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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790화

Author: 주 한잔
심초운이 미간을 살짝 찌푸리며 이천을 쳐다보았다. 마치 왜 갑자기 두 사람에 관해 언급하냐고 묻는 것만 같았다.

이에 이천이 담담한 표정으로 말했다.

“영이가 나를 찾아왔다. 검오도 날 찾아왔고.”

“그건 그저 오해일 뿐입니다.”

심초운은 절대 인정할 수 없었다. 그는 아무리 생각해도 장소검 그자의 외모가 너무 수려한 것 같았다.

장소검이 자신보다 조금 뒤떨어질 뿐이라고 생각한 심초운은 위기감이 생겼던 것이다.

“그럼 네 먼 사촌 여동생들도 이제 그만 소개해주어라.”

이천의 말에 심초운이 허허 웃으며 대꾸했다.

“장 대감이 너무 훌륭한 인재인 것 같아서 장난 좀 친 것뿐입니다. 물론 진심으로 그자에게 어울리는 여인을 찾아주고 싶기도 했고요.”

이천은 심초운을 물끄러미 쳐다보았다. 심초운은 이천의 그런 눈빛에 고개를 갸우뚱거렸다.

“저를 왜 그렇게 쳐다보십니까?”

“농이면 다행이다. 요 근래 영이가 이래저래 큰 압박을 느끼고 있을 것이야. 이번 과거 시험이 영이에게도, 그리고 상운국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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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난 이 소설의 주인공이 아니었다   제2655화

    경장명은 몸을 돌려 심연희와 노부인이 다급히 달아나는 모습을 바라보았다. 그러고는 씁쓸하게 웃었다.그녀가 자신을 원망하지 않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고마운 일이었다. 아니, 설령 자신을 향해 욕설을 퍼붓는다 해도 그것마저 심연희가 베푸는 마지막 배려일 터였다.이렇게 서로 모른 척하며 살아가는 것도 나쁘지 않았다.적어도 그녀가 자신을 미워하지 않는다는 것만으로도 다행이었다.그때였다.궤짝 안에서 여인과 아이의 다급한 구조 요청이 들려왔다.경장명은 망설일 틈도 없이 몸을 날려 궤짝을 열고 두 사람을 구해냈다.이번에는 심연희가 그를 향해 달려와, 네다섯 살쯤 되어 보이는 아이를 그의 손에서 받아 품에 안았다. 그녀는 경장명을 바라보며 말했다. “일단 사람들부터 옮기죠. 밖에 마차가 있어요.”“알겠소.”경장명의 가슴이 세차게 뛰었다.심연희는 자신을 원망하지 않을 뿐 아니라, 이렇게 말까지 건네주고 있었다.두 사람은 사람들을 이끌고 함께 골목을 빠져나왔다.골목 밖에는 마차 한 대가 이미 오래전부터 기다리고 있었다. 마차 안에는 피란길에 오른 평민들이 여럿 타고 있었다.마차 옆면에는 큼지막하게 ‘소’라는 글자가 새겨져 있었다.“저희를 구해주셔서 감사합니다.”“아니요, 여러분을 구한 건 왕 부인이십니다.”심연희가 설명해 주었다. “여기서 빠져나가거든 소룡진으로 가세요. 그곳에 도착하면 알아서 여러분을 맞아줄 겁니다. 너무 걱정하지 마세요. 앞으로 살아갈 길은 아직 있으니까요.”“부인, 정말 살아 있는 보살이 따로 없으십니다. 이 은혜를 어찌 갚아야 할지 모르겠습니다.”“그러게요. 저희는 정말 꿈에도 몰랐습니다. 대왕께서… 아니, 소항이 이곳을 떠나면서 성에 불까지 지를 줄이야!”심연희가 가볍게 고개를 끄덕였다.“그 이야기는 나중에 하세요. 지금은 어서 성을 빠져나가시고요!”말을 마친 심연희는 마차를 모는 호위와 눈빛을 주고받았다. “이 사람들 데려다주고 나면 곧바로 돌아와서 다시 사람들을 태워 오거라!”계주부는 제대로 된 성이라 할

