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이는 한 손에는 반연주를, 다른 한 손에는 민설윤을 들었다. 절친한 두 친구를 끌어안고 아이가 빙글빙글 돌자 이 장면을 본 반진경이 빽빽 소리를 질렀다.“반우정, 뭐 하는 거야! 내 딸 당장 내려놔!”하지만 이에 대한 대답은 세 소녀의 행복한 웃음소리였다.강민아는 정이가 민설윤과 반연주를 그대로 공처럼 던져버릴까 걱정되어 살며시 아이의 등을 토닥였다.“학교 가자.”정이는 민설윤과 반연주를 내려주었다. 두 친구의 얼굴에는 땀이 맺혔지만 정이는 숨을 헐떡이지도, 얼굴이 빨개지지도 않은 채 동그란 눈동자로 강민아의 손에 들린 서류를 바라보았다.“내 생활기록부는 이미 가져왔는데 다시 가져가도 돼요?”강민아가 말했다.“네 이름 바꿨잖아. 엄마가 이번에 생활기록부 수정하는 것 신청하려고 학교로 온 거야.”강민아는 쪼그리고 앉아 딸에게 진지하게 말했다.“정아, 네가 승덕 학교에 있는 친구들 떠나기 싫어하니까 엄마는 네 결정을 응원할게. 다른 학부모들은 이제 가만히 있겠지만 민이랑 같은 반이라...”“엄마, 전 절대 물러서지 않아요!” 정이의 눈빛이 진지하게 반짝였다.“민이한테 난 절대 쉽게 괴롭히지도 무시할 수도 없는 강우정이라는 걸 보여줄 거예요!”강민아가 봄처럼 환한 미소를 지었다.“좋아.”딸이 선택한 길이니 정이가 마음껏 날아다닐 수 있도록 충분한 자유를 줄 거다.정이는 왼손에는 반연주, 오른손에는 민설윤의 손을 잡은 채 통통 뛰며 학교 안으로 걸어 들어갔다.강민아가 뒤돌아보니 얼마 떨어지지 않은 곳에 민이가 가만히 서서 자신을 바라보고 있었다.그녀의 시선을 알아차린 민이는 곧바로 고개를 홱 돌렸다.“쳇!”역시 엄마는 그와 화해하고 싶은 게 분명하다. 하지만 그가 원하지 않는걸.“현이 형, 안녕!”민이는 강나현에게 작별 인사를 했다.“안녕. 민아, 학교 끝나고 아빠랑 같이 데리러 올게.”민이는 얼굴에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역시 현이 형이 최고다. 아빠를 설득해 유치원에 데리러 오는 거야말로 제일 대단한 사람이다.강민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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