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승이 된 나에게 무릎꿇고 돌아오라고 비는 오빠들 のすべてのチャプター: チャプター 921 - チャプター 930

1130 チャプター

제921화

범숙취가 예상한 대로, 진국공부의 사람들은 확실히 지금까지 온사가 독충을 조종한다는 사실을 몰랐다.기껏해야 온사가 막수에게서 의술과 독술을 배운 것만 알고 있었다.그래서 범숙취가 온사의 첩자로 감시하러 왔다고 착각한 것이었다.게다가 온권승은 무슨 일을 하든 얻는 것이 없으면 손도 대지 않다는 걸 본인도 인정했다.이런 가식적인 부분은 온사가 가장 많이 닮아서 범숙취를 보낸 것에는 분명 다른 꿍꿍이가 있을 거라 여겼다.예를 들자면, 온사가 본인이 원하는 대로 성을 바꾸는 일 같은 것이었다.‘범숙취처럼 진국공부를 상대할 수 있는 훌륭한 무기를 온사가 정말 쉽게 버릴까?’어쨌든 온권승은 믿지 않았다.한편 그의 속내를 알아차린 범숙취는 속으로 피식 웃었다.아버지라는 작자가 얼마나 대단한 인물인 줄 알았는데 누이한테도 당해내지 못하다니, 정말 멍청하기 그지없었다.그러나 어떻게 생각하면 나쁜 것만은 아니었다.만약 누이를 도와 진국공부를 상대한다면 누이 앞에 공을 내세워 원하는 것을 얻을 수도 있지 않은가?그것도 본인이 원하는 것을 요구할 수 있을 것이다.그런 생각에 계획을 바꾸고 이 기회를 이용하자고 생각했다.쿵!그는 갑자기 무릎을 꿇고 앉아 고개를 푹 숙이고는 몸을 부르르 떨었다.“아버지가 이렇게 무서운 분인 줄 몰랐습니다. 제가 오자마자 알아차리셨네요. 정말 죄송합니다. 다만 너그러운 마음으로 용서해 주세요. 제가 대답한 것도 집으로 돌아오기 위해서였습니다.”마지막 말을 할 때, 범숙취는 간절한 마음을 전하기 위해 눈물까지 흘렸다.누구라도 그 모습을 보면 협박당했다고 생각할 것이다.범숙취가 드디어 솔직하게 인정하자, 온권승은 고개를 끄덕였다.“솔직하구나. 하지만 내게 들통나면 그 불효녀가 가만두지 않을 텐데 두렵지 않느냐?”그 말에 범숙취는 일부로 당황한 척하며 안절부절못했다.“성녀 전하는 출가하신 분이신데, 어떻게 사람을 죽인답니까?”“하, 네가 그 계집을 자비로운 인간이라 생각한다면 언젠가 크게 당할 것이다.”온권승은 상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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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22화

온권승의 서재에서 나온 범숙취는 집사를 따라 이곳에서 지낼 거처로 향했다.가는 길에 두리번두리번 주변을 살펴보다가 문뜩 뭐가 떠올랐는지 검지손가락으로 앞장선 집사의 등을 쿡쿡 찔렀다.“집사, 큰형님은 어디 있어? 집에 온 지 한참이나 지났는데 왜 날 보러 오지 않지?”오늘 조정에서 온장온을 봤었는데 말투를 들어보니 왠지 누이 편을 들어주는 것 같았다.그래서 온자월보다 큰형에게 더 관심이 갔다.물론 가출한 둘째 형도 흥미롭긴 마찬가지였다.듣자니 온자신은 온사 때문에 진국공부의 모든 사람과 싸우고 가출했는데 갑자기 행방불명이 되었단다.범숙취가 일부러 이곳저곳 수소문하면서 알아봤지만 결국 찾아내지 못했다.하지만 언젠가 만날 날이 올 테니 크게 신경 쓰지 않았다.