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l Chapters of 부자의 배신, 이혼만이 답이다!: Chapter 1081 - Chapter 109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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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81화

연회에 참석한 하객들이 삼삼오오 모여 수군거렸다.“역시 연정미네. 뭐든지 다 잘한다니까. 지난번 계약식 현장에서도 상대가 온갖 트집을 잡았는데 연정미는 끝까지 여유롭고 침착했잖아. 결국 그 짠돌이로 유명한 요한슨도 양보할 수밖에 없었고.”“요한슨? 협상 능력이 대단하기로 유명한 요한슨 말이야? 다들 요한슨한테서 손해만 보고 나온다던데, 그런 사람이 연정미한테 진 거야?”“그러니까 연정미가 대단한 거지.”“근데 너희 들었어? 하지율 있잖아, 연정미처럼 똑같이 새 회사를 맡았는데 성과는커녕 박씨 가문까지 건드렸다더라.”“박씨 가문이 비즈니스에서 엄청 대단한 건 아니어도 대대로 M국 대통령을 보좌해 온 가문이잖아. 그 가문 사람을 건드리다니, 죽으려고 작정한 건가?”“내가 보기엔 그 하지율이 문제야. 연씨 가문에 들어온 지 얼마나 됐다고 일을 이렇게 난장판으로 만들어. 명문가를 죄다 한 번씩은 건드렸잖아.”“내가 들었는데, 하지율이 연정미한테 남자들이 많이 붙는 게 질투 나서, 손형원이 다시는 연씨 가문에 들어오지 못하게 했대.”그 말을 들은 사람들은 약간 의외라는 듯 고개를 돌렸다.그들은 모두 라이브 방송을 직접 본 사람들이다.그때 누군가가 의문을 던졌다.“근데 손형원이 먼저 하지율을 납치한 거 아니야? 원수인 사람을 상대로 하지율이 저렇게 하는 게 뭐가 이상해?”“설마 연정미가 자기 여동생을 해치려고 한 남자랑 결혼하겠어?”그때 누군가가 말했다.“그걸 믿어? 그거 전부 하지율이 혼자 꾸민 자작극이야. 사람들의 관심을 끌려고 한 거지. 하지율은 원래 그런 걸로 유명했어. 맨날 남편이랑 아들로 인기를 끌고, 임채아가 상간녀라고 떠들고. 그러다 결국 본인이야말로 혼인 중 다른 남자랑 부적절한 관계로 이혼당한 거면서.”“그러게. 바이올린 실력도 대단하다고 떠들더니 결국 대회는 기권했잖아? 내가 보기엔 실력이 없는 게 무대에서 들통날까 봐 겁난 거야. 그래서 손형원한테 누명을 씌우면서 일거양득으로 처리한 셈이지.”이번 연회에 온 사람들은 대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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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82화

예전 같으면 손형서는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 굴었을 것이다. 하지만 이번에는 며칠째 얼굴도 비추고 단톡방에서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단서현은 그런 점이 이상할 정도로 수상했다.손형서는 원래 조용히 못 있는 성격이었다.연정미도 이상하긴 마찬가지였다. 손형서랑 몇 번 약속을 잡아 보려 했지만, 손형서는 계속 거절했다.연정미도 지금 어떤 상황인지 정확히 몰랐다.연정미가 말했다.“조금 있다가 형서 오면 내가 직접 물어볼게.”단서현이 뭔가 생각난 듯 말했다.“아, 맞다. 형원 오빠도 오늘 와?”연정미는 잠깐 침묵했다가 다시 입을 열었다.“오늘 하지율도 연회에 올 거라서 형원 오빠한테는 일단 오지 말라고 했어. 둘 사이에 좀... 갈등이 있었잖아. 괜히 구설에 휘말릴지도 몰라.”단서현이 말했다.“정미야, 넌 진짜 마음이 넓어. 나라면 너처럼 그렇게 담담하진 못했을 것 같아. 