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l Chapters of 전남편도, 아들도 내 발밑에 매달렸다: Chapter 631 - Chapter 6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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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31화

“네 말대로 그런 삶도 좋긴 하지. 근데 그건 내가 원하는 인생은 아니야. 솔직히 말하면, 나도 예전엔 여자는 가정을 중심으로 살아야 한다고 생각했거든.”“그런데 결국 깨달았어. 내가 좋아하는 꿈을 쫓을 때만... 살아 있다는 느낌이 들더라고.”선아는 고개를 끄덕였다.“맞아, 네 말이 딱 맞아. 너 법정에서 변론하는 거 보고 깜짝 놀랐거든. 평소하고 완전히 다른 사람 같더라니까?”“아무튼 네가 네 꿈을 다시 찾았다니까 진짜 축하할 일이야.”둘은 가볍게 잔을 부딪치면서 건배했다.하지만 혹시 은주에게 급한 상황이 생길 수도 있기에, 가급적 천천히 마셨다.그때, 윤제에게서 전화가 걸려왔다.소파 옆에 놓여 있던 예진의 핸드폰 화면을 본 선아가 표정이 굳어졌다.“아, 이 인간이 또 왜 전화한 거야?”“이 새끼가 도대체 왜 전화질이야? 미친 거 아니야?”예진은 아무 말도 하지 않고 핸드폰을 무음으로 바꾼 뒤 다시 내려놓았다.“뭐긴 뭐겠어. 또 감성팔이하면서 용서해달라는 거겠지.”그 말에 선아가 코웃음을 칠 수밖에 없었다.“아, 진짜 은주가 있었으면 완전 난리가 났겠다. 전화 받고 바로 욕부터 박았을 걸?”그 말에 예진도 피식 웃음을 터뜨렸다.“그러게... 은주라면 진짜 그랬을 거야.”윤제가 계속 전화를 걸어대자, 예진은 점점 짜증이 올라왔지만 선아는 오히려 즐기는 듯했다.“지금 이렇게 전화하면 네 마음이 흔들릴 거라고 그 인간이 생각하는 건 아니겠지?” “자기가 예전에 무슨 짓을 했는지는 생각도 안 하고 말이야. 너 절대 흔들리지 마. 진짜.”예진이 코웃음을 치면서 말했다.“흔들리긴 누가 흔들려? 겨우 지옥에서 빠져나왔는데, 누가 다시 기어들어가고 싶겠어?”예진의 말이 끝나자마자 핸드폰에 메시지가 또 도착했다.보낸 사람은 역시 윤제였다.예진은 볼 생각조차 없었지만, 궁금한 걸 못 참은 선아가 핸드폰을 집어 들었다.[예진아, 아침 사서 네 집 앞에서 계속 기다렸어. 근데 아무리 기다려도 안 보이네. 혹시 이사했어?][예진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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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32화

예진은 잠시 고민하더니 솔직하게 말했다.“조금도 흔들리지 않는다면... 거짓말이겠지.”선아는 순간 긴장했지만, 이어진 예진의 말에 곧바로 마음을 놓았다.“마음이 흔들린다는 게... 설레는 게 아니라 역겨움 쪽에 더 가깝거든.”“저런 식으로 나오면 나올수록 더 우스워 보이고... 내가 예전에 저런 사람을 왜 좋아했는지 의심이 들 지경이야.”그 말에 선아는 활짝 웃으며 잔을 들어 올렸다.“그럼 됐어. 자, 건배!”...한편 그 시각, 다른 곳의 한 바.술잔에 남은 술을 단숨에 털어 넣은 윤제가, 술잔을 탁자에 거칠게 내려놓았다.