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ahat ng Kabanata ng 부자의 배신, 이혼만이 답이다!: Kabanata 1131 - Kabanata 1140

1846 Kabanata

제1131화

하지율은 고지후를 맞이하기가 무섭게 곧바로 본론으로 들어갔다. 고지후는 묵묵히 그녀의 말을 경청했다.이야기가 흘러 하지율이 연상진의 밑바닥까지 털어버릴 기회를 노리고 있다고 말하자 그제야 고지후는 낯선 기시감을 느낀 듯 그녀의 눈동자를 똑바로 응시했다.“이 계획, 정기석 씨가 짜준 거야?”하지율 같은 비즈니스 입문자의 머리에서 나올 법한 전략이 아니었다.설령 그녀가 꾸준히 경영 지식을 쌓아왔다 한들 벼랑 끝으로 내몰리는 거친 풍파를 겪어보지 않고서는 도저히 떠올릴 수 없는 발상이었다. 이 수를 던진 사람은 분명 산전수전 다 겪은 노련한 고수일 터. 강병주일 리는 없었다. 그 역시 세상 물정 모르는 신출내기에 불과하니까. 함우민도 제외였다. 그가 이토록 멀리 내다볼 줄 아는 위인이었다면 손형원의 덫에 걸려 허우적대고 있지도 않았을 테니. 그러니 남은 가능성은 정기석뿐이었다.하지만 고지후는 직감적으로 정기석도 아닐 거라 확신했다. 정기석의 머리가 나빠서가 아니라 그는 태생이 정파에 가까운 인물이었기 때문이었다.수단을 가리지 않는 편이라고 해도 연상진의 뒤통수를 쳐서 밑바닥까지 긁어내겠다는 건 단순히 말로만 되는 일이 아니었다. 반드시 어둡고 더러운 수법이 동원되어야만 가능한 일이었다.“정기석 씨는 아니야.”하지율은 짧게 대답할 뿐 구체적인 설명을 덧붙이지 않았다. 고지후 역시 그녀가 입을 닫자 굳이 캐묻지 않았다. 그저 단종건이 돕고 있거나, 강병주가 제 아버지에게 부탁해 짜낸 묘책일 거라 짐작할 뿐이었다.“하지율, 이 일을 시작하기 전에 미리 일러둘 게 있어. 연상진을 네가 판 함정으로 끌어들이려면 너 역시 응당한 대가를 치러야만 해.”고지후는 이 계획의 핵심을 단번에 꿰뚫어 보았다.“네가 놈의 계략에 완전히 말려들었다고 믿게 만들어야 다음 수를 끌어낼 수 있다는 뜻이야. 다시 말해 연상진이 마음 놓고 너를 공격하게끔 판을 깔아줘야 한다는 거지. 만약 연상진이 조금이라도 의심을 품거나 움직이지 않는다면 이 계획은 시작도 못 해보고 무너질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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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32화

위험한 도박이었으나 본래 거대한 이득은 독이 든 성배 속에 담겨 있는 법이었다.하지율이 단호하게 입을 열었다.“손형원과의 관계는 이미 돌이킬 수 없어. 결국 어느 한쪽이 파멸해야 끝이 날 전쟁이지. 연상진과 손형원은 앞으로도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내 발목을 잡으려 들 거야. 지금 당장 나를 건드리지 않는 건 최적의 타이밍을 노리고 있기 때문이겠지.”그녀의 눈빛이 서늘하게 가라앉았다.“멍청하게 당하느니 차라리 판을 먼저 흔드는 게 나아. 어쩌면 이번 일이 그 두 사람을 무너뜨릴 최고의 기회가 될 수도 있고. 손실에 대해서라면...”하지율의 음성은 흔들림 없이 담담했다.“어차피 손형원과 연상진에게 빌미를 잡히는 날엔 지금 감수하려는 것보다 훨씬 처참한 타격을 입게 될 거야. 결과가 같다면 차라리 내가 쥔 패로 그 자식들에게 치명타를 날리는 게 낫지 않겠어?”그 말을 끝내고 고개를 든 하지율은 자신을 바라보는 고지후의 눈빛이 미묘하게 일렁이고 있다는 것을 발견할 수 있었다.“왜 그래? 내가 놓친 부분이라도 있어?”하지율이 물었다. 지금의 그녀는 타인의 조언을 그 누구보다 진지하게 경청할 줄 알았다. 설령 말단 비서인 표서준의 의견이라 할지라도 말이다.그녀는 입문자라면 마땅히 갖춰야 할 겸손함과 배움의 자세를 잊지 않았다.고지후는 복잡한 감정이 서린 눈으로 그녀를 응시했다.“아니, 문제 될 건 없어. 다방면으로 잘 생각했어. 그리고...”잠시 말을 멈춘 그가 덧붙였다.“생각보다 훨씬 빠르게 성장하고 있군.”하지율이 연씨 가문으로 돌아온 지 고작 몇 달밖에 되지 않았다. 하지만 사태를 꿰뚫어 보는 그녀의 통찰력은 천부적인 재능을 타고난 이들에게서나 볼 수 있는 것이었다. 아무리 뛰어난 책사가 곁에서 돕는다 한들 주인이 깨우치지 못하면 무용지물인 법인데 하지율은 이미 그 흐름을 온전히 제 것으로 만들고 있었다.“과거의 나는 너를 너무 과소평가했었어.”고지후가 씁쓸한 기색을 담아 나직하게 읊조렸다.“지난 이야기는 그만두기로 해. 그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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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33화