그의 큰형을 만나고 싶었는데 집사가 고개를 가로젓는 것이었다.“큰도련님은 오늘 저택에 계시지 않으십니다. 당분간 그에 대해 물어보지 마십시오. 나리께서 잠시 얌전히 지내라고 하셨으니, 제발 저를 난처하게 하지 말아 주십시오.”그 말에 범숙취는 뭔가 의심스러워서 미간을 찌푸렸다.‘저택에 없다고? 그럴 리가 없어!’온장온은 아버지와 함께 일찌감치 돌아온 것을 분명 보았단 말이다.‘설마 오늘 조정에서 영감의 심기를 건드리는 짓을 해서 어디에 가두었나?’범숙취는 이내 의미심장한 표정을 지었다.아버지라는 작자가 대체 무슨 꿍꿍이를 꾸미는지 지켜볼 생각이었다.범숙취가 마당에 들어가자 역시나 집사는 돌아서자마자 밖으로 자물쇠를 잠갔다.그리고 기운이 막강한 호위 두 명을 데려와 보초를 서게 하라고 지시했다.그러든 말든, 범숙취는 개의치 않고 처소로 들어가 대충 둘러보고는 신발을 벗어던지고 침대에 벌러덩 드러누웠다.이제는 조용히 저녁이 되길 기다리면 되었다.한편, 수월관에 도착한 온사는 며칠 동안 소홀했던 불경을 필사하고 있었다.밖에서 상한아는 갓 사온 다과 상자를 들고 오더니 바로 들어오지 않고 가끔씩 고개를 쏙 들이밀며 걱정스럽게 살펴보았다.“전하께서 아무 말도 없으시고 벌써 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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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23화

“범숙취?”온사는 미간을 살짝 찌푸렸다.“이 늦은 밤에 무슨 일로 찾아왔지?”설마 진국공부에서 괴롭힘을 당해 버티지 못하고 도망쳤다는 생각이 들었다.그녀는 천천히 일어나 밖으로 나가며 추월에게 지시했다.“너도 따라와.”그리고 추월의 손에 든 다과 상자를 받았다.잠시 후에 온사는 등롱을 들고 뒷산에 있는 강가로 향했다.그곳에 도착하자마자 누군가 귀신처럼 갑자기 눈앞에 나타났다.“누이, 드디어 왔네. 더 늦게 왔더라면 산의 모기들이 이 동생의 피를 다 빨아먹을 뻔했어.”범숙취가 툴툴거리더니 온사가 들고 온 다과 상자를 보더니 순식간에 눈빛이 밝아졌다.“내가 배고픈 거 어떻게 알았어? 설마 날 주려고 특별히 챙겨온 거야?”뜻밖에도 온사가 정말 그에게 다과 상자를 건네주고는, 등롱을 바닥에 놓고 덤덤하게 물었다.“급한 일이 뭐길래 이 밤에 찾아왔어? 설마 진국공을 상대하기 버거워?”범숙취는 싱글벙글 웃으면서 온사의 맞은편에 있는 돌에 털썩 앉더니, 두 발을 흔들거리고 다과를 먹기 시작했다.“그럴 리가. 그 영감 정말 나쁘더라. 내가 가자마자 처소에 가뒀어. 하지만 그들 실력으로 나를 가두는 건 불가능하지.”그는 쩝쩝거리며 다과 하나를 먹고는 계속 말했다.“다른 사람 때문에 찾아왔어.”온사는 앉을 곳을 찾지 않고 강가에 서서 시원한 바람을 쐬더니, 그의 말을 듣고 덤덤하게 말했다.“온장온 때문이겠지.”범숙취는 먹던 동작을 멈추고 한쪽 눈썹을 치켜들었다.“귀신처럼 알아맞히네. 이미 예상하고 있었어? 우리 큰형이 돌아가면 무슨 일이 날 거라는 걸?”굳이 생각하지 않아도 알아맞힐 수 있었다.그녀의 ‘훌륭한 아버지’는 어떤 일에 대해 사소한 것이라도 끝까지 따지는 성향이 있기 때문이었다.오늘 자랑스러운 큰아들이 그의 뜻을 거역하고 불효녀의 편을 들어 큰일을 망쳤으니, 온장온을 가만둘 리가 없었다.“누이는 별로 걱정되지 않나 봐.”범숙취는 다과 상자를 쳐들고 온사의 표정을 자세히 살펴보았다.“내가 왜 걱정해야지? 죽은 것도 아니잖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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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24화

