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l Chapters of 여승이 된 나에게 무릎꿇고 돌아오라고 비는 오빠들: Chapter 1531 - Chapter 15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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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531화

란사의 말이 끝나자마자 수면이 잠시 평온하더니 역시나 예상을 벗어나지 않았다.펑! 펑! 펑!물속에서 갑자기 검은 그림자들이 물보라를 일으키며 모습을 드러내고는 단숨에 강가로 뛰어올랐다.엄청난 소동에 육지의 모든 사람이 깜짝 놀랐다.기성, 무명 일행이 고개를 돌아본 순간 저마다 크게 외쳤다.“천시족의 꼭두각시다!”“모두 강변에서 멀리 떨어져라!”“성녀 대인을 보호하라!”“성녀 대인을 보호하라!”능운과 충도인이 동시에 외치며 란사에게 달려가 그녀의 팔을 잡고 뒤로 당겼다.란사를 호위하는 백수족 호위대도 즉시 달려가 모기 한 마리도 접근하지 못하게 그녀의 주변을 에워쌌다.물속에서 뛰쳐나온 꼭두각시는 스무 마리이고 그들을 조종하는 사람은 고작 세 명이었다.그중에서 앞장선 사람은 기럭지가 길고 검은 머리는 폭포처럼 길며 눈동자는 먹물처럼 새까맣고, 특히나 얼굴은 선하게 생겼으나 살기가 배어 있었다.마치 온몸이 어둠에 감싼 것처럼 음침한 압박감으로 숨이 턱 맞혔다.‘저 사람은 누구야?’얼굴을 보는 것만으로도 란사에게 강한 위협감을 주었다.그녀가 상대방을 경계하면서 어떤 신분인지 추측할 때, 뒤에 있던 기성이 즉시 궁금증을 풀어주었다.“장천휘! 몰래 꼭두각시를 물속에 숨겨놓고 무슨 수작을 부리는 거야? 설마 우리를 습격하려고 했어?!”“기성 대사제, 정말 오랜만이야.”음침한 사내가 코웃음을 치더니, 기성을 스쳐 시선을 정확히 란사에게 고정했다.“이분이 바로 백수족에 강림한 성녀인가?”기성은 곧바로 두 걸음 앞서서 자기 몸으로 장천휘의 시선을 가로막았다.“우리가 여기 있다고 누가 알려줬어? 설마 첩자를 보냈어? 우리 백수족이냐, 아니면 만고족이냐?”기성이 질문을 던지자, 곁에 있던 무명이 그를 힐끗 보고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그는 자신이 데려온 장로들이 아무 문제도 없다고 믿고, 기성도 마찬가지로 만고족을 믿었다.그렇다면 문제는 백수족에 있었다.그가 말해도 기성은 믿지 않을 것이니, 직접 찾아내야 누구인지 알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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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532화

