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l Chapters of 난 이 소설의 주인공이 아니었다: Chapter 1801 - Chapter 18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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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801화

이진은 곧장 주익선에게 다가가 그를 안아주고는 그의 등을 두드렸다. “잠깐 있다가 너한테 할 말이 있어.”그녀가 진지한 모습을 보이자 주익선은 뭔가 큰일이라도 난 줄 알고 표정이 조금 심각해졌다. “무슨 일이야?”이진은 그를 밀어내고 주익선의 가슴을 툭툭 치며 웃었다. “긴장 풀어. 너와 나에 관한 일은 아니야.”“아?”이진은 고개를 끄덕이더니 주익선을 잡아 끌어 두 사람은 곧바로 정당으로 들어갔다.두 사람에게는 익숙한 일이었고, 하인들은 서로를 마주 보았지만, 이제 폐하께서 자유 연애와 자유 혼인을 장려하는 시대이니 알고도 넘어가는 듯 보였다.서로 교류하지 않으면 어떻게 자유 연애와 혼인을 할 수 있겠는가?하인들 모두 그리 생각하였다.그래서 충복이 모두에게 말했다. “하던 일이나 계속하거라!”“예, 총관님.”염이가 충복에게 말했다. “전하께서 완전히 다른 분이 되셨어요. 보기만 해도 든든합니다.”충복이 말했다. “그러게 말이다.”어찌 여자가 남자보다 못하다고 하겠는가? 월왕 전하를 보라. 키도 많이 자랐고, 장수 복장은 그녀를 더욱 늠름하고 멋지게 만들었다.“이제 그만 말하고, 저는 차를 올리러 가야겠습니다.”과일과 다과도 빨리 올려야 했다.충복이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염이는 서둘러 몸종 몇 명을 불러 차와 다과를 들고 정당으로 들어갔다.이진은 감사 인사를 한마디 건넨 후, 염이 일행에게 물러나라고 했다. 염이는 절을 하고 물러나면서, 방금 월왕 전하가 자신에게 고맙다고 한 것이 착각이 아닌지 생각했다. 다시 이진을 보자, 세상에… 어찌 여자에게도 저런 영웅적인 기개가 있을 수 있을까? 볼수록 염이는 심장 박동이 주체할 수 없었다. 전하께서 경성으로 돌아오셨다. 월왕부는 분명 나날이 더욱 번창할 것이다!정당 안에서 이진은 차를 한 모금 마시더니 주익선에게 말했다. “전에 오라버니와 연희 언니 일로 기뻐했는데, 누가 알았겠어? 혼인 날짜가 또 변경되었대.”주익선은 안도의 한숨을 쉬었다. 역시 남의 일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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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802화

이진은 웃으며 그의 손을 쓰다듬었다. “당연히 마음속 연인을 어떻게 쫓아다니는지 가르치라는 거지! 대체 벌써 몇 달째야? 혼인까지 허락했는데, 혼인 날짜조차 잡지 못하다니. 너무 시시하잖아.”주익선은 그녀가 자신의 손등을 쓰다듬는 손을 바라보며, 자신도 이진과 혼인을 하고 싶었다. 이제 진이도 곧 열일곱이니, 법률에서 정한 나이에 도달할 터.“무슨 생각을 하는거야?”이진이 손을 뻗어 그의 눈앞에서 흔들자, 주익선이 그녀의 손을 잡았다. “우리는 언제쯤 혼인할 수 있을까?”“우리?”“응.”“말했잖아. 아바마마와 어마마마께서 날 몇 년 더 곁에 두겠다고 하셨다고.”이 말을 듣자 주익선은 괴롭게 느껴졌다. “알겠어.”“그럼 오라버니를 도와준다는 거지?”주익선은 살짝 눈썹을 찌푸렸다. 그는 이천보다 거의 네 살이나 어렸다. 그가 이천에게 조언을 해준다는 것은 너무 이상하지 않은가?“몽글아!”주익선은 입을 굳게 다물었다.“…….”그는 그녀에게 어릴 적 젖먹이 이름이 몽글이었다는 것을 말해주지 말았어야 했다! 