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emua Bab 여승이 된 나에게 무릎꿇고 돌아오라고 비는 오빠들: Bab 621 - Bab 630

632 Bab

제621화

그 말이 끝나기 바쁘게 온자신이 그녀의 앞으로 성큼 다가왔다.짝!살갗이 부딪치는 소리와 함께 온모의 고개가 돌아갔다.온모는 그 순간 머리가 뗑 하고 눈앞에 별이 보였다.그녀는 그대로 힘없이 바닥으로 쓰러지다가 문지방에 머리를 부딪치고 정신을 잃었다.“아가씨!”“공자님! 당장 멈추세요!”“빨리 둘째 공자를 막아!”정원에 있던 하인들은 그 모습을 보고 화들짝 놀라서 이쪽으로 다가왔다.온자신이 귀뺨 한대에 만족하지 않고 다시 주먹을 쥐고 휘두르려 하자 놀란 시종들이 다급히 달려와서 그를 말렸다.만약 온모가 자신의 처소에서 둘째 공자의 주먹에 맞아 무슨 일이라도 생긴다면 시종인 그들도 무사할 수는 없었다.그래서 폭주 중인 온자신이 두려웠지만 그들은 필사적으로 그를 막으려 했다.온자신은 시종들에 의해 온모에게서 세 걸음 멀어졌다.그는 분노에 찬 시선으로 온모만 노려보고 있었다.뭇 시종들이 가로막아 온모에게 다가갈 수 없게 되자 그는 참지 못하고 욕설을 퍼붓기 시작했다.“천박한 년! 감히 셋째와 짜고 나를 속이려 내 집까지 찾아오다니! 난 그래도 너희를 가엾게 여겨서 거두어 주었거늘! 감히 나한테 이런 장난을 쳐?”“감히 내 방에 숨어들어서 내가 모아둔 동전을 도둑질하고는 네 것인양 선심을 쓰는 척을 하다니! 한때는 널 순수하다고 생각했던 내가 눈이 멀었지!”이미 분노에 잠식된 온자신은 거침이 없었다.그는 사나운 시선으로 온모를 노려보며 계속해서 울분을 터뜨렸다.“내 동전 어딨어? 당장 돌려내! 내 돈 모두 내놓으라고! 안 그럼 넌 무사하지 못할 거야!”한참이 지나서야 의식을 되찾은 온모는 바닥에 주저앉아 얼굴을 만졌다. 붕대로 감아두었던 상처가 온자신에게 귀뺨을 맞으면서 다시 찢어져 피가 철철 흐르고 있었다.손에 묻은 피를 본 온모는 놀라서 비명을 지르기 시작했다.“악! 내 얼굴! 당장 의원 불러와! 아니, 당장 어의를 불러!”‘내 얼굴 망가지면 넌 절대 용서 못해, 온자신!’그러나 온자신은 온모가 생각했던 것보다 더 잔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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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22화

불과 반년 전까지만 해도 서로를 믿어주고 아끼던 두 남매였다. 두 사람 사이가 이 지경이 될 줄을 누가 알았을까?겁에 질린 시종들은 바들바들 떨고 있었다.그리고 이때, 밖에서 문을 두드리는 소리가 들려왔다.“둘째야, 이른 아침에 동생의 처소에서 무슨 소란이니? 당장 문 열어!”익숙한 목소리를 들은 온모가 눈을 반짝이며 바깥에 대고 소리쳤다.“아버지! 저 좀 살려주세요! 둘째 오라버니가 미쳤어요! 저를 죽이려고 해요!”목소리의 주인은 온권승이었다.온자신은 음침하게 굳은 얼굴로 문밖을 빤히 노려보았다.쾅! 쾅!온권승은 마치 온자신의 생각을 읽기라도 한 듯이 점점 세게 대문을 두드렸다.온권승이 가라앉은 목소리로 말했다.“둘째야, 당장 문 열어!”온모는 이때가 기회다 싶어서 고자질하기 시작했다.“아버지, 오라버니가 문을 막고서 시종들도 못 나가게 하고 있어요! 아버지, 빨리 저를 구해주세요! 둘째 오라버니가 또 미친 짓을 벌일 것 같아요!”“너!”온자신이 놀라서 온모를 노려보며 욕설을 퍼부으려던 순간, 등 뒤에서 강력한 힘에 의해 문이 열리고 말았다.쾅!문을 막고 서 있던 온자신은 미처 대비할 새도 없이 튕겨나갔다.온권승 일행이 안으로 들어왔다. 온자신은 힘겹게 바닥에서 몸을 일으키고 경계 어린 눈빛으로 그들을 노려보았다.온권승은 눈을 가늘게 뜨며 온자신을 노려보다가 입을 열었다.“여봐라, 둘째 공자를 당장 끌어내라!”온자신은 화들짝 놀라서 품에서 단도를 꺼냈다.“어딜 감히!”온권승은 한눈에 그것을 알아보았다.그것은 온자월의 단도였다.온자신이 오두막에서 온자월과 몸싸움을 벌이다가 그의 품에서 빼앗은 것이었다.온권승은 냉소를 짓더니 등 뒤에 있는 호위에게 명령했다.“뭘 멍하니 보고만 있어? 당장 움직이지 않고!”시종들이 머뭇거리고 있을 때, 갑자기 나타난 검은 인영이 온자신을 덮쳤다. 그리고 바로 이때, 문밖에서 누군가의 목소리가 들려왔다.“멈춰!”온장온이었다.온자신은 반가운 얼굴로 큰 형을 돌아보았다.그는 천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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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23화