그의 말이 떨어지는 순간, 뒤에 있던 만고족 장로들이 일제히 나섰다.백수족의 대사제 기성이 아무 말도 하지 않는데, 천시족과 만고족이 벌써 팽팽한 신경전을 벌이고 있었다.기성이 미간을 찌푸리고 두 사람을 보다가 싸늘하게 물었다.“성녀 대인은 우리 백수족의 은인이시다. 두 사람이 우리 앞에서 빼앗으려고 다투는 것은 백수족을 우습게 보는 것이냐? 아니면 우리 성녀 대인을 우습게 보는 것이냐?”그가 나서서 말하자 장천휘와 무명 대사제가 동시에 고개를 돌리고는 호위대 가운데 있는 란사를 바라보았다.란사가 불쾌한 듯 눈썹을 치켜 올렸다.“왜 그렇게 보세요? 나를 빼앗으려고 싸우는 것이 아닙니까? 계속하세요.”그녀는 손사래를 치고는 돌아서서 기성에게 다가갔다.“여기는 두 분에게 양보할 테니, 우리는 이만 가 볼게요.”본래 여기서 쉬려고 했는데, 천시족과 만고족이 싸운다면 얼마든지 양보할 것이다.란사가 홱 돌아서자마자 우습게도 장천휘와 무명이 곧바로 태세를 전환했다.“성녀 대인, 우리는 당신을 빼앗으려고 싸우는 것인데, 주인공이 어디로 가신다는 겁니까?”장천휘가 눈을 가늘게 뜨고 위험한 미소를 지으며 바라보았다.마침 기성의 곁에 다가간 란사가 발걸음을 멈추더니, 돌아서서 그와 시선을 마주쳤다.“주인공? 죄송한데 난 주인공이 아니에요. 당신의 싸움에 괜히 나까지 끌어들이지 마세요.”그제야 란사는 깨달았다.추측이 맞다면, 백수족의 행방을 천시족에게 알린 첩자는 바로 교청주일 것이다.전에 왜 교청주가 자기에게 살의를 드러냈는지 확신하지 못했는데, 이제 보니 그녀가 백수족 출신이 아니라면 모든 것이 설명되었다.다섯째 장로도 천시족 출신인지 아닌지는 모르겠지만 왠지 부녀가 모두 장천휘가 백수족에게 파견한 첩자라고 의심했다.유일한 야수족에서 올라온 장로가 선봉대 임무를 맡은 것이 절대 우연이 아니라고 믿었기 때문이었다.안타깝게도 지금은 어떤 증거도 없고 부녀도 이 자리에 없어서 조금 성가시게 되었다.교봉, 교청주.장로와 장로의 딸.이제는 외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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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533화

란사의 부름에 기성은 곧장 따라갔다.남들 보기에 우스꽝스럽겠지만 당연했다.자기 손녀를 따라가지 않고 여기서 사람도 아니고 귀신도 아닌 작자들과 말다툼해야 하는 건가?기성이 손을 흔들자 백수족의 대부대도 나란히 뒤를 따랐다.란사에게 완전히 무시당한 무명 대사제는 싸늘한 표정으로 장천휘를 노려보았다.‘멍청한 놈, 뭐 하러 성녀를 건드려?’성녀 대인은 평소 부상자에게 다정해도, 타인에게는 아주 쌀쌀맞았다.만약 그녀의 심기를 건드린다면 후과를 감당할 수 없을 것이다.‘휴.’무명 대사제는 속으로 비웃고는 만고족 일행을 데리고 떠났다.이제 강가에 천시족 일행과 꼭두각시만 남았다.“대사제, 저들을 막지 않습니까?”장천휘의 뒤에 있던 한 부하가 조심스럽게 물었다.촤아악!장천휘가 대답 대신 손바닥을 날리자, 부하가 겁에 질려 털썩 무릎을 꿇고 앉았다.“대사제, 노여움을 푸십시오!”“대사제, 노여움을 푸십시오!”나머지 두 부하도 잇따라 무릎을 꿇었다.장천휘는 잔뜩 굳은 표정으로 란사 일행이 떠난 방향을 노려보다가 냉소를 터트렸다.“당연히 막아야지. 하지만 너희가 나설 필요 없다!”좋게 말해서 받아주지 않는다면 더는 봐주지 않을 것이다.한편, 미리 떠난 백수족 선봉대에서 마침 교청주가 미치고 날뛰는 야수를 죽이고 고개를 들었더니 사납게 생긴 매 한 마리가 날아오는 것을 보았다.그녀는 두 손가락을 입에 대고 휘파람을 휙 하고 불었다.그 소리에 주인의 위치를 파악한 매가 눈 깜짝할 사이에 날아와서 그녀의 팔에 앉았다.