  • 난 이 소설의 주인공이 아니었다   제2654화

    “왕후마마, 오르시지요.”아류는 마차 곁에 서서 발판을 단단히 놓은 뒤 임설에게 말했다.임설은 경장명을 돌아보며 조용히 인사를 건넸다.“경 대인, 부디 몸 건강히 지내세요.”경장명이 두 손을 모아 깊이 허리를 숙였다. “부디 평안히 가십시오.”그의 태도는 겸손했으나, 눈빛 속에는 무언가 숨겨진 것이 있는 듯했다. 마치 안타까움 같은 것이었다.“어마마마, 얼른 마차에 오르세요. 불길이 이쪽까지 번지고 있어요.”임설은 경장명이 어째서 그런 표정을 짓고 있는지 미처 헤아리기도 전에 소승용이 말을 가로챘다. 하는 수 없이 가볍게 고개를 끄덕인 임설은 소승아를 데리고 마차에 올랐다.송 나인도 뒤따라 마차에 올라탔다.아류는 경장명을 한 번 흘겨보더니 비웃듯 말했다.“대왕의 신하라면 죽는 날까지 대왕께 충성을 다해야 하는 것 아니겠습니까? 경 대인께서는 스스로 불충한 신하가 되었다는 생각은 들지 않으십니까?”경장명이 냉소를 머금었다.“충신이라…”“그렇다면 부디 앞으로는 저분들에게도 끝까지 충성을 다해주시길 바라겠네.”경장명은 그날이 너무 빨리 닥치지만 않기를 바랐다. 그저 그들이 더는 고통받지 않고, 마지막만큼은 편히 눈을 감을 수 있기를 바랄 뿐이었다.아류는 무언가 말하려 입을 열었다가 끝내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 이내 마차에 올라 불빛이 드문드문 비치는 큰길을 따라 말고삐를 잡아당겼다.나머지 수하들도 하나둘 말에 올라 마차의 뒤를 따랐다.겉으로 보기에는 임설 모자를 호위하는 행렬이었다.하지만 경장명은 임설 모자가 경씨 저택을 벗어나는 순간부터, 그들에게는 더 이상 자유가 없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진짜 감금은 바로 그때부터 시작되는 것이었다.경장명이 손을 들어 손가락을 짚어가며 무언가를 헤아려 보았다. 그의 눈빛이 서서히 어두워졌다.아달이 다급히 물었다. “대인, 저희도 얼른 떠나야 합니다. 불이 이리로 번지고 있어요.”사람들이 불을 끄려 나서고는 있었지만 별다른 소용이 없었다. 소항은 대군을 이끌고 미친 듯이 날뛰며, 계주부

  • 난 이 소설의 주인공이 아니었다   제2653화

    “이제 그만 건드릴게요. 계주부까지는 아직 반 시진도 채 남지 않았으니 얼른 좀 쉬세요.”소우연이 말했다.이육진은 그녀의 손을 붙잡고 품 안으로 끌어안으며 말했다. “그래.”두 사람은 다시 서로에게 몸을 기대었다. 이육진이 눈을 감는 모습을 본 소우연도 그의 품에 기대어 조용히 눈을 감았다.마차가 덜컹거리며 흔들리는 동안 두 사람의 의식도 서서히 흐려졌다. 얼마 지나지 않아 이육진은 물론 소우연에게도 졸음이 밀려왔다.그렇게 막 잠이 들려던 순간이었다.이육진이 잡고 있던 소우연의 손에 갑자기 힘이 들어갔다.고개를 들어 보니, 이육진은 미간을 잔뜩 찌푸린 채 마치 악몽이라도 꾸는 듯한 얼굴을 하고 있었다.소우연이 그의 가슴을 천천히 쓸어주자, 얼마 지나지 않아 잔뜩 찌푸려져 있던 이육진의 미간이 조금씩 풀렸다.하지만 정작 소우연은 잠이 완전히 달아나 버렸다.이육진의 말대로 정말 용강한에게 아무 일도 없는 것일까?그렇다면 자신은 어째서 그런 불길한 꿈을 꾼 것일까?아무리 생각해도 마음 한구석에 걸리는 것이 있었다.계주부.하늘 가득 불길이 치솟고, 곳곳에서 곡소리가 끊이지 않았으며, 사방에는 시체 타는 냄새가 자욱했다.한 무리의 검은 옷을 입은 사내들이 경씨 저택으로 들이닥쳤다.“경 대인, 저희는 그저 왕후 마마와 왕자 마마, 공주 마마를 모셔 오라는 명을 받았을 뿐입니다. 대왕의 명이십니다!”아류가 품에서 영패를 꺼내 경장명에게 내보였다.경장명은 영패를 확인한 뒤 미간을 살짝 찌푸렸다.“대왕께서 친히 그대를 보내신 것이냐?”“그렇습니다!”“그럴 리 없다!”경장명은 임설을 비롯한 이들이 이곳을 빠져나가는 순간, 다시는 돌이킬 수 없는 일이 벌어질 것이라는 사실을 잘 알고 있었다.“경 대인, 설마 대왕의 명을 거역하시려는 겁니까!”아류가 경장명을 노려보며 말했다. “대왕께서 대인의 죄를 물으실까 두렵지도 않으십니까!”“두렵지 않다.”경장명은 그렇게 말하며 임설과 소승용, 소승아 남매를 바라보았다. “너희 둘은 잘 생각

