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고 더 중요한 게 있잖아. 너희 부모님이 우리 사이를 동의하지 않는데 우리가 아무리 발버둥 친들 무슨 소용이 있겠어.”서진우는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몰라 그저 이렇게 약속했다.“서아야, 나 정말 너 좋아해. 한 번만 기회를 주면 안 될까?”“아이고. 아직도 모르겠어?”심서아가 한숨을 푹 내쉬었다. 아직도 어린애처럼 성질만 부리는 서진우가 한심했기 때문이다.‘내가 서진우를 이렇게 만든 건가?’심서아는 한편으로 후회스럽기도 했다. 하지만 그것도 아닌 것 같았다. 타고나길 오만한 성격인 서진우는 자기보다 못사는 일반인을 무시하기 일쑤였지만 일반인이 없으면 돈을 벌 구석도, 호화로운 생활도 없다는 걸 몰랐다.서진우는 심서아의 말을 이해할 수가 없었다.“서아야. 그 말 무슨 뜻이야?”“그래. 난 네가 무슨 말을 하는지 모르겠어. 모르면 네가 알려주면 되잖아. 하나도 빠짐없이 다 알고 싶어.”이런 서진우는 심서아도 처음이라 살짝 놀라웠다. 서진우는 그들과 같은 일반인과는 말도 섞기 싫어했고 평소 심서아와 함께 있을 때도 오만하기 그지없었다. 그런 서진우가 비굴하게 나오니 심서아는 그저 우습기만 했다.예전에는 서진우가 닿을 수 없는 곳에 있다고 생각했는데 그도 어쩔 수 없는 사람이었다. 심서아가 서진우를 신격화했을 뿐이지 자세히 보면 대단한 구석이 없었다. 어쩌면 서씨 가문 도련님이라는 신분이 다였을지 모른다.“이제 그만 돌아가. 더는 얘기하고 싶지 않아.”심서아가 고개를 돌렸다.“그리고 가끔은 여지를 남겨두는 게 더 좋을 때도 있어.”“어른들이 그러잖아. 겪어봐야 안다고. 너도 이제 성인인데 언제까지 내가 옆에서 뜻풀이를 해줘야 해?”서진우는 심장이 덜컥 내려앉는 것 같아 목소리마저 바들바들 떨렸다.“서아야. 지금... 더는 나 만나기 싫다는 거야?”“그건 아니지.”심서아는 억울한 표정으로 이렇게 말하긴 했지만 너무 역겨웠다. 이제 서진우는 빈털터리였고 어쩌면 심서아의 카드를 써야 할 수도 있다.심서아는 이것만 생각하면 너무 억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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