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emua Bab 사라진 아내, 돌아온 나: Bab 421 - Bab 430

476 Bab

제421화

민이는 자신을 돌보고 있던 비서에게 고개를 돌렸다.비서는 두 손으로 머리를 감싼 채 무너진 강당 일부를 공포에 질려 바라보았다.갑자기 셔츠 자락을 잡아당기는 듯한 느낌이 들어 아래를 내려다보니 민이가 자신을 잡아당기고 있었다.민이의 뺨은 빨갛게 달아올랐고 축축한 얼굴엔 눈물과 콧물이 뒤섞여 있었다.“엄마... 저기서 죽는 거예요?”민이는 비서에게 다시 물었고 비서는 발을 밟힌 듯 비명을 질렀다. “모르겠어요!”미리 강당을 살펴봤지만 오래된 상부 건물이 그가 지른 불에 이토록 쉽게 무너져 내릴 줄은 몰랐다.“그럴 리가 없어!”비서가 중얼거렸다. 그가 미리 알아본 바에 따르면 강당 꼭대기 층이 내화 재료로 만들어져 있어 그곳에 불을 지르기로 결정한 것이었다.가연성 물질이 다 타면 강당 내부의 불도 자연스럽게 꺼질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지금 비서는 다른 가능성을 생각했다.강당 최상층에 대한 건축 자재 보고서 자체가 거짓이라는 것!누군가 가운데서 돈을 꿀꺽해 방화 재료 살 돈을 받고 실제로는 불량 재료를 사용한 것이다.원칙적으로 서경 일류 명문 학교인 승덕의 건축 설계와 자재는 전부 최상급이어야 하지만 교내 재정 예산이 많기 때문에 누군가 그 틈을 노리고 악행을 저질렀을 가능성 또한 높았다.그 생각에 비서의 얼굴이 창백해지며 물에 푹 젖은 듯 머리카락이 땀에 축 늘어졌다....강당 내부에서 강민아는 머리핀을 힘껏 흔들어 마침내 매듭을 풀었다.“으윽!”반석현은 강민아에게 말하고 싶었지만 아무 소리도 나지 않았다. 마음은 점점 더 불안해져 강민아가 서둘러 여기서 나가기를 바랐다. 이제 막 캐비닛에서 정신을 차린 그는 강당 안에서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 전혀 알지 못했고, 강민아가 캐비닛을 열었을 때야 강당에 불이 났다는 사실을 깨달았다.강민아의 옷이 얼굴을 감싸고 있어서 숨 쉬는 공기가 그다지 탁하지 않았지만, 강민아가 숨을 참느라 얼굴이 빨개져 있다는 것을 알았다.반석현의 두 눈에 눈물이 샘물처럼 퐁퐁 솟아 쉴 새 없이 흘러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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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22화

“석현이는 몇 월에 태어났어요?”반용화에게 물었지만 그는 이렇게만 답했다.“말하기 곤란해.”반석현의 신분, 생년월일은 전부 공개할 수 없는 비밀이라 강민아가 이렇게 말했다.“정이는 집에서 동생인데 석현이 누나 해도 될까? 정이 누나가 너 챙겨줄 거야. 어때?”“석현아, 다음에 다시 놀러 와.”“석현아, 나랑 정이가 너 엄청나게 기다렸어!”강민아의 따뜻한 목소리가 반석현의 머릿속에 울려 퍼지며 눈앞이 흐릿한 채 캐비닛에 쓰러졌다.그 순간 강민아는 머리 위에서 요란한 소리를 들었다.위층에서 무언가가 무너져 내리고 있었다.