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l Chapters of 여승이 된 나에게 무릎꿇고 돌아오라고 비는 오빠들: Chapter 1451 - Chapter 1460

1659 Chapters

제1451화

온모는 성수가 무엇인지 모르니, 대사제의 질문에 당황할 수밖에 없었다.하지만 이내 정신을 차렸다.‘안 돼. 절대 이 사람들이 눈치채면 안 돼! 내가 가짜라는 게 들통나면 나를 찢어버릴 거야!’선지에 온 날부터 만고족의 추대를 받고 살았는데 다시 늪에 빠져 허우적대며 살고 싶지 않았다.그녀는 란사처럼 성녀가 되고 싶었다.심지어 그녀보다 더 귀하고 더 대단한 성녀가 될 것이다.마침내 오늘날 그 소원이 이루어졌고, 지금 만고족은 자신을 신처럼 떠받들고 있다.자신을 우러러보고 경외하고, 한마디로 이 사람들을 휘두르는 쾌감을 아직 충분히 경험하지 못했으니 절대 이렇게 들통나지 않을 것이다.“아, 성수를 말하는 거군요. 무슨 뜻인지 알겠어요. 하지만 말하자면 길어요. 어쨌든 본 성녀의 성수는… 성수는 선지에 강림한 날에 잃어버렸어요. 그래서 지금도 찾는 중이에요.”온모는 혼란스러운 심정을 애써 진정시키고 그럴듯한 핑계를 내세우며 침착하게 대답했다.이러면 다들 믿어줄 줄 알았다.장로들이 수군거릴 때 무명 대사제가 매섭게 그녀를 노려보았다.‘우리가 속았구나!’성수와 성녀는 고대 서적에 등장하는 신적인 존재였다.기록에 따르면 선지에 성녀가 강림할 때마다 혼자 나타났지 성수는 동행하지 않았거니와, 심지어 성수에 대한 기록은 더더욱 없었다.그래서 백수족에도 성녀가 강림했다는 소식을 듣고 반신반의했었다.성수 백호가 나타났다는 말에 미심쩍었는데, 온모는 아예 성수의 존재도 모르면서 얼토당토않은 소리를 지껄였다.‘우리 만고족은 함부로 우롱할 수 있는 바보천치인 줄 알아?’그들도 고대 서적의 기록을 의심하지 않았다.어떻게 말하면 만고족뿐만 아니라 선지에 사는 3대 부족이 고대 서적의 기록을 굳게 믿고 있었다.고대 서적은 3대 부족의 전승일 뿐만 아니라 선지의 전승이기도 했다.바로 고대 서적 때문에 현재 백수족, 천시족, 만고족이 존재했던 것이다.그러니 무명을 포함한 만고족은 절대 고대 서적의 기록이 틀렸다고 의심하지 않았다.고대 서적은 의심할 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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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452화

’진짜 성녀일까, 아니면 나처럼 가짜일까?’온모는 지금 당장 그쪽의 성녀를 만나고 싶었다.왠지 모르겠지만 백수족의 성녀를 생각할 때마다 란사의 얼굴이 떠올랐다.만약 만수족 대사제가 말하는 ‘성녀’가 진짜라면 몰라도, 자기처럼 가짜라면 분명 란사일 가능성이 크다고 생각했다.어째서 란사가 가짜라고 말하는지는 굳이 설명하지 않아도 알 것이다.그녀는 평범한 인간이고 태어날 때부터 미움을 사는 천한 계집이니까.성녀, 성수, 선인 같은 단어는 천한 계집과 아무런 연관성도 없었다.대명에서 성녀로 책봉되어 위엄을 부린 것도 모자라 여기까지 와서 성녀 노릇을 하다니, 그럴 자격이 없다고 생각한 것이다.