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편도, 아들도 내 발밑에 매달렸다 のすべてのチャプター: チャプター 421 - チャプター 430

596 チャプター

제421화

인성의 말이 귀에 달콤하게 스며들었지만, 민혁은 여전히 의아했다.“왜 그렇게 생각하는 거죠?”인성이 어깨를 으쓱였다.“이유가 뭐 있나요? 고 변호사님이 대표님을 보는 눈빛도 대표님이 고 변호사님을 보는 눈빛처럼 순수하지는 않아요.”민혁은 순간 멈칫했다.“무슨 뜻이에요?”인성은 답답하다는 듯 고개를 저었다.“대표님은 지금 당사자는 잘 모르는 전형적인 케이스거든요. 하지만 저희는 옆에서 다 보고 있잖아요.”“고 변호사님이 대표님을 좋아하면서도 본인은 자각을 못 하고 있을 수도 있어요. 근데 사람 마음은... 결국 눈빛에서 다 드러나는 법이죠.”민혁의 목소리에 조심스러운 떨림이 묻어났다.“고 변이... 정말 나한테 다른 마음을 가지고 있다는 거예요?”인성은 단호히 고개를 끄덕였다.“틀림없습니다. 지난번 하늘 씨가 뛰어내린다고 소동을 벌였을 때, 다들 하늘 씨 상태만 챙겼잖아요.”“근데 고 변호사님만 제일 먼저 대표님한테 달려와서 다친 데는 없는지 살피셨어요. 그런 무의식적인 반응이야말로 진심을 보여주는 거죠.”마음속에서 요동치던 불안이 조금씩 가라앉는 걸 느끼면서 숨을 고른 민혁이 고개를 끄덕였다.‘예진이가... 나를 그렇게 생각하고 있었다니.’하지만 그는 여전히 더 듣고 싶었다.“그 밖에 또 뭐가 있어요?”인성은 한동안 생각하다가 피식 웃었다.“물론 많죠. 하지만 지금 당장 다 말하긴 어렵네요. 사실 중요한 건 저희가 아니라 대표님 본인이에요.”“대표님이 직접 느끼는 게 제일 확실하죠. 고 변호사님이랑 있을 때, 마음이 움직였던 순간이나 감동받았던 순간이 있지 않았나요?”민혁은 진지한 표정으로 눈을 감았다. 가장 먼저 떠오른 건... 생일날이었다.예진이 자신을 위해 정성껏 준비했던 그날의 모습이 눈앞에 선명히 그려졌다.‘단순한 동료라면, 그렇게까지 공을 들일 이유가 없었을 텐데...’민혁의 입술이 천천히 굳어졌다.‘좋아하면서도 모른 척한 건 예진이만이 아니었어. 나 역시 같은 마음이었잖아.’그제서야 은주의 말이 떠올랐
続きを読む