곁에 다른 이가 있었다면 분명 매가 수상하다는 것을 알아차렸을 것이다.뻣뻣한 행동, 하얀 눈동자, 차가운 몸뚱이는 딱 보아도 이미 죽은 매의 시체였다.“천휘 대인께서 소식을 전하라 했어? 그 성녀가 대사제한테 귀순했어?”교청주가 그분의 이름을 부를 때 얼굴에 숭배하는 기색이 역력했다.매의 발에 묶어서 보낸 쪽지를 본 순간, 그녀의 표정이 싸늘하게 굳어졌다.“젠장! 천휘 대인이 직접 나섰는데도 귀순하지 않았어?”교청주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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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534화

”역시 맞구나. 이것은 천시족이 서신을 전달하는 꼭두각시 매다.”사내의 말에 부하들이 경악했다.“뭐라고요?”“정말 꼭두각시 매군요.”“천시족의 매가 왜 여기에 있습니까?”처음 발견한 만고족 부하가 손가락을 옆으로 향하며 말했다.“방금 저 매가 백수족 선봉대 쪽에서 날아가는 것을 보았습니다.”“백수족 쪽에서 날아갔다고? 그럴 리가 없어. 저들은 자기 야수만 조종할 줄 알지 죽은 걸 조종할 수 없을 텐데!”누군가 얼떨떨해서 물었다.대장이 무언가를 알아차렸는지, 매의 발을 관찰하다가 과연 쪽지 한 장을 떼어냈다.그가 내용을 보고는 눈을 가늘게 뜨고 지시했다.“백수족 쪽으로 가보자.”뒤에 따라오는 대부대에게 길을 터줘야 하기 때문에 두 부족의 선봉대는 멀리 떨어지지 않은 전제하에 따로 움직였다.얼마 지나지 않아 만고족 선봉대가 백수족의 선봉대가 위치한 곳에 도착했다.그들이 접근하자마자 백수족에서 바로 알아차렸다.“멈춰라!”“당신을 어쩐 일이오? 왜 길을 트지 않고 우리 쪽으로 온 것이오?”백수족의 사람이 의아해서 물었다.퍽! 퍽!그때 시독에 중독되어 이성을 잃은 뱀을 제거한 교봉이 만고족 일행에게 다가왔다.“오금, 여기는 무슨 일로 왔소?”오금은 바로 만고족 선봉대 대장의 이름이었다.만고족에서 무우 부인과 무명 대사제를 포함한 주요 혈통만 무씨 성을 소유했다.그리고 전공을 세우거나 부족에 큰 기여를 한 사람은 족장이 오씨 성을 하사하였는데 주요 혈통 다음으로 권력이 높았다.오금의 이름만 들어도 지위가 높기 때문에 교봉은 그가 무단으로 자리를 떠난 것에 불만을 품었지만 눈살만 찌푸리고 화내지 않았다.그런데 오금의 말에 왠지 모를 도발을 느꼈다.“여기에 수상한 것을 발견하고 왔소. 교 장로는 방금 보지 못했소?”오금이 눈을 가늘게 뜨고 교봉의 안색이 미세하게 변하는 것을 자세히 살펴보았다.“무엇을 봤단 말이오?”의심이 가득한 상대방의 눈빛에 교봉은 화가 치밀어 올랐다.“자네는 오른쪽 길을 열지 않고 우리 담당인 왼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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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535화

