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소택 저 자식 눈빛이 왜 저래? 어휴, 역겨워. 설마 네가 자기한테 미련이 있어서 온 거라고 착각하는 건 아니겠지?”임연주는 묘한 시선으로 온사를 바라보는 최소택의 눈빛을 보고 역겨움이 치밀었다.온사는 눈을 더럽히기 싫어 그쪽에는 시선도 주지 않고 있었다.최소택의 모습은 그야말로 꼴불견이었다. 그는 온모를 데리고 부모님 앞으로 가서 차를 올리는 도중에도 온모와 온사를 번갈아보며 헤실헤실 웃고 있었다.온모는 면사포를 쓰고 있어서 제대로 보지는 못했지만 수시로 고개를 돌리는 그의 모습을 보고 인상을 확 찌푸렸다.그녀는 불편함을 참으며 작은 소리로 그에게 말했다.“오라버니, 어딜 그렇게 보세요? 차를 올려야 하는데 어서 찻잔을 저에게 주셔야죠.”“아, 그래.”최소택은 그제서야 정신을 차리고 다급히 찻잔을 들어 온모에게 건넸다.그러다가 너무 서두른 탓인지 찻잔이 온모의 손에 닿으며 뜨거운 차가 그녀의 손등에 튀고 말았다.“아!”온모는 갑작스런 통증에 신음을 흘렸다.“온모야!”사고의 장본인인 최소택은 화들짝 놀라며 찻잔을 내려놓고 온모의 손을 살폈다. 뜨거운 찻물에 손등은 이미 뻘겋게 부어 있었다.“미안해, 온모야. 다 내 잘못이야. 많이 아프니? 내가 불어줄게.”“아니… 저는 괜찮아요. 오라버니, 너무 걱정하지 마세요.”말은 그렇게 해도 온모는 속으로 온갖 욕설을 퍼붓고 있었다.‘멍청한 자식! 어떻게 혼례식에서 이런 실수를 할 수 있지?’‘명색이 충용 후작가의 세자인데 어쩌면 이렇게 멍청할까?’그러나 온모는 멍청이가 아니라면 그녀의 얕은 수에 속아넘어가지도 않았을 거라는 사실을 인지하지 못하고 있었다.온아려는 허둥대는 둘의 모습을 보자 억눌렀던 짜증이 다시 치밀었다.“그만해. 귀빈들이 다들 기다리고 계신 거 안 보여? 빨리 시작해.”온모는 그 틈을 타 손을 살며시 빼고는 역겨운 마음을 참으며 부드럽게 말했다.“어머님 말씀이 맞아요. 서방님, 식을 계속해야죠.”그 말을 들은 온아려는 더 이상 참을 수 없어 싸늘하게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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