아버지와 어머니께서 말씀하시길, 몽글이는 태후 마마께서 지어주신 이름이라고 했다.이진은 자리에서 일어나 그의 소매를 잡아끌었다. “착한 몽글아, 내 부탁이니깐, 들어줘.”“하지만 전하께 대체 어떻게 말씀드려야 할지 모르겠어.”“오라버니께선 분명 낯가림이 심할 테니, 추측하지 않아도 알 수 있어. 연희 언니가 오라버니를 좋아하기만 한다면, 무작정 따라다니며 뻔뻔하게 구애하라고 말해 주면 돼.”주익선은 입술을 깨물었다. 이 말은 마치 자신을 두고 하는 말 같았다.이진은 풋 하고 웃음을 터뜨렸다. “바로 널 두고 하는 말이야. 네가 예전에 그랬던 것처럼 말이야.”게다가 그녀는 이미 심연희에게 적극적으로 나서라고 가르쳐 주었는데, 이 중에서 어디에 문제가 생긴 건지 알 수 없었다. 혼인까지 하사받았는데도 이렇게 분명하게 선을 긋고 있으니 말이다.주익선은 한숨을 내쉬었다. “노력해 볼게.”“그래, 지금 바로 가는 게 어때? 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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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803화

주익선은 그의 의아함을 눈치챘다. “내가 천왕부에 가봤는데, 그들이 말하길 네가 천왕 전하를 모시고 외출했다고 하더군. 잘생기고 유능한 젊은이라고 했지.”암위 출신, 잘생김, 유능한 젊은이, 이 세 가지 조건을 갖춘… 게다가 무공 실력도 상당해 보이는 그를 객잔에 들어서자마자 단번에 찾아낸 것이었다.“대단하십니다!”낙풍은 진심으로 감탄했다. 사실, 무술을 수련한 사람들은 패검을 휴대하지 않아도 일반인들과는 풍기는 기세부터 달랐다. 주익선이 그를 알아본 것도 이상할 것이 없었다. 주익선은 더 이상 에둘러 말하지 않고 직설적으로 말했다. “월왕 전하께서 천왕 전하의 안부를 살피라고 분부하셔서. 관청에도 가보고, 천왕부에도 가봤지만, 계시지 않더구나.”낙풍이 술을 한 모금 마셨다. “그, 그게...”“천왕 전하께서는 지금...”“쉿...”낙풍은 주익선이 혹시라도 말을 잘못 꺼낼까 봐 걱정했다. 여기엔 워낙 사람이 많지 않은가. 낙풍의 반응을 본 주익선은 웃었다. '진이가 정말 잘못 짚었군. 전하께서는 그리 금욕적이지 않으신 것 같은데 말이지.'“좋아. 무슨 뜻인지 알겠다. 내가 안 온 것으로 해주게.”굳이 천왕 전하께 말씀드릴 필요는 없을 것 같았다. 낙풍은 두 손을 모아 인사를 했다. “예.”그러고는 술 주전자를 가리키며 말했다.“대장군께 한 잔 올릴 수 있는 영광을 주시겠습니까?”말을 하면서 낙풍은 이미 술을 한 잔을 채웠고, 주익선은 잔을 들어 단숨에 들이켰다.“다음에 기회가 되면 또 마시자구나.”“알겠습니다.”주익선은 자리에서 일어섰다. 아버지와 어머니께서 오늘에서야 겨우 자신을 잠깐 보셨으니, 지금쯤 집에선 식사 준비를 다 하시고 기다리고 계실 터였다. 주익선이 떠난 후, 낙풍은 벌어진 입을 다물지 못했다. 저 대장군은 정말 조금의 허세도 없었다. 월왕 전하의 사람을 보는 안목이 실로 대단했다. 외모가 출중할 뿐 아니라, 행동거지가 대범하고 격식에 얽매이지 않으니, 이처럼 훌륭한 대장군이 상운국에 있다는 것은 참으로 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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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804화

