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하준이 소리쳤다. 강민아가 달려가는 순간 거대한 자력이 잡아당기듯 심장이 툭 튀어나오는 것 같았다.반하준은 강민아의 뒤를 바로 따라 나갔다.“엇, 대표님!”뒤따라 달려가던 비서가 강당을 바라보며 불안한 표정으로 손을 들어 얼굴에 흐르는 땀을 닦았다.조바심이 났다.2주 전, 민이는 학교 강당을 둘러보라고 시켰다.“강당에 불을 낼 거예요. 가서 아빠, 엄마한테 내가 강당에 갇혀서 못 나간다고 말해줘요. 엄마가 날 사랑한다면 날 구하려고 뛰어들 거예요.”그때 반하준의 지시로 민이를 돌보는 일을 맡게 된 비서는 민이의 계획을 듣고 식은땀을 흘렸다.“도련님, 그건 너무 위험해요! 저희는 절대 도련님을 불 속에 둘 수가 없어요.”“그러니까 덜 위험한 방법을 생각하라는 거잖아요!”민이가 기세등등하게 말했다.“엄마 아빠를 화해시키려고 이러는 거예요.”비서는 난감한 듯 말했다.“그럼... 도련님께서 위험할 때 어머님이 구하러 불 속에 뛰어들지 않으면요?”“그럼 내 엄마가 될 자격이 없는 거죠!”민이는 불쑥 말하며 작은 주먹을 꽉 쥐고 자기 다리를 내려다보았다.“난 엄마가 내 곁에 돌아오길 바라서 테스트하는 거예요. 엄마가 날 구하러 오지 않으면 완전히 포기할 거예요.”민이는 태블릿을 들고 말했다.“아빠 엄마가 이 소설에 나오는 것처럼 그랬으면 좋겠어요. 아빠는 날 구하기 위해 불 속으로 뛰어들고 엄마는 우리가 없으면 안 된다는 걸 깨닫고 함께 뛰어드는 거죠. 우리 셋은 불길 속에서 서로를 안고 마음을 확인하는 거죠. 서로에게 제일 중요한 사람이라는 걸! 그리고 아빠는 한 손에 엄마를 안고 한 손으론 날 데리고 함께 불길을 헤쳐나오는 거예요. 이 화재가 우리 가족에겐 해피 엔딩이 되는 거죠!”민이는 아름다운 환상에 빠져 비서에게 지시했다.“그쪽은 강당에 불이 나도 안전하다는 걸 확인하는 거예요. 절대 나나 아빠, 엄마를 다치게 하진 않을 거예요.”비서는 민이에게 무릎이라도 꿇고 못 하겠다고 애원하고 싶었다.이력서에 유아교육 자격증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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