“이상할 것도 없어.”온사는 은색 달빛이 비치는 강수면을 보며 무덤덤하게 말했다.“그 인간은 내가 살의를 품었다는 걸 진작에 알았어. 해서 온옥지가 죽는다면 제일 먼저 나를 의심할 거야.”하지만 온권승이 그녀가 살해했다는 확실한 증거를 찾아내지 못하는 이상, 쉽게 나서서 따지지 않을 것이다.‘아니야. 틀렸어.’온사는 문득 뭔가 생각났는지 자신의 추측을 부정했다.성을 바꾸려고 한 것만으로도 완전히 ‘훌륭한 아버지’에게 되돌릴 수 없는 미움을 샀다.온권승이 충분히 자신을 죽일 명분이 생겼으니 언제든 죽이러 올 것이다.성을 바꾸고 연회를 열기 전에, 어쩌면 연회 당일에 그 인간은 반드시 사람을 파견하여 후환을 제거할 것이다.그렇지 않으면 성을 바꾼 뒤 그녀에게 란씨 가문을 장악할 권리가 주어지고, 그때 란씨 가문에서 남긴 모든 유산을 회수할 수 있게 될 테니.그녀의 추측이 맞다면 유산의 절반 이상이 온권승의 손에 있을 것이다.때문에 그것을 위해서라도 그 인간은 어떻게 해서라도 죽이려고 들 것이다.여기까지 생각한 온사는 눈을 가늘게 떴다.“진국공부에서 바쁘게 지내?”온사의 말에 범축쉬가 고개를 들어 되물었다.“혹시 저택에서 권력 다툼을 하는지, 그걸 물어보는 거야?”공교롭게도 그녀가 말하는 것은 그런 뜻이 아니었다.어이가 없는지 온사가 입꼬리에 경련을 일으켰다.“온권승이 죽기 전에 네가 아무리 발버둥 쳐도 네 차례는 오지 않아.”“응, 그런 거 같아.”범숙취는 턱을 만지작거리며 고개를 끄덕였다.“그럼 내가 할 일은 별로 없네. 누이, 나한테 시킬 일이 있어?”“그래, 네가 할 일이 있어. 물론, 네가 원치 않으면 나도 강요하지 않아.”말처럼 강요할 생각은 없었는데 범숙취가 눈썹을 치켜들며 배시시 웃었다.“누가 싫다고 했어? 누이가 시키는 일이라면 난 뭐든지 할 수 있어. 심지어 누이 대신 아버지를 죽일 수도 있지. 하지만 한 가지 약조해.”그는 온사가 바닥에 놓은 등롱을 들고 그녀에게 다가가 앞으로 내밀었다.온사는 옆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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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25화

“네 성을 왜 내가 결정해야지?”온사는 그의 암시를 이해하지 못한 것처럼 힐끗 쳐다보더니 옅은 미소를 지었다.그 모습을 본 범숙취는 당황했다.그렇다고 자신의 입으로 그 성을 갖고 싶다고 말할 수 없지 않겠는가?“누이, 제발. 진심으로 좋은 이름을 지어줬으면 좋겠어. 진짜야, 진짜!”범숙취는 여기서 포기하지 않고 눈까지 깜빡이며 불쌍하게 쳐다보았다.“잘 알잖아. 난 어려서부터 떠돌이 생활을 하며 자라서, 이름도 술꾼이 지어준 거야. 범숙취, 누이도 처음 만났을 때 이상하다고 생각하지 않았어? 