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표님, 비뇨기과 예약하셨나요?의 모든 챕터: 챕터 901 - 챕터 910

뭐라고? 오빠 버리고 언니만 따른다고?설거지하던 백시후는 당황스러웠다.정말 자기가 친오빠가 맞나 싶었다.백시후가 진나래를 바라보며 말했다.“만약 내가 잘못한 게 아니라 네 수아 언니가 잘못했다면?”“그럴 리가 없어! 수아 언니는 항상 옳단 말이야!”“...”백시후는 할 말을 잃었다. 그의 동생은 완전히 편파적인 녀석이었다.“오빠, 알아서 잘해. 얼른 수아 언니 기분 풀어줘.”말을 마치고 진나래는 방으로 돌아갔다.백시후는 손에 든 접시를 바라보며 할 말을 잃었다.엄수아는 진나래와 함께 지냈다. 진나래가 연구 설계도

엄수아는 문가에 서 있었다. 백시후가 성큼 다가가자 그의 커다란 그림자가 그녀에게 드리워졌다. 그녀는 무의식적으로 뒤로 물러났고 곧장 벽에 등을 부딪칠 뻔했다.그 찰나에 백시후는 팔을 뻗어 그녀의 가녀린 허리를 감싸안았다. 힘을 살짝 주자 그녀는 고스란히 그의 품으로 빨려 들어갔다.둘 사이의 거리가 순식간에 가까워졌다.엄수아는 움찔하며 물었다.“백시후.”백시후가 조용히 물었다.“뭘 그렇게 긴장해? 내 연락처 필요하다며?”그 말에 엄수아는 입술을 다물었다. 순간적으로 조서연의 부탁을 받아들인 걸 후회했다.“불편하면 안

엄수아는 마음을 다잡은 뒤 고개를 끄덕였다.“그래.”엄수아와 진나래가 밖으로 나오자 백시후는 이미 상을 다 차려놓은 상태였다.백시후는 요리 솜씨가 좋았다. 네 가지 반찬에 국 한 그릇, 맛도 모양도 다 갖춘 차림이었다.그녀의 눈길이 가장 먼저 닿은 건 새콤달콤한 탕수육이었다. 속이 울렁거리던 그녀의 입맛을 그 향 하나로 사로잡았다.임신하고 나서부터는 특히나 신맛이 당겼다. 이 탕수육은 그 입맛에 딱 맞는 메뉴였다.진나래는 상을 둘러보다가 말했다.“탕수육에 묵은지 고등어조림, 샐러리에 새우볶음... 오빠, 왜 다 이렇게

더 이상 생각이 따라주지 않았다. 백시후가 갑작스럽게 다정해진 까닭은 짐작조차 되지 않았다.그는 분명 이제 그녀와 아무 관계도 아닌 사람이었다. 이제 와서 이러는 게 이해가 되지 않았다.엄수아는 작게 내뱉었다.“다른 사람 찾아.”말이 끝나기도 전에 백시후가 그녀의 턱을 거칠게 움켜쥐었다. 그는 욕망이 묻은 눈빛으로 그녀를 바라보며 말했다.“누굴 찾으라는 거야?”누구든 상관없었다. 임채린이든 조서연이든, 그가 원한다면 얼마든지 괜찮았다.그러나 백시후는 손에 더 힘을 주며 다시 물었다.“말해.”엄수아는 숨소리 하나 제대

문하윤은 아무 말도 할 수가 없었다. 백시후의 기묘한 논리에 더는 입을 뗄 수 없었다.역시, 달콤한 판타지 속에 살고 있는 철없는 남자 주인공과는 말이 통하지 않는 법이었다.문하윤은 처음으로 실감했다. 첫사랑, 그것도 미화된 과거의 기억은 얼마나 무서운 힘을 가질 수 있는지 이번 기회에 제대로 느꼈다. 백시후는 엄수아를 미친 듯이 사랑하고 있었다. 한창 가난했던 시절, 불쑥 그의 인생에 들어와 마음 한편을 차지했던 그 여자를 그는 도무지 떼어낼 수 없는 모양이었다.하지만 문하윤은, 적어도 정상적인 사고를 하는 사람이라면 그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