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미심장한 심연희의 말에 송윤연이 말했다.“연희 낭자, 낭자가 결국 어떤 선택을 하든 그건 낭자가 깊은 고려 끝에 한 결정이라고 생각하오. 예전에는 낭자가 괜히 고고한 척하고 있다고, 심지어 오만하기까지 해서 그토록 훌륭한 사내의 마음을 함부로 다치게 한 거라고 생각했소. 하지만 이제 보니 왠지 알 것 같소. 당사자가 아닌 이상, 그리고 자초지종을 제대로 모르는 이상, 절대 함부로 남의 일에 관여하고 평가하는 건 잘못된 일이라는 것을 말이오. 경장명 대감이든, 천왕 저하이든, 연희 낭자가 떠나려고 하는 건 다 그만한 이유가 있을 것이오. 우리 여학자들은 더욱 단결해야 하오. 앞으로 다시는 낭자의 일에 대해 왈가왈부하지 않겠소.”송윤연의 말에 곁에 있던 심선희도 고개를 끄덕였다.“옳소!”한편, 두 여인의 태도에 심연희는 흠칫 놀란 표정이었다. 솔직히 누군가의 지지나 응원이 필요한 건 아니지만 송윤연과 심선희가 이렇게 얘기를 해주니 꽤 놀라웠다.“향시가 끝나면 우리 좋은 성적을 거두어 각자의 자리와 영역에서 반짝반짝 빛날 수 있길 진심으로 바라오. 우리가 미래의 훌륭하고 능력 좋은 아가씨들에게 좋은 본보기가 되어주고 확실하게 길을 닦아주어야 하지 않겠소?”말을 마친 송윤연은 심연희와 인사를 한 뒤, 심선희를 데리고 떠났다.‘그럼 저 두 낭자는 이제 천왕 저하의 관심을 끌려고 하지 않겠다는 건가?’서원의 여인들은 심연희가 상상한 모습과 많이 달랐다. 그녀들은 책 속에 묘사된 여인들이나 뒷마당을 지키는 여인들처럼 사내의 마음을 쟁탈하기 위해 뺐고 빼앗기는 기싸움을 전혀 하지 않았다.‘내가 속이 너무 좁았네. 그리고 내 사상과 견해가 너무 추악하고 삐뚤어진 거야. 전에 송윤연 낭자와 심선희 낭자가 정말 천왕 저하를 꼬실 수 있다고 하면…’“미안합니다.”심연희는 허공에 대고 작은 목소리로 사과를 했다. 이때, 명주가 다급한 걸음으로 다가와 잔뜩 긴장한 표정으로 심연희를 불렀다.“아씨, 아씨!”“왜 그러는 것이냐?”“조금 전에 심정이 찾아왔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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