손에 흐르는 피가 너무 끈적거려서 더 이상 머리핀을 잡을 수 없었던 그녀는 막무가내로 밧줄을 뜯고 반석현을 안고 나왔다.반석현이 그녀의 품에 들어오는 순간 두 사람의 심장이 높은 곳에서 툭 떨어지는 것 같았다.그녀가 반석현을 안고 자리에서 일어나자 눈앞이 갑자기 흐려지며 앞을 볼 수가 없고 숨쉬기가 힘들었다.이곳을 벗어나고 싶었지만 어둠이 눈앞의 빛을 삼켜버렸다.그렇게 뒤로 쓰러지며 의식을 잃은 순간, 키가 큰 인물이 문을 부수고 들어왔다!...강당 밖에서 반하준은 소방관들이 강당 건물에 난 불을 끄는 모습을 불안하게 바라보며 정신이 혼미해졌다.그의 부하들은 민이를 둘러싸고 민이에게 물을 건네거나 부채질을 해주었다.민이가 물을 다 마신 뒤 비서가 산소 호흡기를 건네며 걱정스럽게 물었다.“도련님, 이제 괜찮으세요?”민이는 고개를 돌려 여전히 불타고 있는 강당을 바라보았다.“엄마랑 반석현은 왜 아직도 안 나와요? 정말 안에서 죽은 거예요?”“닥쳐!”반하준이 살벌한 눈동자를 번뜩이며 낮게 윽박질렀다.경호원 중 한 명이 오랫동안 가슴에 품고 있던 질문을 던졌다.“대표님, 연구원님께 어떻게 설명하죠?”반하준은 머릿속에 실타래가 마구 엉키고 머리가 쪼개지는 고통을 느꼈다.화재 이후 지금까지 반용화에게 어떻게 설명할지 생각조차 해보지 못했다.강민아는 아직 강당에서 나오지 않았고 그녀가 지금 불길 한가운데 있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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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23화

“반석현은 왜 갇힌 거예요?”비서가 목소리를 낮추며 민이에게 물었다.“몰라요.”민이가 대답을 하지 않자 비서도 더 이상 말을 잇지 못했다.반씨 가문의 경호원 중 한 명이 말렸다.“대표님, 우선 돌아가시죠. 소방관들이 강민아 씨와 석현 도련님을 구하면 제일 먼저 연락드릴게요.”반하준이 차갑게 소리쳤다.“난 여기서 기다릴 거야! 두 사람 보기 전에는 안 가!”“아빠, 엄마가 일부러 안 나오려고 숨어 있는 건 아닐까요?”“무슨 헛소리야!”반하준의 칼날 같은 눈빛은 금방이라도 민이의 작은 몸을 난도질할 것 같았다. 민이는 그의 눈빛에 그대로 굳어버렸다.“반현민 데려가.”반하준은 지시를 내린 뒤 민이를 무시해 버렸다.“도련님, 집으로 가시죠.”민이는 반하준의 거대한 뒷모습을 바라보았다. 바로 앞에 있는데 저 멀리 떨어진 것 같았다.“아빠!”입술을 달싹이며 다시 반하준을 불렀지만 등을 돌린 반하준은 꿈쩍도 하지 않고 무시했다.매캐한 타는 냄새가 공기를 가득 채우자 민이는 더 이상 숨을 쉬기 힘들어졌고 입과 코를 막은 채 기침을 했다.“가요.”어차피 엄마와 반석현은 괜찮을 거라고 생각했다....새벽녘, 강당 뒤쪽 하늘이 화염으로 붉게 물들어 있는 듯 보였다.소방관들의 지칠 줄 모르는 노력 끝에 강당의 불은 마침내 꺼졌다.어느새 아침 6시, 소방관들은 폐허 속에서 아직도 불길이 남아 있는지 확인하고 있다.반하준은 밤새 강당 밖 돌 벤치에 앉아 있었다.고개를 숙이고 허리를 깊숙이 구부린 채 아침 이슬이 입고 있던 검은 양복은 물론 머리카락과 눈썹까지 촉촉이 적셨다.발소리가 들리자 그는 천천히 고개를 들어 충혈된 눈으로 검게 그을린 강당을 바라보았다.