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약 임연주가 대놓고 그런 말을 했더라면 욕설을 퍼부었겠지만 하필 설명을 해준 사람이 그의 아버지였다.최소택은 순식간에 똥 씹은 얼굴이 되었다.온모는 비록 그림을 보지 못했지만 어떤 상황인지 대충 짐작이 갔다.그녀는 최소택의 손을 꽉 잡으며 애원했다.“아버지께 그만 말하라고 해요!”최소택은 난감한 얼굴로 그녀에게 눈치를 주었다.온아려도 수치스럽긴 마찬가지였다. 그녀는 다급히 부군을 말렸다.“그만하세요, 나리. 어서 그 그림은 치워요. 온사… 아니 성녀 전하께서 가져온 선물도 있잖아요.”충용 후작은 차갑게 콧방귀를 뀌었다.이제야 부끄러운 줄 알다니!그는 임연주를 탓하지 않고 직접 그림의 물기를 닦은 후, 조심스럽게 상자에 넣었다.곧이어 그는 온사와 임연주를 바라보며 말했다.“내 어릴 적에 란 대감의 저택에 놀러 갔다가 이 그림을 본 적이 있었지. 그때도 참으로 신기하다고 생각해서 대감에게 달라고 졸랐었는데 대감은 내 철없는 요구를 거절했었어.”“나중에 그 일이 있은 후로 다시 이 그림을 볼 기회가 없었는데 돌고 돌아 이렇게 나에게 돌아올 줄은 몰랐군. 그림을 선물해 줘서 고마워. 아들이 무식하여 그림의 진가를 알아보지 못했으니, 괜찮다면 이 그림을 나에게 주겠나? 내 그에 맞는 답례를 하지.”말을 마친 그는 고개를 돌려 온사의 표정을 살폈다.임연주도 당황스럽긴 마찬가지였다. 최소택을 농락하려고 가져온 그림이 란씨 가문의 소장품이었을 줄은 몰랐다.그녀는 고개를 돌려 멍한 표정을 짓고 있는 온사를 힐끗 보고는 충용 후작에게 말했다.“죄송합니다, 나리. 제가 그런 사연이 있는 줄도 모르고 선물을 가져왔으나, 란씨 가문의 소장품이라는 걸 알았으니 부끄럽지만 제가 결정할 수 있는 게 아닌 것 같네요. 그건 제 절친인 온사에게 물어보셔야 할 것 같습니다.”이 그림은 임씨 가문의 경성 저택에서 찾은 것이었다.그때 임씨 가문과 란씨 가문은 이웃으로 살았기에 란씨 가문에서 친한 이웃에게 그림을 설명했다고 해도 이상할 게 없었다.다만 임연주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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