하지율 엄마는 네 어머니를 죽게 만든 사람이잖아.”그 말에 연정미의 표정이 살짝 어두워졌다.“우리 엄마는 교통사고로 돌아가신 거야. 하지율 어머니랑은 상관없을 수도 있어. 그리고 뭐가 됐든 하지율은 죄가 없잖아. 아버지랑 오빠들도 나한테는 잘해 줬고. 계속 과거만 돌아보며 살 수는 없어. 앞으로 나아가야지.”단서현이 가볍게 미간을 찌푸렸다.“하지만 지난번에 석유 왕자한테 납치당한 것도 하지율이 일부러 그 기회에 우리를 죽이려고 한 것일지도 모르잖아.”연정미의 속눈썹이 가볍게 떨렸다.“그 일은 아버지가 설명해 줬어. 하지율이랑 상관없대. 석유 왕자랑 그 금융가가 사람을 오해한 거지, 하지율이 두 사람을 이용한 게 아니래.”단서현이 답답하다는 듯 말했다.“정미야, 너 왜 이렇게 순진해...”단서현의 말이 끝나기도 전에 연정미가 끊었다.“됐어, 서현아. 이제 시간이 거의 됐어. 우리도 내려가야지. 이번에 고지후 씨도 초대했으니 아마 올 거야.”고지후 얘기가 나오자 단서현의 눈이 반짝였다.단서현은 사실 고지후 씨와 제대로 인사할 만한 기회가 없었다.그래서 이번 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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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83화

하지율은 단단한 품 안으로 쓰러져버렸다.주용화가 빠르게 반응하긴 했지만 서빙 직원이 들고 있던 술은 결국 하지율의 드레스 위로 쏟아졌다.서빙 직원은 얼굴이 하얗게 질린 채 급히 허리를 숙이며 연신 사과했다.“죄송합니다. 정말 죄송합니다! 일부러 그런 게 아니에요. 화내지 말아 주세요, 네?”하지율이 등장한 순간부터 이미 하지율에게로 시선이 몰려 있었는데, 이런 일이 터지자 주변의 관심이 더 크게 쏠렸다. 사람들이 우르르 이쪽으로 몰려왔다.“무슨 일이야? 왜 저기에 사람들이 저렇게 많이 모였어?”“별일 아니야. 서빙 직원이 실수로 하지율한테 술을 쏟았대.”“그 정도 일로 사람들이 저렇게 몰려? 설마 하지율이 서빙 직원 괴롭히는 거 아니야?”“쯧쯧, 재벌가 아가씨 흉내 내더니 이제는 갑질하려나 보네. 역시 못 배운 티는 못 숨기지.”“말 함부로 하지 마. 방금 일어난 일이고 하지율은 아직 아무 말도 안 했어.”정말 작은 해프닝인데도 너무 많은 시선이 붙었다.주용화는 눈살을 살짝 찌푸리고 어두운 눈동자로 직원을 바라보았다. 품에는 여전히 하지율을 감싸안고 있었다.그는 별일 아니라고 생각했지만 고지후가 보기엔 그 장면 자체가 거슬렸다.고지후가 성큼성큼 다가와 주용화의 품에서 하지율을 끌어냈다.“지율아, 괜찮아?”하지율은 그제야 정신을 차렸다.“괜찮아.”옆에 있던 여자 직원은 금방이라도 울 것처럼 눈물을 글썽이며 겁먹은 토끼처럼 하지율을 바라봤다.“하지율 씨, 정말 죄송해요. 드레스... 드레스는 제가 깨끗이 세탁해서 다시 가져다드릴게요.”직원은 배상하겠다는 말은 차마 하지 못했다. 이런 드레스는 그녀의 월급으로는 평생 벌어도 못 갚을 테니까 말이다.하지율은 옷 한 벌 때문에 사람을 괴롭히는 성격이 아니었기에 담담하게 말했다.“괜찮아요. 제가 알아서 할게요.”서빙 직원이 조심스럽게 말했다.“제가 탈의실까지 안내해 드릴까요? 다른 옷으로 갈아입으셔야죠.”오늘 연회의 주인공은 연정미지만 음료가 쏟아진 드레스를 계속 입고 있는 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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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84화

