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emua Bab 여승이 된 나에게 무릎꿇고 돌아오라고 비는 오빠들: Bab 901 - Bab 910

1262 Bab

제901화

한번의 죽음을 경험한 후, 온사를 향한 온모의 증오심은 더욱 깊어졌다.그래서 자신과 굉장히 흡사한 소년을 보았을 때, 그녀는 온사가 자신을 해하려는 줄로 착각했다.그러나 그녀의 말은 오히려 온사에게 큰 도움을 주었다.온사는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보아하니 온모 너도 그렇게 생각하는구나. 네 말대로라면 너희 둘은 완전히 똑 같은 얼굴을 가졌는데 맞아?”“그럼 아닌가요?”온모는 화를 주체할 수 없어 온사를 노려보며 소리쳤다. 그런데 온사는 피식 웃더니 진국공에게로 고개를 돌렸다.“아버지, 들으셨나요? 아직도 궤변을 늘어놓으실 건가요?”“당신이 밖에서 낳은 이 사생아들을 보세요. 저 둘이 왜 저렇게 똑같게 생겼는지 아버지는 이유를 알고 계시죠? 제가 여기서 그런 것까지 세세히 설명할까요?”“사생아라니!”영문을 모르는 온모가 따져물으려던 찰나, 뒤에서 분노한 고함이 들려왔다.“닥쳐!”온모는 그제야 고고하던 아버지가 초라하기 그지없는 모습으로 내전에 무릎을 꿇고 있는 것을 보았다.‘어떻게 된 거지? 온사가 성을 개명하는데 왜 상황이 이렇게 복잡하게 돌아가지?’“무례하오, 진국공! 지금 이게 뭐 하는 짓인가? 감히 폐하의 안전에서 고함을 지르다니!”덕 내관이 날카로운 눈길로 진국공을 노려보며 호통쳤다.온권승은 주먹을 꽉 쥐고 싸늘한 시선으로 북진연을 노려보다가 힘주어 머리를 바닥에 찧었다. 그가 다시 고개를 들었을 때, 이미 그의 이마에서는 피가 철철 흐르고 있었다.“폐하, 노여움을 거두어 주십시오. 신은 일순 당황하여 결례를 범하였습니다. 송구합니다, 폐하.”온권승은 온사가 온모까지 황궁으로 부를 거라 예상치 못했기에 완전히 당황한 상태였다.두 딸 모두 만만치 않은 성격이니 온사가 온모를 부르지도 않을 것이고 만약에 온사가 온모를 찾아갔다 하더라도 온모의 성격에 호락호락 허락할 리가 없다고 생각했다.그런데 이 멍청한 온모가 정말 온사의 말을 듣고 황궁까지 왔을 줄이야!똑 닮은 얼굴의 두 아이가 대전 중앙에 서 있으니 온권승을 따르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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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02화

대신들은 그제야 지금의 황제가 진국공의 부인인 란자군의 보살핌을 받은 적 있다는 사실을 떠올렸다.진국공 가문이 승승장구하기 시작한 것도 그때부터였다.만약 란씨 가문과 란자군이 없었더라면 지금의 진국공부도 없었을 것이다.그러나 란씨 가문은 이미 존재하지 않는 가문이 되었고 가문의 유일한 딸마저 진국공에게 배신을 당했다.란씨 가문의 혈통을 가진 성녀가 어머니에게 효를 다하기 위해 성을 개명한다고 하는데도 진국공은 어떻게든 막으려고 하고 있었다.온씨 가문은 적자만 네 명에 사생아까지 있으니 딸 하나 정도는 란씨 가문에 줘도 아무런 상관이 없었다.어차피 성녀는 온씨 가문과 이제는 상관없는 사이이니 성을 개명하는 것도 명분이 있었다.“진국공, 사람은 근본을 잊어서는 아니되는 법이거늘! 진국공 가문이 이뤄낸 휘황찬란한 업적이 어떻게 왔는지 벌써 잊었단 말이오?”황제는 놀란 눈으로 아래쪽을 내려다보았다. 가장 먼저 진국공에게 반기를 들고 나선 사람은 놀랍게도 왕 태사였다.그랬다. 왕 태사는 돌아가신 란자군의 아버지와 오랜 동료로서 같은 날 과거급제하여 관직에 오르게 되었다.비록 막역한 사이라고 볼 수는 없지만 두 어르신은 젊은 시절 서로의 능력을 인정하고 선의의 경쟁 관계였다.사실 왕 태사가 진국공에게 도움을 준 이유도 란씨 가문 때문이었다. 그런데 온권승이 수차례 란자군을 저버렸다는 얘기를 듣고 화가 치밀었던 것이다.왕 태사뿐이 아니었다.“태사님 말씀이 맞습니다. 신도 진국공이 초심을 잃었다 생각됩니다.”처음부터 지금까지 침묵을 지키며 방관 중이던 제 상서도 앞으로 나서더니 무표정한 얼굴로 온권승을 질책하더니 말을 이었다.“비록 진국공은 초심을 잃었다고는 하나, 그의 딸 온사는 란씨 가문의 혈통을 이어받은 사람으로서 효심을 잃지 않았습니다. 신이 보기에 성녀의 소원을 들어주시고 란씨 성으로 개명하여 란씨 가문의 혈통을 이어받게 하는 게 타당하다고 봅니다. 이로써 폐하께서도 과거 란자군에게 진 보살핌의 신세를 갚게 되고 천하 백성들에게 폐하의 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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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03화