강당에서 소방관 몇 명이 나오는 것을 본 반하준은 자리에서 일어났고, 뒤늦게 오랜 시간 움직이지 않아 몸이 뻣뻣해졌다는 것을 깨달았다.그는 팔다리 관절이 삐걱거리는 소리를 들으며 힘겹게 일어났다.“사람 찾았어요?”밤새 물 한 모금 마시지 않아 그의 잠긴 목소리는 거칠었고 얼굴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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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24화

반하준은 경찰서에 앉아 경찰이 제공한 감시카메라 영상을 보았다.영상 속 그의 비서는 강당 꼭대기 층에 가연성 물질을 놓고 불을 질렀다.불을 지른 비서는 반하준의 맞은편에 앉아 있었고 그의 손은 은색 수갑으로 묶여 있었다.이 순간 반하준의 분노는 최고조에 달했고 얼굴이 날카롭게 굳어지며 어두운 눈동자는 섬뜩한 주홍빛으로 물들었다. 그는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 비서의 멱살을 잡고 거세게 끌어당겼다.비서의 가슴이 책상 가장자리에 부딪히며 낮게 앓는 소리를 냈다. 그는 당장이라도 갈기갈기 찢어버릴 듯한 반하준의 눈빛에 책상 밑에 드리운 두 다리를 덜덜 떨었다.“대... 대표님, 제 말 좀 들어보세요!”경찰이 서둘러 다가와 반하준을 제압하며 상대의 멱살을 끌어당기는 그의 손을 제지하려 했다.“반하준 씨, 진정하세요.”“내가 지금 진정하게 생겼어!”남자가 거센 분노를 터뜨렸다.“내 아내가 너 때문에 불에 타서 죽어버렸어. 내가 어떻게 진정을 해!”반하준은 한 손이 경찰에게 잡히자 강제로 상대를 밀쳐내며 다른 한 손으로 비서의 머리통을 움켜쥐고 부숴버릴 듯 그의 얼굴을 책상에 짓이겼다.“으윽!”비서가 고통에 숨을 헐떡거리자 경찰 몇 명이 달려들어 반하준의 행동을 제지했다.“반 대표님, 진정하세요! 원지성 씨 자백에 따르면 아들인 반현민의 지시로 승덕 학교 강당에 불을 질렀답니다. 인명 피해는 없으나 심각한 안전 문제를 초래했는데... 아내분이 불에 타서 죽었다니요? 원지성 씨가 다른 살인 사건에 연루된 겁니까?”경찰관의 말을 들은 반하준은 멈칫하며 상대 경찰을 돌아보았다.“강당 화재로 인명피해가 발생하지 않은 게 확실합니까?”경찰도 당황하다가 고개를 끄덕였다.“소방서에서 승덕 강당에 대한 2차 수색을 진행했지만 사상자는 발견하지 못했습니다.”반하준의 동공에 차고 넘쳤던 살기가 한순간에 무너져 내렸다.그는 비서의 머리를 움켜쥐고 있던 손을 놓았고, 마치 오랫동안 물에 빠져있다가 수면 위로 올라온 것처럼 숨을 헐떡이며 정신없이 신선한 공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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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25화