“누가 네 동전을 훔쳤다는 거니?”그 말을 들은 온장온이 미간을 찌푸리며 물었다.온자신은 곧바로 온모가 있는 쪽을 손으로 가리켰다.“저년이요! 저년이 제가 침상 밑에 숨겨둔 상자 안에 있던 동전을 모두 훔쳤어요!”얼굴이 피투성이가 된 온모가 서러운 말투로 변명했다.“아버지, 큰 오라버니, 저건 거짓말이에요. 저는 둘째 오라버니의 동전을 훔친 적 없어요. 못 믿으시겠다면 셋째 오라버니에게 물어보세요. 셋째 오라버니가 제 결백을 증명해 주실 거예요.”“셋째는 어딨지?”“여기! 여기 있어요!”뒤늦게 따라온 온자월이 소리쳤다.안으로 들어온 그는 숨을 헐떡이며 힘겹게 입을 열었다.“제가… 막내의 결백을 증명할 수 있어요. 막내는 동전을 훔치지 않았어요.”“그렇다면 둘째 네가 거짓말을 했단 말이냐?”온권승의 싸늘한 시선이 온자신을 향했다.온자월이 한마디 덧붙였다.“아니… 그게 아니라 아버지, 둘째 형님의 동전이 사라진 것은 사실이에요.”그게 아니라면 온자원이 이렇게 격분할 이유가 없었다.하물며 이미 두 사람을 받아주기로 하고 그들을 위한 방을 더 짓기로 한 상황에서 일이 발생했으니 온자월은 둘째 형의 마음도 이해할 수 있었다.그는 온모가 돈을 훔쳤다는 사실은 믿지 않지만 그렇다고 온자신이 아무런 근거 없이 온모를 모함한다는 생각은 들지 않았다.그렇다면 진실은 하나, 도둑이 따로 있다는 얘기였다.온자월은 온자신을 바라보며 다시 말했다.“형님, 일단 진정하고 잘 생각해 봐. 다른 사람이 형님의 돈을 가져간 게 아닐까?”온자신은 냉소를 지으며 대꾸했다.“다른 사람 같은 소리하고 있네. 그럴 가능성은 없어.”“내가 사는 곳은 워낙 사람이 잘 지나다니지 않는 곳이야. 금남사와 수월관을 제외하고는 민가도 없는 곳이지. 그런데 누가 그런 외딴 곳으로 와서 내 동전을 훔치겠어?”“너희가 내 집에 오기 전까지는 아무런 일도 없었어. 내가 잠시 나갔다 온 사이에 모아두었던 동전이 사라졌는데 너희가 아니면 누군데?”“그리고 이거!”온자신은 품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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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24화