온모는 그저 분노해서 따진 말 한마디가 온사가 역전하는데 이렇게 큰 도움을 줄 줄은 상상도 하지 못했다.온사가 쉽게 소원을 이루는 게 싫어서 좀 더 과장했을 뿐인데 상황은 전혀 그녀가 예상하지 못한 쪽으로 흘러가고 있었다.아버지마저 기세가 죽어 아무런 말도 하지 못하고 있으니 그녀는 슬슬 불안해지기 시작했다.왕 태사는 분명 아버지의 사람이라고 했는데 왜 갑자기 온사의 편을 드는 것일까?그리고 또다른 사생아는 또 무슨 뜻일까?온모는 점점 이상함을 느끼며 다시 고개를 들고 소년을 바라보았다.그 순간 그녀는 황당한 추측이 떠올랐다.“너… 너도 아버지의 사생아니? 그러니까… 너와 내가 쌍둥이라는 거야? 네가 내 쌍둥이 동생이니?”그녀는 자신과 거의 똑 같은 얼굴을 가진 또래의 소년을 보고 그런 생각밖에 들지 않았다.그런데 범숙취는 혐오스럽다는 듯이 그녀를 흘겨보더니 퉁명스레 말했다.“누가 네 동생이란 거야? 난 네 동생 아니니 친한 척하지 마.”“무슨….”온모의 말이 끝나기도 전에 범숙취는 홱 고개를 돌리고 무시로 일관했다.온모는 화가 나서 이를 부드득 갈았다.‘이 망할 자식이! 그냥 죽여 버릴까?’뭇 대신들의 촉구 하에 온권승도 더 이상 상황을 되돌릴 수가 없다는 것을 깨달았다.“황제로서 명을 내리노니, 성녀 온사는 짐의 나라와 백성들을 위하여 많은 헌신을 한 바, 그 공적을 치하하여 포상을 내리노라. 성녀의 소원이 어머니께 효를 다하고자 성을 개명하는 것이라 하니, 그 마음이 갸륵하여 허락하는 바이다. 앞으로 성녀는 온사가 아닌 란사로 개명하며 란씨 가문의 성과 영광을 이어받아 가문의 혈통과 영광을 계속 이어나가기를 바란다.”황명이 내려지자 온사는 안도의 숨이 나왔다.대전을 나온 순간 그녀는 고개를 들고 푸른 하늘을 올려다보았다. 그녀는 회귀한 이래 처음으로 홀가분한 감정을 느꼈다.진국공부라는 거대한 감옥에서 드디어 벗어났으니 이제야 드디어 자유를 누릴 수 있게 된 것이다.“성녀 전하.”고개를 돌리자 왕 태사가 착잡한 눈길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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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04화