제422화

민혁은 점점 안절부절못했다. 현관문을 살짝 열어 두고, 혹시라도 예진이 돌아오는 발소리를 놓치지 않으려 귀를 기울였다.거실을 서성이면서, 머릿속에서는 수십 번이나 고백 장면을 연습했다.하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분위기는 차갑게 식어갔다.10시가 훌쩍 지났을 때, 식탁 위의 음식은 이미 싸늘하게 굳어 있었다.‘오늘 재판 결과가 마음에 안 들어서 산책을 좀 길게 나간 걸 거야... 그럴 수 있지.’민혁이 애써 합리화를 해보았지만, 예진이 이렇게 늦도록 집에 들어오지 않은 적은 거의 없었다.걱정이 목구멍까지 차올라, 그는 다시 핸드폰을 들어 전화를 걸었다.그러나 화면에 뜬 건 차가운 말이었다.[전원이 꺼져 있습니다...]민혁의 눈빛이 흔들렸다.‘예진이 폰을 꺼놓는 사람은 아닌데...’‘배터리가 다 됐다고 해도, 요즘 어디서든 충전할 수 있는데... 설마...’그는 심장이 쿵 내려앉았다.저녁 내내 기다렸지만 연락이 없자, 민혁은 점점 더 불안이 짙어졌다.민혁은 결국 은주에게 전화를 걸었다.“은주야, 예진이 혹시 연락했어?”하지만 돌아온 대답은 냉정했다.[아니요, 하루 종일 연락이 없었어.]선아에게도 전화를 걸어봤지만, 결과는 같았다.점점 이상한 느낌이 들었다.급기야 송승예와 고환일에게도 전화를 돌렸다.예진의 부모님께는 차마 걱정을 끼칠 수 없어 민혁은 다른 핑계를 대며 은근슬쩍 떠봤지만, 돌아온 답은 똑같았다.예진은 집에 오지 않았다는 것이다.민혁의 가슴은 조여들 듯 불안으로 뒤덮였다.‘이상하다... 뭔가 잘못된 게 분명해.’밤 11시가 되어도 전화기가 여전히 꺼져 있자, 민혁은 더이상 참을 수가 없었다.코트를 집어 들고 경찰서로 향하려던 순간, 현관문 쪽에서 인기척이 들렸다.“오빠!”서둘러 들어온 은주와 눈이 마주쳤다.“어떻게 됐어? 아직도 연락 안 돼?”민혁은 고개를 무겁게 끄덕였다. 얼굴엔 초조함이 그대로 묻어났다.은주 역시 심각한 표정을 지으며 이마를 찌푸렸다.“예진이가 이유 없이 이렇게 늦게까지 집에 안
続きを読む

제423화

그 말을 듣자마자, 민혁은 머릿속이 환하게 트이는 듯했다.곧장 핸드폰을 꺼내 진현민 교수에게 전화를 걸었다.이미 자정이 훌쩍 넘은 시각이었다.진현민 교수는 깊은 잠에 들어 있었지만, 전화가 오자 침대에서 몸을 일으켜 세웠다.[아니, 이게 무슨 일이래. 내가 제일 아끼는 제자 둘이, 하나는 찾아오고 하나는 한밤중에 전화를 다 하고... 오늘은 진짜 별일 다 있네.] [근데 이렇게 늦게 전화한 거 보면, 일부러 날 잠 못 자게 하려는 거지?]민혁은 농담을 받아줄 여유가 없었다. 숨을 고르지도 않고 본론부터 꺼냈다.“교수님, 늦은 시간에 정말 죄송합니다. 나중에 꼭 정식으로 사과드리겠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급한 일이 있어서 여쭙고 싶습니다.”민혁의 다급한 목소리에, 진현민의 얼굴에서도 농담기가 사라졌다.[무슨 일이야? 무슨 일 생겼어?]“혹시 오늘 예진 씨가 학교에 다녀간 거 맞죠? 교수님을 만나 뵙고, 뭐라고 하던가요? 그리고 학교 나온 뒤 어디로 갔는지 혹시 아십니까?”진현민은 잠시 생각하다가 대답했다.[맞아, 오늘 오후에 예진이가 학교에 왔었지. 올 때만 해도 얼굴이 어두워 보였는데, 한참 얘기 나누고 나니 한결 나아진 것 같더구나. 집에 가서 좀 쉬겠다고 하면서 갔는데... 왜 그래? 연락이 안 돼?]민혁의 심장은 점점 세차게 뛰기 시작했다.‘집에 간다고 했는데... 대체 어디로 간 거지?’“교수님, 예진 씨가 지금 연락 두절입니다. 핸드폰도 꺼져 있고, 아직 집에도 안 돌아왔습니다. 예진 씨가 이런 적은 단 한 번도 없었는데. 그래서... 너무 걱정이 됩니다.”이 말을 들은 순간, 진현민의 졸음도 순식간에 사라졌다.그녀는 급히 안경을 걸치고, 옆에 걸려 있던 숄을 집어 들었다.[걱정하지 마. 내가 지금 바로 학교 쪽에 연락해 볼게. 학교 근처엔 CCTV가 많으니, 어디로 향했는지 확인할 수 있을 거야.]“교수님... 정말 감사합니다.”[고맙긴. 너희 둘은 내 자랑이자 보물이야. 이럴 때 내가 발 벗고 나서는 건 당연하지.
続きを読む

