흥분하는 일족과 달리, 기성과 족장은 침착했다.백수족 구역에 다른 부족이 나타난 것을 진작에 눈치챘지만 성녀 대인의 기복 의식을 방해하지 않아서 모른 척했을 뿐이었다.만약 소란을 피우거나 어떤 수작을 부렸다면 주변에 잠복한 부하들이 즉시 체포할 것이다.무명은 자상한 미소를 머금고 공수하고는 앞으로 다가왔다.“여러분, 진정하세요. 저는 백수족에서 성녀 대인이 기복 의식을 올린다는 소식을 듣고 구경하러 온 겁니다. 이런 놀라운 장면을 보다니, 정말 감탄을 금지 못했습니다. 성녀 대인의 힘이 참으로 비범합니다.”란사, 기성, 족장이 대꾸하지 하는데 옆에 있던 능운이 참지 못하고 눈을 희번덕거렸다.“아첨꾼이 따로 없네.”“능운, 무례하다. 어서 무명 대사제한테 사과해!”족장은 철없는 아들에게 호통쳤다.그러나 가볍게 ‘사과’하라고 지적했을 뿐, 무명 일행에게 형식적인 태도를 보여줬을 뿐이었다.지금 두 부족 사이가 좋지 않은데 무명 일행이 당당하게 백수족에 나타났으니, 족장이 당장 쫓아내지 않은 것만으로도 체면을 준 것이었다.능운은 아버지의 말 뜻을 알아차리고 이내 사과했지만 말투가 경망스럽기 그지없었다.“무명 대사제, 죄송합니다. 제가 원래 직설적이라서, 설마 이런 걸로 저한테 따지지 않겠죠?”만고족 일행은 화나서 눈이 시뻘게졌다.무명 대사제는 만고족에서 족장에 버금가는 존재라 덕망이 높고 모두의 존경을 받았다.그런데 여기서 어린 놈한테 수모를 당하고 있으니 도저히 참을 수 없었다.“무례하다!”“감히 우리 대사제에게 무슨 막말이냐!”몇 명은 화를 참지 못하고 공격하려고 들자, 무명이 손을 들어 그들을 제지했다.“관둬라. 작은 일로 흥분하지 마라.”그는 마치 아무렇지 않은 것처럼 턱수염을 쓰다듬으며 빙그레 웃었다.“소족장이 아직 혈기 왕성하여 말투가 건방진 건 이해할 수 있다. 우리 만고족은 아량이 넓어서 이런 것은 따지지 않는다.”능운은 하마터면 대폭소를 터트릴 뻔했다.‘너희 만고족이 아량이 넓다고? 웃기지도 않네! 만고족은 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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