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연이 질문을 하려던 그때, 소우연이 먼저 말했다.“더 물을 것 없다. 내가 시키는 대로 준비하거라.”정연은 표정이 심각한 소우연을 보며 의아했지만 바로 고개를 숙이며 대답했다.“네, 바로 준비하겠습니다.”15분 뒤, 소우연과 정연은 저택 대문을 나서자마자 미리 마차를 끌고 와서 기다리고 있던 진우를 발견했다.“왕비님, 오셨습니까? 왕야께 왕비님이 운불사에 가신다는 사실을 알려야 할까요?”진우의 물음에 소우연이 어리둥절한 표정으로 되물었다.“내가 어디에 가든 너희들은 왕야께 말씀드리지 않았느냐?”전에 이육진이 소우연의 하루 일과를 자세하게 알고 있는 걸로 봐서는 그가 소우연의 일거수일투족을 감시한 게 분명하다.한편, 진우가 머리를 긁적이며 대답했다.“저기… 왕야께서는 특별하게 중요한 일이 아니면 왕비님의 행적을 보고할 필요가 없다고 하셨습니다.”소우연은 잠시 생각에 잠겼다. 운불사로 가는 길이 꽤 멀었을 뿐만 아니라 그리 사소한 일도 아니기에 이육진에게 얘기를 해두는 게 나을 것 같았다.“그럼 사람 시켜 궁궐 밖에서 기다리고 있다가 왕야를 태운 마차가 나오면 그때 보고를 올리라고 하여라.”“네.”고개를 끄덕인 진우는 이내 저택 대문을 지키고 있는 호위무사에게 다가가 몇 마디 당부했다.운불사는 경성 밖에 위치했기에 마차로 가도 최소 네 시간이 걸렸다.때문에 소우연이 운불사에 도착했을 때 절 안에는 참배자가 거의 없었다.“정연아, 이 돈을 절에 기부하거라.”소우연은 정연에게 미리 준비한 돈보따리를 건넸다.“네, 알겠습니다.”진우는 본당 밖에서 대기하고 있었고 정연은 돈 보따리를 들고 운불사 스님을 찾아갔다.한편, 소우연은 운불사 대문 앞에 놓인 불상들에게 경건하게 인사를 올린 뒤 마지막으로 본당에 들어섰다.그녀는 기도를 하면서 절을 올렸다.‘도대체 누구지? 왜 아직도 나타나지 않는 거지?’소우연이 의아해하던 그때, 발걸음소리가 들렸다.“언니.”소우희의 목소리가 들린 순간, 바로 자리에서 일어나 고개를 돌린 소우연은 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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