이렇게 된 이상 답은 명확해졌다.온장온은 담담한 목소리로 입을 열었다.“막내야, 동전 어딨니?”온모는 놀란 듯 눈을 동그랗게 뜨더니 미친듯이 고개를 저었다.“저 아니에요. 오라버니, 전 도둑질을 하지 않았어요!”온모는 억지로 눈물을 쥐어짜며 억울함을 호소했다.“아버지, 셋째 오라버니, 저를 믿어주세요. 저는 정말 둘째 오라버니의 동전을 훔친 적 없어요!”“날 오라비라고 부르지 마!”온자신은 주먹을 꽉 쥐고 분노한 목소리로 고함쳤다.“내가 눈이 멀었지. 너 같은 걸 친동생처럼 아껴주다니! 그럼에도 넌 온사를 괴롭히고 내게 거짓말을 했으며 이제는 내 돈까지 훔쳐갔어! 심지어 사람을 시켜 내 어머니의 시신을 훼손하겠다는 말까지 서슴지 않았지! 네가 인간성이 조금이라도 있는 애라면 그런 짓을 했을 리가 없어!”“형님! 그게 무슨 헛소리야!”온자월은 급히 나서서 온모의 편에 섰다.“막내가 이미 말했잖아. 어머니 무덤 사건은 막내가 한 게 아니라 부하 녀석들이….”“저년이 제 입으로 말하는 걸 내 귀로 직접 들었어!”온자신은 주저없이 온자월의 말을 끊고 소리쳤다.온모는 온자신을 빤히 바라보고 있자니 알 수 없는 불안감이 엄습했다.아니나 다를까, 온자신은 냉소를 지으며 싸늘한 목소리로 입을 열었다.“그날 네 부하들이 어머니의 시신을 가지고 온사와 교환하던 장소에 나도 있었어. 넌 아마 네 부하와 온사만 있었다고 생각했겠지만!”“마침 그날 내가 우연히 온사와 일행을 발견하고 뭔가 이상해서 뒤를 따라갔었어. 그리고 거기서 네가 온사를 죽을 때까지 괴롭히고 내 어머니의 시신을 훼손하겠다고 소리치는 걸 직접 들었지. 심지어 아버지와 우리들도 다 죽이고 네 어미의 복수를 하겠다고 악담을 퍼부었었지!”“허튼소리! 내가 언제 아버지와 당신들을 다 죽인다고 말했어? 난 그런 말….”온모는 다급히 변명하려다가 온자신의 비웃음 가득한 눈빛을 보고 급기야 입을 다물었다.온자신은 냉소를 지으며 그녀를 비아냥거렸다.“그러니까 인정한 거지? 넌 아버지와 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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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25화

온모는 마치 큰 억울함이라도 당한 것처럼 구슬피 울었다.그녀는 이렇게 하면 아버지가 마음이 약해질 것이고 온자월이 자신을 안쓰럽게 여겨 이 일을 어물쩍 넘길 수 있을 줄 알았다.그러나 가장 먼저 그녀에게 매를 든 사람이 그녀의 아버지일 줄이야!짝!온권승은 손바닥에 힘을 실어 다친 온모의 얼굴을 때렸다.안 그래도 상처가 벌어졌던 얼굴이 뻘겋게 부어올랐다.“아… 아버지?”온모는 믿을 수 없다는 눈으로 온권승을 바라보았다.그러나 온권승은 그녀를 등지고 서더니 냉담하기 그지없는 목소리로 말했다.“네가 큰어머니한테 그런 짓을 했을 줄은 나도 몰랐구나. 장온아, 이건 아비의 잘못이다. 전에는 온모의 말을 믿고 그냥 넘어갔었는데 이제 진실이 밝혀졌으니 너희가 서운하지 않게 잘 처리하마.”온권승의 앞에는 분노와 실망 가득한 눈으로 그들을 바라보는 온장온이 있었다.안 그래도 장남과의 관계가 자꾸만 틀어져서 압박감을 느끼고 있던 온권승은 그 표정을 보고 순식간에 판단을 내렸다.이번에는 그리 쉽게 온모를 용서해 줄 수 없었다.온장온은 분노를 억누르며 싸늘한 목소리로 그에게 물었다.“그럼 아버지께선 어찌 하실 생각인가요?”온권승은 고개를 돌리고 싸늘한 눈빛으로 온모를 바라보았다. 그 눈빛을 마주한 온모는 가슴이 철렁했다.그녀는 불길한 예감이 들어 다급히 온권승의 옷깃을 잡았다.“아버지, 오라버니, 제가 잘못했어요. 진심으로 반성할게요….”온모는 더 이상 궤변을 늘어놓지 않고 황급히 잘못을 인정했지만 때는 이미 늦었다.“온모, 너는 양모의 무덤을 파헤치고 시신을 훼손하려 시도하는 등, 용서받지 못할 죄악을 저질렀다. 그리하여 오늘부로 너는 이제 더 이상 나 진국공의 딸이 아니다.”마지막 말을 들은 온모는 순간적으로 온몸이 얼어붙었다.그는 믿을 수 없다는 표정으로 온권승을 바라보며 되물었다.“아버지, 지금 뭐라고 하셨나요?”‘내가 아버지의 딸이 아니면 난 이제 뭐가 되는 거지?’돌아온 온권승의 대답은 싸늘했다.“너는 네 어미가 나에게 약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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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26화