제424화

“지금 바로 예진 씨가 사라진 골목으로 가보죠. 혹시라도 단서가 남아 있을지 몰라요.”영호의 말은 침착하고 단호했다. 그제서야 모두 정신을 가다듬으며 고개를 끄덕였다.영호가 다시 물었다.“최근에 예진 씨가 누군가한테 원한을 살 만한 일이 있었나요?”민혁은 곰곰이 생각하다가 고개를 저었다.“예진 씨는 늘 사람들에게 잘했어요. 좋아하지 않는 사람이 없을 것 같은데...”영호는 짧게 고개를 끄덕였다.“좋습니다. 그럼 제가 말한 대로 바로 움직입시다.”그는 곧장 사무실로 들어가 전화를 돌리며 지원을 요청했다.민혁은 곁에 서 있는 진현민 교수를 바라보았다.“교수님, 지금은 너무 늦은 시간이에요. 은주가 모셔다 드릴 테니 일단 쉬세요. 여기 상황은 바로 알려드리겠습니다.”진현민도 나이가 있는지라 도움이 되기보다 오히려 짐이 될까 걱정이 되었는지, 잠시 망설이다가 결국 고개를 끄덕였다.“알았다. 대신... 꼭 소식 알려줘.”그렇게 은주가 진현민 교수를 모시고 떠난 뒤, 민혁은 경찰서를 나서자마자 곧장 차를 몰고 문제의 골목으로 향했다.깜깜한 밤, 골목은 가로등 하나 없어 칠흑같이 어두웠다.민혁은 핸드폰 플래시를 켜고 사방을 비추며 천천히 걸어 들어갔다.겉보기에는 별다른 게 보이지 않았다.골목 안쪽으로 들어서자 쓰레기가 어지럽게 쌓여 있었고, 그 위를 덮은 낡은 천막이 바람에 스산하게 흔들리고 있었다.민혁은 서둘러 다가가 천막을 젖히고, 안쪽을 샅샅이 살폈다.그러나 눈에 띄는 단서는 없었다.‘이상하다... 정말 아무것도 남지 않은 건가?’실망하며 천막을 덮으려던 순간, 민혁의 시선이 바닥에 멈췄다.그는 눈을 크게 뜨며 급히 몸을 돌렸다. 플래시 불빛이 닿은 곳, 땅바닥에는 이미 말라붙어 갈색으로 변한 피자국이 선명히 남아 있었다.그리고 그 바로 옆, 은빛이 희미하게 반짝였다.바닥에 떨어진 작은 귀걸이.민혁은 순간 숨이 턱 막히는 듯했다.‘예진이 거야.’오늘 아침, 예진이 귀에 걸었던 그 은색 귀걸이.분명히 그 귀걸이 한 짝이
続きを読む