“진녕 공주가 참 많이 컸더구나.”정연은 감탄하지 않을 수 없었다. 주진우가 말했다. “부인, 이제는 월왕 전하라고 불러야지 않겠소.”정연은 진우를 흘끗 보았는데, 과연 그의 말이 맞았다. “함께 전장에 나가서 생사를 같이 했으니.”주익선은 고개를 끄덕였다. 잠시 식사를 하던 주익선은 어머니를 바라보았다. “어머니, 여쭤볼 것이 있는데, 의견을 듣고 싶습니다.”“무엇이냐?”정연은 아들을 바라보았다. 예전의 방정맞던 모습은 사라지고 이제는 갈수록 의젓해지는 모습에, 한편으론 기쁘면서도, 장난꾸러기 아들이 마음을 참 따뜻하게 해줬다는 생각도 들었다. 아니, 무슨 생각을 하는 건가. 아들은 이제 대장군이니 당연히 의젓해야지. 게다가, 의젓한 게 뭐가 문제란 말인가? 오히려 의젓한 모습이 어미인 자신의 마음을 더욱더 따뜻하게 해주는 듯했다! 주익선은 침을 꿀꺽 삼키고는 말했다. “섣달이 되면 공주마마도 열일곱이 됩니다. 그때, 제가 아버지, 어머니께 부탁드려서 황제 폐하께 혼사를 여쭤봐도 될까요?”정연과 진우는 서로 마주 보며 웃었다. ‘아들이 결혼을 하고 싶어 하는구나.’하지만 진녕 공주는 선황 폐하와 태후 마마의 귀여움을 독차지하는 막내딸이니, 공주를 그렇게 어린 나이에 결혼시키지는 않을 것 같았다.“그 일은 서두르지 않아도 될 것 같구나...”주익선은 그 뜻을 알아차렸다. 아버지와 어머니도 선황 폐하와 태후 마마의 마음을 알고 계시는 모양이었다. 정연은 곰곰이 생각하다 말했다. “태후 마마께서 경성으로 돌아오시면, 내가 한번 여쭤볼 수 있을 것 같구나. 공주마마가 언제쯤 혼인하는 것이 좋을지 말이야.”“예, 잘 알겠습니다.”주익선은 밥을 먹으며 마음속으로 계획을 세웠다.……밤바람이 살랑거렸다. 심연희와 이천은 창문 아래에서 달을 감상했다. 다과를 먹으며 오늘 선무문 밖에서 보았던 이진의 이야기를 꺼냈다. 그 용감하고 늠름한 모습이 심연희에게는 정말 부러웠다. 이천은 웃으며 말했다. “단지 운이 좋았을 뿐이다. 마침 월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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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805화

“좋아요.”심연희도 이제 심국공부로 돌아가야 했다. 이천이 떠난 후, 심연희는 그가 사라진 곳을 바라보며 마음이 달콤하면서도 어쩐지 허전함을 느꼈다. 스스로가 참 나쁘다고 생각했다! 그를 완전히 놓아줄 수도, 그렇다고 그의 간절한 청을 쉽사리 받아줄 수도 없었다.……사흘 후.이영은 조정에서 삼군을 위로하고, 전공을 세운 장군들에게 상을 내렸다. 주익선은 진국대장군에 봉해졌다. 진동은 진원 장군에 봉해졌다. 이고는 장원 장군에 봉해졌다.......경축 연회는 문덕전 대전에서 성대하게 열렸다. 정삼품 이상의 문무백관들이 모두 참석했다. 주 승상, 경 승상을 비롯한 여러 대신들과 위진규, 주진우 등도 월왕 이진과 진우, 이고, 진동 등 장군들에게 축하 인사를 건넸다.이진은 아는 얼굴들이 많은 것을 보다가 문득 임세안이 생각나 불쑥 물었다. 이천이 대답했다. “임 장군은 스스로 변방으로 가겠다고 청했네.”“변방이요...”“그렇다.”임 장군이 어째서 스스로 변방처럼 험난한 곳으로 가겠다고 청했을까. 하지만 그는 황제 폐하께서 직접 발탁한 대장군이니, 믿을 만한 것은 분명했다.“그만 마시거라.”이천은 이진이 술을 몇 잔 마시는 것을 보고, 여자가 술을 마시는 것에 반대하지는 않았지만, 남녀를 불문하고 취하는 것은 좋지 않다고 생각했다.“마실 거예요.”이진은 술을 또 한 잔 들이켜고는 이천을 보며 말했다. “오라버니, 오라버니랑 연희 언니...”“너…”이천은 깜짝 놀랐다. “언니라니! 연희의 이름을 함부로 부르지 말거라!”다행히 술잔을 주고받으며 떠드는 사람들 때문에 그들의 대화는 눈에 띄지 않은 듯했다.주익선이 끼어들었다. “이만 공주마마를 모시고 돌아가겠습니다.”이천은 고개를 끄덕였다. 주익선은 자리에서 일어나기 전 이천에게 말했다. “공주마마께선 나쁜 마음이 없습니다. 단지 전하와 연희 낭자가 좋은 결실을 맺기를 바랄 뿐입니다.”이천은 웃었다. '이 작은 아이가 또 내 일에까지 참견을 하는구나.'“맞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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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806화