왕 태사는 흡족한 미소를 지으며 돌아갔다. 그 뒤로도 제 상서를 포함한 문관들이 대전을 나와 온사에게 인사를 건네고 이야기를 나누었다.그녀가 성녀이기 때문이 아니라 앞으로 그녀는 더 이상 온씨 가문에서 쫓겨난 적녀가 아닌 어엿한 란씨 가문의 가주가 되었기 때문이었다.온사는 열정적으로 다가오는 대신들에게 침착하고 온화한 미소를 지어주었다. 그 모습을 본 대신들은 더욱 그녀를 다시 보게 되었다.북진연과 범숙취는 한켠에 서서 조용히 그녀를 지켜보고 있었다. 북진연은 자신이 나설 때가 아니라는 것을 알고 있었다. 이는 온사가 정식으로 란씨 가문의 가주가 되어 사람들의 인정을 받은 뜻깊은 시간이니 조용히 바라만 보기로 했다.“성녀 전하.”이때 대전에서 또 누군가가 나왔다.고개를 돌리니 충용 후작이 초췌한 얼굴로 다가와 그녀에게 인사를 올렸다.“소원을 이루신 것 감축드립니다. 일전에 약속했던 것처럼 대전에서 전하께 도움을 드리지 못하여 정말 송구합니다.”그는 예전에 온사가 성을 개명하는 일에 도움을 주겠노라고 약조한 적 있었다.온사는 담담한 미소를 지으며 그에게 말했다.“괜찮습니다. 수월관으로 보내주신 건 이미 받았으니 거래는 끝난 셈이지요.”비록 충용 후작이 그녀를 직접적으로 도와주진 않았지만 적어도 그녀의 발목을 잡지도 않았다.그리고 온아려와 최소택이 그녀에게 시비를 걸고 귀찮게 할 때도 충용 후작이 나서서 해결해 주었으니 온사는 그것만으로도 그에게 아쉬운 감정이 없었다.“받으셨다니 다행입니다. 그게 있으면 가문을 부흥시키는 일이 조금 더 쉬워질 것입니다. 차후에 도움이 필요하시면 언제든 후작부… 아니, 아닙니다. 후작부에는 걸음하지 않는 것이 좋겠군요.”후작은 뭔가 안 좋은 일이 떠오른 듯, 쓴웃음을 지으며 고개를 젓더니 그대로 자리를 떴다.황궁을 나오니 궁밖에는 란 집사가 기다리고 있었다. 집사는 그녀의 미소를 보고 이미 성공을 직감하고 감격의 눈물을 흘렸다.“너무 다행입니다!”드디어 란씨 가문에 다시 가주가 나타난 것이다.란 집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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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05화

“충용 후작 부인, 이게 무슨….”온사는 창문을 통해 추레한 옷차림에 삿갓으로 얼굴을 가린 온아려를 보고 화들짝 놀랐다. 그녀는 마치 누군가에게 쫓기는 것처럼 초조한 모습을 하고 있었다.“란 집사, 내 성녀 전하께 꼭 드릴 말씀이 있네. 정말 급한 일이니 꼭 얘기 좀 전해주시계!”온아려는 다급한 목소리로 란 집사를 재촉했다.란 집사는 어딘가 이상한 온아려의 상태를 보고 조심스레 말했다.“급한 일이 있으시면 란씨 가문 저택이나 수월관에 서신을 보내시면 됩니다. 그러면 가주님께서 서신을 보고 시간 되실 때 부르실 겁니다.”“가주라니?”온아려는 그제야 오늘 온사가 개명하기 위해 황궁을 찾았다는 것을 떠올렸다. 란 집사가 호칭까지 바꾸었으니 성공한 모양이었다.‘오라버니까지 온사의 손에 패배할 줄이야. 하지만 이런 아이라면 내 아들을 살려줄지도 몰라!’온아려는 그런 생각을 하며 다급히 말했다.“란 집사, 나도 예법을 따르고 싶지만 이렇게 나와서 도움을 요청할 기회가 어렵게 온 거라 어쩔 수가 없네. 온모가 무슨 요술을 부린 것인지, 내 아들이 거의 다 죽어가고 있단 말일세!”“성녀 전하, 아니, 온사야! 네가 대단한 능력을 가진 걸 알아. 제발 한때는 고모였던 날 봐서라도 우리를 좀 도와줘!”온아려는 어떻게든 온사의 마음을 돌리려 절절히 애원했다. 그러나 온사는 더 이상 그녀에게 남아 있는 감정이 없었다.“란 집사, 지체할 시간이 없습니다.”안에서 온사의 담담한 목소리가 들려왔다.명을 받은 란 집사는 바로 말고삐를 잡았다.조급해진 온아려가 소리쳤다.“안 돼! 가면 안 돼! 온사야, 제발 이렇게 부탁할게! 내가 전에 네게 많은 잘못을 한 걸 알아. 내가 이렇게 무릎 꿇고 빌 테니 제발 우리 좀 도와줘!”온아려는 흐느끼며 마차 앞에 무릎을 꿇고 큰절까지 올리려 했다.온사는 미간을 찌푸리며 추월을 불렀다.순식간에 온아려의 등 뒤에 나타난 추월이 덜미를 잡고 그녀를 잡아일으켰다.“후작 부인, 무슨 일로 저를 찾아오셨는지 이유는 궁금하지 않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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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06화