혹시라도 말실수해서 반하준을 화나게 할까 봐 두려웠다.“도, 도련님께선 불을 지르면 강민아 씨와 대표님이 불길 속에 뛰어들어 구하러 올 거라고 했어요. 그 기회에 다시 예전으로 돌아갈 수 있다고...”원지성은 고통스러운 얼굴로 애원하듯 말했다.“그런데 강당 꼭대기 층의 건축 자재에 방화 기능이 없을 줄은 몰랐어요. 대표님, 제가 제대로 확인하지 못했어요. 제발 살려만 주세요!”그때 한 경찰이 문을 열고 밖에서 말을 전했다.“반석현 보호자 반용화 씨 측 변호사가 도착했습니다.”경찰관의 말이 떨어지자 훤칠하고 반듯한 체격의 남자가 걸어 들어왔다.의자에 앉아 있던 반하준이 시선을 돌리자 잘생긴 남자가 의기양양하게 입꼬리를 올리는 게 보였다.회색 정장을 집은 심은호는 날카로운 눈매와 짙게 번뜩이는 눈동자를 자랑하며 거침없는 아우라를 드러냈다.반하준의 시선이 그의 왼쪽 가슴에 달린 공작 브로치로 향했다.그는 이내 소매를 접어 명품 시계를 들어냈다. 강민아가 그의 생일에 준 선물인데 언제인지는 잊어버렸다.사실 강민아가 해마다 준 선물에 대해 정확하게 아는 강나현에게 물어볼 수도 있지만, 약에 취해 그를 덮치려 한 이후 구치소에 보내지 않은 것만으로 이미 그녀에게 큰 자비를 베풀고 있었다.이젠 그녀의 연락처까지 전부 차단해 버렸다.눈 깜짝할 사이에 심은호가 그의 앞에 도착해 반하준에게 명함을 건넸다.“안녕하세요. 반용화 씨 소송 대리인 변호사입니다. 반석현이 강당에 갇힌 채 화재를 당한 사건을 담당하게 됐습니다.”반하준은 마치 왕좌에 앉은 듯 좌석 팔걸이에 두 손을 얹고 온몸으로 세상 모든 존재가 자신의 아래에 있는 듯 위엄 있는 아우라를 뿜어냈다.그는 손을 뻗어 심은호가 건넨 명함을 받았다.그와 심은호는 오랜 세월 알고 지냈지만 깊은 사이가 아니었고, 맹수처럼 만나면 서로를 견제하고 경계하기만 했다.게다가 일찌감치 심은호가 서경 안팎을 넘나든다는 걸 알아차렸고 한때는 심은호의 먹잇감이 된 듯한 착각도 들었다.심씨 가문 도련님은 언제든 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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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26화

명함을 쥐고 있던 반하준의 손가락에 힘이 들어가자 뼈마디가 피부 아래에서 하얗게 드러났다.그의 손에 들린 건 심은호의 명함이 아니라 그가 내민 도전장이었다.반하준은 조롱하듯 피식 웃었다.“달이든 별이든 그딴 건 모르겠고, 남의 아내나 탐내면서 어디서 고상한 척이야?”심은호의 변호사 명함이 반하준의 길고 강한 손끝에서 공 모양으로 구겨졌다.반하준이 손을 펼치자 일그러진 명함이 손에서 툭 미끄러져 바닥에 떨어졌다.그는 발을 들어 올려 심은호의 명함을 짓밟았다.반하준은 손목을 보라는 듯 가리켰다.“이건 민아가 생일 선물로 준 예거 르쿨트르 울트라 씬 문 시계야.”그러면서 눈썹을 치켜올리며 강조했다. “여기 달 보여? 민아는 나한테 자기를 손목에 걸라고 했어.”심은호가 고개를 숙인 채 피식 웃었다. 반하준의 자랑이 그의 눈엔 한낱 웃음거리에 지나지 않았다.“본론이나 얘기하지.”심은호는 반하준 앞에 의자를 끌어다 놓고 다리를 벌린 채 오만한 자세로 앉았다.반하준의 이목구비가 날카로운 선을 자랑하며 그가 고개를 치켜들고 먼저 입을 열었다.“반용화가 널 대리인으로 임명했다는 건 민아와 석현이를 구했다는 뜻인가? 상태가 어때? 경찰이 날 찾아오기 전까지 소방관이 구조하는 건 못 봤는데.”“반석현 상태가 궁금하면 네 삼촌에게 물어봐. 민아 씨 상태는 알려주기도 싫고 너도 물어볼 자격 없으니까.”심은호는 반하준에게 서류 더미를 건넸다.