘대명에서 온 진국공이 내왕실의 왕비와 벗이라고? 이게 사실이야? 보통 생명의 은인에게 고마워해도 모자랄 판에 뺨을 날리다니.’왠지 상황이 심상치 않게 흘러갔다.“개나 소나 자기를 왕이라고 자칭하네.”백월유는 구역질이 나서 하마터면 토할 뻔했다.심지어 혐오스럽다는 표정을 전혀 감추지 않고 바도엘의 뒤에서 온권승을 죽일 듯 노려보았다.“그리고 살려준 은혜라는 말, 함부로 하지 마. 누가 나를 함정에 빠트렸고, 누가 그걸 이용해서 잇속을 챙겼는지 잘 알잖아. 나를 함정에 빠트리고 살려준 것에 대해 이 왕비가 하나씩 갚아줄까?”온권승은 화내는 기색이 없이 미소를 지었다.백월유가 모두의 앞에서 그 당시 일을 말하지 못한다고 생각했는지, 전혀 아랑곳하지 않았다.그 면상을 보고 있으니 백월유는 점점 화가 치밀어 올라 이를 갈며 욕했다.“파렴치한 놈! 음흉하고 간사한 놈! 감히 여기에 나타나다니 내가 너를 못 죽일 것 같아?”“월유, 내가 말했잖아. 무슨 일이든 침착해야 한다고. 그게 언제 적 일인데, 충동적인 성격은 여전하구나.”온권승이 태연하게 자리에 앉아 한숨을 내쉬며 고개를 가로저었다.정말 못 말린다는 그의 태도에 바도엘은 주먹을 불끈 쥐었다.그는 싸늘한 표정으로 한 걸음 앞으로 다가가더니, 온권승을 내려보며 무뚝뚝하게 말했다.“일어나!”흠칫 놀란 온권승은 이내 손을 뻗어 다리를 툭툭 치는 것이었다.“부디 용서해 주십시오. 제가 다리가 불편하여…”“본왕이 일어나라면 일어날 것
“신왕께 인사를 올립니다.”다시 절을 올려도 신왕은 이상하게 여기지 않고, 마치 모든 것을 꿰뚫은 듯 너털웃음을 지었다.“일어나고 어서 자리에 앉거라. 오늘 부황의 지인들이 오셨으니 인사를 나누렴.”바도엘은 백월유의 손을 꼭 잡고는 온권승 일행 앞으로 다가갔다.몇몇 사람들의 시선이 그들 부부를 주시했다.그런데 바도엘을 힐끗 보고는 모두 백월유를 쳐다보는 것이었다.정신을 차리자마자 악담라에게 끌려온 온모는 지금 눈앞에 펼쳐진 상황을 전혀 몰랐다.한 사내에게 손을 잡혀서 다가온 여인은 그녀와 똑같이 생겨서 조금은 놀라웠다.‘설마 어머니도 부활했어?’“어머니?”온모는 무의식적으로 눈치를 살피며 불렀다.그 한마디에 백월유의 안색이 순식간에 어두워지면서, 마치 생사람을 잡아먹을 듯 노려보았다.“무례하다! 누굴 어머니라고 부르느냐? 난 바도엘 친왕의 부인 백월유다. 네 어미 백초유는 이미 지옥에 떨어졌어!”이번에 가만히 앉아 있던 온권승의 안색이 일그러졌다.온모는 깜짝 놀라 얼굴이 창백해지고 부끄럽기도 하고 화가 나기도 했다.“제가 잘못 봤네요. 그런데 아니면 아니지 왜 제 앞에서 어머니를 욕하세요?”백월유는 불복하는 온모의 표정을 보고 코웃음을 쳤다.“왜냐면 천한 네 어미는 욕을 먹어도 싸기 때문이지. 네 앞에서는 물론 백초유가 지옥에서 돌아와도 대놓고 욕할 거다! 그리고 갈기갈기 찢어버리고 뼛가루로 갈아서 다음 생에도 태어나지 못하게 만들 것이다!”이를 갈며 표독스럽게 말하는 그녀의 모습만 봐도 얼마나 원망하는지 알 수 있었다.창청람과 해란은 괜히 끼어들지 않고 무덤덤하게 이 상황을 지켜보았다.“뭐라고?!”어디서 난 배짱인지 아니면 정말 화났는지, 한마디를 잘못했다고 날벼락을 맞은 온모는 백월유를 향해 욕을 퍼부으려 했다.그런데 입을 열기 전에 맞은편에 앉은 온권승이 나섰다.“넌 그만하고 물러가거라. 어디 신왕 앞에서 건방지게 굴어?”온권승은 말하면서 신왕을 향해 고개를 숙였다.“여식이 아직 철이 없으니 부디 신왕께서 용서