그러니까 하나 지어줘.”온사는 뭐가 찔렸는지 애먼 기침을 했다.정말이지, 범숙취를 처음 만났을 때 그 이름을 듣고 뭐라고 표현해야 할지 몰랐었다.심지어 이런 이름을 지어준 사람이 궁금했었다.“지금 네 가족은 나뿐이 아니니…”“그래도 누이가 지어줬으면 좋겠어.”온사가 말을 끝내기 전에 범숙취가 단호하게 말했다.“알았어. 일단 생각해 볼게.”그녀가 어쩔 수 없이 대답하자, 범숙취는 크게 기뻐하더니 조심스럽게 말을 건넸다.“그렇다면 성은…”온사가 슬쩍 쳐다보며 경고했다.“선을 넘지 마.”범숙취가 갑자기 입꼬리를 올렸다.비록 확답하지 않았지만 어찌된 일인지 온사가 그 말을 했을 때 웃음을 참을 수 없었다.“됐어. 밤바람이 차가우니 이만 돌아가. 내가 나온 지도 한참이 되었어. 얼른 돌아가서 감금당해야지.”“그래, 조심해서 가.”온사는 등롱을 들고 수월관으로 돌아가고, 범숙취는 어느새 감쪽같이 사라졌다.시간은 벌써 사흘이 지났다.오늘은 온사가 란 씨 성을 바꾸는 날이었다.사흘 내내 온씨네 적녀이자 복명성녀인 온사가 성을 바꾸고 란씨 가문을 이끌어간다는 소식이 벌써 널리 퍼졌다.그러자 란씨 가문과 친분이 있던 사람들이 줄줄이 찾아왔다.사정으로 오지 못하는 사람들은 인편으로 선물을 보내어 란씨 가문이 재기한 것을 축하했다.이날, 여러 해 동안 썰렁했던 란씨 저택은 오랜만에 손님을 맞이하느라 북적거리며 활기찬 면모를 보였다.위로는 관직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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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26화

말을 마친 그녀는 공손하게 절하고는 일어서서 향을 올렸다.란씨 가문에 윗사람이 계시지 않아 어쩔 수 없이 직접 붓을 들고 란씨 가문의 족보에 이름을 적어 넣었다.그리고 붓을 내려놓고 집사에게 건넸다.모든 의식을 마친 그녀는 돌아서서 하객들에게도 인사를 올렸다.“오늘부로 저는 온씨 가문의 온사가 아닙니다. 여러분들이 증인이니 란사가 감사의 인사를 올립니다.”“란씨 가주님 감축드립니다.”“당연히 와서 축하해 드려야죠.”“란씨 가문을 이끌고 번창하길 바랍니다.”모든 하객들이 공수하며 연이어 란사에게 축사를 보냈다.바로 그때 밖에 우렁찬 목소리가 들렸다.“황후마마께서 성녀와 란씨 가문을 축하하며 특별히 선물 백 가지를 하사하셨습니다. 보석을 품은 금여의 한 쌍, 황금 범랑 팔찌 한 쌍, 야광 유리잔 한 쌍, 동방주 한 개…”끝이 보이지 않는 하사품 행렬에 연회에 참석한 하객들은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황후마마, 정말로 통이 크시네.”게다가 하사품마다 가치가 상당하여 전부 합치면 도성 하나를 거뜬히 살 수 있었다.물론 혀를 끌끌 차며 놀라지 않는 누군가도 있었다.일련의 축하 소리가 끝났나 싶더니 또다시 시작되었다.“섭정왕 전하께서도 백 가지 선물을 하사하셨습니다. 침향으로 조각한 골동품, 백 년산 천불탑, 황금 대나무 동훈로, 화전 양지옥 팔준마…”그 바람에 곳곳에서 또 탄성과 못마땅한 소리가 들렸다.깜짝 놀란 란사는 고개를 돌려 맑고 투명한 눈으로 북진연을 쳐다보았다.마치 이게 뭐 하는 거냐며 예상하지 못한 일에 질문하는 것 같았다.