  • 난 이 소설의 주인공이 아니었다   제2652화

    화랑이 말했다. “작은 아가씨께서는 참으로 늠름하고 당당하시구려. 그야말로 여장부가 따로 없소이다!”“참 부러워요. 다음 생이 있다면 저도 여장군이 되고 싶어요!”화랑이 웃으며 말했다. “나중에 기회가 되면 우리 딸도 무예를 배워보게 하는 게 어떻겠소?”“좋아요!”령이가 단호하게 말했다.소우연은 령이와 화랑이 나누는 이야기를 들으며 입가에 옅은 미소를 띠었다. 그러고는 마차 문을 닫고 발을 내린 뒤 이육진을 바라보았다.마차는 산길을 따라 천천히 나아갔다.이육진이 손을 뻗어 소우연의 머리를 자신의 어깨에 기대게 하고는 나직이 말했다. “용 대인은 무사하다. 아주 잘 지내고 있어.”“정말요?”소우연은 좀처럼 믿을 수가 없었다. 이내 이육진을 빤히 바라보며 그의 눈빛과 표정에서 무언가 수상한 기색이 없는지 살폈다.이육진이 옅게 웃으며 말했다. “그가 누구더냐. 용 대인이지 않느냐. 이 세상에 그가 해결하지 못할 난제가 어디 있겠느냐?”“지난번 오라버니가 저를 찾아왔던 일을 잊으신 모양이에요…”“설령 그렇다 해도 조금 까다로운 것뿐이지, 해결하지 못할 일은 아니다!”두 사람의 눈이 마주치자 이육진은 살짝 긴장을 풀며 소우연을 품 안으로 끌어안았다. “정말이다. 네가 너무 걱정을 해서 낮에 생각한 게 밤에 꿈으로 나온 것뿐이야.”“부군은 모르실 거예요. 그 꿈이 너무 생생해서, 오히려 이 세상이 더 허황되게 느껴질 정도였다니까요.”소우연의 말이 끝나기 무섭게 이육진이 웃으며 말했다. “허, 나는 어째서 그런 재미난 꿈을 꾸지 못하는 것이냐. 나도 네가 꿈에서 본 세상이 대체 얼마나 대단한지 한번 보고 싶구나.”소우연이 입을 열었다. “그곳 사람들은 사고방식이나 행동이 훨씬 개방적이고 대담한 것 같았어요.”“남자도 여자도 다들…”소우연이 손으로 소매를 걷어 올리며 말했다. “이렇게 짧은 옷을 입고, 치맛단도 이만큼 짧아요.”“여자도 이리 짧게 입는다고?”소우연이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네, 여자도 이렇게 짧게 입어요

