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만 답이 무엇이든, 이제 아린에게 다시 선택할 기회는 없었다.사람은 언제나 그렇다. 모든 걸 잃고 나서야 비로소 과거를 되짚으면서, 자신이 진정으로 원했던 게 뭔지 깨닫게 된다.하지만 그땐 이미 너무 늦었다. 아린도, 윤제도 마찬가지였다.아무 말도 못 하고 바닥에 주저앉아 눈물만 흘리는 아린을 보면서, 윤제는 천천히 일어섰다.“우리 엄마하고 이안은 이제 고비를 넘겼어. 하지만 네가 저지른 일을 그냥 넘어가진 않을 거야. 류아린, 우리 부씨 집안이 다른 사람들에게 잘못했는지 몰라도... 너한테만큼은 아니야.”“내가 업계에 모두 말해 두겠어. 앞으로 네 이름이 어디에서도 안 나오도록. 또다시 내 앞에 나타나면, 그땐 진짜로 끝이야.” “편하게 살고 싶다고 했지? 감옥에 넣는 것보다, 살아 있으면서 천천히 썩어가는 게 너한테 가장 어울리는 벌이야.”그 말을 남기고, 윤제는 뒤돌아 나갔다.한동안 멍하니 앉아 있던 아린은 그제서야 정신을 차렸다.윤제의 말이 어떤 의미인지 아린은 너무도 잘 알고 있었다.지금까지 자신이 발버둥치면서 살아온 인생 전부가 한순간에 비웃음거리가 되었고, 오늘 이후로 자신의 인생엔 빛이 없을 거라는 사실을.‘참 우습지... 부윤제가 어떤 사람인지 뻔히 알았으면서.’‘그래, 감옥보다 이게 더 잔인한 벌이야.’‘그 말이 틀린 게 아니야.’‘하지만 살아 있는 한, 기회는 언젠가 또 올 거야.’아린의 일을 마무리한 뒤, 윤제는 병원으로 돌아왔다. 어린 이안은 회복도 빨라서 이제는 병원 정원을 천천히 걸을 수도 있었다.윤제를 보자마자 이안은 함박웃음을 지으면서 달려왔다.이안을 품에 안고서 윤제는 벤치로 가서 앉았다.“이안, 엄마 보고 싶지?”그 말을 들은 이안이 눈을 반짝이며 고개를 끄덕였다. “응, 보고 싶어. 이안은 엄마 많이 보고 싶어.”윤제가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근데 엄마가 아직 이안하고 아빠한테 화가 났어. 그러니까 우리가 엄마한테 영상 하나 보내자. 엄마가 보면 마음이 좀 누그러질지도 모르잖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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