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만 은주는 단 1초도 이곳을 떠나고 싶지 않았다.영호에게 무슨 상황이 생기면 자신이 가장 먼저 알아야 한다는 듯이, 중환자실 바로 옆방에 이불을 깔고 버티면서 지냈다.민혁과 예진, 재하와 선아는 두 팀으로 나눠서 매일 교대로 병원에서 은주를 지켰다.오늘은 민혁과 예진이 있고, 그 다음 날 새벽에 재하와 선아가 와서 교대하기로 했다.예진과 민혁도 그저 가만히 있을 수만은 없었다.제대로 먹지도 자지도 못하는 은주의 모습을 보자, 이대로는 몸이 버티지 못할 게 분명했다.그래서 신선한 갈비를 사서 집에서 인삼갈비탕을 만든 뒤, 은주에게 가져다주었다.음식에는 입도 못 댈 줄 알았는데, 은주는 오히려 큰 그릇을 단숨에 비웠다.그런 모습이 오히려 더 가슴을 저미게 했다.평소엔 시끄럽고 밝고 씩씩했던 은주가 며칠 만에 말수도 줄고, 반응도 느려지면서...마치 순식간에 몇 살이나 더 먹은 사람처럼 변해 있었다.은주가 인삼갈비탕을 막 다 먹었을 때, 때마침 중환자실 면회 시간이 되었다.그녀는 급히 자리에서 일어나서 보호복으로 갈아입었다.예진이 조용히 민혁에게 말했다.“같이 들어가 봐요. 은주 혼자 두자니 좀 불안해서...”민혁도 고개를 끄덕이면서 보호복을 착용했다.두 사람이 안으로 들어가자, 의료진이 옆에서 당부했다.“환자가 의식은 없지만, 말은 들을 수 있어요. 아직 여전히 위험한 상태이긴 하지만, 하고 싶은 말이 있으면 들려주세요.”은주는 조심스럽게 침대 곁에 앉았다.본능적으로 손을 잡으려다 혹시나 아프게 할까 봐, 멈칫하더니 결국 잡으려던 손을 다시 천천히 내려놓았다.민혁은 그런 은주 곁에 조용히 서 있었다.늘 시끌벅적하던 동생이 이렇게 조용히 어깨를 떨며 앉아 있는 모습을 보자, 가슴 한구석이 먹먹했다.손상이 심한 영호의 등은, 붕대를 감으면 상처에 들러붙어서 오히려 더 위험해질 수 있었다,그래서 중환자실에서는 붕대를 감지 않은 상태였다.피부와 살점이 쩍쩍 갈라진 상처가 그대로 드러나 있어서, 보기만 해도 숨이 턱 막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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