  • 난 이 소설의 주인공이 아니었다   제2651화

    화랑이 곁에서 기다리다가 소우연의 시선을 따라 뒤를 돌아보았다. 저 멀리 타오르는 불빛을 보고 부부는 동시에 입을 딱 벌렸다.“이, 이게 대체 무슨 일이지? 대체 어디에 불이 난 게야?”“계주부 쪽이에요.”령이가 대답했다.소우연이 말했다. “소항이 사람들을 이끌고 뛰쳐나간 모양이구나.”“어디로 가려는 걸까요?”령이가 저도 모르게 말했다.“반란을 일으키려는 거겠죠. 상운국을 치겠다는 걸까요? 그런데 저런 오합지졸을 데리고 어떻게 상운국 같은 대국에 맞서겠다는 건지.”화랑이 도무지 믿기지 않는다는 듯 말했다.두 사람이 소우연을 바라보자, 소우연이 말했다. “사람은 벽에 부딪혀 봐야 자기가 얼마나 어리석은지 깨닫는 법이다.”화랑과 령이는 연신 고개를 끄덕였다. 상운국처럼 큰 나라라면, 영남의 주력 부대 둘이 이미 편입된 것은 물론이고 영남의 전군을 총동원한다 해도 상운국을 조금도 흔들지 못할 것이었다.황태후와 태상황, 월왕 전하 같은 이들을 보라. 그중 누구 하나 만만한 상대가 있었던가?바로 그 순간, 화랑과 령이의 눈에는 소항이 영락없는 광대처럼 보였다.“두 사람은 가서 짐을 좀 챙기거라. 우리도 곧 계주부로 떠나야 하니.”소우연이 령이와 화랑에게 말했다.령이와 화랑은 연신 고개를 끄덕이며 조금도 지체하지 않았다.령이가 말했다. “부군, 당신은 옷가지를 챙기러 가세요. 저는 마님과 아가씨들 짐 싸는 걸 도울게요.”“알겠소.”얼마 지나지 않아 이진이 마차를 구해 왔다. 마차를 모는 이는 다름 아닌 이진이 직접 길러낸 호위였다.소우연과 령이는 여전히 옷가지를 정리하고 있었다.이진이 들어와 함께 정리를 도왔다.분장과 변장에 쓰던 물건들을 정리하다가, 이진이 물었다. “어마마마, 이것들도 챙길까요?”“필요 없다.”소우연이 담담하게 말했다.이들은 벌써 며칠째 분장도, 변장도 하지 않았다. 오늘 이후로는 영남에서 더 이상 변장할 일이 없을 터였다.소우연은 짐을 정리하며 이육진의 옷가지 몇 벌도 함께 챙겼다. 모두 정리를

  • 난 이 소설의 주인공이 아니었다   제2650화

    한밤중. 소우연은 깊은 잠에서 깨어났다. 문득 밖을 내다보니 하늘이 온통 붉게 물들어 있었다. 하지만 지금은 칠흑 같은 한밤중이었다. 노을일 리 없었다. 설마 전쟁이라도 벌어진 것일까?“어마마마! 어마마마, 어서 일어나세요! 어마마마…!”이진이 다급하게 문을 두드리며 큰 소리로 외쳤다.“소항이 친위대를 이끌고 포위망을 뚫고 빠져나갔다고 해요.”소우연은 즉시 자리에서 일어나 옷을 갖춰 입고 밖으로 나갔다.“그자가 어찌 감히 그런 짓을 했단 말이냐?”“오라버니께서 서신을 보내셨어요. 방 대인의 심복이 영남에 도착했다는데, 아마도 상운국 조정을 윤이가 홀로 장악하고 있다는 사실을 소항에게 알린 것 같아요. 그래서 그가…”소우연은 헛웃음을 흘렸다. “자신에게 기회가 왔다고 여긴 모양이구나. 어쨌든 외부 사람들과 내통하고 있으니, 윤이 같은 어린 계집아이는 아예 안중에도 없었겠지!”“그러게 말이에요!”이진은 화가 나 미간을 찌푸렸다. “그자는 정말 미련하기 짝이 없어요. 제가 그렇게 경고했는데도 기어코 사지로 걸어 들어가네요.”“사람마다 제각기 정해진 길이 있는 법이지. 결국은 그 길을 따라 움직이게 되는 게야.”“어마마마, 지금 무슨 말씀을 하시는 거예요?”이진은 씁쓸하게 웃는 소우연의 모습을 보자 철렁 가슴이 내려앉았다. 예전에 그녀가 들려주었던 꿈 이야기, 전생과 현생, 이야기책 속 세계라는 말들이 무심코 떠올라 덜컥 불안해진 것이다.소우연은 이진의 불안함을 눈치채고는 딸의 손을 꼭 쥐었다. 모녀는 함께 밖으로 걸음을 옮겼다. “괜찮다. 이것도 다 사람의 운명인 것을.”“어마마마, 속으로 많이 괴로우시죠?”“아니다. 난 이미 이 세상의 모든 이치를 꿰뚫어 보았단다.”비록 그녀에게도 차마 내려놓지 못한 사람이 있었지만, 너무 많은 것을 겪어온 터라 이미 오래전에 초연해져 있었다. 소항은 자신이 천하의 주인이 될 수 있다고 믿고 온 가족의 목숨을 담보로 걸었으니, 그것은 오롯이 그의 선택일 뿐이었다!“아바마마께서도 아직 돌아오지