옆에서 지켜보던 선재, 태현, 건우 세 사람은 서로 눈치만 보다가, 결국 선재가 웃으면서 말문을 열었다.“왜? 우리가 지난번에 알려준 방법 다 써봤는데도 소용이 없었어? 꽃도 사고 근사한 저녁 식사에, 기념일까지 해서 감성 풀 코스를 깔았는데도 고예진이 안 나온 거야?”윤제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표정만 봐도 ‘철저하게 씹혔다’는 짜증이 가득했다.건우가 술잔을 돌리면서 조용히 말했다.“예전엔 고예진이 그렇게 너하고 같이 있고 싶다고 해도 너는 관심도 없었잖아. 이제 와서 네가 함께 하고 싶어도... 사람 마음이 이미 떠난 거지.”태현도 고개를 끄덕였다.“사랑이란 게 진짜 재미있어. 회전목마처럼 돌기만 하면서, 쫓아가는 것 같아도 절대 상대방에게 닿을 수 없거든.”세 사람의 말을 듣자, 윤제는 점점 더 눈살을 찌푸리면서 표정이 일그러졌다.“야, 너희 셋은 왜 하나같이 빈정거리는 거야?”표정만 봐도 윤제가 진짜 화가 났다는 걸 알 수 있었다.평소엔 여자들이 줄줄이 붙었지만, 예진처럼 힘든 경우는 태어나서 처음이었다.선재가 어깨를 툭 치며 말했다.“형, 일단 흥분 좀 가라앉혀요. 여자들은 말이에요. 끝까지 밀어붙이는 놈들한테 약해요.”“전 형수님도 예전엔 형을 좋아했잖아요? 지금은 그냥 화가 난 거예요. 형 진심을 확인하는 거라고...”건우는 코웃음을 치면서 고개를 저었다.“난 그렇게 간단하다고 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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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33화

건우가 손가락을 튕기면서 말했다.“맞아, 바로 그렇게 된 거야.”세 사람은 방금 들은 대형 스캔들 소식에 완전히 빠져 있었다.‘와... 이게 진짜 현실인가?’ 하는 표정들.그 옆의 윤제는 얼굴이 시커멓게 죽은 채 폭발하기 직전이라는 사실마저 잊어버릴 정도였다.태현이 혀를 차며 말했다.“저런... J시 서씨 가문은 아무나 건드릴 수 있는 집안이 아닌데.”“지난 번에 형이 호텔에서 서민혁하고 부딪쳤을 때, 우리 아버지가 집에 돌아오자마자 나를 반 죽이더라고요. 서씨 가문하고 척을 지면 집안 전체가 힘들어진다고 하시면서.”선재도 신난 듯이 말을 받았다.“맞아, 맞아! 서씨 가문은 확실히 영향력이 장난이 아니지. 그리고 서민혁하고 사귀기 시작한 뒤, 고씨 집안이 눈에 띄게 잘 풀리고 있다는 소문도 있었고.”건우도 고개를 끄덕였다.“서씨 가문에서 손톱만큼만 밀어줘도 고씨 집안은 돈방석에 앉을 걸.”세 사람은 그제서야 일제히 윤제를 바라봤다.윤제의 표정이 이미 말로 표현하기 어려울 만큼 잔뜩 굳어 있자, 그제서야 세 사람은 비로소 입을 다물었다.가장 장난꾸러기인 선재가 슬쩍 다가가서, 헛웃음을 지으며 윤제의 잔에 술을 채웠다.“형... 내 생각에 남자는 지난 일에 연연하지 않잖아요. 그냥 새 여자를 만나는 게 어때요?굳이 전 형수님이 아니라도 되잖아요?”말이 끝나기도 전에 윤제의 살벌한 눈빛이 선재에게 번개처럼 꽂혔다.‘입 다물지 못해?’ 라는 듯한 눈빛.바로 입을 다문 선재는, 도망치듯 옆자리로 슬금슬금 빠져나갔다.태현도 한숨을 내쉬었다.“형, 아무리 생각해도 방법이 없어요. 