이영이 부드러운 손으로 심초운의 볼을 살짝 꼬집으며 말했다.“우리 초운이, 다른 사내가 날 꼬셔갈까 봐 걱정되는 거구나?”심초운이 입술을 살짝 깨문 채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네가 듣고 싶다면 내가 들을 수 있게 해줄게. 그러지 말고 차라리 어전 밖에서 날 기다리고 있거라.”“누이, 그런 게 아닙니다.”심초운은 끝까지 인정하지 않으려고 했다. 그리고 자신이 너무 쪼잔하고 치졸했다는 생각이 들었다.“전 금융궁으로 돌아가 누이를 기다리고 있겠습니다.”“그래, 그럼 깨끗이 씻고 날 얌전히 기다리고 있거라.”주위에 궁녀와 내시들이 있었기에 심초운의 얼굴이 살짝 빨개졌다.“네, 알겠습니다.”당안은 아무것도 못 들은 척 내시들을 향해 손을 쓱 내둘렀다. 이를 본 내시들은 곧바로 가마를 들고 나타났고 송이가 이영을 부축하여 가마에 올라탔다.이영은 이내 심초운을 향해 손을 흔들었다.“얼른 돌아가거라. 내 곧, 곧 돌아오겠다.”“네, 폐하.”취기가 살짝 오른 이영의 사랑스러운 모습에 심초운은 마음이 사르르 녹는 듯했다. 그러다가 가마가 시야에서 완전히 사라지고 나서야 심초운은 시선은 거두었다.이때, 초구가 말했다.“소인이 만약 대감님이었다면 소인은 무조건 따라갔을 것입니다.”심초운이 초구를 힐끗 쳐다보았다.“그럼 내가 너무 속 좁은 사람이 되는 것이지 않느냐?”초구가 입을 삐죽 내밀었다. 그는 멀리서도 심초운의 질투심을 느낄 수 있었는데 지금까지도 심초운은 자신이 속 좁은 사람이 아니라고 우기고 있으니 말이다.이에 초구가 담담하게 말했다.“대감님께서 그러시지 않으셨습니까? 장소검 그자와 검오가 외모도 꽤 준수해서 걱정이 된다고요.”심초운은 말문이 턱 막혔다. 그날 그저 대충했던 얘기를 초구가 여태껏 기억하고 있을 줄은 생각지도 못했다.“그런 말은 일찌감치 잊거라. 영원히 입 밖에 꺼내서는 안 된다!”초구가 곧바로 입을 꽉 틀어막았다.“네, 대감님.”초구는 절대 다른 사람한테 얘기하지 않을 것이지만 심초운을 보며 조금 걱정이 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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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807화

이영의 손은 장소검의 팔뚝을 꼭 잡고 있었다. 그러다가 구들에 앉아 등을 기대고 나서야 고개를 갸우뚱거리며 장소검을 물끄러미 쳐다보며 말했다.“대감은 내일…”장소검은 고개를 살짝 숙인 채 황제의 말에 귀를 기울였다. 하지만 황제가 갑자기 하던 말을 멈추었다.고개를 살짝 든 장소검은 촉촉한 황제의 두 눈과 눈이 딱 마주치게 되었고 순간 목이 타고 심장이 주체할 수 없을 정도로 빠르게 뛰기 시작했다.“과인의 머리가 조금 하얘진 것 같네.”이영은 한참동안 생각하다가 다시 말을 이어갔다.“오늘 과인이 병사들에게 상을 내려 장군들을 꽤 많이 책봉하였소. 내일 조정에서 과인은 이런저런 정령들을 발표할 예정인데 그때 대감은… 그…”“폐하, 검오를 말씀하시려는 겁니까?”장소검의 말에 이영이 고개를 끄덕였다.“그래, 맞소. 검오, 검오와 함께 대놓고, 그리고 암암리에서 어떤 자들이 과인의 명령을 거역하고 함부로 움직이는지 확실하게 알아보고 과인에게 보고를 하게.”말을 하던 이영은 머리가 점점 더 어지러워지고 있었다.그녀는 손으로 이마를 짚은 채 등을 기대고는 흐릿한 눈빛으로 장소검을 쳐다보았다. 취기가 오른 이영의 눈빛은 더할 나위 없이 매혹적이었다.심지어 이영은 장소검을 향해 손을 흔들기도 했다.“장 대감, 앉, 앉아서 얘기하게. 