온모는 황제가 직접 란사를 ‘복명성녀’로 책봉했던 장면을 생각하면 샘이 나서 미칠 것만 같았다.이제 자기도 만고족의 성녀가 되었으니 다시 란사에게 짓밟히지 않을 것이다.“이제 다 확인했죠? 백수족에 어쩌다 가짜 성녀가 나타났는지는 당신들이 조사할 일이에요. 본 성녀는 아직 볼일이 남아서 이만 가 볼게요.”말이 많으면 되려 실수하기 쉽다는 이치를 잘 알기에 몇 마디만 하고 성좌에서 일어섰다.그때 조용히 지켜보던 그분이 드디어 입을 열었다.“성녀 대인, 뭘 그리 서두르세요?”본래 들통날까 봐 노심초사하던 온모는 더 이상 여기서 시간을 낭비하기 싫었다.그분의 말에 화를 참지 못하고 버럭 소리를 지르고 말았다.“누가 서두른대요? 본 성녀 말을 못 들었어요? 지금 볼일이 남아서 가야 된다고요! 본 성녀가 그리 한가한 사람인 줄 아세요? 당신들과 쓸데없는 말을 하면서 시간을 낭비해야 하나요?”“쓸모없는 것들! 여기서 본 성녀한테 질문하지 말고 얼른 사람을 파견하여 가짜 성녀를 잡아오는 게 낫지 않아요?”온모는 온갖 욕을 털어내고 소매를 뿌리치며 계단에서 내려왔다.뒤에 악담라와 신왕은 한 발도 움직이지 않았다.역시나 의사당 입구까지 가던 온모는 만고족의 호위무사에게 제지당했다.“성녀 대인, 성좌로 돌아가십시오.”그 순간 온모는 당황했다.‘젠장, 촌놈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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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453화

”본 성녀가 왜 백수족에 가야 합니까? 갈 테면 당신들이 가세요. 가짜를 처리하는데 본 성녀까지 직접 나서야 합니까?”자신이 가짜라는 걸 눈치채도 만고족이 대놓고 질의하지 못하니, 온모는 당당하게 쏘아붙였다.“아니면 본 성녀가 가짜라고 의심하는 겁니까?!”만고족에서 무명은 똑똑하기에 일부러 고개를 돌려 어리어리한 장로들에게 화풀이했다.“당신들은 멍청하고 사람 보는 안목도 없군요. 본 성녀가 만고족에 강림했다는 것만으로도 큰 복인데 감히 의심을 하다니!”온모는 여전히 능청스럽게 연기하며 아래를 노려보았다.“본 성녀를 의심하면서 부패시독을 제거해 달라고 부탁한 겁니까?!”“성녀 대인, 제발 진정하세요!”“오해입니다. 다 오해입니다!”“저희가 어찌 감히 성녀 대인을 의심하겠습니까!”깜짝 놀란 장로들은 알아서 몸을 굽히며 숨을 죽였다.혹시나 성녀 대인을 화나게 만들어 유일한 희망을 잃을까 걱정되었다.장로들이 두려워하자 온모는 긴장됐던 마음이 비로소 풀렸다.‘그렇지. 대사제가 눈치챘어도 뭘 어쩔 거야. 여기 무지한 바보들이 한 무리나 있는데, 이것들만 사로잡으면 대사제 따위 두렵지 않아.’그녀는 항상 무의식적으로 가장 윗사람인 족장을 무시했다.왜냐면 족장도 자기와 같은 여인이라고 아예 안중에 두지 않았던 것이다.어쨌든 만고족의 성녀가 된 이상 부족 사람들을 전부 속일 수 있다고 자신했었다.그런데 어떻게 된 일인지 족장이 질문한 순간부터 갑자기 불편해서, 의식적으로 눈을 마주치지 못했다.만고족 족장은 겉보기에 큰 권력이 없는 거 같아서 대놓고 대화를 피하고 멍청한 장로들만 상대했다.뜻밖에 늙은 여우 악담라와 신왕은 단 한 번도 그녀가 무시하는 족장에게 무례하게 굴지 않았다.