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 한 잔 마실 정도의 시간이 지나자, 소항은 과연 예상대로 늑장을 부리며 뒤늦게 나타났다.소항과 경장명이 서재로 들어선 뒤, 소 대장은 서재 문을 닫고 아달과 함께 서재 밖 마당에서 대기했다.서재 안.소항은 에두르지 않고 곧바로 오늘의 뇌우가 몹시 이상하다고 말을 꺼냈다.경장명은 이 비가 용강한이 소항에게 보내는 경고임을 진작부터 알고 있었지만, 그 사실을 소항에게 말할 생각은 없었다. 어쨌든 이 세상에서 감히 용강한의 심기를 건드릴 수 있는 자는 아무도 없었으니까.하지만 그릇만 한 굵기의 버드나무가 강풍에 뿌리째 뽑혀 술집 객잔 지붕을 덮치며 커다란 구멍을 냈다는 소항의 말을 듣자, 경장명의 표정이 조금 심각해졌다.“경 대인, 혹 좋지 않은 조짐이 아니겠느냐?”경장명은 순간 멍해졌다. 그는 소항을 바라보며 생각했다. 이자는 도대체 어쩌다 용강한의 심기를 건드린 것인가?거기다 상운국 황태후까지 넘보다니?그를 무시하려는 것은 아니었지만, 소항이라는 인물은 정말이지 별다른 재주가 없는 자였다.가장 큰 문제는, 그가 군주로서의 도리조차 알지 못한다는 점이었다. 신하의 아내를 넘보고, 신하를 불러 놓고는 정작 대수롭지 않은 사소한 일이나 벌이니, 신의라고는 찾아볼 수가 없었다.이런 인물을, 오직 진청산의 예언 하나만 믿고서 소씨 가문 사람들과 그를 따르는 이들이 대체 무슨 생각으로 따르고 있는 것인지, 경장명은 도무지 알 수가 없었다.“경 대인?”소항 역시 경장명이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 알 리 없었고, 오히려 마음속에 불안이 조금씩 커져 갔다.경장명은 정신을 차리고 소항을 향해 두 손을 모아 예를 갖추며 말했다. “대왕께서는 걱정하실 것 없습니다. 오늘의 일은 하늘이 영남을 돌보신 것입니다.”“오, 그건 또 무슨 말이냐?”경장명은 앞서와 같은 논리를 다시 펼쳤다. “하늘이 벌하려 한 것은 그 비뚤어진 버드나무였습니다. 대왕께서는 하늘이 점지하신 분이시니, 그토록 위험한 곳에 계셨음에도 털끝 하나 다치지 않으셨습니다. 이것이야말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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