재력으로도 서민혁을 못 이기고, 오래 쌓인 진심으로도 못 이기는데... 내가 고예진이라도 절대 다시 안 돌아가요.”말이 끝나는 순간, 윤제의 살벌한 눈길이 다시 한번 번개처럼 태현을 향했다.죽고 싶냐는 듯한 살벌한 눈빛!태현은 재빨리 고개를 돌렸다.옆의 선재가 엄지손가락을 살짝 치켜세우면서 속삭였다.“와, 너 진짜 용감하네...”두 후배가 계속 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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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34화

선재도 입을 삐죽 내밀며 고개를 저었다.“아휴, 말해서 뭐하겠어요. 세상에 비밀이 어디 있다고. 지금 우리 쪽에서도 다 알아요. 윤제 형하고 류아린이 그 난리를 친 거...”“체면도 잃고, 신뢰도 잃었는데... 이제 누가 자기 딸을 윤제 형한테 시집보내겠어요?”어떤 집단이든 지켜야 할 룰이 있듯이 이 바닥도 마찬가지였다.남자들이 좀 놀아도 가정은 기본적으로 지키는 게 암묵적인 규칙이다. 윤제처럼 체면도 무너지고 책임감도 없는 사람에게 딸을 맡기겠다는 집안은 이제 없을 것이다....다음 날 아침.예진은 선아와 함께 일찍 병원으로 가서, 은주에게 아침을 가져다주었다.영호의 상태는 하루가 다르게 좋아졌고, 그 덕분에 은주의 표정도 점점 밝아졌다.며칠째 민혁이 안 보이자, 은주는 몇 번이나 궁금해하면서 투덜거렸다.하지만 선아와 예진은 서로 눈빛을 맞추고, 민혁이 급하게 서씨 가문에 갔다는 사실을 숨겼다.“일이 너무 많아서 그래. 곧 올 거야.”“일이 나보다 더 중요한 거지, 뭐.”은주는 투덜대면서도 스스로를 달래는 듯했다.병원에서 나온 뒤, 선아는 집으로 돌아갔고 예진은 로펌으로 향했다.그러나 건물 앞에 차를 세우는 순간, 윤제가 큰 꽃다발을 들고 로펌 입구에 서 있는 모습이 보였다.지나가던 사람들은 하나같이 발걸음을 늦추고 힐끔거리면서 쳐다봤다.예진은 본능적으로 얼굴이 굳어졌다.‘또 시작이야... 진짜 질리네.’차에서 내리자마자, 윤제를 완전히 무시한 채 안으로 들어가려고 했다.하지만 그녀를 보자, 윤제는 마치 물 만난 고기처럼 급히 달려와서 앞을 가로막았다.“예진아! 드디어 왔구나... 나 오늘 하루 종일 기다렸어.”그가 꽃다발을 들이밀며 말했다.“너 예전에 장미 좋아했잖아. 앞으로 매일 장미꽃 가져올게. 받아줘... 응?”예진은 조용히 꽃다발을 받았다.주변 사람들은 긴장된 표정으로 그 모습을 지켜봤다.그런데 다음 순간.그녀는 꽃다발을 바닥에 내던지더니, 하이힐로 무참하게 짓밟았다.윤제의 얼굴에 막 피어나던 희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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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35화

