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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14화

Author: 주광
생각해 보면, 사랑 때문에 목숨을 버리는 일만큼 어리석은 게 어디 있을까...

예전의 은주라면, 그런 얘기를 듣기만 해도 코웃음을 치며 비웃었을 것이다.

하지만 지금의 은주는 달랐다.

‘그게 그렇게까지 어리석은 일이야?’

이런 마음이 들 정도로 영호를 깊이 사랑하고 있었다.

“그걸 알면 됐어. 그러니까 얼른 나아야 해.”

“만약 또 사고라도 나서 진짜로 가버려도, 절대로 자기 혼자 안 보내! 내가 따라가서 끝까지 자기 옆에 붙어 있을 거야!”

입은 뾰로통하게 내밀고 있지만, 은주의 말 속에는 걱정이 가득했다.

그런 은주를 보면서, 영호는 가슴 한쪽이 따뜻해지는 걸 느낄 수 있었다.

두 사람은 한동안 말없이 서로를 바라보았다.

그러다 결국 은주가 먼저 스르르 무너졌다.

“많이... 아프지?”

당연히 아팠다.

영호의 온몸이 불에 덴 듯한 통증에 살갗과 뼈가 모두 따로 노는 듯한 느낌만 들었다.

하지만 그런 얘기는 절대 입 밖에 내지 않았다.

자신의 여자가 또 울까 봐.

“아프긴, 하나도 안 아파.”

그렇게까지 굳세게 버티는 영호의 모습이 은주의 마음을 더 아프게 했다.

“거짓말... 안 아플 수가 없잖아. 그렇게 피를 많이 흘려 놓고... 나... 나는 진짜...”

그러다 스스로 말을 끊었다.

“아니야, 이런 불길한 말은 안 할래.”

아직 허약한 상태의 영호는 고작 몇 마디 말만 해도 힘이 다 빠졌다.

조금 전의 짧은 대화만으로도 입안이 바짝 말랐다.

“은주 씨... 그만 자책해. 정말 괜찮아. 이건 은주 씨 탓이 아니야.”

하지만 영호가 그럴수록 은주는 눈물이 더 쏟아질 것만 같았다.

그래도 참고 또 참았다.

자기가 울면 영호가 더 걱정할 테니까.

‘울지 마, 은주야... 지금 울면 안 돼...’

문 밖에 서 있던 선아와 재하도 병실 안의 두 사람이 애처롭게 서로를 위로하는 모습을 보자

가슴이 미어졌다.

선아는 눈시울을 붉히며 입술을 꼭 깨물었다.

병실 안에서 펼쳐지던 ‘드라마’에 감탄하며 흠뻑 빠져 있던 재하가 문득 옆을 보자, 아내는 이미 눈물을 뚝뚝 흘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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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음속 깊은 곳에서부터 치밀어 오르는 후회로 도순희의 눈가는 벌겋게 달아올랐다.아들의 손을 꽉 붙잡으면서 말했다.“아들아, 다 엄마 잘못이야. 그때 내가 괜히 마음이 약해져서 그 년을 데려오지만 않았어도,뒤에 이런 일들이 없었을 텐데... 그리고 네가... 예진이랑 그렇게 될 일도 없었을 거고...”예진 이야기를 하면서 도순희의 눈빛은 더 흔들렸고, 윤제도 남몰래 한숨을 내쉬었다.“아들아, 엄마가 그때 정말 사람을 잘못 봤어. 예진이는 정말 좋은 며느리였어. 너한테도 잘하고, 이안이도 잘 돌봤고, 나한테도 늘 공손했지.”“그런 애는... 앞으로 눈에 불을 켜고 찾아도 못 찾을 거야.”윤제도 모를 리가 없다.하지만 지금의 예진은 이안을 보고도 마음을 열지 않았다, 게다가 민혁이 그림자처럼 그녀 곁을 지키면서 자신이 접근할 수 있는 틈조차 주지 않았다.도순희가 길게 한숨을 내쉬었다.“아들아... 어떻게든 예진이를 다시 데려와. 필요하면 엄마도 같이 가서 무릎 꿇고 사과해도 좋아.”“예진이가 다시 돌아와서, 이전처럼 너하고 살면서 네 뒤를 든든히 지원해 주기만 한다면... 엄마는 더 바랄 게 없어.”윤제도 잘 알고 있었다. 이번 일을 겪으면서 어머니도, 이안도, 그리고 자신마저도 예진을 얼마나 그리워하는지.‘하지만 지금은... 아직 때가 아니야.’조용히 어머니 앞에 앉은 윤제가 어머니의 손을 가만히 잡고 말했다.“어머니, 이건 서두른다고 될 일이 아니에요. 우리가 예진이한테 얼마나 깊은 상처를 줬는데, 금방 용서할 리가 없어요.”“게다가 지금 예진이는 자기 삶을 살면서 일도 하고 있어요...” “그 변호사 놈도 늘 예진이 곁에 붙어 있어서, 내가 다시 붙잡고 싶어도... 기회가 없어요.”도순희는 고개를 저으면서 끝까지 자신의 주장을 내세웠다.“예진이만 돌아온다면 그 변호사하고 어쨌든 다 눈 감아줄 수 있어. 지난 일은 다 묻어 두고, 앞만 보면서 살면 되잖아.”윤제가 고개를 끄덕였다.“알아요, 어머니. 조금만 더 기다리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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