  • 난 이 소설의 주인공이 아니었다   제1330화

    “제가 좋아하는 꽃이네요.”그녀가 가늘고 고운 손으로 꽃을 받아들며 향기를 맡았다.경장명이 물었다. “낭자, 아까는 무슨 생각에 그렇게 빠져 있었던 겁니까? 혹시 걱정되는 일이라도 있는 겁니까?”그는 알 수 없었다. 혹시 자신이 괜한 걱정을 하는 걸까. 처음에는 그녀가 잘 감추고 있는 듯했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어딘가 마음이 산만해 보였다.이 모든 것은 그녀가 이천이 장안거리에서 점을 본다는 사실을 알게 된 후부터였다.“아닙니다.”그녀는 청년의 시선을 피하며 교외를 흐르는 강을 바라보았다. 강 양쪽으로는 잡초가 무성했지

  • 난 이 소설의 주인공이 아니었다   제1377화

    ’만약 일찍 이 사실을 깨달았더라면, 궁궐에 들어가 호위무사가 되든지, 아니면 마음잡고 글공부를 하여 과거를 봤을텐데… 그랬다면 이렇게 아무짝에도 쓸모없는 신세는 되지 않았을 텐데.’그는 가슴이 쓰렸다.이진은 주익선의 얼굴에 분을 바르고, 눈썹을 그리며, 고운 입술선을 그려주기 시작했다.“아씨…”하녀 염이가 복숭아꽃 가지 몇 개를 안고 들어왔다. 방 안에서는 공주가 또다시 주익선에게 화장을 시키고 있었는데, 이제는 그런 광경이 전혀 낯설지도 않은 모양이었다.다만 이번에는 주익선의 화장된 얼굴을 본 순간 눈이 동그래지더니 깜

  • 난 이 소설의 주인공이 아니었다   제1179화

    이튿날, 경문과 이천은 말을 달려 운불사에 당도하였다.달리는 내내, 이천의 가슴 속엔 설명할 길 없는 불길한 예감이 깊게 드리워져 있었다.큰일이 아니고서야, 사부님께서 경문을 보내어 자신을 부를 리 없었다.“사부님.”이천은 용강한의 얼굴을 보자 안절부절못한 채 입을 열었다.“이영 누님은 사부님께서 누님 때문에 경성을 떠나셨다 생각하실지도 모릅니다.”용강한은 조용히 응하였다.“그 일은 이미 심초운에게 부탁하였다. 그 아이가 영이를 잘 달랠 것이다.”“경성을 떠나신 것이 누님 때문이 아니라면…”이천은 비로소 안도의 숨을

  • 난 이 소설의 주인공이 아니었다   제1537화

    이영도 심초운과 같은 생각이었다. 하지만 마음이 얼마나 많이 흔들렸는지는 아무도 알 수 없는 일이다.“가끔 이런 짓까지 한 우리가 너무한 게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드는구나.”이영의 말에 심초운이 대답했다.“너무한 건 없습니다. 연희와 경장명 그자의 혼약은 애초부터 잘못된 것입니다. 연희의 참 인연이 형님이 아니라고 해도 절대 경장명일 수는 없는 것입니다.”심초운의 부모님, 그리고 황태후와 태상황에 이어 주익선의 부모님까지, 그들은 전부 일부일처를 고집하여 왔으며 평생 다들 행복하게 잘 살고 있다.이런 모습을 보면서 이제는 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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