그렇게 우뚝 서있으니 과인이 자네를 쳐다보기가 너무 힘들지 않은가?”입술을 살짝 오므린 장소검은 쿵쾅거리는 심장을 가까스로 억누른 채 쪽걸상에 앉았다.그리고 고개를 들어 황제의 얼굴을 힐끔 쳐다보았다.평소보다 부드럽고 유한 이영의 눈빛은 유난히 아름답고 온화했다.용포를 입고 있지 않았다면 이영은 외모가 수려한 젊은 여인이 분명하다…이런 생각에 장소검은 너무 놀라서 정신을 번쩍 차렸다.‘내가 어찌 감히! 어찌 감히 황제 폐하를 상대로 이런 불순한 생각을 할 수 있는 거지? 감히 겁도 없이 이 나라의 군주에게 이런 마음을 품다니!’그 뒤로도 이영은 이런저런 말을 많이 하였고 장소검은 고개를 푹 숙인 채 조용하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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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808화

장소검은 이내 돌아서서 당안을 향해 걸어갔다.“당 내관, 날 부르셨소?”당안이 가쁜 숨을 몰아쉬며 장소검에게 영패를 건넸다.“이, 이건 금의위사의 영패입니다. 잘 챙겨두십시오.”당안은 장소검을 쫓아오다가 하마터면 숨이 넘어갈 뻔했다.장소검은 두 손으로 영패를 받고는 말했다.“고맙소.”“장 대감님 걸음이 너무 빠르신 거 아닙니까? 그렇게 급하게 쫓아왔는데도 하마터면 대감님을 놓칠 뻔했습니다.”“내, 내가 잠시 딴생각하느라 정신이 팔려 있었소. 미안하오.”“아닙니다. 어차피 소인과 대감은 똑같이 폐하를 위해 일을 하는 사람들 아니겠습니까?”“그러하지.”장소검이 고개를 끄덕였다.이에 당안이 손을 흔들며 작별인사를 했다.“그럼 대감님 조심히 돌아가십시오. 소인도 이만 폐하 곁으로 가봐야 할 것 같습니다.”“수고하시게.”당안은 잔뜩 예를 갖춘 장소검을 보며 피식 웃었다.한편, 장소검은 저택으로 돌아온 뒤에도 오늘 있었던 일들이 머릿속에서 쉽게 사라지지 않았다.‘폐하께서 왜 친히 날 일으켜 주신 거지?’쿨럭쿨럭…이때, 기침소리가 들렸다. 장소검은 고개를 들자마자 검오를 보게 되었다.“언제 왔어?”장소검이 물었다.“네가 궐 밖으로 나왔을 때부터 너를 쭉 따라다녔어.”장소검은 입을 뻥긋하다가 씁쓸하게 웃었다. 이에 검오가 물었다.“그래서 오늘은 왜 혼이 나간 사람처럼 그러고 있는 거야?”“혼이 나간 사람처럼 보여?”“응! 혼이 완전히 나간 거 같아.”이에 피식 웃던 장소검을 검오를 힐끔 쳐다보다가 뭔가 생각난 듯 말했다.“너였다면 나보다 더 혼이 나간 사람처럼 행동했을 거야.”“그건 또 무슨 말이야?”“아니지. 그분을 두고 감히 이런 말을 함부로 할 수는 없어.”장소검의 말에 검오는 바로 눈치를 챌 수 있었다.“그래서 도대체 무슨 일이 있었는데?”장소검이 고개를 절레절레 저었다.“아무것도 아니야.”검오는 그런 장소검을 보며 주먹을 살짝 쥐었다. 수천수만 명의 악인을 살해한 섬뜩하고 차가운 장소검의 얼굴에 웃음기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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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809화

한편, 금융궁에서.황제를 태운 가마를 발견한 초구는 곧바로 심초운에게 보고를 했다.심초운은 한걸음에 달려 나와 이영을 반겼다. 그는 가마 안에서 이영을 번쩍 안아 들었다.이영은 심초운의 가슴팍에 기대어 그의 목을 끌어안고는 다정하게 말했다.“내가 오늘 좀 취한 것 같구나.”심초운은 옅은 미소를 지을 뿐, 아무 말도 하지 않고는 그녀를 안고 욕실로 향했다.“다들 이만 물러가보거라.”심초운이 송이 등 시녀들에게 말했다.“네, 대감님.”시녀들이 물러간 뒤, 심초운은 품에 안긴 이영을 보며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제가 누이를 씻겨드리겠습니다.”