“그건 란씨 가문의 가주만 가질 수 있는 신물이다. 그것이 없다면 네가 성을 개면하고 가문을 이어받아도 진짜 가주가 될 수 없어.”그 말을 들은 란 집사의 안색이 돌변했다.노집사의 두 눈이 섬뜩하게 번뜩이더니 분노한 목소리로 고함쳤다.“무례하시군요! 충용 후작 부인, 지금 우리 가주님을 협박하시는 겁니까!”온사는 조용히 바깥 상황을 지켜보았다.온아려는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며 말했다.“란 집사는 내가 말한 물건이 무엇인지 알아차렸나 보군. 난 성녀를 협박하려는 게 아니네. 나도 막다른 골목에 들어서서 어쩔 수가 없네. 내 아들을 살리려면 이렇게 해야만 해. 성녀에게 말만 전해주게.”란 집사는 아무 말없이 온아려를 바라만 보았다.그녀가 말하는 신물이 무엇인지 직감했고 그것이 란씨 가문에 얼마나 중요한지 알고는 있지만 그는 쉬이 온아려의 말을 들어주지 않았다.지금의 가주는 전대 가주가 아니라는 것을 알기 때문이다.새로 가주로 부임한 온사는 자신만의 판단력이 있으니, 그녀의 집사로서 절대 사사로이 가주의 결정에 간섭할 수 없었다.그래서 그가 할 수 있는 일은 기다리는 일뿐이었다.잠시 후, 안에서 온사의 담담한 목소리가 들려왔다.“란 집사님, 이따가 3일 후에 있을 연회 명단에 충용 후작가도 포함해 주세요.”란 집사은 안도의 숨을 내쉬며 고개를 끄덕였다.“예, 가주님.”그러나 온아려는 이대로 물러갈 수 없었다.“3일이나 기다리라고? 왜 지금은 안 된다는 거지?”시간을 끌수록 아들이 온모의 손에서 괴롭힘을 당할 것을 생각하니 눈앞이 아찔했다.만약 그 3일 동안 온모가 미쳐 날뛰어 아들을 죽일 수도 있었다.온아려는 조바심이 났지만 온사는 그녀만큼 급하지 않았다.“3일을 기다리든가, 아니면 당장 꺼지든가 하세요.”온사는 자신을 협박하는 온아려의 태도에 화가 치밀었다. 그걸 가질 방법은 얼마든지 있었다.다만 충용 후작을 봐서 온아려에게 기회를 주려 한 것뿐이었다.란 집사가 말했다.“후작 부인, 가주님께서 부인의 말을 들어주겠다 약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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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07화

“아니! 아니야, 난 아무것도 하지 않았어! 아무도 만나지 않았다고!”온아려는 다급히 부인하며 속으로 욕설을 퍼부었다.‘이년은 어떻게 이렇게 빨리 돌아온 거지? 대체 어떻게 해야 이년의 손아귀를 벗어날 수 있는 거야?’만약 자신이 온사를 찾아갔다는 걸 온모가 안다면 분노에 휩싸인 그녀가 온 집안 사람들을 다 죽여버릴 수도 있었다.“말씀해 보세요! 누굴 만나고 온 거죠?”온모는 불현듯 온아려의 앞으로 다가가 그녀의 머리채를 잡고 바닥에 패대기치며 압박했다.“악! 그만! 그만해! 말할게!”온아려는 극심한 통증에 머리를 감싸며 사정하듯 말했다.“진국공부에 갔었어. 그냥… 오라버니와 간만에 얘기를 좀 나누고 싶었던 거야. 저택에서 일어나는 일은 입도 벙끗하지 않았어! 못 믿겠으면 가서 확인해 봐!”이런 어설픈 거짓말에 속을 온모가 아니었다.짝!온모는 손을 들어 온아려의 귀뺨을 치고는 음침한 목소리로 물었다.“얘기만 하고 왔다고요? 내가 바보로 보이나요? 제대로 된 교훈을 보여주지 않고서는 사실을 말하지 않겠군요.”자리에서 벌떡 일어선 온모는 소매 안에서 손가락 굵기의 독사를 꺼냈다.“악!”겁에 질린 온아려가 비명을 지르며 물었다.“너… 뭘 하려는 거니? 온모야! 나 네 시어미야! 넌 날 죽일 수 없어!”온모는 가소롭다는 듯이 피식 웃었다.“죽이진 않을 테니 걱정 마세요. 이대로 죽이는 건 너무 쉽잖아요? 멀쩡히 살아서 지옥이 뭔지 톡톡히 느껴야지요.”그 말이 끝나기 바쁘게 독사가 온아려의 몸에 떨어졌다. 순간 방 안에 온아려의 처참한 비명소리가 울려퍼졌다.“부인!”저택으로 돌아온 충용 후작이 비명소리를 듣고 안으로 들어왔다.“서방님, 저 좀 구해주세요! 제 몸에… 독사가 있어요!”후작의 소리를 들은 온아려는 드디어 구세주를 찾은 것처럼 충용 후작을 불렀지만 고통에 한발자국도 움직일 수 없었다.독사는 그녀의 살을 깨물고 놓지 않고 있었다.“내 부인을 놓아주거라! 불만 있으면 나한테 하고 부인은 그냥 둬!”충용 후작도 독사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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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08화