“나는...!”어금니를 꽉 깨문 윤제가 뭔가 말하려 했지만, 예진이 바로 말을 잘랐다.“네가 뭐 어쨌다고? 무슨 변명이라도 하겠다는 거야?”“부윤제, 요 몇 년 동안 부씨 집안이 왜 예전 같지 않은지 알아? 이 바닥 사람들은 다 알거든?“자기 옆의 마누라도 배신하는 남자를 어떤 미친 인간이 사업 파트너로 믿겠어? 그래서 다 너를 피한 거야.”“부씨 집안이 무너지는 건 시간문제야. 그리고 그 원인은... 전부 너 때문이야.”예진의 말이 칼날처럼 윤제의 가슴을 파고들었다.하지만 그녀는 아직 멀었다고 느꼈다.오늘은 이 남자에게 모든 걸 정확하게 뼈저리게 알려줄 생각이었다.“너처럼 자기밖에 모르는 인간은 사랑은 고사하고, 사람 대접을 받을 자격도 없어.”“류아린한테 배신당했을 때 힘들었지? 하지만 그 고통은... 내가 결혼생활 동안 겪은 고통의 1/10도 안 돼!”“나는 너하고 깔끔하게 끝내고 싶었어. 그런데 계속 찾아오면서, 내 새 삶을 들쑤셔놓고...”“결혼 중에 바람을 피운 사람도 너야. 나를 불길 속에 버려두고, 다른 여자부터 구하러 간 것도 너잖아.”“이제 와서 꽃 몇 송이 주면서, 나보고 다시 네 멍청한 인생을 보살피라는 거야?”“부윤제... 너 진짜 바보야? 아니면 내가 아직도 바보일 거라고 착각하는 거야?”말을 마친 예진은 차갑게 그를 한 번 쏘아본 뒤 걸음을 옮겼다.그러다 몇 걸음 가다가 다시 멈춰 선 예진이 뒤돌아보지도 않은 채 말했다.“어쨌든 우리가 부부였던 건 사실이니까, 깔끔하게 끝나는 게 서로한테 좋잖아?”“나는 그걸 지키려고 노력 중이야. 그러니까... 너도 좀 협조해 주길 바라겠어.”그 말이 마지막이었다.예진은 가볍게 숨을 내쉰 뒤 로펌 안으로 들어갔다.그 모습을 지켜본 사람들은 엄지를 치켜세웠고, 박수와 환호성이 절로 터져 나왔다.“와... 멋있다!”“...”윤제는 주먹을 꽉 쥔 채, 예진이 건물 안으로 사라지는 모습을 씹어 삼킬 듯한 표정으로 바라봤다.수치심에 얼굴이 화끈거렸지만 자신도 이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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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36화

“진짜야? 대체 뭐라고 욕한 건데?”이 말이 떨어지자마자 모두 더욱 흥미가 생긴 듯 와르르 몰려들었다.그중 한 사람이 핸드폰을 꺼내서 아래층에서 몰래 찍었던 동영상을 틀자, 모두가 눈을 반짝이며 집중했다.“고 변호사님 진짜 멋져! 저런 쓰레기 새끼한테 저 정도는 해줘야지, 봐줄 필요도 없어!”“맞아 맞아. 우리 대표님 안목 하나는 끝내줘. 고 변호사님 같은 분이면 대표님뿐만 아니라 나도 좋아했을 거야.”“솔직히 말해서, 우리 대표님은 완전 골드 미스터잖아. 로펌 앞에 진 치고 있는 저 인간은 대표님 발톱의 때만도 못해.” “내가 여자라도 대표님을 선택하지, 저런 쓰레기는 쳐다도 안 봐!”“저런 쓰레기는 백 번 당해도 싸지, 진짜 역겨워!”“...”위층에 있던 아름도 소란스러운 소리에 무슨 상황인가 싶어서 내려왔다.문을 들어서자마자, 사람들이 모여서 웅성대는 걸 본 그녀는 곧바로 손뼉을 탁 쳤다.뒤를 돌아본 직원들은 아름을 보자마자 일제히 자기 자리로 돌아갔다.아름이 좌우를 훑어보면서 말했다.“왜 떠드는지는 알겠는데 할 일은 해야죠. 그리고 미래의 사모님이 될 고 변호사님을 우리가 잘 모셔야 해요. 아래층에 있는 저 인간이 올라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 알죠?”이 말에 모두 얼른 고개를 끄덕였다.이 로펌의 장점은 뭐니 해도 팀워크 하나는 끝내준다는 거다.아름은 고개를 끄덕인 뒤 예진의 사무실로 들어갔다. 자료를 보고 있던 예진은 그녀를 보고 살짝 웃어 보였다.“왜요? 무슨 일 있어요?”