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서아는 원하던 대로 서진우가 웃음을 보이자 따라서 웃긴 했지만 속으로는 언짢았다. 서진우는 아직도 기분이 좋은지 나쁜지 애써 추측할 필요 없이 표정에 그대로 드러났다. 다만 기분이 언짢아도 조금만 달래면 바로 풀리는 게 마음에 들었다.아니나 다를까 심서아가 부드러운 목소리로 말하자 금세 기분이 좋아진 서진우는 어쩔 바를 몰라 하며 머리를 긁적였다.‘내가 정말 그렇게 좋은가? 서아가 말한 사람 정말 내가 맞아?’서진우는 의심이 들기 시작했다. 특히 요즘 많은 일을 겪고 나니 심서아가 어쩌면 자신을 속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지만 증거가 없어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그래. 네가 그렇게 말하는데 하지 말아야지.”자기를 위한 일이라는데 계속 고집을 부리는 것도 재미가 없었다. 게다가 심서아가 바로 옆에 있는데, 영원히 떠날 수가 없는데 뭐가 걱정이란 말인가. 때가 되면 원하는 만큼 가질 수 있는데 꼭 지금이어야 한다고 고집을 부릴 필요는 없었다.생각을 정리한 서진우는 심서아가 더 예뻐 보였고 이상한 기분도 사라졌다. 등 떠밀려 방을 나서면서도 이곳은 심서아의 스튜디오인데 안에서 그런 짓거리를 하는 게 더 이상하다고 합리화했다. 게다가 밖에 보는 눈도 많은데 계속 여기 남아있는 것도 옳은 처사는 아니었다.서진우는 자기가 오해했다는 생각에 죄책감이 묻어나는 표정으로 심서아의 옆모습을 바라봤다.‘내가 생각이 많아졌네. 서아가 얼마나 잘해주는데. 우리는 아무 문제 없는데 내가 예민하게 반응한 것뿐이야.’“서아야, 근데 왜 자꾸 안다혜를 손 봐주라고 재촉하는 거야?”서진우는 너무 보채는 심서아가 살짝 이상했다. 가끔은 자기보다 더 안다혜를 무너트리고 싶어했기 때문이다. 지금까지 봐온 심서아는 그런 사람이 아니었는데 말이다. 무슨 일을 겪었는지 모르지만 안다혜를 향한 증오가 자기보다 더 큰 것 같았다.‘전에는 이 정도로 열정을 보이지는 않았는데.’심서아는 그 말을 듣고 어이가 없었다. 다 큰 어른이 아직도 이렇게 멍청하다는 게 신기했다.‘기회가 있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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