죽은 매를 본 순간 교봉이 바로 알아보았다.그의 눈 밑에 어두운 기색이 스쳤지만 표정은 조금도 변하지 않았다.“이것은 천시족의 꼭두각시 매가 확실하오. 한데 우리와 무슨 상관이오?”그가 엄숙한 표정으로 당당하게 말했다.“설마 우리 백수족이 천시족과 결탁했다고 생각하는 거요?”그렇다고 오금은 교봉의 기세에 눌리지 않고 덤덤하게 말했다.“백수족이 천시족과 결탁했는지는 모르겠지만, 당신네 선봉대에 틀림없이 천시족의 첩자가 있을 것이오. 아니면 꼭두각시 매를 어찌 설명할 것이오?”“허튼소리!”“당신들이 무슨 자격으로 우리를 의심하는 거요?”“내가 보기에 만고족이 천시족과 결탁한 것 같소만!”백수족 선봉대가 즉시 안색이 변하며 오금 일행을 향해 눈을 부라렸다.교봉도 어처구니없다는 듯 코웃음을 치면서 바닥에 떨어진 꼭두각시 매의 발을 슬쩍 흘겨보았다.“오금, 무슨 증거라도 있소? 증거도 없이 모함한다면 우리 백수족과 만고족의 갈등만 커질 것이오. 이번 절멸의 늪에 가는 것도 만고족이 우리한테 부탁했다는 것을 잊지 마오!”“만약 두 종족이 싸워서 이번 협력이 파투 난다면, 자네가 천시족과 결탁한 첩자이고 일부러 방해했다고 의심할 것이오!”교봉의 언성이 점점 높아졌다.그의 날카로운 눈빛에 오금의 뒤에 있던 만고족 정예 고충사들이 조금은 흔들렸다.그래도 대장 오금은 눈 하나 깜박하지 않고 더욱 의심했다.“그렇소? 그렇다면 정말 교 장로와 관련이 없는 모양이오.”“흥, 당연하지!”교봉이 코웃음을 쳤다.“정말 그렇단 말이오?”오금이 눈을 가늘게 뜨고 매섭게 노려보다가 마치 꼬투리라도 잡은 듯 냉소를 터트렸다.“그렇다면 내가 납득할 수 있게 설명하시오. 이 쪽지는 또 어떻게 된 일이오?”오금이 두 손가락에 낀 쪽지를 앞으로 내밀었다.아직 내용을 보여주지 않았는데 교봉의 등에 갑자기 식은땀이 흘렀다.‘젠장! 청주야, 대체 무슨 짓을 하는 것이냐? 어쩌다 꼭두각시 매가 만고족의 손에 들어갔어?’게다가 쪽지까지 가지고 있었다.지금 쪽지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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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536화

하지만 하늘만 알고 있을 것이다.지금 교봉과 오금은 이미 서로에게 살의를 드러냈다는 사실을.한 명은 상대방의 부족과 이익을 교환하려 하고, 다른 한 명은 당장 죽여서 입을 막으려고 생각했다.두 사람 사이에 암류가 흐른 뒤에 오금은 만고족 선봉대를 이끌고 먼저 떠났다.“대장, 이렇게 지나칠 겁니까? 교 장로는 분명 꼭두각시 매를 알고 있으면서 모른 척했어요. 정말 파렴치한 인간이에요.”교봉이 모른 척한 것을 오금만 간파한 것이 아니었다.이번에 만고족은 전체 부족에서 선발한 정예 고충사들을 파견했기에, 교봉이 아무리 연기를 잘해도 순간의 실수를 모두 파악했다.오금이 코웃음을 치며 입꼬리를 올렸다.“내가 그냥 넘어간다고 했느냐?”그제야 만고족의 정예 고충사들의 얼굴에 화색이 돌았다.“대장, 그럼 죽일 겁니까?”“어떻게 할까요? 바로 체포할까요? 아니면 성녀 대인의 앞에 끌고 가서 대질할까요?”“그건 안 돼. 바로 체포하면 백수족이 제일 먼저 동의하지 않을 거야.”“맞아. 어쨌든 백수족의 장로인데, 확실한 증거 없이는 우리도 나서기 어려워.”“확실한 증거는 대장 손에 있잖아. 그 쪽지!”부하들의 말에 오금은 숨기지 않고 손가락을 뒤집어 쪽지를 보여주었다.모두가 쪽지에 적힌 내용을 본 순간, 하나같이 침묵하고 조용해졌다.“아니… 대장, 왜 백지입니까?”