악담라는 무명, 신왕은 위에 앉은 족장의 안색을 살피다가 마지막에 서로를 바라보더니 하나같이 심각한 표정을 지었다.‘젠장, 제대로 망쳤어!’‘이제 끝났군요.’“만고족이 이토록 성녀 대인을 믿고 있는데, 성녀 대인도 우리를 실망시키지 않겠죠. 그렇죠?”무명 대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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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454화

“보세요. 우리 성녀 대인은 진짜입니다.”“맞습니다. 그날 성녀와 두 성사가 강림한 것을 직접 보았는데 가짜일 리가 없습니다.”“백수족의 성녀가 가짜입니다.”“우리가 반드시 그 사기꾼을 폭로합시다!”“감히 성녀 대인을 사칭하다니 반드시 죗값을 받아내야 합니다!”이렇게 결정한 뒤, 온 소식이 만고족에 퍼졌다.온모가 승낙했다고 지금 만고족은 더욱 그녀를 믿었다.한편, 악담라와 신왕은 보고도 믿기지 않았다.‘이 계집이 가짜인지 누구도 눈치채지 못했단 말인가?’‘어찌 겁도 없이 허락해? 나중에 가짜인 것이 들통나면 어떻게 수습하려고!’악담라는 마차로 가는 길에 옆자리에 앉은 온모를 힐끗 쳐다보고는 미간을 찌푸렸다.신왕은 무엇을 짐작했는지 아직까지 무덤덤했다.“사형, 짐작 가는 거라도 있습니까?”악담라는 온모가 무슨 생각 하는지 모르지만 사형에 대해서 어느 정도 알고 있었다.그의 표정만 봐도 무언가 알아챘다는 것을 감지할 수 있었다.신왕이 그를 흘겨보면서 빙그레 웃었다.“똑똑한 네 머리로 눈치채지 못했어?”“뭘 눈치채야 합니까?”악담라는 맞히는 거도 귀찮아 눈을 흘겼다.“단도직입적으로 말씀하세요. 지금 우리는 한배를 탔습니다. 이 계집이 무슨 사달을 내면 우리 모두 피하지 못해요!”여기 사람들은 결코 호락호락하지 않았다.온모는 만고족이 식견이 없는 촌놈들이라 비웃었지만 악담라 눈에는 여기 고충술은 금지구역 백족의 고충사보다 훨씬 강했다.그들이 키우는 고충을 지금까지 보지 못했지만 아마도 신비하고 강력한 것이 이 부족의 진짜 본질인 것 같았다.특히 무명 대사제와 만고족의 여족장의 실력을 지금도 간파하지 못했다.게다가 지금 두 사람이 온모와 자신을 의심하기 시작했다.만약 확실한 증거를 찾았다면 지금쯤 세 사람은 체포되었을 것이다.그러니 더 이상 온모가 일을 크게 벌이기 것을 내버려두지 않을 것이다.그들이 여기 온 목적은 만고족이 아니니 문제가 생기면 이곳을 떠나 선인이 남긴 물건을 찾거나, 여기를 떠날 출구를 찾아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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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455화