씩 웃으며 창가로 다가간 아름이 아래를 내려다봤다.“쓰레기 남자가 저렇게 난리를 치니까, 위층에서도 다 들리더라고요. 걱정이 돼서 내려와 본 거예요.”예진도 창가로 가서 아래를 내려다봤다. 지나가던 사람들도 땡볕 아래에서 꼼짝도 하지 않고 서 있는 윤제를 하나같이 힐끔거리며 쳐다봤다.예진은 곧바로 미간을 찌푸렸다.“저 인간은 왜 이렇게 말이 안 통해요? 예전엔 저렇게까지 귀찮게 달라붙지는 않았는데...”아름은 피식 웃음을 웃을 수밖에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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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37화

그런 다음 인성은 곧바로 민혁에게 전송하면서 이런 말도 덧붙였다.[대표님, 로펌에 귀찮은 일이 생겼지만 걱정 마세요, 대표님의 사랑은 제가 반드시 지켜 드리겠습니다!]사무실에서 산더미 같은 서류를 들여다보던 민혁은 눈도 아프고 머리도 지끈거리면서 연신 표정을 찡그렸다.속으로는 작은아버지에 대해서 감탄하고 있었다.‘작은아버지가 이렇게 큰 회사를 관리하신 건 정말 쉬운 일이 아니었어.’ 그때 핸드폰의 알림이 울리자, 핸드폰을 열어본 민혁의 입가에는 절로 미소가 걸렸다.보나마나 무슨 일인지 대충 감을 잡을 수 있었다.윤제와 아린의 사건이 떠들썩하게 퍼져서, H시에 있던 재하도 듣자마자 곧바로 민혁에게 알려주었다.민혁은 이미 짐작하고 있었다. 아린에게 제대로 배신당한 윤제가 다시 예진에게 들러붙을 가능성이 아주 높을 거라고.그래도 예진을 백 퍼센트 믿기에, 그런 쓰레기를 절대 다시 받아줄 리 없다고 확신했다.하지만 윤제가 회사 건물까지 쫓아왔다고 하자, 그래도 걱정이 안 될 수가 없었다.‘부윤제 그 인간은 음흉하고 교활하기로 유명하지. 예진이에게 들이대다가 뜻대로 안 되면 분명히 화를 낼 거야.’ 자신이 옆에 없는 상황이라, 혹시 예진이 피해라도 볼까 봐 걱정이 되었다.그렇게 생각한 민혁은 인성에게 바로 2억 원을 송금했다.문구까지 붙여서.[사모님 잘 지키고 절대 다치게 하지 않도록 할 것! 돌아가서 확인해 보고, 임무를 잘 완수하면 보너스로 10억 원을 더 줄 테니까!]핸드폰을 들여다보던 인성은 눈이 휘둥그레져서, 얼른 알림을 눌러 송금된 걸 확인했다.곧바로 민혁에게 다시 회신을 보냈다.[대표님, 제가 있잖아요. 걱정 마세요! (가슴을 치며 다짐하는 이모티콘)]‘대표님이 말을 안 했어도 당연히 사모님을 지킬 생각이었는데, 이게 왠 횡재야!’‘그래도 대표님이 이렇게 공돈을 주신다는데, 마다할 이유는 전혀 없지!’...인성에게 문자를 보낸 뒤, 민혁은 곧바로 예진에게 전화를 걸었다.예진은 전화를 받기 전, 아름을 힐끗 보면서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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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38화

