밖으로 나간 그녀는 전각 앞의 달빛이 비치는 월대에 잠시 서 있었다. 비는 그칠 기미를 보였고, 초가을의 바람에 서늘함이 실려 있었다. 그녀의 얼굴에 맴돌던 뜨거운 열기가 식었고, 마음도 진정되었다. 마침 호진충이 오른쪽에서 걸어왔고, 그녀를 발견하자마자 앞으로 가서 절했다. “마마, 아직 비가 옵니다. 어찌 찬바람을 맞고 계신 겁니까? 고뿔에 드실 수 있습니다.”호진충은 밖을 지키고 있는 내관들을 꾸짖었다. “다들 멍해서 뭐 하는 것이냐? 마마께 우산을 씌워드릴 생각은 안 하고!”“이 정도 보슬비에 무슨 우산입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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