“그래.”심초운은 이영을 걸상에 내려놓으려고 했지만 이영은 심초운을 끌어안고 있는 손을 놓지 않았다.“누이…”이영이 식지로 심초운의 입술을 만지작거리며 말했다.“초운아, 너 오늘 왜 이렇게 예쁜 것이야?”너무도 야릇하고 도발적인 이영의 말에 심초운은 더 이상 견딜 수가 없었다. 안 그래도 질투심이 조금 남아있었던 그는 곧바로 이영에게 입을 맞추었다.오늘의 입맞춤은 평소보다 더 진하고 격렬했다. 그렇게 두 사람은 서로를 꼭 끌어안은 채 서로의 온기를 온몸으로 느끼고 있었다.해장탕을 마신 덕분인지, 아니면 격렬한 움직임에 욕조 안에 담긴 물들이 너무 심하게 출렁거린 탓인지 이영은 정신이 훨씬 맑아지는 느낌이었다.심초운은 그런 이영에게 침복을 갈아 입히고 있었다.이영은 심초운의 품에 살포시 기대며 말했다.“난 오늘 술을 많이 마신 것 같지도 않은데 왜 이리 어지러운지 모르겠다. 온몸이 구름 위를 걷고 있는 것 같구나…”이영의 말에 심초운이 고개를 끄덕였다.“누이, 특히 조금 전에 욕실에서 더욱 구름 위를 걷고 있는 것 마냥 황홀하지 않았습니까?”이영이 입술을 살짝 오므린 채 피식 웃으며 대답했다.“그래, 그 느낌은 더할 나위 없이 황홀하였다.”“그럼 다음에 또 저랑 술 한 잔 할까요?”“고려해볼게.”“고려만 하실 겁니까?”심초운이 계속 묻자 이영이 잠시 생각하다가 대답했다.“처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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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810화

”이건 분명 개인의 자산입니다. 개인의 자산이 하루아침에 물거품이 됐는데 누가 가만있을 수 있겠습니까?”“폐하, 다시 한번 심사숙고해 주십시오. 이러다가 상운국이 크게 흔들릴 수도 있습니다!”많은 대신들이 바닥에 무릎을 꿇고는 황제에게 명을 거두어 달라고 청을 올렸다.대전 안에 이천과 이진 그리고 주 승상과 위진규, 주진우 그리고 주익선 등 근신들이 대신들 앞에 우뚝 서있었다.그들은 반대하기 바쁜 대신들을 물끄러미 쳐다보았다.이 대신들 중에 상운국의 안정된 발전을 걱정해서 정령을 반대하는 사람들도 있지만 자신과 가문의 개인적인 이익을 위해 반대하는 대신들이 대다수였다.한편, 장소검은 대신들을 조용하게 관찰하고 있었다. 대신들 중에서 가장 격분한 사람들이 바로 장소검이 중점적으로 지켜보아야 할 자들이다.노예제도를 폐지하는 건 천하 백성들에게 있어서 더할 나위 없이 좋은 정령이지만 노예주들에게는 그리 기쁜 소식이 아니었다.한편, 대신들을 쓱 훑어보던 이영이 엄숙하고 진지한 표정으로 말했다.“천왕의 제안대로 노예제도에서 벗어나고 싶은 사람들은 호부에 등기만 하면 남녀노소를 불문하고 밭을 분배 받을 수 있게 하시오. 그리고, 감히 노예제도로 괜히 쓸데없는 문제를 만들거나, 함부로 타인의 목숨을 괴롭히고 살해하는 자들은 신분지위가 어떻든 막론하고 과인은 절대 선처하지 않을 것이오! 내 엄하게 다스리겠단 말이오!”엄하게 다스린다는 게 어떤 벌을 내린다는 뜻일까?이때, 주진우가 한걸음 나서서 황제에게 물었다.“폐하, 타인의 목숨을 함부로 괴롭히고 살해하는 자들의 목을 베어도 되겠습니까?”“허하노라! 그 상대가 관원이든, 백성이든, 부유한 자든 가난한 자든 막론하고 금의위사에서는 똑같이 엄하게 다스려야 한다!”황제의 어명에 조정에 참석한 문무백관들은 서로를 힐끔힐끔 쳐다보았다.황제가 큰 움직임을 보이시려는 거구나! 어쩌면 상운국의 뿌리까지도 심각하게 흔들릴 수 있겠구나!“소신 명 받들겠사옵니다!”주진우가 옅은 미소를 지으며 허리 숙여 인사를 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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