부하가 머뭇거리며 물었다.오금이 보여준 쪽지는 한 글자도 적히지 않은 백지였다.“누가 백지라고 했느냐?”오금이 손바닥으로 부하의 뒤통수를 치며 꾸짖었다.“천시족이 그리 만만해 보이냐? 꼭두각시 매한테 백지를 전달하게?”“그럼 쪽지가 왜…”“대체 무엇을 전달했다는 겁니까?”모두가 주변에 몰려서 서로 얼굴을 쳐다보다가 결국 대장을 바라보았다.방금까지 엄숙하던 오금이 어깨를 으쓱 올렸다.“나도 몰라. 어쨌든 여기 내용이 있어. 지금 보이지 않은 것은 천시족의 첩자가 무슨 특수한 방법으로 숨긴 거야.”“근데 왜 방금 교 장로 앞에서 진짜처럼 말씀하셨어요?”“속이려고 그런 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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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537화

“가서 기성 대사제와 백수족의 소족장을 성녀 대인 쪽으로 모이라고 알려라.”무명 대사제가 분부를 내렸다.한참 뒤에 기성과 능운은 란사의 마차 앞에 도착했다.“왜 여기 모였어요? 무슨 일이 있어요?”마차 밖에서 무명 대사제 일행이 알현을 청하는 소리에 란사가 나오면서 물었다.일행이 머문 곳은 임시로 정리된 공터이고 마침 누군가 걸상 하나를 들고 란사 앞으로 다가왔다.백호 북진연은 란사의 뒤를 따라오다가 그녀가 걸상에 앉은 것을 보고 그 옆에 엎드려서 엄숙하게 기성 일행을 흘겨보았다.“이제 말하시오. 무명 대사제, 우리도 모자라 성녀 대인까지 부르다니, 대체 무슨 일이오?”기성이 미간을 찡그리며 입을 열었다.무명 대사제가 모두를 불렀다는 말을 듣고 란사가 고개를 돌려 그를 바라보았다.무명이 일어서서 공수했다.“성녀 대인께 아룁니다. 방금 전방 저희 선봉대에서 천시족이 쪽지를 전하는 꼭두각시 매를 발견했답니다.”“꼭두각시 매?”그 말에 기성과 능운이 경악했다.“그게 사실이오? 누가 발견했소?”“그자를 잡았습니까?”두 사람이 잔뜩 상기되어서 동시에 따져 물었다.그제야 무명이 왜 갑자기 그들을 부르고 란사 앞에서 이 일을 알렸는지 이해되었다.“오금이 발견하고 활을 쏴서 죽였는데 매의 발에서 쪽지 한 장을 발견했소.”무명은 오금이 어떻게 매를 발견했고 교봉을 떠본 사실을 알지만, 세 사람에게 말하지 않고 백지만 란사에게 건넸다.“백지네요.”란사가 받아보고 눈썹을 치켜 올렸다.능운이 참지 못하고 머리를 쏙 내밀다가 보기 전에 란사가 말해버렸다.“백지라고요? 글자가 없어요?”그는 믿기지 않아 어리둥절했다.하지만 기성은 다르게 무언가 떠올랐다.란사가 무명 대사제를 힐끗 보고 거짓이 아님을 확인한 뒤에야 쪽지를 펴서 두 사람에게 보여주었다.“정말 백지네요. 대체 어떻게 된 일입니까? 천시족이 왜 꼭두각시 매에게 백지를 전달했을까요? 설마 성녀 대인이 그쪽 대사제를 무시했다고 우리를 조롱하는 겁니까?”능운이 생각한 유치한 이유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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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538화