하지만 고지후는 하지율이 어떤 사람인지 알고 있었다.하지율이 주용화에게 이성 감정을 품고 있지 않다는 것도 고지후는 알 수 있었다.주용화가 그렇게 직설적으로 받아치자 함우민은 약간 어색해했다.분위기가 묘하게 굳어지려는 찰나 하지율이 재빨리 끼어들어 어색함을 풀었다.“화야 씨가 먼저 안전한지 확인만 해주세요. 문제없으면 아래에서 기다리면 되잖아요.”고지후가 말했다.“나도 같이 갈게.”평소 일이 워낙 바빴기에 고지후는 하지율 곁에 머무를 시간이 많지 않았다.그래서 고지후는 보고 싶었다. 주용화가 평소에 어떻게 하지율을 지키는 것인지.정말 보호인 건지, 아니면 보호를 핑계로 하지율에게 다가가려는 건지.한 명이 가나 두 명이 가나 똑같았기에 하지율은 거절하지 않았다.직원은 멍한 표정을 지었다.‘여자 한 명이 옷을 갈아입는데 남자 셋이 다 따라간다고?’서빙 직원이 흠칫하자 주용화가 무심하게 재촉했다.“탈의실로 안내해 준다면서요. 왜 안 가요?”서빙 직원이 정신을 차리고 어색하게 웃었다.“아, 네. 이쪽으로 오세요.”네 사람은 탈의실 문 앞에 섰다.주용화가 서빙 직원에게 말했다.“당신은 내려가요.”서빙 직원은 더 말 붙이지 않고 깔끔하게 돌아서서 떠났다.하지율이 문을 가볍게 두드리고 안에 사람이 없는 걸 확인한 뒤 문을 열었다.네 사람은 함께 방으로 들어갔다.방 안으로 들어간 주용화가 탈의실 구석구석을 꼼꼼히 살폈다.옷장 안, 침대 밑까지도 놓치지 않았다.검사를 마친 주용화가 하지율에게 고개를 끄덕였다.“문제없어요.”옆에서 함우민이 아무렇지 않은 척 웃으며 말했다.“화야 씨 너무 예민한 거 아니에요? 좀 과민반응 같네요. 지율 씨는 이제 연씨 가문 아가씨인데, 누가 감히 건드리겠어요?”주용화가 함우민을 힐끗 보며 차갑게 말했다.“지율 씨가 납치당했을 때, 손형원은 그런 것들을 전혀 고려하지 않았어요. 과민반응이든 뭐든, 입으로만 지켜준다고 나불대다가 눈앞에서 지율 씨를 잃는 것보다는 낫죠.”주용화의 말이 함우민의 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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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85화

함우민은 어이가 없어서 웃음이 나올 뻔했다.“저희가 지율 씨랑 가까이 하면 지율 씨 이미지를 실추시키는 거고, 화야 씨는 당연한 건가요? 화야 씨, 너무 내로남불 아닙니까?”주용화가 담담하게 말했다.“저는 지율 씨 경호원입니다. 지율 씨 안전을 지키는 게 제 일이니 제가 여기 있는 건 자연스러운 일입니다. 반대로 함우민 씨는... 고지후 씨 친구면서, 고지후 씨보다 지율 씨 일에 더 신경 쓰는 것처럼 보이네요.”그 말에 고지후 씨의 눈빛이 아주 미세하게 흔들렸다.함우민의 표정도 차갑게 식었다.“지율 씨는 윤택이 엄마입니다. 예전에 임채아 때문에 지율 씨를 오해한 게 너무 많았고 지금이라도 그 빚을 갚기 위한 겁니다. 그리고...”함우민이 고지후를 바라보며 미안하다는 표정을 지었다.“지난번에 지후가 분명히 부탁했습니다. 지율 씨를 잘 지키라고요. 그런데 제 부주의 때문에 지율 씨가 납치당했습니다. 저는 지율 씨랑 오래 알고 지낸 사이인데, 지율 씨한테 신경을 쓰는 게 뭐가 문제인가요? 오히려 화야 씨가 더 이상합니다. 경호원이면서 고용주를 그렇게 막 부르는 사람이 어디 있습니까? 선 넘지 마세요.”주용화가 낮게 웃었다.“함우민 씨도 지율 씨를 그렇게 부르면서 저는 왜 안 됩니까? 친구의 전처를 그렇게 부르는 사람이 저를 지적하시니 이상하네요. 함우민 씨야말로 친구 전처를 너무 과하게 챙기는 거 아닌가요?”함우민이 더 뭐라고 말하려는 순간 고지후가 생각이 복잡한 듯 함우민을 바라봤다.함우민의 표정이 그대로 굳었다.고지후가 말했다.“그럼 우리는 아래에서 지율이 기다리자.”고지후가 그렇게 말하니, 함우민은 더 버틸 명분이 없었다.“알았어.”주용화의 시야에서 벗어난 뒤 함우민이 바로 해명했다.“지후야, 주용화 말에 휘둘리지 마. 주용화는 이간질 하려고 일부러 저러는 거야.”고지후의 잘생긴 얼굴에는 속을 알 수 없는 표정이 걸려 있었다.“주용화 말을 믿은 건 아니야. 다만... 우민아. 오늘은 말이 좀 많네.”함우민이 순간 멈칫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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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86화