“한데 사제는 계집에게 관심이 많지 않았나?”신왕이 빙그레 웃으며 비아냥거렸다.“아니지, 정확하게 말하면 계집의 몸에 관심이 많지. 세상에서 유일한 산송장이잖아. 설마 계집이 죽는 걸 지켜보지 않겠지?”신왕이 미리 속내를 알았다는 것이 놀라웠는지 악담라는 안색을 굳히고 코웃음을 쳤다.“사형은 정말 대단해요. 무슨 비밀도 숨길 수 없네요.”그러자 신왕이 능청스럽게 두 손을 벌렸다.“짐이 흑석성의 신왕인 걸 잊었어?”특히나 악담라가 그의 신왕전에서 무슨 짓을 했는지 전혀 눈치채지 못할 리가 없었다.다시 악담라를 이긴 신왕은 가슴이 뿌듯했다.“그래서 내 제안을 어떻게 생각하느냐?”“별로인데요.”그는 득의양양하겠지만 악담라는 답답하기 그지없었다.“선지에 오자고 한 것이 사형이고, 성녀가 되려고 한 것은 계집이에요. 차라리 사형이 도와서 백수족 성녀를 죽이는 게 낫겠어요. 일개 성녀인데 설마 여인이 두려워 살해하지 못하는 건 아니겠죠?”평범한 여인은 두려울 것이 없지만 상대방은 신분이 귀한 성녀이지 않은가?만약 가짜라면 죽이는 건 쉽지만 진짜라면 후과를 장담할 수 없었다.본래 선지에 선인의 전설이 있다고 믿는 신왕이기에 함부로 나서서 사람을 죽일 수 없었다.마음속에 꺼리는 것이 있기에 악담라를 부추긴 것인데, 안타깝게도 사제는 쉽게 속는 사람이 아니었다.신왕은 여전히 웃으면서 눈가에 싸늘한 기운이 스쳤다.“참 나, 섭섭하게 무슨 말이냐? 나도 당연히 나서야지. 다만 백수족의 상황을 잘 몰라서 사제도 함께하자는 뜻이었어. 그때 성공해서 계집이 진짜 성녀가 된다면 여기에 남든 떠나든 움직이지 편하지 않겠어?”악담라도 그를 힐끗 노려보면서 코웃음을 쳤다.사형의 말이 다 틀린 것은 아니었다.게다가 악담라도 온모가 죽는 것을 절대 허락하지 않았다.그러니 계집을 도와서 살인을 방조할 수 있었다.문제는 그 전에 교활하기 짝이 없는 사형과 상의해야 했다.만고족에서 성사 노릇 하는 악담라와 신왕은 백수족에 있는 란사를 노리기 시작했다.란사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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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456화

불청객은 바로 아쿤과 아달을 거느리고 온 백수족 소족장 능운이었다.교청주는 목소리를 듣자마자 고개를 홱 돌려 매섭게 노려보았다.“나 지금 성녀 언니와 친해지는 중인데 너와 무슨 상관이야?”교청주는 언제 능운과 사이가 틀어졌는지 이제 능운 오빠라고 부르지 않았다.능운은 진작에 그녀의 진짜 속내를 알고 있었기에 크게 놀라지 않았다.그저 뒤에 있는 아쿤과 아달을 불러 입구에 있으라 지시하고는 란사에게 매우 정중하게 인사를 올렸다.“성녀 대인, 탕약을 주셔서 감사합니다.”란사는 두 사람을 힐끗 보았다.“별말씀을요. 해독했으니 감사는 됐어요.”백수족과 잠깐 손을 잡자고 결정한 뒤부터 란사는 충도인의 맹독지네에게 물린 사람들에게 해독약을 주었다.아쿤과 아달도 그 약을 먹어서 해독했는데 하마터면 억울하게 죽을 뻔했다.그래서 동굴 입구를 지키는 충도인을 보면 저도 모르게 가슴이 조마조마하여 능운과 함께 들어오지 못했다.사실 능운도 들여보낼 생각이 없기에 두 부하에게 입구에 있으라고 손짓했던 것이다.“됐어. 너희는 밖에서 기다려.”아쿤과 아달은 안도의 숨을 내쉬며 충도인과 멀리 떨어졌다.란사가 지내는 동굴에 들어간 능운은 제일 먼저 세 미터나 되는 돌탁자를 보았다.그 위에 각종 약재와 약병이 가득 놓여 있었다.“이것이 다 성녀 대인이 제조한 약입니까?”그는 교청주를 깔끔하게 무시하고 란사의 약병을 지긋이 쳐다보더니 조금 흥분된 목소리로 물었다.