“반용화 씨는 방화범을 절대 용서하지 않겠다는 입장이야. 네 아들 반현민이 불을 지르라고 지시했으니 보호자인 네가 법적인 책임을 져야지.”하관이 피투성이가 된 원지성이 힘겹게 말했다 “변호사님, 저... 전 몇 년형을 선고받나요?”심은호는 반하준을 응시하며 답했다.“10년 이상.”그 말을 들은 원지성은 두 다리가 덜덜 떨리더니 그대로 의자에서 미끄러져 기절해 버렸다.반하준은 경찰에게 말했다.“아들을 데리고 와서 진술하겠습니다. 학교 측 피해도 반씨 가문에서 책임지고 보상하죠. 다른 건 제 변호사가 알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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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27화

눈 깜짝할 사이에 취조실 앞에서 반하준의 모습이 사라졌다.“반 대표님! 반 대표님!”비서가 아무리 소리쳐도 떠나는 반하준의 발을 붙들 수가 없었다.경찰에게 제압당해 의자에 앉아있던 그는 절망적인 표정을 지었고, 심은호가 의자를 가져와 그의 앞에 앉으며 말했다.“원지성 씨는 지시를 받고 불을 질렀잖아요. 감형을 원하면 내가 도와줄 수도 있어요.”반하준이 경찰서를 나오는 순간 그의 휴대폰이 울렸다.비서가 건 전화를 받기도 전에 수백 대의 카메라가 그를 맞이했다.인터넷이 발달한 요즘 이 소식을 접한 기자들뿐만 아니라 수백 명의 영상 플랫폼 인플루언서들이 카메라를 들고 반하준의 잘생긴 얼굴을 찍고 있었다.“여러분, 부신 그룹 대표 반하준이 나왔습니다! 승덕 사립 학교 강당에서 일어난 화재와 연관이 있다는 데요!”“반 대표님, 왜 비서가 강당에 불을 질렀나요? 대표님이 시킨 건가요?”“반 대표님, 듣기론 강당에 불이 났을 때 전 부인 강민아 씨가 불길 속에 있었다고 하던데 혹시 지금 상태가 어떤지 아십니까?”“반 대표님, 전처를 죽이려고 하셨나요?”언론에서는 반하준의 비서가 체포되고 반하준이 경찰서로 끌려가 조사를 받았다는 것만 알고 있었다.그들은 메뚜기떼처럼 반하준을 가운데로 둘러싸고 얼굴을 향해 카메라를 들이댔다.반하준을 뒤따르던 경호원 두 명은 수많은 사람의 공격을 견디지 못하고 밀려나기까지 했다.그들은 반하준에게서 점점 더 멀어졌지만 손을 쓸 틈이 없었다.반하준은 수십 개의 손이 다가와 그를 마구 끌어당기는 것 같았다. 심지어 그의 손을 잡거나 이 틈에 함부로 그의 허리나 복부를 만지는 것도 있었다.그의 얼굴이 일그러지며 극도로 어두워졌다.“다 비켜!”반하준의 고함에 자리에 있던 사람들은 멈칫했다. 그는 감히 쳐다볼 수 없을 만큼 엄청난 기세를 내뿜으며 어두운 눈매가 사납게 번뜩였다.휴대폰을 들고 찍던 사람은 매서운 눈보라를 만난 듯 들어 올린 팔까지 얼어붙는 느낌이었다.그때 경찰서에서 경찰이 나와 반하준을 둘러싼 사람들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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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28화