그 말을 듣자, 놀란 예진은 가슴이 덜컥 내려앉으면서 자리에서 벌떡 일어났다.“뭐라고요? 많이 다치셨어요? 지금 상태는 어때요?”[걱정하지 않아도 돼요. 지금 생명에는 지장이 없고, 그렇게 심각하지는 않거든요. 입원해서 치료를 받고 있는데 다행히 전부 외상일 뿐 큰 내상은 없다고 했어요.] [다만 한동안 업무를 보기 어려운 게 문제예요. 회사 프로젝트가 워낙 많아서 잠시도 자리를 비워둘 수가 없거든요.]서중국의 상태가 심각하지 않다는 말에, 예진은 그제서야 길게 한숨을 내쉬었다.“그렇게 큰 일을... 왜 나한테 말하지 않았어요?”사실 예진도 마음속으로는 알고 있었다. 사건과 사고가 줄줄이 이어지면서 요즘 일들이 너무 많았다는 사실을.‘내게 말하지 않은 걸 보면, 은주에게도 말하지 않은 게 분명해.’‘일부러 숨기는 스타일이 아닌 민혁 씨가 우리가 걱정할까 봐 숨긴 거야.’예진이 지금 어떤 표정일지 눈앞에 그리면서, 민혁의 입가에는 저절로 옅은 미소가 번졌다.[요즘 일이 너무 많았잖아요. 예진 씨도 최근에야 일이 좀 풀리기 시작했고, 은주 쪽도 그런 큰일이 막 생긴 상황이라서...][내가 J시로 돌아왔을 때는 상황이 어떻게 될지 전혀 알 수가 없었어요. 괜히 얘기해서 걱정하게 만들까 봐 말을 안 한 거예요.][내가 도착했을 때는 작은아버지 상태가 이미 좀 안정됐어요. 하지만 회사 쪽 상황이 좀 까다로워서 예진 씨한테 말할 틈이 없었어요.] [그리고 작은아버지는 J시에 있고 영호는 H시에 있는데, 영호 상황이 워낙 심각했잖아요. J시에서도 사고가 생겼다는 걸 은주가 알게 되면, 분명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할 거예요.”[이쪽은 내가 버티면 되니까 걱정하지 말아요. 큰일은 아닌데, 다만 요즘 회사 쪽이 좀 불안하거든요...] [작은아버지 사고가 단순한 사고가 아닐 수도 있어요. 최근에 서씨 가문을 노리는 움직임이 있는 것 같아서, 상황이 좀 위험할지도 몰라요.] [딸인 은주가 작은아버지의 약점이기도 하니까... 여기 안 오는 게 더 안전할 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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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39화

오후 3시가 조금 넘자, 결국 비까지 쏟아지기 시작했다.이 계절에 내리는 비는 뼛속까지 차갑게 스며들었고, 잇따라 몰아치는 찬바람은 금세 감기에 걸릴 정도였다.윤제는 아래 건물 입구에 계속 서서 꼼짝도 하지 않았다. 모직코트를 걸치고 있었지만 이미 빗물에 흠뻑 젖은 데다가, 머리카락에서는 빗방울이 뚝뚝 떨어졌다.찬바람이 얼굴을 스칠 때마다 뼛속까지 얼어붙는 듯하자, 윤제는 자기도 모르게 몸을 떨면서 얼굴은 백짓장처럼 하얗게 질려 있었다.그럼에도 그는 계속 사무실 건물의 출입구만 바라보았다. 그러나 예진의 모습은 끝내 나타나지 않았다....6시가 훌쩍 넘도록 쉬지 않고 일한 예진은, 어둑해질 무렵에야 피곤에 찌든 채 관자놀이를 문질렀다.잠시나마 눈도 쉴 겸 창가로 가서 풍경을 보려고 했지만, 아래를 내려다본 순간 윤제가 아직도 그대로 서 있는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예진이 이렇게까지 초라한 윤제의 모습을 본 건 처음이었다.늘 고고하게 사람들 위에 군림하던 부씨 가문의 자제이자 부윤그룹의 대표인 부윤제.그런 그가 지금 빗속에 흠뻑 젖은 채, 마치 길바닥에 버려진 강아지처럼 덜덜 떨고 있었다.바람이 불 때마다 금방이라도 쓰러질 듯 휘청거리면서.