고지후가 나직하게 물었다.“왜 그래, 무슨 문제라도 있어?”하지율은 그제야 사색에서 벗어난 듯 대답했다.“아니, 난 육진 그룹의 위기가 자금줄 때문이라고만 생각했거든.”고지후는 인내심 있게 설명을 이어갔다.“회사가 위기에 처했을 때 자금 문제는 사실 가장 해결하기 쉬운 축에 속해. 만약 단순히 유동 자금이 부족한 거라면 고성 그룹에서 자본을 수혈해 고비를 넘기게 해줄 수도 있으니까.”하지율이 다시 물었다.“만약 그 구멍이 감당할 수 없을 만큼 크다면?”“크다면 대체 어느 정도를 말하는 거야?”“만약 100조라면, 그때는 어떻게 돼?”그 말에 고지후의 입가에 옅은 미소가 번졌다.“지난번에 우리가 8조 원을 모으느라 애를 먹는 걸 보고 그 정도 규모의 구멍이 생기면 회사가 무너질 거라 생각한 모양이구나?”하지율이 고개를 살짝 끄덕였다.“아니야?”“맞기도 하고, 아니기도 해. 그때는 네가 사흘 안에 현금을 마련해야 했기 때문이야. 우리가 보유한 주식이나 채권은 당장 현금화하기가 까다로워서 즉각적인 자본 투입이 어려웠을 뿐이지. 주식이나 채권을 단기간에 쏟아내면 시장에 큰 혼란과 공포를 불러오고 결국 회사 주가에도 치명적인 영향을 주거든.”고지후는 집중해서 듣고 있는 하지율을 보며 눈가에 옅은 미소를 띠었다. 그는 보기 드물게 다정한 목소리로 그녀를 다독였다.“지율아, 네가 경영에 대해 배운 지 이제 겨우 몇 달밖에 안 됐잖아. 대학 시절부터 경영을 전공하고 현장에서 수년간 구른 우리랑 비교할 수 없는 건 당연해. 실수하는 걸 두려워할 필요 없어. 일하면서 실수하지 않는 사람은 아무도 없거든. 나 역시 마찬가지야. 고성 그룹에 처음 들어왔을 때 나도 치명적인 실수를 수없이 저질렀어. 하지만 그때의 내가 없었다면 지금의 고지후도 없었을 거야. 사람은 실패의 쓴맛을 볼 때 비로소 가장 뼈저린 반성을 하고 성장하는 법이니까.”그가 진심을 담아 말을 이었다.“너는 영리하고 재능도 뛰어나. 유일한 부족함은 학습 시간이 짧다는 것뿐이야. 그러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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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34화

