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해준은 앞에 선 한유라를 보며 점점 언짢아졌지만 한유라는 아랑곳하지 않고 이렇게 말했다.“오빠. 내가 원하는 건 간단해. 설마 잊어버린 건 아니지?”“원하는 게 뭔데?”윤해준은 한유라의 손길에 소름이 돋아 눈살을 찌푸리며 밀쳐냈다.“얌전히 있어.”한유라의 미소가 그대로 굳었지만 아직은 그래도 받아들일 수 있었다. 바로 방으로 가버리지 않은 것만 해도 가능성이 있다는 의미였다.“해준 오빠, 거리감 느껴지게 왜 그래? 밥 한번 같이 먹고 싶어서 그러는 건데.”윤해준이 의아한 표정으로 한유라를 바라봤다.“정말 밥 한번 먹어주면 되는 거야?”“그래.”한유라의 눈빛이 반짝반짝 빛났다.“아니면 나랑 다른 거 해보고 싶어?”“오빠만 좋다면 나도 좋아.”윤해준은 앞에 선 한유라가 너무 낯설었다.‘못 본 지 얼마나 됐다고 이렇게 변한 거야? 귀엽던 모습은 어디 가고 이렇게 세속적으로 변한 거지?’윤해준은 욕망과 소유욕으로 가득 찬 한유라의 얼굴을 보고 혹시나 나쁜 의도를 품은 게 아닌지 의심되어 숨을 크게 들이마시며 이렇게 말했다.“그렇게 얘기할 거면 당장 이 집에서 나가.”“그래. 새언니도 오빠의 진짜 신분이 뭔지 알고 싶을 거 아니야.”한유라가 웃음을 터트렸다.“감쪽같이 속았다는 걸 알면 얼마나 기분이 나쁠까.”“요즘 나도 새언니의 성격을 관찰했는데 그렇게 호락호락한 사람은 아니더라. 자존심이 센 것 같더라고.”주먹을 불끈 쥔 윤해준은 온몸으로 무서운 살기를 뿜어냈다.‘한문수, 참 대단한 동생을 두었네.’한유라는 윤해준의 눈빛에 놀랐지만 잘생긴 얼굴을 보고 마음을 단단히 먹었다. 한 번뿐인 인생 좋아하는 사람과 함께 하지 못한다면 헛되이 보내는 거나 마찬가지라고 생각해 마음껏 즐기면서 살기로 한 것이다.한유라는 윤해준에게로 걸어가며 힘껏 다리를 꼬집었다.‘여기서 쫄면 안돼.’하지만 목소리는 여전히 바들바들 떨렸다.“오빠, 약속할게. 밥 한번 먹어주면 새언니에게 입도 뻥끗하지 않겠다고.”“우리가 함께 한 시간이 얼만데 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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