그런데 지금 보니 그가 경찰서로 갔다는 소식이 전부 퍼진 것 같다.반하준이 여유로운 심은호를 바라보며 어금니를 꽉 깨물자 볼도 덩달아 딱딱하게 굳었다.분명 심은호가 경찰서로 갔다는 소식을 퍼뜨린 게 분명하다!그리고 이젠 대놓고 반하준이 피고의 보호자라는 것까지 폭로했다.그는 반하준을 제대로 사지에 몰아넣을 작정인 거다.반하준은 깊게 심호흡하며 가슴속에 타오르는 분노를 가라앉혔다.그러다 심은호 뒤로 은색 수갑을 찬 채 피투성이가 된 얼굴로 걸어 나오는 비서 원지성이 보였다.원지성은 많은 사람을 마주하자 두 눈에 두려움이 솟구쳤다.하지만 민이 대신 감옥에 가야 할 처지가 됐는데도 반하준이 감형을 도와주지 않자 도박을 해볼 수밖에 없었다.“저는 반현민 도련님의 일상을 책임지고 있는 비서입니다. 지난주 반현민 도련님이 저에게 학교 강당을 살펴보라고 말하며 그곳에 불을 지르겠다고 했습니다.”기자와 인플루언서들은 저마다 카메라나 휴대폰을 높게 들고 말하는 원지성을 화면에 담았다.인플루언서들은 휴대폰으로 라이브를 하고 있었는데 실시간으로 수만 명에서 수십만명의 사람들이 보고 있었다.“반현민 도련님은 본인이 직접 위험에 뛰어들어 불길 속에 있으면 부모님이 와서 구해줄 거라고 했습니다. 물론 다른 사람이 다치지 않도록 불을 붙인 즉시 화재 경보를 울렸습니다. 가연성 물질이 다 타면 불이 알아서 꺼질 줄 알았는데 강당 상부 자재는 방화 자재가 아니었습니다...”원지성이 고개를 숙인 채 말했다.“저는 법원의 공정한 심판만을 기다리겠습니다!”그의 말이 끝나기도 전에 한 기자가 소리쳤다.“승덕 강당에 불이 난 게 반씨 가문 도련님이 지시한 일이라고요?”“이건 선을 넘은 짓입니다! 그게 한낱 소꿉장난인 줄 아는 겁니까?”“반씨 가문에선 애를 어떻게 키우는 건가요!”“반 대표님께선 진작 아내와 이혼했는데 아드님이 동정심을 유발해 두 분이 재결합하길 바랐던 건 아닙니까? 하지만 본인 엄마를 불길 속으로 유인하다니요! 만약 사고라도 일어나면 두 사람 다 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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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29화

오후의 햇살이 커튼 사이로 들어와 바닥을 영롱하게 비추었다.강민아는 산소마스크를 얼굴에 쓴 채 병상에 조용히 누워 있었다.머리카락은 베개 위에 부드럽게 흐트러졌고, 눈은 가볍게 감은 채 긴 속눈썹이 눈꺼풀 아래로 희미한 그림자를 드리우고 있었다.조용한 병실 안에는 산소 기계가 돌아가는 소리만 들렸다.반용화는 휠체어에 앉아 강민아의 창백한 얼굴을 담담하게 바라보고 있었다.의사는 강민아가 고비를 넘겼다며 곧 깨어날 거라고 말했다.강민아는 막 병원에 실려 왔을 때만 해도 아직 숨이 붙어 있었다. 비서가 반용화의 휠체어를 밀고 오는 것을 보고는 안심하며 반석현을 넘겨준 뒤 마지막 기력을 다하고 기절해 버렸다.강민아가 기절하기 전 반용화에게 건넨 미소는 아직도 반용화의 뇌리에 각인되어 사라지지 않고 있다.반용화가 정신을 차렸을 때는 이미 그의 손이 홀린 듯이 강민아의 얼굴로 향하고 있었다.부드럽게 은은한 빛을 뿜어내며 하얗고 여린 피부에는 광택이 감돌았다.강민아의 얼굴을 어루만지고 싶어 하는 자신의 생각을 알아차렸을 때 반용화의 손끝이 움찔하며 그대로 다시 손을 거두었다.