기성도 고개를 가로저었다.“두 가지 약물은 천시족에서 대대로 내려온 비법이라 우리도 연구했지만 아무도 알아낸 것이 없소.”무명의 얼굴에 실망한 기색이 스쳤다.“그럼 어떡해? 그 약물이 없다면 쪽지에 어떤 비밀이 적혀 있는지 알아낼 수 없어!”능운이 미간을 찌푸렸다.그때 란사가 한 손으로 쪽지를 쓰다듬고 다른 손으로 턱을 고이고는 생각에 잠겼다.그녀의 안색을 살피던 무명과 기성은 더는 말하지 않고 방해하지 않았다.한참이나 조용하던 란사가 갑자기 무언가 떠올랐는지 눈을 번쩍 뜨며 말했다.“그 약물이 무엇인지 알겠어요! 글자가 사라지게 하는 약물에 음지 한태와 유죽심을 첨가했어요. 이 두 가지 약재가 섞이면 확실히 먹물을 제거할 수 있어요.”란사의 말에 능운이 숭배하는 눈빛으로 바라봤다.“성녀 대인, 천시족의 약물까지 꿰뚫어 보셨어요? 그럼 글자가 나타나게 하는 약물도 알아요?”기성과 무명도 기대하는 눈빛으로 쳐다보았다.역시나 란사가 고개를 끄덕였다.“글자를 사라지게 하는 약물을 알아낸다면 나타나게 하는 방법은 간단해요.”이어서 그녀는 충도인에게 지시를 내렸다.“마차 뒤에 실은 약재 중에서 남양 송지를 가져오세요.”“제가 갈게요. 남양 송지가 어떤 것인지 알고 있어요!”충도인이 대답하기 전에 능운이 흥분하며 대답하고는 바로 돌아서서 뛰어갔다.“저 녀석이!”임무를 빼앗긴 충도인은 신나게 뛰어가는 능운을 쏘아보았다.잠시 뒤, 능운이 남양 송지 한 조각을 갖고 돌아왔다.“성녀 대인, 이 정도면 충분해요?”“충분해요.”란사는 그의 손에서 손가락만 한 송진을 받아 불에 굽기 시작했다.송지가 완전히 녹아 담황색 반투명한 액체로 변하자, 바닥에서 작은 나뭇가지를 찾아 액체를 묻혀서 쪽지에 얇게 펴 발랐다.그렇게 기생 일행이 지켜보는 가운데 백지였던 쪽지에 또렷이 글자가 나타나기 시작했다.[성녀가 귀순하지 않으면 두 부족을 죽여서 흩어지게 하면 됩니다.]내용을 똑똑히 본 기성과 능운, 그리고 무명은 가슴속에 분노가 차올랐다.“무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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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539화

“맞아! 그놈은 비열하게 습격하는 걸 제일 좋아하지! 정말 내가 없는 틈을 타서 성녀 대인을 납치하러 올지도 몰라!”능운은 주먹을 꽉 움켜쥐면서 이를 갈았다.“그러니까 대부대는 절대 건드리면 안 됩니다!”그가 겨우 진정하자, 기성은 쓸데없이 타이르지 않고 란사를 보며 장담했다.“성녀 대인, 걱정하지 마세요! 저희가 있는 한 절대 천시족의 놈들이 머리카락 한 오리도 건드리지 못할 겁니다!”“맞습니다! 오기 전에 제가 우리 장로들에게 천라지망을 배치하라고 지시했습니다. 장천휘든 천시족이든 일단 접근하기만 하면 제가 제일 먼저 알 것이고, 절대 살려서 보내지 않겠습니다!”“그럼 두 분께 부탁할게요.”란사는 두 사람에게 부탁하다가 곁에서 잔뜩 기대에 찬 뜨거운 시선을 느끼고 입가에 경련을 일으켰다.“소, 소족장도 잘 부탁해요.”“헤헤, 성녀 대인, 안심하세요. 제가 반드시 성녀 대인을 잘 지켜드리겠습니다.”성녀 대인이 한마디 덧붙였다고 능운은 가슴까지 치며 약속했다.기성은 거들떠도 보지 않고 턱을 만지작거리며 말을 이었다.“하지만 우리가 장천휘를 찾아가지 않는대도 전방 선봉대의 첩자가 이대로 넘어가지 않을 겁니다.”