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속 깊은 곳에서부터 치밀어 오르는 후회로 도순희의 눈가는 벌겋게 달아올랐다.아들의 손을 꽉 붙잡으면서 말했다.“아들아, 다 엄마 잘못이야. 그때 내가 괜히 마음이 약해져서 그 년을 데려오지만 않았어도,뒤에 이런 일들이 없었을 텐데... 그리고 네가... 예진이랑 그렇게 될 일도 없었을 거고...”예진 이야기를 하면서 도순희의 눈빛은 더 흔들렸고, 윤제도 남몰래 한숨을 내쉬었다.“아들아, 엄마가 그때 정말 사람을 잘못 봤어. 예진이는 정말 좋은 며느리였어. 너한테도 잘하고, 이안이도 잘 돌봤고, 나한테도 늘 공손했지.”“그런 애는... 앞으로 눈에 불을 켜고 찾아도 못 찾을 거야.”윤제도 모를 리가 없다.하지만 지금의 예진은 이안을 보고도 마음을 열지 않았다, 게다가 민혁이 그림자처럼 그녀 곁을 지키면서 자신이 접근할 수 있는 틈조차 주지 않았다.도순희가 길게 한숨을 내쉬었다.“아들아... 어떻게든 예진이를 다시 데려와. 필요하면 엄마도 같이 가서 무릎 꿇고 사과해도 좋아.”“예진이가 다시 돌아와서, 이전처럼 너하고 살면서 네 뒤를 든든히 지원해 주기만 한다면... 엄마는 더 바랄 게 없어.”윤제도 잘 알고 있었다. 이번 일을 겪으면서 어머니도, 이안도, 그리고 자신마저도 예진을 얼마나 그리워하는지.‘하지만 지금은... 아직 때가 아니야.’조용히 어머니 앞에 앉은 윤제가 어머니의 손을 가만히 잡고 말했다.“어머니, 이건 서두른다고 될 일이 아니에요. 우리가 예진이한테 얼마나 깊은 상처를 줬는데, 금방 용서할 리가 없어요.”“게다가 지금 예진이는 자기 삶을 살면서 일도 하고 있어요...” “그 변호사 놈도 늘 예진이 곁에 붙어 있어서, 내가 다시 붙잡고 싶어도... 기회가 없어요.”도순희는 고개를 저으면서 끝까지 자신의 주장을 내세웠다.“예진이만 돌아온다면 그 변호사하고 어쨌든 다 눈 감아줄 수 있어. 지난 일은 다 묻어 두고, 앞만 보면서 살면 되잖아.”윤제가 고개를 끄덕였다.“알아요, 어머니. 조금만 더 기다리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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