최근 많은 일이 겹치면서 윤제는 눈에 띄게 야윈 데다가, 이런 살을 에는 칼바람을 버틸 수 있는 사람은 거의 없었다....윤제가 고개를 들고 불이 켜진 예진의 사무실을 올려다보자, 창가에 선 채 내려다보는 그녀의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아무리 거리가 있다 해도, 예진의 눈빛에는 자신을 향한 동정이나 아픔 따위는 전혀 없다는 걸 느낄 수 있었다.예전에 자신이 그녀에게 대하듯이 차갑게 내려다보는 바로 그 시선만 있을 뿐이다.그는 잔뜩 갈라진 목소리로 중얼거리듯 말했다.“예진아... 대체 어떻게 해야, 날 용서해 주겠어? 이렇게 해도... 아직 부족해?”무표정하게 내려다보던 예진은 금세 시선을 거두고 먼 풍경으로 눈길을 돌렸다.“이렇게 좋은 풍경을 오염시키다니 아깝네. 부윤제, 웃기지 마. 네가 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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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40화

[서일 테크놀로지에서 제조한 핸드폰 폭발, 아동 안구 손상... 실명 위험까지!][서일 테크놀로지, 짝퉁 부품 사용한 불량 업체 논란.][원가 절감 위해 소비자 안전 무시.]셀 수 없을 정도로 많은 관련 키워드들이 전부 서일 테크놀로지를 정면으로 겨냥하고 있었다.핸드폰을 내려놓은 민혁은 한참을 곰곰히 생각하는 눈빛이었다.서해도 역시 굳은 얼굴로 말했다.“부회장님, 우리 회사 창립 이래 이런 문제는 단 한 번도 없었습니다. 제품 검사도 철저하게 진행했고요. 이건 누가 봐도 누군가 우리를 노리고 의도적으로 벌인 일입니다.”민혁도 물론 알고 있었다. 지금은 적은 숨은 채 자신들만 드러나 있는 상황이라는 걸.‘상대가 아무리 숨어서 칼날을 꽂아도, 지금으로서는 막아낼 방법이 없어.’그렇게 생각한 민혁은 길게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지금 가장 급한 건, 여론을 잡는 겁니다. 이대로 소문이 퍼지게 놔두면 회사의 평판이 큰 타격을 받을 겁니다.”“우선 홍보팀에서 피해자 가족들을 최대한 안정시키도록 하세요. 보상으로 얼마를 요구하든, 가능한 한 다 들어주고요.” “그리고 곧바로 기자회견을 준비하세요. 이 문제에 대해서 우리 입장을 명확하게 밝히지 않으면, 소비자 신뢰를 잃는 순간 시장 전체를 잃는 거나 마찬가지입니다!”고개를 끄떡인 서해도는 곧바로 준비하러 나갔다....이 사건의 파장이 워낙 컸기에, H시에 있던 예진도 뉴스를 통해서 전부 알게 되었다.오늘 민혁이 했던 얘기를 들은 터라, 예진은 이 일의 배후 역시 단순하지 않다는 걸 직감하고 있었다.‘지금 인터넷이 난리가 났으니, 은주도 틀림없이 봤을 거야.’은주가 초조할까 싶어 걱정이 된 예진은 퇴근하자마자 곧바로 병원으로 향했다.병원에 도착해서 안정된 모습의 은주가 영호에게 약을 먹이는 걸 보자, 예진은 비로소 안도의 한숨을 내쉴 수 있었다.하지만 이 정도로 큰 사건을 은주가 모를 리가 없었다. ‘나중에 알게 된 뒤에 멘탈이 무너지는 것보다 차라리 내가 먼저 알려주는 게 낫겠지.’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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