제425화

민혁은 이를 악물고 주먹을 꽉 쥔 채, 경찰들의 설명을 듣고 있었다.영호가 깊게 찌푸린 이마로 말을 이었다.“그렇다면 범인들은 외곽 도로 사정을 잘 아는 사람들이라는 얘기입니다. 지방 도로는 사방으로 뻗어 있어서, 어느 쪽으로 빠졌는지 단번에 추적하기가 쉽지 않아요.”교통 경찰관도 곧바로 보고했다.“승합차 사진은 이미 주변 지구대와 파출소에 전달했습니다. 차량이 포착되면 바로 연락 오도록 조치했습니다.”영호는 고개를 끄덕이며 말을 보탰다.“우리는 차량 모델을 중심으로 소유자 조사에 들어가겠습니다. 지금은 일단 연락을 기다릴 수밖에 없어요.”그는 잠시 시선을 돌려 민혁을 바라봤다. 지금 속이 타 들어가는 민혁의 심정을 영호는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다.그러나 지금으로선 기다리는 것 외에 방법이 없다는 현실이, 민혁을 더 안타깝게 만들었다.잠시 후 은주가 경찰서로 돌아왔을 때, 민혁은 대기실 의자에 앉아 고개를 푹 숙이고 있었다.그는 숨소리조차 들리지 않을 정도로, 돌처럼 움직이지 않았다.그 모습을 본 순간 은주의 가슴이 철렁 내려앉았다.‘이건, 그때랑 똑같잖아.’몇 년 전, 민혁이 병원에 입원했을 때를 떠올렸다.그때도 민혁은 살아있었지만, 살아 있다는 느낌이 들지 않았다.공허하게, 마치 껍데기만 남은 사람 같았다.하지만 이번에는 조금 달랐다.눈앞의 민혁으로부터는 꾹꾹 눌러서 참고 있는 기운이 느껴졌다.은주는 순간 오싹했다.‘오빠... 지금 너무 차분해. 이렇게 긴장된 때 차분한 오히려 이렇게 냉정할 수 있다니.’자신의 오빠는 자신이 가장 잘 알기에 은주는 더 두려웠다.은주는 깨달았다. 만약 예진에게 정말 무슨 일이 생긴다면, 민혁이 스스로 모든 걸 끝낼지도 모른다는 걸.은주는 조용히 걸어가 민혁 옆자리에 앉았다.“오빠, 예진이는 분명히 무사할 거야. 우리 모두가 같이 찾고 있잖아. 예진이 집안도, 선아 씨 집안도 다 나서고 있어.”“재하 오빠랑 선아 씨는 결혼식까지 미뤘어. 그러니까... 우리는 꼭, 예진이 안전하게 돌
続きを読む

제426화

트렁크 안에는 예진 말고는 아무것도 없었다.그제야 예진은 자신이 납치됐다는 걸 깨달았다.‘겁이 나지 않는다면 거짓말이지... 하지만 지금은 정신을 차려야 해.’예진은 억지로 숨을 고르며 묶인 손발을 풀어보려 했다. 하지만 밧줄은 생각보다 훨씬 단단했고, 예진의 입은 두꺼운 테이프로 꽁꽁 막혀 있었다.어떻게든 발버둥치려는 순간, 트렁크 밖에서 남자 둘의 목소리가 들려왔다.“야, 이 여편네도 참 팔자가 세지. 하필 우리 동네 이병수한테 찍히냐고.”“그러게 말이다. 이병수가 어떤 인간인데. 이번에 제대로 당하는 거지.”이름을 듣자 예진의 머릿속이 빠르게 돌아갔다.‘이병수...? 내가 아는 사람 중에 이 씨 성은 거의 없는데...’‘설마 오늘 재판에서 마주친 피고, 이규철 쪽?’이규철 가족이 시골 출신이라는 게 떠올랐다.‘설마... 보복?’밖의 대화는 이어졌다.“근데 진짜 웃기지 않냐? 겨우 저런 변호사가 어떻게 이병수랑 얽히냐고.”“쓸데없는 소리 마라. 우린 그냥 돈 받고 심부름하는 거야. 맡긴 대로 데려다 주면 끝. 그 다음은 상관없어.”예진은 두 남자의 대화를 놓치지 않으려 귀를 세웠다.한편으론 여전히 손목을 움직여 보았다. 살갗이 까지고 따끔거렸지만 멈출 수 없었다.‘아파도 괜찮아. 지금은 버텨야 해.’다행히 머리의 출혈은 멎은 듯했지만, 예진의 온몸은 여전히 무겁고 숨쉬기조차 힘들었다.바로 그때, 두 남자의 발소리가 트렁크 쪽으로 다가왔다.예진은 본능적으로 몸을 굳혔다.“이 여편네, 오후 내내 처박아 놨는데 아직도 안 깨어난 거 아냐? 네가 아까 너무 세게 후려친 거 같다고 했잖아. 혹시 진짜 죽은 거 아니야?”“닥쳐. 귀찮게 굴지 말고 그냥 트렁크 좀 열어봐. 숨은 붙어 있는지 확인이나 해.”덜컥, 쇳소리와 함께 트렁크가 열렸다.“밥은? 뭐라도 줘야 되는 거 아니냐?”“야, 너 돌았냐? 우리가 돈 써가며 저 여자 밥까지 챙겨야 돼?”그 순간, 눈앞의 어둠이 거칠게 열리며 바깥 공기가 한순간에 밀려 들어왔다.
続きを読む