온자월은 뭐라도 하고 싶었지만 방금 했던 온자신의 말을 떠올리자 숨이 막혀왔다.‘막내가 정말 어머니의 시신을 훼손하려 했단 말이야?’“흑… 셋째 오라버니….”온모는 애원에 찬 눈길로 그를 바라보았다. 눈물과 피가 섞여서 범벅이 된 얼굴은 보고만 있어도 안쓰러웠다.그런데 이때 온자신이 주먹을 꽉 쥐더니 음산한 목소리로 입을 열었다.“셋째야, 만약 네가 이번에도 저 애의 편에 선다면 너 죽고 나 죽는 거야.”결국 온자월은 눈을 감고 고개를 들렸다.온모의 마지막 희망마저 사라진 것이다.“막내야, 넌 그러지 말았어야 했어.”온모가 자신에게 독을 먹였을 때도 용서해 줄 수 있었다.본디 온모가 구해준 목숨이었기 때문이었다.그러나 어머니의 시신에 손을 댄 것은 용서할 수 없었다.온자월이 그동안 아무런 의심도 하지 않은 것은 아니었다. 그러나 그때는 그게 아닐 거라고 스스로를 속일 수 있었다.어머니의 시신은 결국 온사에게 돌아갔기 때문이었다.그런데 진실이 눈앞에 드러나고 온자신과 온모의 반응을 보고 나니 더 이상 아무것도 모르는 척 거짓 속에 숨을 수 없게 되었다.온모는 벌을 받아야 마땅했다.온장온은 아버지를 빤히 바라보며 냉담한 목소리로 물었다.“이게 다인가요?”온모는 화들짝 놀라며 그를 바라보았다.“오라버니, 여기서 뭘 더 원하나요?”그녀는 참을 수 없는 분노가 치밀었다.그러나 온장온은 그녀에게는 눈길도 주지 않고 온권승만 바라보며 말했다.“일개 사생아가 집안에 이렇게 많은 혼란을 일으키고 형제들 사이를 이간질하다가 독으로 사람을 해치기까지 했어요. 이 모든 것은 아버지의 방종에서 비롯되었죠.”“매번 이 애가 잘못을 저지를 때마다 반성할 기회를 주겠다고 하면서 쉽게 넘어갔어요. 하지만 갈수록 이 애는 반성의 기미는 보이지 않고 오늘 날까지 이르렀으니 이제 한말씀만 해주십시오. 언제까지 이 애를 집에 데리고 있을 겁니까?”“진국공부가 이 애 하나 때문에 붕괴되고 가족이 뿔뿔이 흩어질 때까지 기다리실 건가요?”온장온이 말을 마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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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27화

“혼처를 알아보다니요? 싫어요! 저 시집 안 가요!”온모는 생각도 않고 거절했다.온권승이 양녀의 신분을 철회하겠다고 했으니 혼처를 알아보더라도 사생아의 신분으로 시집을 가야만 했다.그건 절대 용납할 수 없었다.“아버지, 제발 이러지 마세요! 제가 잘못했어요! 저를 때리든 욕하든 다 괜찮아요. 다시는 사고를 치지 않을게요! 아버지 말씀 잘 들을 테니까 제발 저를 집에서 쫓아내지는 마세요!”“큰 오라버니! 제발 저에게 이러지 마세요! 제가 저지른 잘못에 대한 대가는 치를게요! 어떤 식으로 벌하시든 다 괜찮으니 제발 살 길은 남겨주세요! 저 정말 혼인하고 싶지 않아요!”“시집가기 싫은 게 아니라 사생아의 신분으로 가기 싫은 거겠지.”온자신이 냉소를 지으며 비아냥거렸다.온장온은 담담한 어조로 말했다.“온모, 넌 자신의 신분을 이미 알고 있었어. 진국공부에 돌아온 이후로 아버지와 우리들의 총애를 받았지. 그런데도 넌 만족하지 않고 모든 걸 다 가지려고 했어. 그러나 원래 네 것이 아닌 것은 영원히 네 것이 될 수는 없어.”“애초에 네가 본분을 알고 조용히 지냈더라면 여기까지 오지도 않았을 거야. 그러니 진국공부는 더 이상 너를 남겨둘 수는 없어.”“집에서 쫓겨나 진국공부와의 연을 끊든가, 아니면 사생아의 신분으로 시집을 가든가, 선택은 네가 해. 네가 더 이상의 소란만 만들지 않으면 아버지를 봐서 네 성은 계속 보류하도록 할게.”원칙대로라면 사생아는 족보에 이름을 올릴 수 없고 가문의 성을 가질 수도 없었다.만약 온모가 성을 잃는다면 진국공부와는 아무런 상관없는 사람이 되는 것이다.‘안 돼! 내가 어떻게 온사를 쫓아내고 지금의 자리까지 왔는데! 곧 있으면 적녀가 될 수 있었는데… 여기서 포기할 수는 없어!’온모는 독이 든 꽃에 잠식되고도 운 좋게 살아남은 온장온이 이렇게까지 자신을 압박할 줄은 몰랐다.그녀는 이를 갈며 온장온을 노려보다가 겁에 질린 얼굴로 아버지에게 애걸했다.“아버지, 어머니와 약조하셨잖아요. 저를 집으로 데려와서 잘 보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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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28화