주용화가 나직하게 읊조렸다.“내가 원하는 건 예전에 당신이 헌신짝처럼 내버렸던 것입니다.”“!”고지후는 순간 숨이 멎는 듯한 충격에 휩싸였다. 이내 가슴 한구석이 잘게 부서져 내리는 듯한 통증이 밀려왔다. 자신이 그토록 무심하게 내팽개쳤던 것. 그것은 다름 아닌, 자신을 향해 쏟아졌던 하지율의 지독하리만큼 순수한 진심이었다.고지후는 그 어떤 말도 내뱉을 수 없었다. 한때는 오롯이 자신의 것이었으나 이제는 아무리 갈구해도 손에 넣을 수 없는 것. 결국은 제 손으로 직접 부숴 버린 파편이었기 때문이다.그가 아무런 표정도 짓지 않은 채 몸을 돌려 떠나려 하자 등 뒤로 주용화의 낮은 목소리가 울려 퍼졌다.“고지후 씨, 당신은 하지율 씨와의 결혼 생활 동안 지율 씨가 진정으로 원하던 것을 단 한 번도 주지 못했습니다. 지율 씨를 지켜 낼 능력조차 없었죠. 당신이 조금이라도 유능했더라면 지율 씨는 지금처럼 홀로 이 험난한 판에 뛰어드는 대신 자신이 그토록 사랑하던 바이올린을 켜고 있었을 겁니다. 당신이 해내지 못한 일, 이제 제가 합니다. 내가 곁에 있는 한, 지율 씨가 상처받거나 눈물 흘리는 일은 없을 겁니다.”고지후는 조용히 눈을 감았다. 반박할 수 없는 명백한 사실이었다. 만약 자신이 임채아의 감언이설에 속아 넘어가지만 않았어도 하지율과 이혼할 일은 없었을 것이고, 그녀가 굳이 연씨 가문이라는 진흙탕으로 돌아올 이유도 없었을 터였다.하지율은 그저 마음이 내킬 때면 언제든 활을 잡고 선율을 만들어낼 수 있었을 것이다. 지금처럼 사랑하는 것을 포기한 채 억지로 거친 세상에 발을 들이고 생소한 경영 지식을 탐닉하며 처절하게 사투를 벌일 필요도 없었을 텐데.“굳이 내게 이런 말을 하는 건 단지 비난하기 위해서만은 아닐 텐데.”고지후가 감정을 억누르며 물었다. 그에 주용화가 기다렸다는 듯 대답했다.“당신은 영리한 사람이니 이미 짐작했을 겁니다. 그렇지 않고서야 육진 그룹에 사달이 났는데도 지금까지 팔짱만 끼고 있을 리가 없죠.”고지후는 무거운 침묵을 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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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35화

“하지율의 가장 큰 실수는 손형서를 건드린 거야. 감히 건드려서는 안 될 상대를 건드렸지.”손형원의 음성이 낮게 가라앉았다. 그는 훗날 기회만 생긴다면 반드시 이 빚을 백 배로 돌려주리라 맹세했다.연상진이 손형원과 손을 잡은 이유는 그저 하지율의 약점을 잡아 그녀의 명성을 바닥으로 추락시키기 위함이었다. 그는 선을 넘으려는 손형원을 향해 경고를 던졌다.“허튼짓할 생각 마, 손 대표. 누가 뭐래도 하지율은 우리 연씨 가문 사람이야. 지난번 네 행각 때문에 아버지와 연경 그룹 주주들이 네게 아주 진저리를 치고 있어. 만약 또다시 하지율의 몸에 손을 댔다간 정미도 다시는 너를 보려 하지 않을 거다.”광기 어린 손형원을 제어할 수 있는 카드는 연정미뿐이었다. 연상진이 원하는 것은 하지율의 지분이지 그녀의 목숨이 아니었기에 그는 마음속에 쌓아둔 불만을 쏟아냈다.“애초에 하지율을 납치했을 때 적당히 겁만 주고 말았어야지 왜 손은 망가뜨려 놔서 일을 복잡하게 만든 거야? 그 애가 바이올린을 못 켜게 되니 결국 연경 그룹으로 기어들어 와서 정미 몫까지 가로채려 드는 거잖아. 차라리 바이올린이나 켜게 놔두지 그랬어. 정미는 그 애 밑바닥을 깔아주는 역할도 감수하겠다던 애인데... 이게 정말 정미를 위한 복수가 맞아? 내가 보기엔 정미 앞길을 더 꼬아놓은 것밖에 안 되는데.”사실 하지율이 초기 지분을 가졌을 때만 해도 연씨 가문은 그녀를 위협적인 존재로 보지 않았다. 평생 바이올린만 켜던 계집애가 경영에 대해 뭘 알겠느냐는 생각이었다. 공식적으로 연경 그룹에 입성하지 못했음에도 연정미는 경영 수업을 단 한 번도 게을리한 적이 없었다.그런 연씨 가문에게 하지율은 그저 세상 물정 모르는 애송이에 불과했다.얼마 전 그녀가 정식으로 연경에 입사했을 때도 그저 번거로운 일이 생겼다며 혀를 찼을 뿐, 위기감은 없었다.하지만 그들은 하지율이 박씨 가문의 지분을 전격 인수하는 과정을 지켜보고 나서야 비로소 경시하던 마음을 거두어들였다.하지율이 이대로 세력을 키우게 내버려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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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36화