제427화

곧이어 두 남자의 음흉한 웃음소리가 트렁크 안까지 스며들었다.예진의 눈가가 금세 붉어지고, 참으려 해도 눈물이 뺨을 타고 흘러내렸다.하지만 그녀는 이를 악물고, 단 한 마디 소리도 내지 않으려 애썼다.손목은 여전히 거칠게 밧줄에 묶여 있었지만, 예진은 멈추지 않고 몸을 비틀며 매듭을 풀려고 했다.차는 울퉁불퉁한 길을 달리는지 심하게 흔들렸다.예진의 몸이 통째로 들썩이며 트렁크 안에서 몇 번이고 공중으로 뜨는 기분이 들었고, 다시 바닥에 떨어질 때마다 숨이 턱턱 막히도록 아팠다.그리고 머리 뒤의 상처도 다시 벌어진 듯, 따끔거림이 점점 심해졌다.‘두 시간. 저놈들이 말했어...’‘두 시간 안에 도착한다고. 그 전에 풀어야 해. 도망쳐야 살 수 있어.’시간을 머릿속으로 계산하며, 예진은 분초를 다투듯 몸부림쳤다.절망감이 여러 번 덮쳐왔지만, 그녀는 억지로 심호흡을 하며 정신을 다잡았다.얼마나 지났을까... 손목의 밧줄은 여전히 단단했지만, 발목에 감긴 밧줄이 조금씩 헐거워지는 느낌이 전해졌다.예진은 이를 악물고 차분하게 발을 움직였다. 마침내 발목의 매듭이 풀어졌다.‘됐다...! 발은 자유야.’그러나 손목은 쉽지 않았다. 아무리 비틀어도 풀릴 기미가 보이지 않았다.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는 불안감에, 예진은 결국 힘으로 밧줄을 벌려 보려고 했다.살갗이 까지고 피가 배어 나왔다.예진의 손등은 끈적끈적해졌고, 심장이 두근거릴 때마다 피 냄새가 코끝을 찔렀다.‘아파도... 멈추면 안 돼. 무조건 버텨야 해.’피가 묻어나자, 밧줄이 미끄러지듯 조금씩 흔들리기 시작했다.예진은 이를 악물고 더 세게 손목을 움직였다. 얼굴은 이미 땀으로 젖었고, 입술은 핏기를 잃은 채 하얗게 질려 있었다.그러나 그녀는 단 한 소리의 신음조차 내지 않았다.‘제발... 풀려라. 반드시 살아나야 해.’예진은 손목을 계속 비틀며 힘껏 당겼다.‘한 손만이라도 빼낼 수 있으면... 풀 수 있어. 제발...’손목에서 불에 데인 듯한 통증이 밀려왔다. 뼈마저
続きを読む