아무리 선물을 보내도 백 가지를 보내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임연주는 그렇다 쳐도 섭정왕 전하까지 이럴 줄은 몰랐다.하지만 이것은 시작에 불과했다.황후와 섭정왕이 시작하자, 각 가문에서도 선물을 올리기 시작했다.두 분 외에 선물을 가장 많이 보낸 사람은 생각지도 못하게 상서부 제성 저택의 공자인 제성이었다.이어서 태부부, 고씨 가문, 이씨 가문, 안씨 가문, 조정의 문무백관들이 대부분 축하 선물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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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27화

“누가 물에 빠졌느냐? 그자를 구했느냐?”란사가 정색하며 물었다.“안가의 큰아가씨입니다. 이미 그분을 구하려 내려갔는데 어찌 된 일인지 끌어올리지 못하고 있습니다.”안씨 가문의 안명주인 걸 확인한 그녀는 미간을 찌푸렸다.“그게 무슨 말이냐? 헤엄을 잘 치는 하인들을 보내서 구하면 되지 않느냐?”하인이 난처한 투로 대답했다.“하지만 아가씨가 어찌 된 일인지 물에서 발버둥을 쳐서 물에 내려간 하녀들을 밀치거나 잡아당겨서 속수무책입니다.”란사가 다시 분부하려 할 때, 여광으로 갑자기 어느 집 하인이 뒷문으로 들어와 연회장으로 들어오는 모습이 포착되었다.그녀는 눈을 가늘게 뜨고 옆에 있는 추월에게 지시했다.“추월, 가서 조용히 저놈을 잡아서 집사한테 맡겨. 그리고 물에 빠진 안명주를 건져서 내 앞에 데려와.”“네.”추월은 대답만 남기고 소리 없이 사라졌다.지시를 마친 란사는 화청에 모인 하객들이 마음껏 먹도록 준비하고는 돌아서서 안방으로 들어갔다.한참 뒤에 추월은 물에 폴싹 젖은 한 여인을 데리고 들어왔다.“콜록콜록! 이거 놔. 내가 누군지 알고 더러운 손을 대드냐?”오는 내내 안명주는 잡힌 팔을 빼려고 난리를 쳤지만 추월은 아랑곳하지 않았다. 안방에 들어온 추월은 주인의 지시대로 안명주를 창가에 놓인 평상에 던져버렸다.“천한 것이 내가 누군지 아느냐? 난 안씨 가문의 큰아가씨이자 귀비마마의 언니란 말이다! 감히 나한테 무례하게 굴어? 지금 당장 너를 쳐죽일 것이다!”꼴사납게 넘어진 안명주는 벌떡 일어서서 삿대질하며 욕을 퍼부었다.방안에 다른 사람이 있다는 것을 전혀 눈치채지 못한 것 같았다.“기세가 대단하네요.”책상 옆에 앉은 란사는 상한아가 우린 차를 마시며 싸늘하게 그녀를 쳐다보았다.“아가씨, 여기는 당신 집이 아니라 란씨 저택이에요. 당신이 나서서 죽일 자격이 없거니와 내 사람을 훈계할 자격도 없어요!”오늘 란사는 란씨 가주의 신분으로 연회를 주최했으니 성녀라는 신분은 잠시 내려놓았다.갑자기 익숙한 목소리를 들은 안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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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28화