고지후는 미간을 아주 살짝 찌푸렸다. 그건 고지후가 짜증이 밀려올 때 보이는 습관이었다.하지율은 담담하게 시선을 거두려 했다.그런데 고지후가 뭔가를 느낀 듯 정확히 하지율이 있는 쪽을 바라봤다.하지율을 보는 순간 고지후의 눈빛이 다시 환하게 살아났다.곧바로 고지후는 옆에 있던 단서현을 두고 하지율 쪽으로 성큼성큼 걸어왔다.단서현은 한창 즐겁게 얘기하고 있는 중이었는데 눈앞의 고지후가 인사 한마디도 없이 그냥 가 버리는 것을 보고 그대로 굳어 버렸다.고개를 돌리자 조금 떨어진 곳에 하지율이 서 있었다.단서현의 눈 밑으로 차가운 기운이 새어나왔다....한편, 위층의 어느 방.고윤택은 함우민이 준 선물을 손에서 놓지 못한 채, 함우민을 향해 천진난만한 웃음을 터뜨렸다.“우민 삼촌, 고마워요. 삼촌이 준 선물 정말 마음에 들어요.”함우민이 웃으며 고윤택 머리를 쓰다듬고는 자연스럽게 하지율 이야기를 꺼냈다.“윤택이는 요즘 계속 연씨 가문에서 지내?”고윤택이 크게 고개를 끄덕였다.“네! 외할아버지가 매일 저 데리고 별장을 돌아다녀요.”함우민이 물었다.“엄마는?”고윤택이 말했다.“엄마는 시간 있을 때 직접 요리도 해 주세요. 근데 엄마가 바쁠 땐... 며칠 동안 엄마 얼굴도 못 볼 때가 있어요.”함우민의 눈빛이 잠깐 어둡게 번뜩였다.“그럼 화야 아저씨는? 윤택이랑 같이 있어, 아니면 엄마랑 같이 있어?”고윤택이 대답했다.“대부분 엄마랑 같이 있어요. 화야 삼촌이 그러는데 여긴 나쁜 사람이 많대요. 그래서 엄마 옆에서 엄마를 지켜야 한대요.”함우민은 교묘하게 말을 이어가며 하지율과 주용화가 평소에 어떻게 지내는지 더 캐물었다.하지만 고윤택의 설명을 들을수록 함우민은 화가 치밀어 올랐다.조금 전 주용화가 하지율을 확 끌어안았던 순간부터 눈에 거슬렸다.더 못 견디겠는 건, 하지율이 옷을 갈아입으러 간다고 했을 때였다.주용화가 동행하겠다고 했을 때 하지율은 그걸 막을 생각이 전혀 없어 보였다.그건 이미 경호원과 고용주 사이의 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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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87화

정시온이라는 이름을 듣자마자 고윤택의 표정이 순식간에 굳었다.“그 나쁜 애도... M국에 왔어요?”함우민이 가볍게 고개를 끄덕였다.고윤택이 벌떡 일어났다.“우민 삼촌, 저 엄마 보고 싶어요. 엄마한테 데려다줘요.”함우민의 입가에 아주 옅은 미소가 스쳤다. 하지만 일부러 난처한 척, 말을 이었다.“근데 화야 씨가 윤택이한테 마음대로 돌아다니지 말라고 했잖아. 혹시라도 진짜 무슨 일 생기면 나만 나쁜 사람이 되는 거야.”고윤택이 함우민에게 애원했다.“저 엄마 옆에만 있을게요! 절대 안 돌아다닐게요! 우민 삼촌 걱정하지 마요. 제가 계속 부탁해서 삼촌은 어쩔 수 없었던 거예요. 혹시 무슨 일 생겨도 우민 삼촌 잘못 아니에요.”함우민은 그제야 고개를 끄덕였다.“그래. 그럼 데려다줄게.”...연회장은 술잔이 오가느라 아주 시끌벅적했다.연정미는 최고의 명문가 아가씨라는 호칭이 아깝지 않을 정도였다. 얼마 전까지 온갖 루머가 돌았었지만 연정미가 연경 그룹에 들어가자 연정미는 다시 최고의 신붓감이 되었다.연정미 주변에 모이는 사람들도 예전처럼 구애하는 남자들뿐만이 아니었다.연정미는 정신없이 바빴고 연태훈과 세 형제 곁에도 사람들이 끊이지 않았다.하지율 앞에서는 늘 성질을 못 이기던 연상진도 오늘만큼은 신사처럼 굴었다.