제428화

예진은 손가락 뼈가 부러진 게 분명하다는 걸 느낄 수 있었다.하지만 지금은 상처를 걱정할 겨를도 없었다. 지금 당장 도망치지 않으면, 다시는 기회가 없을 테니까.이렇게 생각하며 예진은 잠자리 날개처럼 조심스레 트렁크를 열어 작은 틈을 만들고, 바깥 상황을 살폈다.차는 이미 시골길로 들어서 있었고, 양옆으로는 드문드문 낮은 집들이 보였다. 몇몇 집에는 불이 켜져 있었다.마침 마당의 개들이 차 소리를 듣고 짖기 시작했다.예진의 심장이 철렁 내려앉았다. ‘여기는... 마을 안이야.’더는 생각할 시간이 없었다. 차가 이병수 집 대문 안으로 들어가 버린다면, 이제는 정말 그 누구도 자신을 구해주지 못할 테니까.예진은 트렁크 문을 힘껏 밀어 제친 뒤 몸을 내던졌다.다행히 차 속도는 그리 빠르지 않았고, 땅에 떨어진 예진은 몇 번을 데굴데굴 굴렀다.온몸이 어디에 부딪쳤는지 모를 만큼 상처투성이가 되었고, 뼈마디가 산산이 부서지는 듯 아팠다.하지만 예진은 이를 악물고 단 한 번의 신음도 흘리지 않았다. 마침 개 짖는 소리가 시끄럽게 울려 퍼지면서, 차 안의 두 남자는 눈치채지 못했다.예진은 숨을 고를 새도 없이 온몸을 기어가듯 일으켰다.희미한 달빛에 의지해, 불이 켜진 집 쪽으로 힘겹게 달렸다.‘사람만 보이면... 살 수 있어.’그렇게 되뇌이면서, 예진은 거의 감각이 마비된 몸을 억지로 몰아붙였다.하지만 너무 많이 상처를 입은 탓에 속도는 나지 않았고, 시야마저 점점 흐려졌다.앞이 아득하게 깜박거리며 꺼져가는 순간, 마침 앞에서 노부부가 걸어오고 있었다.극한의 생존 본능이 예진을 마지막으로 움직이게 했다.그녀는 노부부에게 달려가던 예진은 다리가 풀려 그대로 주저앉아 버렸다.노부부는 기겁한 듯 두 걸음 물러섰다가, 땅바닥에 쓰러진 예진을 바라보았다.“이, 이게 누구 집 딸이야...?”예진은 더는 버틸 힘조차 남지 않았다. 그저 손을 뻗으며 갈라진 목소리로 겨우 말했다.“살... 살려주세요...”그 말을 끝으로 예진은 완전히 의식을
続きを読む

제429화

한순미는 입꼬리를 비뚤게 올리며 못마땅한 듯 말했다.“만약 그 계집년이 도망이라도 쳤다면, 우리가 덜미 잡히는 거 순식간 아니야? 너희 둘, 괜히 입 잘못 놀린 거 없지?”조보군과 조동일은 급히 고개를 저었다.“걱정 마세요. 여기서 시내까지는 한참 걸려요. 게다가 그 계집년은 이 동네가 처음일 테고, 지금은 한밤중이잖아요.”“몸도 다친 상태라 차에서 뛰어내렸다면 크게 다쳤을 겁니다. 우리가 지금 바로 되돌아가서 찾을 테니까, 아저씨도 마을 쪽을 샅샅이 뒤져보세요. 분명히 금방 찾을 수 있을 겁니다.”말을 마친 조보군과 조동일은 부리나케 차에 올라타서 왔던 길을 되돌아갔다.이병수와 한순미도 길을 따라가면서 마을 안쪽을 살펴보기 시작했다....그 시각, 다른 한편에서는 민혁은 밤새 한숨도 자지 못했다.재하, 선아, 은주도 함께 경찰서에 남아 민혁과 자리를 지켰다.동이 틀 무렵, 영호가 서류철을 들고 급히 들어왔다.“찾아냈어요! 그 차량은 이미 단종된 모델이에요. 대부분 폐차됐고, 지금 실제로 굴러다니는 건 다섯 대뿐이에요. 벌써 그 다섯 대 차주의 신원은 확인했고, 추적조에 투입했어요.”민혁은 서류철을 낚아채듯 받아들고 빠르게 훑어보았다.그러다 한 주소에서 눈빛이 번쩍였다.수부마을.예진이 맡은 재판의 피고인인 이규철의 본가가 바로 그곳이었다.‘수부마을... 설마...’민혁은 곧장 그 주소를 손가락으로 짚으며 영호를 바라봤다.“여기, 뭔가 수상해. 예진이 어제 마주했던 피고인, 이규철. 그자의 고향이 바로 이 수부마을이야. 게다가 어제 재판에 이규철 부모도 직접 와 있었고...”영호의 이마에 주름이 깊게 패였다.“여기서 그 마을까지는 최소 여덟, 아홉 시간은 걸려요. 제가 지금 바로 관할 경찰에 연락할게요. 마을에서 수상한 흔적이 있는지 먼저 확인하게 한 다음에, 우리 쪽에서도 인력을 보낼게요.”그러나 민혁은 더는 기다릴 수가 없었다.예진에겐 원한을 살 만한 일이 없었다.고씨 집안도 누구한테나 당당한 집안이고, 사업상 다툼이
続きを読む