손형원의 신중한 태도에 연상진은 도저히 이해할 수 없다는 듯 헛웃음을 터뜨렸다.“정말 왜 이래? 손씨 가문의 가주라는 놈이 고작 집안 살림이나 하던 하지율을 겁내는 거야?”손형원이 낮게 가라앉은 목소리로 대답했다.“그 여자는 내 고문에도 굴복하지 않고 복수를 선택했어. 그 정도로 독한 정신력을 가진 상대는 결코 만만히 봐서는 안 된다고.”“참나, 다들 단체로 어떻게 된 거 아니야? 하지율은 세상 물정 모르는 여자애일 뿐인데 다들 왜 그렇게 벌벌 떠는 건지 모르겠군. 좋아, 네가 몸을 사리겠다면 내가 직접 나서는 수밖에. 내가 연경 그룹에서 보낸 세월이 몇 년인데 이제 막 입사한 핏덩이 하나 못 이기겠어?”손형원이 급히 혀를 차며 전화를 끊으려는 연상진을 붙잡았다.“우리가 움직이지 않는 건 하지율이 무서워서가 아니야. 그 여자는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함정을 파는 데 능한 타입이라 평범한 방식으로는 대응하기 힘들기 때문이지. 상대를 너무 만만하게 보다간 큰 대가를 치르게 될 거다.”비아냥거리는 말투에 연상진이 발끈하며 대꾸하려 했지만, 손형원은 말을 자르며 본론을 꺼냈다.“내 말끝까지 들어. 정 결심했다면 말리지는 않겠어. 적을 알고 나를 알면 백전백승이라 했으니까. 그 여자가 육진 그룹의 주가를 방어하느라 정신이 팔려 있는 동안 내 쪽에서 육진 그룹을 계속 압박할게. 그 틈에 너는 하지율의 회사와 협력 관계인 모든 계약을 가로채서 그년을 막다른 골목으로 몰아넣어. 자금줄이 막히면 하지율은 어쩔 수 없이 박원 그룹의 지분을 내놓게 될 거야. 그때 네가 그 지분을 헐값에 쓸어 담으면 되는 거지.”잠시 말을 멈춘 그가 이내 덧붙였다.“그리고 해커를 고용해서 하지율 회사의 전산망을 마비시켜.”“그 방법이야 나도 생각해 봤어. 그런데 하지율 그애 회사 보안이 생각보다 철저하더군. 취임하자마자 업계 1위의 전문가를 불러서 방화벽을 새로 구축했다던데...”연상진이 분하다는 듯 투덜거렸다.“대체 어디서 그런 거물을 구해온 건지 원.”그 말에 손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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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37화

창밖에서 쏟아지는 햇살이 그녀의 어깨 위로 내려앉았다. 고요하면서도 따뜻한 그 모습은 보는 사람을 끌어당기는 기묘한 힘이 있었다.문 앞에 서 있던 주용화는 저도 모르게 멈춰 서서 그 광경을 바라보았다. 기척을 느끼고 고개를 든 하지율은 자신을 똑바로 바라보는 남자의 깊은 눈빛을 마주했다.“화야 씨, 무슨 일이에요?”그녀의 목소리는 맑고 부드러웠다. 주용화는 얼굴에 옅은 미소를 건 채 그녀의 곁으로 다가갔다. 초조함이라곤 찾아볼 수 없는 담담한 표정을 마주하니 요동치던 감정마저 차분히 가라앉는 것 같았다.주용화가 낮게 물었다.“전혀 걱정되지 않나 보군요.”하지율이 기지개를 켜며 대답했다.“충분히 예상했던 결과예요. 차라리 지금처럼 일이 벌어진 편이 낫죠. 이 상황에서 너무 조용했다면 오히려 더 불안했을 테니까요.”“내부의 쥐새끼는 찾았습니까?”하지율은 담담히 고개를 저었다.“아니요. 연상진이 기밀을 빼내 가는 경로가 단순히 임원을 매수하는 수준은 아닐 거라는 의심이 들어요. 다른 방식이 있는 것 같아요. 현재로서 가장 가능성 높은 건....”하지율의 평온한 시선이 컴퓨터 모니터로 향했다.“해킹이겠죠.”“해킹을 막으려고 정기석 씨가 실력자까지 소개해 주지 않았습니까? 보안망을 구축하면서 5년 안에는 절대 뚫릴 일이 없다고 장담했었죠. 적지 않은 비용을 들였는데 고작 몇 달 만에 뚫리다니, 그 사람도 별거 아니었나 보군요.”하지율이 가볍게 헛기침하며 설명을 덧붙였다.“그 고수라는 분, 업계에서 5년 동안 부동의 1위를 지켰던 사람이라고 들었어요. 저도 확인해 봤는데 그 위치가 꽤 견고했더라고요.”주용화가 냉소 섞인 웃음을 흘렸다.“실력보다 허풍이 앞섰던 모양입니다.”“... 뛰는 사람 위에 나는 사람이 있는 법이겠죠.”“그 해커 이름이 뭡니까?”“정확한 본명은 모르겠고, T라는 코드네임으로 활동한다고 하더군요.”주용화의 목소리가 낮고 서늘하게 울렸다.“T는 이미 반년 전에 2위로 밀려났습니다.”하지율이 의아한 듯 눈을 동그랗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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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38화