마디가 분명한 가느다란 손가락이 휠체어 손잡이를 문질렀고 그는 자책하는 듯한 눈빛으로 자기 손을 바라보았다.‘어떻게 그런 짓을!’그때 갑자기 휴대폰이 진동하고 전화를 받자 부하의 보고가 들렸다.“반하준 씨가 뵙고 싶어 합니다.”“반현민 데리고 사당에서 무릎 꿇고 있으라고 해!”반용화가 타협할 여지가 없는 듯 싸늘한 어투로 명령하자 부하가 덧붙였다.“여사님도 만나고 싶다고 하십니다. 현민 도련님이 학교 강당에 불을 질렀다는 소식을 듣고 감정이 격해져서...”부하가 더 말을 이어가려 했지만 반용화는 듣고 싶지 않았다.그가 말한 여사님이 형수 연진숙이라는 건 잘 알았다. 그녀와 몇 번 만난 적도 없고 마음에 들지도 않는 데다 여러 번 강민아를 괴롭혔던 것도 전부 반용화의 귀에 다 전해졌다.그러니 반용화는 더더욱 형수님이라는 사람을 곱게 볼 수가 없어 거침없이 명령을 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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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30화

병동에 남아 강민아 곁을 지키면서 그녀가 깨어나기를 기다리려고 했는데, 아직 의식이 돌아오지 않는 강민아 앞에서 행동을 절제할 수 없자 서둘러 휠체어 버튼을 눌렀다.그가 타고 있던 전동 휠체어에는 최신 기술이 적용되어 알아서 방향을 조절해 그를 병실 밖으로 데려갔다.문을 열자 휠체어는 병실 앞에 멈춰 섰고, 반용화는 다시 고개를 돌려 침대에 누워있는 여자를 바라보았다.그렇게 한참 동안 시간이 흘렀다.평소 그는 모든 감정을 잃어버린 채 유리 수조에 갇혀있다가 이따금 인간 세상을 돌아보고 다시 하늘로 돌아가는 신선처럼 굴었다.그런데 지금 강민아가 의식을 잃고 누워있는 모습을 보자 오랫동안 마음속 깊은 곳에 억눌린 감정이 한꺼번에 쏟아져 나왔다.그제야 반용화의 잘생긴 얼굴에 생기가 돋기 시작했지만 그렇게 방심하는 것도 찰나의 순간이었다.곧바로 반용화는 깊은 눈동자를 덤덤한 감정으로 덮어버린 뒤, 한 번도 오지 않았던 것처럼 그대로 휠체어를 타고 떠나버렸다....해 질 무렵, 반씨 가문 저택 사당.반하준과 반현민, 그리고 연진숙 세 사람은 방석 위에 무릎을 꿇고 있었다.종아리 아래 방석은 푹신했지만 오래 무릎을 꿇고 있어 혈액순환이 되지 않았다.특히 반현민은 크게 교통사고를 당한 후 그 다리로 오랫동안 무릎을 꿇을 수 없어 아예 방석에 앉아버렸다.게다가 사방에서 찬 바람이 몰아치는 사당에서 아무리 두꺼운 패딩을 입어도 작은 머리가 움츠러들었다.“할머니, 나 다리 아파요!”아이는 작은 얼굴을 찌푸리며 연진숙에게 도움을 요청했다.반하준에겐 말해도 소용이 없었다. 연진숙만 아이를 안타까워하며 손을 내밀었다.“할머니 품으로 와. 할머니가 다리 주물러줄게.”민이는 연진숙의 품에 기어들어가 그녀에게 등을 기댄 채 무릎에 앉았다.연진숙은 민이의 다리를 부드럽게 주무르며 너무 세게 누르지도 못하고 나지막이 물었다.“이 정도면 괜찮아? 아파?”연진숙은 한참 동안 민이를 주물러주다가 고개를 돌려 출입문 쪽을 바라보았다.“반용화는 왜 아직도 안 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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