제430화

[은주야, 상황이 썩 좋지 않아. 근처 지구대에서 이미 마을 한 바퀴를 돌았는데, 겉으로는 아무 이상 없다고 했어.][이유 없이 주민 집에 들어가서 수색할 수도 없고... 게다가...]영호가 잠시 말을 멈췄다.[그 마을이 보통 마을이 아니야. 최근 몇 년간 인신매매 사건이 끊이지 않았어. 드러난 것도 있지만, 묻힌 사건도 많았지.][만약 누가 돈을 주고 여자를 사 왔다면, 온 마을이 입을 맞추고 덮어버릴 거야. 경찰이 들어가도 사람을 끌어내기가 힘들어.][전부 삽이나 곡괭이를 들고 나와서, 경찰이고 뭐고 가리지 않고 때리거든.]차 안은 순간 얼어붙었다.[이런 상황이라면, 경찰이 들어가도 쉽지 않을 거야. 마을 사람들 대부분은 학력도 낮고, 생각도 전근대적이야. 법이 뭔지 제대로 아는 사람도 드물지.]영호의 말은 마치 시한폭탄처럼 모두의 가슴에 꽂혔다.민혁은 주먹을 꽉 움켜쥐었다. 손끝이 파르르 떨릴 정도였다.그러나 억지로 자신을 진정시켰다.“그렇다면... 특정 집에 범행 혐의가 있다면, 경찰이 강제로 수색할 권한은 있는 거지?”영호는 민혁의 뜻을 단번에 알아챘다.[형님, 맞아요. 피의 혐의가 있으면 수색영장을 신청할 수 있어요. 제가 이미 상부에 요청을 올렸어요. 통과되면, 현지 경찰이 곧장 이규철의 집을 수색하게 될 거예요.]통화를 끝내자, 차 안의 공기가 눈에 띄게 무거워졌다.점점 더 싸늘해지는 분위기 속에 숨막히는 긴장감.민혁의 몸에서 뿜어져 나오는 기운이 모두를 짓누르고 있었다.‘예진아... 제발, 버텨줘...’민혁은 한마디 말도 없이 고개만 푹 숙이고 있었다.그가 이토록 침묵할수록, 모두의 걱정은 더 커졌다....예진은 갑작스레 의식을 되찾았다. 팽팽히 당겨진 신경 탓에 눈을 번쩍 뜨는 순간, 몸이 저절로 반쯤 일어나 앉았다.너무 급하게 몸을 움직인 탓에 여기저기 터진 상처들이 찢겨 나가듯 다시 벌어졌고, 선혈이 실처럼 스며 나왔다.하지만 예진의 곤두선 신경은 통증 따위에 집중할 겨를이 없었다.그녀는 곧장 주
続きを読む
前へ
1
...
4142434445
...
60
コードをスキャンしてアプリで読む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