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진경의 얼굴이 일그러졌다.“아니야, 사과는 무슨 사과야! 그런 일은 없었어. 강윤정, 적당히 해!”반진경은 강민아가 있는 방향을 바라보며 그녀에게 따지려고 다가가는데 반석현이 휴대전화를 꺼내 앱을 실행한 뒤 안에 있는 버튼을 눌렀다.그 순간 축제 콘솔의 디스플레이 화면에 음악 재생 화면이 뜨더니 우렁찬 행진곡이 울려 퍼지며 참석한 어린이들이 무의식적으로 음악에 맞춰 박자를 타기 시작했다.강당이 활기를 띠자 인공지능의 목소리가 스피커에 울려 퍼졌다.“반 여사님 무대에 올라와 주세요!”강민아는 손을 뻗어 반석현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만지며 웃음을 터뜨렸다.“석현이 대단하다!”이제 반진경은 스포트라이트를 한 몸에 받으며 사과를 하지 않으면 수습하기 어려운 상황이 펼쳐졌다.강민아의 칭찬을 받은 반석현은 고개를 돌렸고, 강민아를 바라보는 초롱초롱한 눈망울에는 커다란 별들이 반짝이는 듯했다.평소에는 거의 웃지 않던 반석현이 강민아, 정이와 함께 있을 때만 비로소 그 나이에나 있을 법한 해맑은 미소를 보여줬다.뒷줄에 앉아 있던 민이는 강민아와 반석현이 서로를 향해 웃는 모습을 보고 심장이 욱신거렸다.짧은 손가락을 꼬물거리며 작은 입은 불만스러운 듯 삐죽거렸다.‘반석현 진짜 너무하네!’민이는 순식간에 분노가 차올랐다.아이의 심술은 부리는 것도 돌변하는 것도 빨라서 그동안 반석현과 잘 지냈던 순간은 하얗게 잊어버렸다.아이들의 열띤 박수 속에서 강당에서 흘러나오는 음악은 멈추지 않았다.학부모들은 반진경을 돌아보았고 장기명이 좌불안석이었다.“그냥 올라가지 그래?”반진경은 이를 갈았다.“내가 뭐 하러 올라가, 잘못한 것도 없는데! 강민아는 어떻게 딸을 시켜서 나한테 이럴 수가 있어?”반진경이 일어나서 강민아를 향해 걸어갔다.“네 딸보고 무대에서 내려오라고 해!”강민아가 되물었다.“전에 정이가 1등을 하면 무대에 올라가서 공개로 사과하겠다고 약속하지 않았어요? 사과문은 수정했어요? 무대에 올라가서 망신이나 당하지 마세요.”화가 난 반진경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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