“그 단도로 몸에 칼집을 열 번 내면 부인의 고통을 멈추게 해드리죠. 어떻게 생각하세요?”“안 돼!”후작이 뭐라 하기도 전에 온아려는 분노한 눈길로 온모를 노려보며 소리쳤다.“날 어떻게 하든 상관없지만, 내 부군과 내 아들은 건들지 마! 안 그러면 너 죽고 나 죽는 거야!”“네 그 대단한 재주로 네가 날 죽일 수는 있겠지만 내가 죽으면 너도 무사치 못해!”온아려는 중독으로 파랗게 질린 입술을 꽉 깨물며 결연한 표정으로 말했다.그녀의 협박에 온모의 표정이 더 어두워졌다. 온모는 음침한 눈으로 온아려를 힐끗 쳐다보고는 다시 충용 후작에게로 시선을 돌렸다. 이 상황에서 애처가인 충용 후작이 부인을 위해 어디까지 할 수 있는지 궁금했다.“나으리, 사랑하는 부인이 독사에게 물려 죽는 걸 지켜보시든지, 아니면 단도로 자신을 찌르든지 선택하세요….”온모의 말이 끝나기도 전에 충용 후작은 주저없이 단도를 집어들고 자신의 왼팔을 그었다.“서방님!”그 모습을 목격한 온아려는 통곡을 터뜨렸다.“서방님, 그만하세요! 차라리 저년의 손에 죽게 내버려 두세요!”힘겹게 바닥에서 몸을 일으킨 온아려는 미친 사람처럼 온모에게 달려들었다.“부인, 나를 믿으시오!”충용 후작은 그런 온아려를 붙잡고 고통을 참으며 단호히 말했다.“칼집 열 개 정도 난다고 죽지 않소.”말을 마친 그는 온모를 돌아보며 이미 피가 철철 흐르는 칼자국을 가리키며 물었다.“이 정도면 되겠니?”온모는 음침한 눈으로 상처를 바라보며 이를 갈았다.“부족해요. 더 깊게, 더 아프게 찔러야죠!”그렇게 충용 후작은 연달에 세 번 자신의 몸에 칼자국을 냈다.그는 주저 없는 행동으로 온모에게 막다른 골목에 다다른 이가 뭐든 할 수 있다는 것을 알려주었다.그가 지금의 자리까지 올 수 있었던 건 음모나 계략, 타인의 도움이 아니라 오로지 스스로의 힘으로 올라온 거였다.그러니 처자식을 위해서라면 열 번이 아니라 스무 번도 찌를 수 있었다.충용 후작이 온모가 원하는 대로 열 번의 자해가 끝났을 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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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09화