장천휘 일행이 합류 지점에 미리 매복했고, 이어서 선봉대가 천시족의 꼭두각시 매의 발에서 무례한 내용이 담긴 쪽지를 발견한 것을 종합해 보면, 모두 한 가지 가능성을 가리켰다.바로 두 부족이 손을 잡고 공동으로 길을 여는 선봉대에 천시족의 첩자가 있다는 것이다.기성은 저도 모르게 미간을 찌푸렸다.무명 대사제가 진작에 알고 있었지만, 지금 말하지 않은 이유는 천시족 첩자의 이간질에 놀아나지 않기 위해서였다.두 부족의 협력을 정말 어렵게 쟁취했는데, 천시족 첩자 때문에 대사를 망칠 수는 없었다.그래서 만고족을 위해서라도 오금의 서신에 언급된 자가 첩자일 가능성이 높아도 입을 열지 않았다.그는 백수족이 스스로 발견하여 해결하기를 바랐다.그래야 첩자를 해결하는 동시에 백수족과의 협력에 방해가 되지 않을 것이다.하지만 그가 말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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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540화

능운은 무명을 가리키는 손가락이 부들부들 떨릴 정도로 이를 갈았다.“내가 보기에 첩자는 만고족에 있고 당신은 우리를 모함하러 왔어요!”“소족장, 말조심하세요!”“기성! 날 말리지 마! 본 소족장이 오늘 제대로 따져야겠어!”다른 경우라면 얼마든지 참을 수 있었지만, 성녀 대인의 앞에서 만고족의 대사제가 감히 백수족을 모함하고 있어서 도저히 참을 수 없었다.이것은 분명 도둑놈의 심보로 백수족을 모함한 후에 성녀 대인을 빼앗아 가려는 수작이라고 생각했다.자신의 추측이 맞았다는 생각에 능운의 두 눈에서 불을 뿜을 것처럼 무명을 노려보았다.“역시 너희들과 협력 같은 건 하지 말았어야 했어!”“소족장!”그가 점점 심한 말을 뱉자 기성은 더 이상 참지 않았다.“지금 상황에서 첩자가 누구인지부터 밝혀야지 억측으로 분노를 터트리면 안 됩니다!”“뭘 더 밝혀? 이미 확실해졌잖아! 만고족이…”능운이 입을 열자마자 또 온갖 욕을 퍼부으려고 하자, 란사가 어쩔 수 없이 나섰다.“능운 소족장!”“네! 성녀 대인!”란사가 부르는 소리에 능운은 곧바로 욕을 멈추고 공손한 자세로 대답했다.“일단 진정하고 두 대사제의 말을 끝까지 들어보면 안 돼요?”쉽게 흥분하는 녀석이 입을 다물어야 계속 얘기가 이어질 것 같아서, 그녀는 싫어하는 기색을 감추지 않고 짜증이 섞인 말투로 툭 던졌다.“…”란사에게 밉보인 능운은 충격을 받았는지 눈을 휘둥그레 떴다.그리고 두 손으로 자신의 입을 틀어막고 눈물까지 글썽이며 고개를 세게 끄덕였다.‘안 돼. 더 이상 말하지 마! 절대 성녀 대인께 밉보이면 안 돼! 흑흑.’꽥꽥거리던 녀석이 입을 다물자 주변이 조용해졌다.두 대사제는 그제야 란사 앞에서 제대로 얘기를 나누었다.“무명 대사제, 방금 소족장의 말을 마음에 두지 마시오. 두 부족의 선봉대가 이미 길을 터주고 있으니, 만고족에서 후회하거나 천시족과 결탁하지 않았다면 우리 약속은 끝까지 갈 것이오.”기성은 먼저 무명에게 안정제를 먹였다.“그렇다면 다행이오. 이번에 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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