온자신은 뭔가 반박하려고 했으나, 온장온이 그를 막았다.온장온은 동생을 향해 고개를 젓고는 입을 열었다.“아버지의 결정은 늘 이해할 수 없었어요. 온사가 출가인이 되겠다고 했을 때 아버지는 분명 그 애에게 여지를 남겨줄 수가 있었지요. 그러나 아버지는 매정하게 그 애의 이름을 족보에서 제거하였어요.”온장온의 담담하지만 뼈가 있는 말에 온권승은 반박할 수 없었다.애초에 그가 온모를 편애하고 그녀의 말만 믿고 온사를 매정하게 내친 건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었다.그때의 그는 오늘에 와서 그 결정을 뼈저리게 후회하게 될 줄은 몰랐다.그는 장남의 말에 한마디도 반박할 수 없었다.“아버지, 그래도 너무 걱정하지 마세요. 아버지를 봐서 온모에게서 온씨 성을 빼앗지는 않을 테니까요. 그것보다 저는 온사 그 아이가 성을 바꾸고 란씨 가문에 귀속되는 의식이 순조롭게 진행되었으면 해요.”담담한 어투였지만 명백한 협박이 담겨 있었다.당장이라도 쓰러질 것 같은 모습을 하고 있는 아들이지만 그의 말에서 그는 전보다 더 큰 압박감을 느꼈다.그 모습이 어딘가 낯이 익은 건 또 왜일까?온자신도 똑 같은 감정을 느꼈다. 지금의 온장온에게서는 예전 아버지의 모습이 보이기 시작했다.온장온은 점점 더 아버지를 닮아가고 있었다.역시나 아버지가 친히 키운 후계자라서일까?온권승은 온장온의 부탁을 거절하지도, 그렇다고 승낙하지도 않았다.그가 밖으로 나간 후, 온자신은 경악한 표정으로 온장온에게 물었다.“형님, 온사가 성을 갈고 란씨 가문에 귀속된다는 게 사실인가요?”온장온은 담담히 고개를 끄덕였다.“그래. 온사는 진작부터 이 일을 계획하고 있었어. 아버지의 손에서 어머니의 혼수품을 가져가고 나중에 원래 자신의 소유였던 귀운 산장과 봉운루를 되찾고 외조부께서 우리 형제들에게 남겨주신 장원을 하나씩 되찾아갔지. 이제 남은 건 넷째가 가진 장원밖에 없어. 남은 건 다 온사의 수중으로 들어갔지.”“일전에 온사는 아버지와 거래를 한 적이 있어. 외조부의 저택을 돌려받으며 그 애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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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29화

