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 순간, 문밖에서 문 두드리는 소리가 들려왔다.“똑똑…”“대인님들, 노인이 약을 들고 왔소이다.”목소리는 다름 아닌, 이들을 구해준 그 노의원이었다.호위무사 하나가 서둘러 나아가 문을 열었고, 노의원을 안으로 들인 후에는 밖을 한 번 둘러보고는 재빨리 문을 닫았다.“목숨을 살려주신 것만으로도 감지덕지하오. 지금 바깥은 위험하니, 부디 다시는 이곳에 들르지 마시고, 괜히 화를 입지 마시길 바라오.”임홍문은 혹여 이 노의원이 일에 휘말리게 할까 걱정되어, 처음 그가 이들을 구하고 이곳까지 데려와 숨겨주었을 때도, 다시는 오지 말라 당부한 바 있었다. 허나 노의원은 꽤나 완고한 성정이었다.“됐소, 쓸데없는 소리는 그만 하시고, 기운이나 아껴 두시오. 당신 목숨은 노인이 겨우겨우 건져냈소. 헌데 지금 그 몸으로 내가 떠난다 한들, 사흘 안에 다시 저승길로 돌아갈 게 뻔하오.”노의원은 말하면서 품에서 약재와 연장을 꺼냈다.임홍문이 우려한 대로, 지금은 약방들마다 감시가 붙어 있어 노의원은 아예 평소 들고 다니던 약상자를 가져오지도 못하고, 약재며 연장들을 모두 품 안에 숨겨 간신히 빠져나올 수 있었던 것이다.“어서 누우시오. 다시 허튼짓하다 상처가 벌어지기라도 하면, 그때는 하늘이 두 쪽 나도 못 살릴 것이오.”노의원은 더는 말도 듣지 않고, 그대로 임홍문을 눕혀 버렸다.이 창고는 닭과 오리 분뇨 냄새로 가득 찬 데다, 온전한 침상 하나 없어, 임홍문은 그저 마른 짚 위에 겨우 몸을 누였다. 노의원은 그의 배 상처를 조심스레 살피더니, 눈빛이 한층 어두워졌다.임홍문은 그런 노의원을 보고 쓴웃음을 흘렸다.“보아하니, 이 상처는 쉽게 나을 성싶지 않군.”노의원은 그 말에 번개처럼 눈을 치켜떴다.“쓸데없는 소리 말고, 말도 아끼시오. 상처가 깊은 것은 사실이나, 내가 있는 한 그 상처는 문제되지 않소. 진짜 문제는 상처에 밴 독기요. 이 독이 남아 있는 한, 상처는 나을 수 없고, 오히려 더 심해질 것이오.”“그리 심한 독이오?”문을 지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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