“…”란사는 질문에 대답하지 않고 약을 만드는 데만 집중했다.그래도 능운은 그녀의 쌀쌀한 태도도 눈치채지 못하고 계속 옆에서 질문을 던졌다.“성녀 대인, 여기 약은 야수에게 먹이는 겁니까? 아니면 우리한테 주는 겁니까?”“성녀 대인, 한 병만 가져가도 되겠습니까? 최근 부패시독이 또 심해진 것 같습니다.”“성녀 대인…”“잠깐만. 소족장! 좀 입을 다물어! 성녀 언니가 약을 만들고 있는 거 안 보여?”능운이 힐끗 노려보았다.“봤어!”“봤는데도 시끄럽게 굴어? 진짜 파리 따로 없네.”교청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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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457화

“알았어! 오늘 버르장머리 없는 계집한테 소족장의 대단함을 보여줄 거야!”“어디 덤벼 봐!”“담이 있으면 성녀 대인 뒤에 숨지 마!”두 사람이 싸울수록 목소리가 점점 커져서, 란사는 도저히 집중해서 약을 만들 수 없었다.결국 속이 시끄러워서 약을 잘못 배합하고 말았다.란사는 망가진 약물을 보고 더는 참지 못했다.탁!손바닥으로 돌탁자를 세게 쳤더니 위에 놓았던 약재과 약병들이 흔들거렸다.갑작스러운 상황에 교청주와 능운은 본능적으로 입을 꾹 다물었다.란사는 쌀쌀맞은 표정으로 입구를 가리키며 두 사람을 쫓아냈다.“당장 나가!”그제야 잘못했다는 것을 알아챈 교청주는 불쌍한 표정을 지으며 애교를 부렸다.“성녀 언니, 제가 잘못했어요. 다시는 시끄럽게 안 할게요. 그러니까 제발 쫓아내지 마세요.”정말 힘들게 접근해서 겨우 경계를 늦추게 만들었는데, 그동안 노력이 수포로 돌아가게 둘 수 없었다.하지만 싸늘하게 쳐다보는 란사의 눈에 앞으로 내민 손이 경직되고 말았다.“세 번 말하게 하지 마. 나가!”이 눈빛은 정말 기세등등했다.‘성녀도 보통 성격이 아니야.’순식간에 두려움이 솟아오른 교청주는 다시는 란사에게 들러붙지 않고 순순히 손을 거두었다.“나갈게요. 바로 나갈게요. 그러니까 화내지 마세요. 다시는 멋대로 찾아오지 않을게요.”그녀가 고개를 들었을 때 마침 능운이 턱을 쳐들고 득의양양하게 웃는 면상을 보았다.그 표정을 모를 리가 없었다.‘나쁜 새끼! 빌어먹을 새끼! 너 일부러 그랬어?’그녀는 속으로 능운을 갈기갈기 찢었다.“가자. 너도 여기서 성녀 언니를 방해하지 마!”오늘 아부하는 데 실패했으니 나쁜 녀석에게 절대 접근할 기회를 주지 않을 것이다.교청주는 단번에 피하려는 능운을 붙잡고 억지로 밖으로 끌어냈다.“아니, 더러운 손 치우지 못해? 내가 알아서 갈게!”사실 능운도 바보는 아니었다.전에 란사와 충도인을 얕잡아봐서 큰 교훈을 얻었다.본인은 다치고 란사에게 미움도 사고, 게다가 아버지에게 엄격하게 벌을 받고서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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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458화