눈을 반짝이던 하지율이었으나 그녀는 이내 의구심을 담아 물었다.“하지만 화야 씨, 아까 그 Q라는 사람이 1위라고 하지 않았나요? 그 친구분이 Q를 이길 수 있을까요?”주용화가 덤덤하게 대답했다.“그 친구는 외부에 노출되는 걸 꺼려서 순위 경쟁에 참여하지 않았을 뿐입니다.”하지율이 그를 유심히 바라보았다.“그 사람, 믿을 만한가요?”“믿을 만합니다.”“두 분 사이가 아주 깊은가 봐요?”“네, 어릴 때부터 같이 자랐거든요.”‘화야 씨에게 그런 절친한 친구가 있었다니.’생각해 보면 하지율은 지금까지 주용화를 찾아오는 사람을 단 한 명도 본 적이 없었다. 처음 만난 날부터 그는 늘 곁에 아무도 없는 사람처럼 보였다. 기억을 잃었을 때는 그러려니 했지만 기억을 되찾은 후에도 친구 이야기를 꺼낸 적은 단 한 번도 없었다.하지율이 납득했다는 듯 고개를 끄덕였다.“화야 씨도 해킹 기술에 대해 좀 안다 싶었는데... 다 이유가 있었네요.”주용화는 침묵했다. 하지율은 더 이상 캐묻지 않았다. 계속되는 질문이 자칫 그를 신뢰하지 못한다는 오해를 살 수 있었기 때문이다. 하지율의 기색을 살피던 주용화가 낮게 덧붙였다.“평소에 아주 바쁜 친구라 자주 연락하지는 못합니다.”“그럼 실례가 안 된다면 연락 좀 부탁드릴게요.”“알겠습니다.”...다음 날, 하지율이 출근하자마자 주용화가 그녀를 찾아왔다.“그 친구와 연락이 닿았습니다. 오늘 바로 만날 수 있어요.”하지율이 놀란 표정으로 되물었다.“벌써요? 정말 빠르네요.”주용화가 무심하게 대답했다.“빨리 해결해야 다음 계획을 서두를 수 있으니까요.”하지율은 문득 생각난 듯 물었다.“참, 친구분 성함이 어떻게 되나요?”“유민재라고 합니다.”“혹시 그분도 코드네임이 있나요?”주용화가 잠시 침묵하더니 입을 뗐다.“... J입니다.”카페 안.하지율은 눈앞의 수려한 남자를 보고 내심 당황했다. Q보다 뛰어나다는 실력자가 이토록 젊을 줄은 몰랐기 때문이다. 많아 봐야 이제 갓 스무 살을 넘긴 듯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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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39화