하지율은 이런 자리에 익숙하지 않았다. 연회 자체도 자주 참석하지 않았고 사람 많은 곳을 원래 좋아하지도 않았다.연정미가 케이크를 잘랐다. 오늘의 주인공은 연정미이기에 하지율이 여기 있든 말든 크게 상관없었다.하지율은 갑자기 고윤택이 떠올라 주용화에게 말했다.“화야 씨, 우리 윤택이 보러 가요.”“네.”두 사람이 막 자리를 뜨려는 순간 가느다란 실루엣이 불쑥 앞을 막아섰다.하지율이 눈을 돌리니 손형서가 보였다.하지율은 그제야 떠올렸다. 손형서를 본 지 꽤 오래됐다는 것을 말이다.연정미가 납치당했던 그날, 손형서도 납치당한 것 같았다.그런데 손형원은 연씨 가문에 나타났었다.손형서는 손형원의 친여동생인데, 손형원은 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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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88화

만약 그때 주용화가 손형서 곁에 있었다면 얼마나 좋았을까.그랬다면 그 악몽 같은 일을 겪지 않았을 텐데.손형서 머릿속에 문득 한 가지 생각이 솟아올랐다.하지율이 없어지면 주용화가 손형서의 사람이 될 수 있지 않을까?...하지율이 위층으로 올라가려는 순간 작은 실루엣이 갑자기 달려와 하지율의 품에 와락 안겼다.“엄마!”하지율이 고윤택을 안아주었다.“윤택아, 너 왜 내려왔어?”고윤택은 하지율 품에 매달리듯 안겼다.“엄마 보고 싶었어요.”“엄마가 조금 있다가 시간 나면 올라가서 보러 간다고 했잖아.”고윤택이 작은 목소리로 말했다.“조금 있으면 아빠랑 같이 돌아가야 하잖아요. 엄마를 언제 또 볼지도 모르는데... 엄마랑 더 오래 있고 싶어요.”하지율이 말했다.“여기 사람이 너무 많아. 윤택이가 혼자 내려오기에는 위험해.”고윤택이 말했다.“우민 삼촌한테 부탁해서 데리고 나와달라고 했어요.”그제야 하지율은 조금 떨어진 곳에 서 있는 함우민을 발견했다.함우민이 말했다.“아까 윤택이 보러 갔는데 윤택이가 계속 엄마 보고 싶다길래 데려왔어요. 제가 괜히 번거롭게 한 거 아니죠?”막 M국에 온 함우민이 고윤택을 보러 간 건 이상할 게 없었다. 하지율도 깊이 생각하지 않고 말했다.“아니에요. 저도 마침 윤택이 보러 가려고 했어요.”함우민이 주변을 한 번 둘러봤다.“지후는요?”하지율이 웃었다.“지후 씨는 단서현 씨한테 붙잡혔어요. 지금 어디 숨어 있는지도 모르겠네요.”고지후가 단서현을 두고 하지율에게 왔지만 단서현은 거기서 포기하지 않았다.오히려 따라와서 고지후에게 관심이 있다며 대놓고 말했고 하지율에게 고지후의 취향까지 캐물었다.고지후는 단서현이 하지율 앞에서 함부로 나대는 것을 그냥 둘 수 없어서 결국 하지율 곁을 떠나서 단서현을 상대하러 갔다.하지율은 고윤택 손을 잡고 고윤택에게 음식을 가져다주려고 했다.뷔페 코너에 막 도착했을 때 연재영이 다가왔다.“지율아, 잠깐만 와봐. 할 말이 있어.”고윤택은 연재영을 보자 예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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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89화