“거기… 누구 없느냐?”충용 후작의 부름에 밖에서 대기하고 있던 집사가 안으로 허둥지둥 들어왔다.“세상에나! 나으리, 마님! 어찌 두 분께 이런 짓을!”집사는 분노에 치를 떨며 충용 후작을 부축하려다가 혹여 상처를 건드릴까 온아려의 상태를 살폈다.지금은 온모가 저택 전체를 장악하고 있어서 의원을 부르고 싶어도 부를 수 없었다.충용 후작이 말했다.“바닥에… 해독제가 있으니… 어서 그걸 부인에게 먹이거라. 그리고 서재로 가서… 부상약을 가져오거라.”후작은 평소에 집에서 종종 무공을 연마했기에 부상 치료제를 서재에 두고 있었다. 의원을 데려올 수 없으니 스스로 치료하는 수밖에 없었다.충용 후작은 온모가 쉽사리 자신을 죽이지 못할 것을 알지만 바깥의 의원이 살아서 나간다는 보장이 없었다.집사가 분주히 움직여준 덕에 충용 후작 부부는 그렇게 또 한고비를 넘겼다.온아려는 끝까지 자신이 누굴 만나고 왔는지 말하지 않았다. 그 시각 진국공부도 시끄럽긴 마찬가지였다.황궁에서 돌아온 온권승은 온장온을 데리고 서재로 들어갔다.문이 닫히기도 전에 온권승은 뒤돌아서 아들의 귀뺨을 쳤다.“빌어먹을 놈, 어제 아비가 한 경고는 잊은 게냐?”온장온의 고개가 돌아가고 입가에서 피가 스며 나왔지만 여전히 평온한 어투로 답했다.“잊은 적 없습니다.”“그런데 감히 아비의 발목을 잡아?”온권승은 분노한 얼굴로 아들을 노려보며 호통쳤다.“말해 보거라. 어사대부가 조회에 안 나온 게 네가 한 짓이냐?”온장온은 담담히 시인했다.“예.”짝!말이 끝나기 바쁘게 온권승은 다시 손을 번쩍 들어 귀뺨을 후려쳤다.“불효 막심한 자식! 내가 어쩌다가 너희 같이 무능한 것들을 낳았을고!”온권승은 차라리 모든 잘못을 란자군에게 돌리고 싶었으나, 밖에서 낳은 사생아도 멍청하긴 마찬가지였다.그렇게 비교해 보니 그를 가장 닮은 사람은 그가 그렇게 혐오하던 불효녀였다.‘참 귀신이 곡할 노릇이지!’하지만 아무리 온사가 그를 닮았다고 해도 이렇게까지 된 이상 그녀를 용서할 수는 없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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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10화

온장온은 아버지에게서 잔인한 말을 들으며 이를 악물었다.더 이상 참다못한 그는 치미는 분노를 억누르며 아버지에게 물었다.“그래요? 제가 아버지의 위협이 되지 못할 거라 그리 확신하시나요?”온권승은 그 말을 듣고 한참이나 온장온을 노려보다가 피식 비웃음을 터뜨렸다.“아들아, 스스로를 너무 과대평가하지 말거라.”온장온 역시 싸늘한 눈길로 그를 직시하며 말했다.“아버지도 너무 스스로를 과대평가하지 마십시오. 아버지께서 숨겨둔 그 장부, 정말 아무도 못 찾을 거라 생각하십니까?”순간 온권승의 눈빛이 얼음장처럼 싸늘하게 식었다.온장온은 그 눈빛에서 살의를 보았다.그렇다고 하더라도 그는 주먹을 꽉 쥐고 물러서지 않았다.이미 여동생에게 너무 많은 잘못을 했으니 적어도 마지막엔 동생의 편에 서서 오라버니 노릇을 하고 싶었다.“여봐라.”온권승은 그림자 호위를 소환하더니 온장온을 가리키며 명을 내렸다.“저 놈을 잡아들이거라.”온장온은 반항하지 않고 순순히 그림자 호위에게 잡혀주었다.온권승은 재빨리 장부를 숨겨둔 곳을 확인했지만 그곳엔 아무것도 없었다. 그는 씩씩거리며 다시 돌아와서 검을 들고 온장온의 목에 겨누었다.“어디 숨겼느냐?”온장온은 목에 칼이 들어왔는데도 전혀 두려운 표정을 보이지 않았다.온장온이 말이 없자, 온권승의 분노는 극에 달했다.그는 검을 휘둘러 아들의 어깨를 관총하고는 분노의 고함을 질렀다.“어디 숨겼느냐고 물었다!”온장온은 짧은 신음을 흘리고는 고통을 꾹 참으며 말했다.“아버지께서 저를 죽이셔도 소용없습니다. 장부는 이미 경성을 떠났으니까요. 아버지께서 온사를 건드린다면 저는 사람을 시켜 그 장부를 세상에 공표하고 세상 사람들에게 아버지가 오랫동안 숨겨두었던 비밀을 까발릴 것입니다!”짝!분노한 온권승은 다시 손을 들어 아들의 귀뺨을 후려쳤다.“감히 네가!”온장온은 바닥에 털썩 무릎을 꿇었다.그러던 그가 갑자기 큰 웃음을 터뜨렸다.“아버지께선 제가 아버지의 위협이 되지 못할 거라 자신하지 않으셨습니까? 그런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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