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지후가 나직하게 물었다.“왜 그래, 무슨 문제라도 있어?”하지율은 그제야 사색에서 벗어난 듯 대답했다.“아니, 난 육진 그룹의 위기가 자금줄 때문이라고만 생각했거든.”고지후는 인내심 있게 설명을 이어갔다.“회사가 위기에 처했을 때 자금 문제는 사실 가장 해결하기 쉬운 축에 속해. 만약 단순히 유동 자금이 부족한 거라면 고성 그룹에서 자본을 수혈해 고비를 넘기게 해줄 수도 있으니까.”하지율이 다시 물었다.“만약 그 구멍이 감당할 수 없을 만큼 크다면?”“크다면 대체 어느 정도를 말하는 거야?”“만약 100조라면, 그때는 어떻게 돼?”그 말에 고지후의 입가에 옅은 미소가 번졌다.“지난번에 우리가 8조 원을 모으느라 애를 먹는 걸 보고 그 정도 규모의 구멍이 생기면 회사가 무너질 거라 생각한 모양이구나?”하지율이 고개를 살짝 끄덕였다.“아니야?”“맞기도 하고, 아니기도 해. 그때는 네가 사흘 안에 현금을 마련해야 했기 때문이야. 우리가 보유한 주식이나 채권은 당장 현금화하기가 까다로워서 즉각적인 자본 투입이 어려웠을 뿐이지. 주식이나 채권을 단기간에 쏟아내면 시장에 큰 혼란과 공포를 불러오고 결국 회사 주가에도 치명적인 영향을 주거든.”고지후는 집중해서 듣고 있는 하지율을 보며 눈가에 옅은 미소를 띠었다. 그는 보기 드물게 다정한 목소리로 그녀를 다독였다.“지율아, 네가 경영에 대해 배운 지 이제 겨우 몇 달밖에 안 됐잖아. 대학 시절부터 경영을 전공하고 현장에서 수년간 구른 우리랑 비교할 수 없는 건 당연해. 실수하는 걸 두려워할 필요 없어. 일하면서 실수하지 않는 사람은 아무도 없거든. 나 역시 마찬가지야. 고성 그룹에 처음 들어왔을 때 나도 치명적인 실수를 수없이 저질렀어. 하지만 그때의 내가 없었다면 지금의 고지후도 없었을 거야. 사람은 실패의 쓴맛을 볼 때 비로소 가장 뼈저린 반성을 하고 성장하는 법이니까.”그가 진심을 담아 말을 이었다.“너는 영리하고 재능도 뛰어나. 유일한 부족함은 학습 시간이 짧다는 것뿐이야. 그러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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