주용화가 뭐라고 말하려는 순간 하지율이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화야 씨, 여기 남아서 윤택이 지켜줘요. 윤택이를 다른 사람한테 맡기면 불안해요.”만약 본인의 안전과 윤택이의 안전 중 하나를 선택해야 한다면 하지율은 망설이지 않고 윤택이의 안전을 선택할 것이다.주용화도 그걸 모를 리 없었다.주용화는 결국 그 자리에 멈춘 채 멀어지는 하지율과 연재영의 뒷모습만 바라볼 수밖에 없었다.함우민은 주용화가 더는 하지율에게 달라붙을 명분이 없어진 걸 보자 몰래 입꼬리를 올렸다.“여기서 윤택이 좀 지켜 주세요. 저는 지율 씨 쪽을 보고 오겠습니다.”그리고 잠깐 뜸을 들이더니 일부러 한마디를 더 얹었다.“세상에서 지율 씨를 지킬 수 있는 사람이 화야 씨만 있는 건 아니니까요.”주용화가 함우민을 바라봤다.“일부러 그러신 거죠.”주용화가 말을 다 하지 않았지만 무슨 뜻인지는 명확했다.함우민은 일부러 고윤택을 데리고 와서 주용화를 묶어 둔 거였다.연재영이 하지율을 부르지 않았어도 함우민은 다른 핑계를 만들어서 주용화가 하지율을 따라붙지 못하게 했을 거다.함우민은 하지율과 단둘이 있을 기회를 찾고 있었으니까 말이다.하지만 함우민은 모르는 척했다.“무슨 말씀인지 잘 모르겠는데요.”주용화는 더 말 섞을 가치도 없다는 듯 함우민에게서 시선을 거뒀다.주용화가 고윤택 손을 잡았다.“윤택아. 내가 아빠한테 데려다줄게.”고윤택을 안전한 곳에 보내야 했다. 그래야 하지율에게 갈 수 있었다.고윤택에게 무슨 일이라도 생기면, 하지율은 절대 주용화를 용서하지 않을 테니까.함우민도 시간을 끌지 않고 하지율이 사라진 방향으로 곧장 걸음을 옮겼다....연회장의 눈에 띄지 않는 구석.청소부 차림의 누군가가 주변을 훑으며 수상하게 움직였다.마스크와 모자가 얼굴 대부분을 가렸지만 밖으로 드러난 눈만큼은 원망과 독기로 번들거리고 있었다.그 사람은 바로 임채아였다.연정미 생일 연회장에서 임채아는 많은 아는 얼굴을 봤다.하지율, 고지후, 손형서, 그리고 주용화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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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90화

“너만 생각하지 말고 따라 일하는 직원들도 생각해야지.”박태규와 계약서를 쓰던 그날 하지율도 큰 손해를 본 건 아니었다.표서준도 말했었다. 이 계약은 회사에 아주 중요한 계약이라고.그 생각에 하지율은 더는 거절하지 않았다.“고마워요.”연재영이 말했다.“박태규가 직접 사과하고 싶대. 바로 옆방에 있어. 내가 데려다줄게.”...옆방의 박태규는 이미 오래전부터 기다리고 있었다.하지율이 들어오자 박태규는 곧장 소파에서 일어났다.“하 대표님, 오셨군요.”박태규는 손을 내밀며 진심 어린 표정으로 사과했다.“지난번엔 제가 정신이 없었습니다. 하 대표님께 너무 무례했습니다. 부디 넓은 마음으로 한 번만 용서해 주셨으면 합니다.”하지율은 박태규가 내민 손을 잡지 않았다.하지만 박태규는 어색해하지 않으면서 자연스럽게 손을 거뒀다.방 안에는 박태규 말고도 일 처리가 빠를 것 같은 비서 한 명이 더 있었다.연재영이 박태규를 보며 말했다.“새로 작성한 계약서 하 대표한테 한 번 보여줘요.”박태규가 비서를 한 번 바라봤다.“계약서 꺼내서 하 대표님께 보여 드려. 불만인 부분이 있으면 말씀하시라고.”여자 비서가 공손하게 계약서를 하지율에게 내밀었다.“하 대표님, 검토 부탁드립니다.”하지율은 계약서를 받아 든 후 옆 소파에 앉아 꼼꼼하게 읽기 시작했다.박태규가 몰래 조항을 바꿔치기한 게 없는지 다시 확인해야 했다.이런 계약서는 조항이 길어서 금방 다 읽을 수가 없었다.연재영은 시간 아깝다는 말도 없이 옆에서 조용히 차를 마셨다.그때 연재영의 휴대폰이 울렸다.전화기 너머로 다급한 목소리가 들려왔다.“도련님, 큰일 났습니다! 연회장 쪽에 문제가 생겼습니다!”연재영의 표정이 굳었다.“무슨 일이야?”“그게... 음란물이... 도련님, 빨리 와 보셔야 합니다. 지금 연회장 전체가 난리입니다!”연재영이 자리에서 일어났다.“알겠다.”전화를 끊은 연재영이 하지율을 바라봤다.“지율아, 연회장에 일이 좀 생겼어. 내가 먼저 가서 처리할게. 계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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