온장온은 아버지가 외조부 가문의 멸문과 깊게 관련되어 있을 줄은 꿈에도 생각지 못했다.순식간에 숨이 막혀오면서 그의 호흡이 거칠어졌다.“형님? 형님! 왜 그러세요? 일단 진정하시고 천천히 숨을 들이마셔요!”온장온의 상태가 이상하다는 것을 눈치챈 온장온은 다급히 그를 부축해서 자리에 앉혔다.겨우 기운을 회복한 온장온은 동생의 손을 꽉 잡았다.“가! 당장 여길 떠나! 내 말 명심해. 내가 부르지 않는 한, 넌 절대 다시 이 집에 발을 들여서는 안 돼!”온장온은 그의 손을 꽉 잡고 계속해서 말했다.“그리고 온사한테도 진국공부와 멀리 떨어지라고 말해줘! 너희 둘 다 이 집에 다시 발을 들이면 안 돼!”“하지만 형님, 그 장부는….”온자신이 머뭇거리며 말했다.온장온은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고는 그에게 말했다.“지난번에 네가 아버지 서재에 들어가서 경계심을 갖게 만들었어. 지금으로서는 철통 수비를 뚫고 서재에 접근할 수 있는 가능성이 없을 거야.”“그럼 어떻게 해요? 그걸 알고도 가만히 있어야 한다는 얘기인가요?”비록 외조부 가문은 이미 아무도 남지 않게 되었지만 온사가 성을 갈고 란씨 가문에 귀속된다면 란씨 가문에 속했던 것은 그녀에게 돌려주어야 마땅했다.“그건 내게 맡겨. 내가 방법을 생각해 볼게.”온장온은 온자신의 어깨를 다독이며 걱정 가득한 얼굴로 말했다.“너는 경성에 남아 있지 않는 게 좋겠어.”“괜찮아요. 곧 남산으로 돌아갈 거니까요.”온자신의 말에 온장온은 또다시 고개를 절레절레 저었다.“남산으로 돌아가라는 말이 아니야. 경성을 완전히 떠나서 아버지가 찾지 못할 곳으로 가라는 얘기야.”온자신은 순간 당황해서 다시 물었다.“그게 무슨 말이에요?”온장온은 긴 한숨을 내쉬고는 그에게 말했다.“아버진 이미 널 의심하고 있을지도 몰라. 만약 외조부 가문의 몰락이 아버지와 깊이 연관되어 있다면, 그 장부가 증거라면 아마 아버지께선 진국공부를 지키기 위해서 무슨 짓을 할지 몰라.”온장온은 동생의 어깨를 꽉 잡았다.“아버지의 매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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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30화

“내가 가장 걱정되는 사람은 너야. 넌 진국공부를 떠난 뒤로 완전히 혼자가 되었지. 아무리 네 무공 실력이 뛰어나다고 해도 혼자서 여러 사람을 상대하기엔 버거울 거야. 그러니 형님 말 듣고 경성을 떠나. 차라리 군영으로 가렴.”그 말을 들은 온자신은 놀라서 눈을 부릅떴다.“형님 말씀은 참군하라는 말씀인가요?”“그래.”온장온이 그의 귓가에 대고 작은 소리로 속삭이자 온자신의 눈빛에는 확신으로 가득찼다.“알겠습니다, 형님. 형님 말씀 꼭 명심할게요.”“그래, 어서 가봐.”온장온은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안성을 시켜 네가 경성을 무사히 떠날 수 있게 도와주마. 오늘 당장 여기를 떠나야 해.”안성을 같이 보낸다면 아버지는 장남을 생각해서라도 오늘 당장 손을 쓰려 하지는 않을 것이다.온자신은 자신을 위해 모든 준비를 해준 형님을 보고 눈시울을 붉혔다.“형님, 제가 올 때까지 기다려 주세요!”“그래.”“부디 건강하세요, 형님.”“그래.”온장온은 부드러운 미소를 지으며 그의 부탁에 고개를 끄덕였다.온자신은 걱정되는 마음을 뒤로하고 앞을 향해 나아가다가 뭔가 떠올라 걸음을 멈추고 뒤돌아섰다.온장온은 못 말린다는 듯이 그에게 말했다.“네가 뭘 걱정하는지 알고 있으니까 어서 가.”온자신은 부드러운 미소를 지으며 그에게 말했다.“제 동전 돌려받는 거 잊지 마세요. 서른 다섯 뭉치고 한 뭉치에 백문이었으니까 총 3500문이네요. 한 푼도 빠짐없이 모두 돌려받아 주세요.”온장온은 떠나는 동생의 뒷모습을 바라보며 긴 한숨을 내쉬었다.진국공부를 나온 온자신은 안성의 호송을 받으며 경성을 떠났다. 온장온은 그를 위해 말 한 필과 노잣돈을 준비해 주었다.온장온은 보따리를 들고 말에 올라 남산 산기슭까지 달렸다.오두막으로 돌아와 짐을 챙긴 온자신은 수월관으로 가서 대문을 두드렸다.“누구세요?”문을 두드리자 안에서 어린 사태의 목소리가 들려왔다.여승은 바로 온자신을 알아보고 그에게 말했다.“온 공자셨네요. 무우 사저를 보러 오신 건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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