곧 이어 거리에 술냄새가 퍼졌다.이족 병사들은 술냄새에 끌렸는지 란사 일행에서 한 사람이 사라진 것을 눈치채지 못했다.란사와 북진연은 고양 일행이 성 밖으로 나가는 것을 확인하고, 석소와 함께 신왕전으로 향했다.현재 신왕전 내부.백월유와 바도엘은 이미 신왕전에 도착했다.방금 들어왔을 때, 바도엘은 신왕전에 다른 사람이 있는 것을 보고 별 생각 없이 공손하게 인사를 건넸다.“부황께 인사를 드립니다.”그가 인사를 마치고 고개를 들었는데 옆이 텅 비어서 고개를 돌려 보았다.백월유는 무슨 일인지 그 자리에 꼼짝 않고 서 있었다.“월유, 무슨 일이에요?”그녀는 대답하지 않고 앞만 뚫어지게 쳐다보았다.바도엘은 괜히 신왕의 심기를 건드릴까 봐 얼른 그녀의 손을 잡아당겼는데 몸이 꿈쩍하지 않았다.그제야 수상한 것을 감지하고 예의를 차릴 겨를도 없이 백월유의 시선을 따라 대전을 쳐다보았다.신왕 외에 다섯 명이 있었는데 늙은 승려와 오늘 생일 연회에서 무우 낭자가 넘긴 온모 낭자가 있었다.지금 그녀의 모습을 보니 혼수상태에서 깨어났고, 마침 억울한 표정으로 늙은 승려와 중년 사내에게 울면서 하소연하고 있었다.그 중년은 대명의 옷을 입은 사내였다.본래 바도엘은 무슨 일인지 몰라 얼떨떨했는데, 중년 사내의 얼굴이 온모와 똑같이 생긴 것을 보고 부녀라는 것을 확신했다.‘저놈이야! 그 당시 백초유와 손을 잡고 월유를 강간했던 사내야!’바도엘은 눈을 부릅뜨고 백월유의 손을 꼭 잡았다.“보지 마세요.”그는 질투심에 목소리를 한껏 낮추며 말했다.손을 꽉 잡힌 백월유는 그제야 부군의 목소리를 듣고 웃음을 터트렸다.“무슨 생각하세요? 방금 제 발로 찾아온 저놈을 보고 어떻게 하면 죽일까 생각했었어요.”백월유의 마음속에 백초유를 미워하는 것만큼 온권승도 미워했다.그때 자신을 해친 백초유를 갈갈이 찢어버리고, 위기를 틈타 자신을 강간한 온권승은 뼛가루로 만들고 싶었다.예전에 금지구역에서 나갈 수 없기에 찾아가지 못했던 것이다.지난번에 아들을 찾으러 갔
“내가 관심을 가질 일이요?”란사가 눈을 가늘게 뜨고 담담하게 묻자, 석소는 여전히 공수하며 대답했다.“신왕께서 무우 공자께 말을 전하라 하셨습니다. 생일 연회에서 무우 공자를 보았을 때 낯이 익었지만 누군지 생각나지 않으셨답니다. 신왕전에 돌아가서야 이틀 전에 무우 공자와 똑같이 생긴 사람을 본 기억이 났다고 하셨는데, 그 사람이 바로 지금 신왕전에 계십니다.”이틀 전이라는 말을 덧붙이지 않았다면 상대방이 온권승이라 생각했을 것이다.왜냐면 온권승은 오늘에서야 흑석성에 도착했고, 온모와 그녀가 아무리 비슷하게 생겨도 역시 오늘에 악담라에게 넘겼다.‘두 사람 외에 나를 닮은 사람이 또 있어? 설마 신왕이 일부러 함정에 끌어들이려고 유인하는 건가? 아니야. 잠깐만!’란사는 그때 한 사람의 얼굴이 떠오르며 가슴이 두근거렸다.‘설마… 그 녀석이?’그녀는 석소에게 물었다.“신왕께서 그분이 사내인지 여인인지 말씀하셨습니까?”석소가 우렁차게 대답했다.“젊은 공자입니다.”그녀와 닮은 젊은 공자라는 말에 란사가 침묵하자, 북진연은 손을 뻗어 그녀의 머리를 쓰다듬었다.“일단 가서 만나보자. 여기서 저것들과 실랑이 벌이지 말고 확실히 알아보는 게 낫겠어. 그보다 어떤 인간들은 확실히 해결해야 나중에 움직이기 편하잖아.”큰 손바닥에서 전해지는 따뜻한 온기와 다정한 말투에 란사는 멍하니 그를 쳐다보았다.“걱정 마. 그곳이 호랑이 굴이라도 너 하나쯤은 지킬 수 있어.”이 말은 란사에게 안전감을 주었다.너무 안전감을 준 탓인지 란사가 바로 안심하며 고개를 끄덕였다.북진연이 석소에게 말했다.“우리 둘만 초대했다면 부하들은 성 밖으로 보내주시오.”뜻밖의 요구에 석소가 미간을 살짝 찡그리자 북진연이 냉소를 터트렸다.“이것도 안 된다면 얼마든지 덤비시오. 오늘 우리를 막으려면 자네 부하가 몇 명이 죽어나갈지 궁금하군.”그의 말이 떨어지기 바쁘게 뒤에 있던 고양 일행이 바로 칼을 뽑아 들었다.흑기군의 눈빛은 하나 같이 살신처럼 날카롭고 기세가 드높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