“보다시피 저 지금 옷도 젖고 머리도 젖어서 연회에 참석하지 못하겠네요. 다른 일이 없다면 이만 돌려보내 주세요. 만약 란씨 저택에서 제가 물에 빠진 일이 소문이라도 나면 서로에게 좋지 않잖아요. 안 그런가요?”안명주는 짜증스럽게 말하는 것 같지만 뭔가 다급한 모습도 보였다.란사는 차를 마시면서도 계속 그녀의 말투와 행동을 주시했기에 이 순간도 놓치지 않았다.이제 보니 안명주가 물에 빠진 것이 우연이 아닌 것 같았다.그녀는 찻잔을 내려놓고 한참이나 안명주를 조용히 쳐다보았다.그러다 안명주가 인내심이 바닥나서 미간을 찌푸리며 말하려고 할 때, 입을 열었다.“아가씨, 뭐가 그리 급하세요? 우리 저택 연못에 빠졌으니 당연히 그 원인을 밝혀야죠.”예상치 못한 말에 안명주는 순간 당황했다.란사가 고개를 살짝 기울이며 옆 사람에게 지시했다.“한아, 사람을 데리고 안씨네 아가씨가 물에 빠진 곳에 가서 주변을 낱낱이 조사해. 물 속이든 물 밖이든 어떤 흔적도 놓치지 마, 알았어?”순간 안명주의 안색이 창백해지는 것을 보고 더더욱 확신했다.그녀는 입가에 차가운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내 눈으로 확인해야겠어. 대체 란씨 저택의 연못에 뭐가 있길래 헤엄칠 줄 아는 안씨네 아가씨가 갑자기 헤엄을 치지 못했는지 말이다!”마지막 말을 들은 안명주는 갑자기 아연실색하며 얼굴을 붉혔다.“제가 헤엄칠 줄 아는 거 어떻게…”말이 끝나기 전에 본인이 말실수했다는 것을 알고 재빨리 두 손으로 입을 틀어막았다.‘젠장, 내 입으로 밝힐 줄이야!’란사가 웃을 듯 말 듯 입꼬리를 올렸다.“몰랐는데 이제 알게 되었네요.”그러자 안명주가 버럭 소리를 치며 화냈다.“감히 나를 속여?”찰싹!이어서 찰싹하는 소리가 방안에 울려 퍼졌다.상한아가 아직 뒤에 있었는지, 차가운 눈빛으로 쏘아보더니 살기를 드러낸 것이었다.“아가씨, 마지막 경고입니다. 저희 주인님 앞에서 언행을 조심하고 건방지게 굴지 마세요.”안명주뿐만 아니라 란사마저도 일개 하인이 뺨을 때릴 줄 몰랐다.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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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29화

“아니, 무슨 말을 하는지 도저히 모르겠어요.”뭔가 켕기는지 안명주가 당황해하더니 이내 태도를 바꾸고 당당하게 말했다.“솔직하게 말하지 않으면 가만두지 않는다고요? 제가 란씨네 연못에 빠졌는데 가주로서 저한테 사과해야 하는 거 아니에요? 적하반장으로 따지고 들다니, 이것이 당신들이 손님을 대하는 태도인가요?”안명주는 맞은 얼굴을 감싸며 씩씩거렸다.“아무리 성녀라도 저희 아버지는 조정의 대신이고 귀비마마는 제 동생이에요. 아무런 연유도 없이 저를 괴롭히면 폐하 앞에 고소하러 갈 거예요.”그녀가 솔직하게 털어놓지 않자 란사는 더는 따지지 않았다.“그렇다면 여기서 기다리세요.”안명주는 평상에 살짝 기대어 앉아 아랫입술을 깨물며 가끔씩 란사를 힐끔힐끔 쳐다보았다.한참이 지났는데도 란사가 계속 침착한 모습을 유지하자, 그제야 안명주는 조금 당황하기 시작했다.‘왜 더 물어보지 않지? 진짜 그걸 발견한 건가?’‘그럴 리가 없어. 설마 그 깊은 연못에 들어가서 건져낸단 말이야?’‘아니야. 설령 건져도 그 물건은 색상이 어두워서 발견하지 못할 거야.’안명주는 연못 바닥에 묻은 물건을 절대 발견하지 말라고 마음속으로 기도했다.