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성은 흐뭇하게 웃으면서 신상을 바라보다가 부하들에게 지시했다.“제물을 들고 와라.”“네.”백수족에서 제물을 준비한 것처럼 만고족에서도 준비했다.무명이 뒤를 돌아보며 고개를 끄덕였다.“너희들도 가거라.”제물이라는 두 글자를 듣자마자 빛 기둥에 눌린 일행은 화들짝 놀라며 드디어 올 것이 왔다는 표정을 지었다.“천목 족장님! 어떡합니까? 저들이 우리를 죽이려고 합니다!”“족장님! 어서 방법을 생각해 보십시오!”“젠장! 저놈들과 붙어요!”죽음이 코앞에 닥친 남쪽 부족들이 아연실색할 때, 두 대사제의 지시를 받고 제물을 옮기러 간 부하들은 어이없다는 듯 힐끗 돌아보다가 대부대 쪽으로 향했다.얼마 지나지 않아 두 부족이 준비한 제물이 눈앞에 나타났다.신상 앞의 왼쪽에 소, 양, 돼지를 놓고 오른쪽에도 소, 양, 돼지를 가지런히 놓은 장면을 본 천목 영감은 어안이 벙벙했다.‘백수족과 만고족이 준비한 제물이 가축이란 말이야? 내가 정말 오해했나?’난처해진 그는 무슨 말을 하려고 입을 벙긋했지만, 지금 기성과 무명은 제사에 집중하느라 이쪽을 쳐다보지도 않았다.대신 천시족의 셋째 장로가 그를 힐끗 쳐다보더니 입꼬리를 쓱 올리며 사악하게 웃었다.“천목 족장, 저들이 제물을 올리는 신상이 누구인지 아십니까?”빛 기둥에 눌린 천목 영감은 두 부족이 자기들을 제물로 사용하지 않는 것을 확인하고서야 진정하고 제사 의식을 보기 시작했다.신상을 본 그가 의아한 표정을 지으며 물었다.“누구시오?”옥석으로 조각한 신상은 딱 봐도 세속을 초월한 듯 고상하고 자애로우며 신비로운 기품이 흐르는 여신상이었다.‘한데 성녀 대인이 이리 젊었던가? 선지에 이런 성녀를 본 적이 없는… 잠깐, 설마…’천목 영감은 갑자기 무언가 떠올랐는지 눈을 번쩍 떴다.“맞습니다. 이 신상은 바로 기성과 무명이 말했던 성녀입니다. 바로 백수족에 강림하신 그분이시죠.”“뭐라고?”천목 영감은 경악했다.“그럴 리가 없소! 성녀 대인은 분명 남쪽에 강림하셨단 말이오! 저들 백수족에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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