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에서 뭐 하길래 문을 안 열어? 당장 나와서 문 열어!”소리를 들은 온사는 걸음을 멈추고 대문이 있는 쪽을 바라보았다. 상대는 문을 안 열어주면 물러가지 않겠다는 기세였다.온사는 인상을 찌푸리며 흑기군 소대장에게 눈짓을 주었다.명을 들은 흑기군 소대장은 곧바로 다가가서 문을 열었다. 문이 열리자마자 상대의 거친 발길질이 날아왔다.소대장이 가볍게 몸을 비틀어 피하자, 상대는 중심을 잡지 못하고 그대로 고꾸라졌다.“망할 놈이, 감히 피했어?”놈은 바닥에 쓰러진 채로 욕설을 퍼부었다.“그만하거라, 장삼. 그 흉측한 몰골로 청이 놀라서 도망가면 어쩌려고. 안 그러니, 청이야?”밖에서 추운 날에 부채를 든 사내 한명이 안으로 들어서며 장삼이라는 자에게 핀잔을 주었다.그러던 사내는 안쪽을 둘러보다가 온사를 보고 눈을 휘둥그레 떴다.“어… 어디서 이런 미인이….”빼어난 미모와 귀티 나는 분위기에 사내는 온사에게서 시선을 떼지 못했다.“이쁜이, 넌 어디서 왔어? 사수진에서는 처음 보는 얼굴 같은데? 지방에서 왔어?”“아, 그런 건 중요치 않지. 앞으로 넌 내가 누군지만 알면 될 테니.”이안이 통성명을 하려던 찰나, 성큼 앞으로 다가선 흑기군 소대장이 온사의 앞을 가로막으며 그의 음흉한 시선을 가로막았다.“이 간덩이 부은 녀석이 감히 내 앞을 막아? 당장 안 꺼져?”시선이 방해를 받은 이안은 욕설을 퍼부었다.흑기군 소대장은 싸늘한 눈길로 놈을 쏘아보며 으름장을 놓았다.“죽고 싶지 않으면 당장 꺼지거라! 그 더러운 눈으로 감히 어딜 넘봐? 눈알 뽑아 버리기 전에 당장 꺼지지 못할까!”살기등등한 소대장의 기세에 이안은 흠칫하며 뒤로 물러섰다.그러면서도 자존심이 상했는지, 뒤에 있는 온사를 바라보며 말했다.“이쁜아, 당장 이 시종을 물리는 게 좋을 게야. 오늘은 내 기분이 좋아 피를 보기 싫어서 가만히 있겠지만 이 놈이 계속 내 앞을 가로막는다면 나도 가만히 있지 않겠다.”온사는 그러거나 말거나 찻잔에 차를 따랐다.무시당했다는 생각에 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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