“시끄러워!”교청주가 싸늘하게 노려보았다.“무슨 꿍꿍이를 꾸미는지 난 다 알아. 우리 목적은 똑같아. 여기서 방해하면 네 목적을 이룰 수 있을 거 같아?”“본 소족장이 목적을 이루지 못해도 괜찮아. 어쨌든 네 목적을 이루지 못하게만 해도 충분해!”‘네가 나를 어떻게 할 건데?’능운이 입꼬리를 올리며 ‘어쩔 건데?’라는 건방진 행동을 하니, 교청주는 억지를 부리는 꼬라지에 주먹을 꽉 쥐고 살의를 드러냈다.“청주 아가씨!”일촉즉발인 상황에서 교청주의 부하가 다가와 고개를 숙이며 보고했다.“교 장로님이 부르십니다.”그녀는 어쩔 수 없이 살심을 거두고 힐끗 노려보면서 한마디 남겼다.“능운, 끝까지 해보자!”성녀도 능운도, 하나를 죽이든 둘을 죽이든 못할 것도 없었다.다만 여기 백수족 구역에서 손을 쓰면 안 되었다.백수족을 떠나 절멸의 늪에서 두 사람을 묻을 것이다.갑자기 등골이 오싹해진 능운은 저도 모르게 온몸을 움츠리고 부르르 떨었다.“뭐야? 왜 갑자기 춥지?”그는 몸에 걸친 모피를 여미며 구석에서 나왔다.하지만 교청주처럼 떠나지 않고 잠시 무슨 생각했는지 또 뻔뻔스럽게 란사의 동굴로 향했다.“성녀 대인, 제가 성가신 교청주를 쫓아냈어요!”능운이 싱글벙글 웃으면서 동굴에 들어가려 했다.“잠깐만!”충도인의 한마디와 싸늘한 눈빛에 발걸음을 멈추고 말았다.아쿤과 아달은 물론 능운은 문지기 영감의 손에 있는 맹독 지네가 두려웠다.그런데 생각해 보니 영감은 성녀 대인의 하인이라 성녀와 친하게 지내려면 영감과 부딪치는 것이 불가피한 일이었다.능운은 재빨리 굳은 얼굴을 펴고 능청스럽게 웃으면서 말을 건넸다.“선배, 혹시 무슨 일이 있습니까?”충도인은 오늘따라 수상한 녀석을 위아래로 훑어보았다.“성녀 대인이 말씀하셨다. 두 사람 모두 꺼지라고!”그가 특별히 ‘모두’를 강조하면서 말했다.능운은 무슨 뜻인지 알았지만 일부러 알아듣지 못하는 척했다.“아이고, 선배. 방금은 성녀 대인께서 홧김에 그렇게 말씀하셨을 겁니다. 제가 지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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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459화

탁!충도인이 상자 뚜껑을 닫으며 빙그레 웃었다.“소족장, 마음은 알겠소. 일단 성녀 전하께 아뢰어서 자네를 만나길 원한다면 다시 나와 말해 주겠소.”능운이 공수하며 대답했다.“감사합니다. 성녀 대인 앞에서 제 얘기를 해주신다면 따로 사례를 드리겠습니다.”충도인이 갑자기 태도가 바뀌다니.능운은 성녀가 아니라 충도인이 옥석 원광에 관심 있다는 것을 눈치채고, 아달에게 미리 준비한 상자도 들어오라는 눈짓을 보냈다.이 상자는 먼저 두 상자만큼 크지 않았지만 내용은 확실한 진품이었다.그런데 충도인이 상자를 밀어내며 빙그레 웃었다.“내게는 이런 걸 안 줘도 되오. 소족장이 성녀 대인만 기쁘게 해준다면 그것도 충분하오. 만약 성녀 대인이 대노한다면 내가 절대 가만두지 않겠소.”절대 가만두지 않겠다니, 충도인이 의미심장하게 경고했다.능운은 바로 정색하며 약속하려 했지만 상대방이 가식적인 말을 들어주지 않고 손을 흔들며 밖에서 대기하라 일렀다.“왜 받지 않았어요?”동굴에 들어가자마자 란사가 고개도 돌리지 않고 물었다.그러자 충도인이 배시시 웃으면서 다가가더니, 곤히 잠든 백호를 힐끗 쳐다보고는 입을 열었다.