하지만 하늘은 무심하게 그녀의 기도를 들어주지 않았다.“가주님!”문 밖에서 상한아의 목소리가 들리더니, 상자 하나를 들고 황급히 뛰어들어왔다.상자 안에 불길한 물건이 있는 걸 확신한 그녀는 안색을 굳히며 란사의 앞으로 공손히 내밀었다.“예상한 대로 하인들이 연못 주변을 찾아봤더니 물속에서 불길한 것을 발견했습니다.”찾았다기 보다 그 주변을 뒤집었다는 표현이 더 적절할 것이다.상한아는 란사의 명을 받고 헤엄에 능숙한 하인들을 불러다 연못 바닥을 전부 뒤졌다.안명주는 잘 숨겨놓았다고 자신했던 물건이 이리 쉽게 찾아낸 것을 보고 깜짝 놀랐다.란사가 곁눈질로 힐끗 보았더니, 상자 안에는 물에 흠뻑 젖고 진흙이 묻은 검은 인형이 놓여 있었다.딱 봐도 그냥 연못 바닥에 던진 것이 아니라 진흙에 파묻은 것이었다.만약 상한아가 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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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30화

그런데 그 난리를 치고도 결국 헛수고가 되었다.심지어 란사에게 바로 들키고 말았다.‘안 돼, 절대 인정하면 안 돼!’“성녀 전하, 그게 무슨 말씀이세요? 설마 제가 인형을 연못에 던졌다고 생각하세요?”이 시기에 인정한다면 란사가 절대 가만두지 않을 것이다.그러나 자신이 한 짓이란 걸 증명할 수 없다면 어떻게 하지 못할 것이다. 이런 생각에 안명주는 당당하게 고개를 꼿꼿이 쳐들고 말했다.“이런 인형은 본 적도 없어요. 이 집에서 누군가 떨어트린 거겠죠. 어쩌면 제가 만만해 보여서 성녀 전하가 일부러 제게 뒤집어씌운 건지 누가 알겠어요. 하지만 저 안명주와 안씨 가문은 이렇게 당할 사람이 아니에요.”이렇게 당당하게 한바탕 말하면 란사가 기세에 눌릴 거라 생각했었다.그런데 이번에도 오산이었다.“급하게 설명할 필요 없는데요. 방금 제가 불길한 물건이 아가씨와 관련이 있다고 얘기했나요?”란사가 시큰둥하게 묻자 안명주의 안색이 굳어버렸다.“아니…”‘젠장, 이 계집한테 또 놀아났어.’이미 들통났으니 그녀는 이를 악물고 생떼를 부리기 시작했다.“어찌됐든, 증거가 없으니까 아무것도 증명할 수 없어요!”억지를 부리면 안씨네 큰아가씨를 건드릴 수 없을 거라고 자신했다.그런데 란사가 또 입꼬리를 올리며 미소를 지었다.“증거? 증거를 해서 뭐하겠어요. 아가씨 말처럼 증거가 없으면 아무도 증명할 수 없어요. 하지만 생각해 보세요. 오늘 아가씨가 물에 빠져 죽었다면 누가 증거를 갖고 증명하겠어요?”쿵!안명주는 심장이 철렁 내려앉았다.정말 믿을 수 없을 정도로 깜짝 놀란 것이다.“무… 무슨 말이에요? 여긴 란씨 가문이에요. 제가 여기서 죽으면 증거가 없더라도 당신은 죄를 벗어날 수 없어요!”란사는 아무 대꾸도 하지 않고 상한아에게 눈짓을 보냈다.상한아가 즉시 밖으로 나가더니 얼마 지나지 않아 한 사람을 끌고 와서는 바닥에 세게 메쳤다.쾅!바닥에 쓰러진 사내의 몰골은 말이 아니었다.지옥 같은 고문을 당했는지 온몸이 피투성인 것이 곧 죽을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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