“아니요, 그럴 필요 없습니다.”하지율은 확신에 찬 유민재의 대답에 깜짝 놀라며 손사래를 쳤다.“밤을 새울 것까지는 없으니 쉬어가며 하세요. 사흘이면 충분합니다.”유민재는 주용화를 힐끔거렸다. 아무런 파동도 없는 담담한 표정이라 속내를 알아내기란 쉽지 않았다.사실 하루면 충분한 일이었다. 다만 주용화가 하지율의 의심을 피하고자 일부러 사흘이라 말하도록 시켰을 뿐.몇 초간 고민하던 하지율이 유민재에게 제안했다.“화야 씨말로는 본업이 운전기사라고 들었는데... 이렇게 뛰어난 실력으로 기사 일만 하기엔 너무 아깝네요. 차라리 우리 회사 네트워크 기술 총괄로 일하는 건 어때요? 연봉 1000억에서 시작해 이번 일이 해결되면 더 올려드릴게요.”유민재는 말없이 주용화의 안색을 살폈다.하지율은 지금 무려 주용화의 사람을 대놓고 가로채려 하고 있었다. 만약 다른 사람이 이런 행동을 했다면 결코 무사하지 못했을 터였다.유민재는 진지한 표정으로 거짓말을 늘어놓았다.“제 어릴 적 꿈이 바로 운전기사가 되는 것이었습니다. 해킹은 그저 취미일 뿐이죠. 저는 제 직업을 너무 사랑합니다. 지금 당장은 이직할 생각이 없어요.”하지율은 그의 완강한 태도에 아쉽다는 듯 고개를 끄덕였다.“취미가 이 정도 실력이라니 정말 감탄스럽네요. 본인의 꿈 때문이라니 더 권하지는 않겠습니다. 하지만 언제든 마음이 바뀌면 연락해 주세요. 우리 회사 문은 언제나 열려 있으니까요.”“... 감사합니다.”“별말씀을요. 화야 씨의 절친한 친구라면 저에게도 소중한 분입니다. 필요한 게 있으면 언제든 말씀하세요.”유민재는 하지율과 몇 마디 나눈 뒤 작별 인사를 건넸다.“그럼 전 업무를 처리하러 이만 가보겠습니다.”“네, 잘 부탁드릴게요.”유민재가 떠난 후 하지율은 곁에서 자리를 지키던 주용화를 바라보며 눈을 빛냈다.“화야 씨, 그 친구분 정체가 정말 뭐예요? 사흘 만에 해결할 수 있다니 대체 어느 정도 실력자인가요?”주용화의 눈은 여전히 그 속내를 완전히 숨기고 있었다.“재능이 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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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40화

하지율이 고개를 끄덕였다.“응, 맞아.”고지후가 미간을 찌푸리며 중얼거렸다. 도무지 이해할 수 없다는 얼굴이었다.“그 남자가 어떻게 그런 인물을 찾아낼 수 있었던 거지?”하지율은 유민재를 만났던 상황을 고지후에게 상세히 들려주었다. 상황을 파악한 고지후는 가라앉은 눈으로 하지율을 응시했다.“지율아, 냉정하게 생각해 봐. 업계 1위를 그 짧은 시간 안에 제압할 수 있다는 건 실력이 대등한 수준이 아니라 압도적으로 찍어 눌렀다는 뜻이야. 그런 인물이 평범한 사람일 리가 없지 않잖아. 화야 씨가 소개해 준 사람이 정말 일개 운전기사라고 믿는 거야?”고지후는 하지율이 대답하기도 전에 말을 이었다.“게다가 그 남자는 어쩌다 그런 실력자를 알고 있었던 건데? 모든 게 우연치고는 너무 절묘하지 않아?”고지후의 말이 경고라는 것을 알아챈 하지율이 시선을 내리깔았다.“이유야 어찌 됐든 지금 당면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면 다행인 거지.”고지후가 미간을 찌푸렸다.“지율아...”하지율이 고개를 들어 고지후를 정면으로 바라보았다.“화야 씨에게 다른 의도가 있었다면 오히려 의심 살 만한 일을 먼저 제안하지 않았을 거야. 그저 나를 돕고 싶었을 뿐이겠지. 적어도 나는 그렇게 생각해.”고지후는 하지율이 지금 주용화를 얼마나 깊게 신뢰하고 있는지 깨달았다. 확실한 증거 없이 몰아붙였다가는 오히려 반감만 살 뿐이었다. 그는 피로한 듯 미간을 꾹꾹 눌렀다. 함우민의 속내도 아직 다 파악하지 못했는데 이제는 주용화라는 인물까지 그의 머릿속을 복잡하게 만들고 있었다.손형원의 집무실.소파에 앉아 뉴스를 지켜보던 연상진의 입가에 비열한 미소가 걸렸다.“손 대표, 아까까지만 해도 하지율을 대단한 상대라도 되는 양 경계하지 않았나? 그런데 지금 상황을 봐. 이 짧은 시간에 그 계집애가 날린 돈이 벌써 40조 원이 넘어. 웬만한 계약은 내가 다 가로챘고 말이지. 지금 연경 그룹 이사들도 그 애에게 실망이 커.”연상진은 거만하게 몸을 뒤로 젖히며 말을 이었다.“이대로 가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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