“그 옥석 원광은 확실히 좋은 물건이지만 저는 그런 돌덩어리를 좋아하지 않습니다.”“그럼 뭘 좋아해요?”란사가 오늘 마지막으로 배합한 약병을 내려놓고는 곁눈질로 쳐다보았다.깜짝 놀란 충도인은 곧바로 무릎을 꿇고 마치 충성을 맹세하듯 정색하며 말했다.“전하께서 하사한 물건이라면 다 좋아합니다. 그것이 무엇이든 마다하지 않겠습니다.”그 말에 란사가 입꼬리를 올리면서 고개를 끄덕였다.“진짜 늙은 여우라니까요.”충도인이 당황하지 않은 척 너털웃음을 지었다.“성녀 대인, 제가 한 말은 전부 진심입니다.”“입에 바른 소리 그만하고 일어나세요. 그 나이를 드시고 툭하면 무릎을 꿇지 마세요.”그녀가 손들어 충도인을 일으켜 세웠다.“여기 약을 대사제한테 가져가세요. 증상이 심각한 야수한테 먹이긴 충분할 거예요.”충도인은 돌탁자 위에 놓인 약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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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460화

”주인님.”차갑고 익숙한 목소리가 란사의 꿈에 나타났다.‘추월? 이건 추월 목소리야!’란사가 천천히 눈을 떴다.본래 돌침대에 누워 있어야 할 자신이 지금은 어둠도 습한 숲에 있었다.고개를 들어보았더니 머리 위에 하늘을 가린 큰 나무가 있고, 아래에는 흙이 아니라 썩은 나뭇잎과 썩은 물, 그리고 기포가 올라는 검은 진흙이 있었다.‘여긴 늪이잖아!’란사는 가슴이 철렁 내려앉았다.‘내가 왜 여기 나타났지? 방금 옥패 공간에서 잠들었는데, 누가 납치했어도 공간에 들어올 수 없는데. 그래서 여기가 아직도 꿈이란 말이야?’주변을 둘러보려고 발을 들었는데, 발밑에 끈적한 진흙이 마치 발목을 잡고 끌어내리는 것처럼 현실처럼 생생했다.너무 진짜 같아서 꿈 같지가 않았다.항상 신중해 왔던 란사는 혼란스러운 상황에서도 경계를 늦추지 않았다.조심스럽게 검은 진흙이 가득한 늪을 떠났더니 다행히 안전지대와 점점 가까워졌다.짧은 거리를 걷는데도 족히 일각이나 걸려서 마침내 육지에 도착했다.“대체 여기는 어디야?”대체 왜 이러는지 모르겠지만 아무리 꿈이라도 이곳은 평범하지 않았다.특히 위험한 늪을 보는 순간 전에 기성에게 말했던 그곳이 떠올랐다.‘절멸의 늪. 근데 왜 내 꿈에 절멸의 늪이 나타날까?’사라락 사라락…“누구야?”란사가 갑자기 뒤로 돌아섰다.어두운 숲 깊은 곳에 검은 그림자가 빠른 속도로 스쳐 지났다.그녀가 눈으로 쫓아갔지만 워낙 이동 속도가 빨라서 육안으로 포착할 수 없었다.몇 호흡 사이에 시야에서 사라지더니, 그녀가 안심하기 전에 갑자기 음산한 기운이 뒤에 나타났다.“저리 물러가라!”눈치챈 순간 돌아서면서 그 기운의 주인에게 주먹을 휘둘렀다.아쉽게도 검은 그림자가 또 사라져서 깜짝 놀라다가, 이번에 재빠른 반응으로 다른 방향으로 주먹을 휘둘렀다.‘여기야.’역시 돌아선 순간 시야에 다시 검은 그림자가 포착되었다.문제는 이번에 그림자가 사라지지 않았는데도 그녀의 주먹이 헛것을 찔러버렸다.그것은 실체가 아니라 검은 안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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