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모는 성수가 무엇인지 모르니, 대사제의 질문에 당황할 수밖에 없었다.하지만 이내 정신을 차렸다.‘안 돼. 절대 이 사람들이 눈치채면 안 돼! 내가 가짜라는 게 들통나면 나를 찢어버릴 거야!’선지에 온 날부터 만고족의 추대를 받고 살았는데 다시 늪에 빠져 허우적대며 살고 싶지 않았다.그녀는 란사처럼 성녀가 되고 싶었다.심지어 그녀보다 더 귀하고 더 대단한 성녀가 될 것이다.마침내 오늘날 그 소원이 이루어졌고, 지금 만고족은 자신을 신처럼 떠받들고 있다.자신을 우러러보고 경외하고, 한마디로 이 사람들을 휘두르는 쾌감을 아직 충분히 경험하지 못했으니 절대 이렇게 들통나지 않을 것이다.“아, 성수를 말하는 거군요. 무슨 뜻인지 알겠어요. 하지만 말하자면 길어요. 어쨌든 본 성녀의 성수는… 성수는 선지에 강림한 날에 잃어버렸어요. 그래서 지금도 찾는 중이에요.”온모는 혼란스러운 심정을 애써 진정시키고 그럴듯한 핑계를 내세우며 침착하게 대답했다.이러면 다들 믿어줄 줄 알았다.장로들이 수군거릴 때 무명 대사제가 매섭게 그녀를 노려보았다.‘우리가 속았구나!’성수와 성녀는 고대 서적에 등장하는 신적인 존재였다.기록에 따르면 선지에 성녀가 강림할 때마다 혼자 나타났지 성수는 동행하지 않았거니와, 심지어 성수에 대한 기록은 더더욱 없었다.그래서 백수족에도 성녀가 강림했다는 소식을 듣고 반신반의했었다.성수 백호가 나타났다는 말에 미심쩍었는데, 온모는 아예 성수의 존재도 모르면서 얼토당토않은 소리를 지껄였다.‘우리 만고족은 함부로 우롱할 수 있는 바보천치인 줄 알아?’그들도 고대 서적의 기록을 의심하지 않았다.어떻게 말하면 만고족뿐만 아니라 선지에 사는 3대 부족이 고대 서적의 기록을 굳게 믿고 있었다.고대 서적은 3대 부족의 전승일 뿐만 아니라 선지의 전승이기도 했다.바로 고대 서적 때문에 현재 백수족, 천시족, 만고족이 존재했던 것이다.그러니 무명을 포함한 만고족은 절대 고대 서적의 기록이 틀렸다고 의심하지 않았다.고대 서적은 의심할 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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