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육진의 서슬 퍼런 분노를 마주하자, 소우연은 한순간 정말이지 그 기세에 압도되어 버릴 뻔했다. “아닙니다, 그런 것이 절대 아닙니다.”“그럼 무엇이란 말이냐!”이육진이 순식간에 그녀를 품으로 끌어당겨 안았다. 그러고는 귓가에 낮게 속삭였다. “진정으로 서운해하지 말거라.”“저, 저는 결코 그런 생각을 한 적이 없습니다.”“보름이 되어야 그 자에게 갈 수 있거늘, 그리도 참기가 힘들었더냐?”“아닙니다. 그저 예전에 그분이 아니었다면 우리 가족 모두가 뇌경에서 죽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그저 약을 지어드려 손의 흉터라도 없애드리고 싶었을 뿐입니다.”소우연은 애절한 진심을 담아 말을 이었다. “서방님, 제게 어찌 이리 과한 정을 주시는지 모르겠습니다. 서방님은 참으로 좋은 분이세요. 서방님이 아니었다면 제가 어찌 존재했겠어요… 아마 유배 길의 원혼이 되었을지도 모를 일이지요.”말을 마친 소우연의 눈에서 눈물이 주르륵 흘러내렸다. 그녀는 감정이 북받친 듯 이육진을 꽉 껴안았다. 이번 생에 이육진 같은 남자를 만난 것은 평생의 복이었다. 용강한 역시 마찬가지였다. 이육진과 용강한, 두 사람에게 이토록 넘치는 사랑을 받다니 자신은 참으로 복이 많은 사람이었다.이육진은 서둘러 그녀의 눈물을 닦아주며 낮게 말했다. “크흠, 좋소! 부인, 제발 울지 마시오. 그대가 울면 내 가슴이 찢어지는 것 같소. 내가 잘못했소, 그런 말을 하는 게 아니었는데… 앞으로, 앞으로 그대 마음속에 내 자리가 손톱만큼이라도 남아 있다면 다시는 이런 망언을 내뱉지 않겠소.”소우연은 이육진을 멍하니 바라보았다. 그는 그녀가 연기에 깊이 몰입했음을 알아차린 듯했다. 눈앞의 남자는 깊은 눈동자에 애틋함을 가득 담고 있었다. 입가에는 옅은 미소를 띤 채, 이내 그녀의 입술에 진하게 입을 맞추었다.한참이 지나서야 이육진은 소우연을 놓아주었다. 그는 소 대장이 이미 자리를 떠났음을 눈치챘다. “연아, 네가 허튼 생각을 하는 것은 절대 용납지 않을 것이다. 허니 그런 생각은 하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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